스피커의 은총.

듣거나 혹은 죽거나 | 2005/03/04 02:47

얼마 전에 5.1채널 스피커를 설치하고 그 은총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요즘의 S입니다.
초반에 거의 두 시간을 부팅 CD 붙들고 진땀을 빼는 개삽질도 했었으되, 그 대가로 여섯 개의 스피커에서 꽝꽝 울리는 음악은 과연 박력부터가 딴판. 사람들이 스피커에 목숨 거는 이유에 뒤늦은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으로 도착한 DRAGONBALL Z COMPLETE SONG COLLECTION 2와 더불어 DBZ 음악의 세계에 풍덩 빠져 허부적대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표지의 카카로트가 열불 나도록 미인이어서 눈도 즐거우니 이 아니 일석이조이겠습니까)
그러니까, DBZ는 어쩌다 음악이 이토록 절륜하냔 말입니다. 에이 이 세이렌 같은 인간들...!

다음은 S의 애청곡 리스트입니다.



◈ WE GOTTA POWER [카게야마 히로노부]
S를 DBZ 뮤직의 세계에 강제로 입문시킨 드래곤볼 Z 2기 오프닝. 처음 들었을 때는 뭔 놈의 가사가 저 모양이냐 하여 족히 가재눈이 되었건만, 어느 날인가 문득 NO-TEN~PI-KAN~あ~たまさえて~♪ 를 흥얼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낯뜨겁고 민망하고 당황스럽게 직설적이던가 아예 의미불명이던가 둘 중의 하나인 DBZ 음악의 미덕을 S의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시켜 준 명곡입니다.

...다만 이 곡을 들을 때면 근 100화를 미동조차 하지 않았던 오프닝 영상이 자동적으로 뇌리에 재생된다는 게 유일한 난점. 나중에는 OP 전체를 주름잡는 주역은 반이인데 정작 본편에서는 오공이 제 물 만난 듯 펄펄하게 날뛰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었죠;;;

◈ WE GOTTA POWER ~English Version~
영어 발음이 미묘하게 형편없는 걸 보니 보컬은 역시 카게야마 대인이 틀림없는 듯.
중독되기 딱 좋습니다. 일본어 버전보다 좀 더 파워풀.

◈ 우리들은 천사였다(僕達は天使だった) [카게야마 히로노부]
드래곤볼 Z 2기 엔딩. 아직 DB 모에도가 비교적 낮았던 시절 '헉, 제목이 안 어울려!!' 따위의 경천동지할 헛감상을 품은 적도 있었다지요. 아아, 세월은 짧고 여인은 어리석었습니다. -_-
이놈의 만화에서 천사라 하면 417화 표지 그림에서 남 속이야 터지건 말건 유유자적히 하얀 날개 달고 상큼하게 바이바이나 하고 있던 그 남자가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 게다가 무려 '하늘 위에서 사랑의 씨앗을 뿌려 / 이 별에서 슬픔을 지우고 싶었어' 랩니다. 그래, 네놈다운 발상이렷다.

...헌데 도입부의 '時に埋もれた記憶の彼方 / そうさ 僕達は天使だった' 를 부르는 영산 대인의 목소리가 어째 딱 조●필 씨스럽게 들리는 건 S의 귀가 비뚤어진 탓입니까? ;;;
(아니, 이래봬도 용●이 오라버님의 숨은 팬입니다만...)

◈ Once We Were Angels ~僕達は天使だった English Version~
필로폰급의 중독성 Part 2. 원곡을 듣고 나면 이것도 꼭 들어야 하는 묘한 증후군을 유발시킵니다.

◈ 최강의 퓨전(最強のフュージョン) [카게야마 히로노부]
열 받도록 훌륭한 작화(누가 갓 야마무로 아니랄까 봐 손가 놈이 짜증나게 예쁩니다-_-)와 딱 S 취향의 적과 화려한 전투 신과 고지터 님의 존재와 덤으로 미도링 보이스로 있는 대로 망가져 주는 파이크한까지 S의 마음 속에서 극장판의 넘버 원 자리를 충실하게 지키고 있는 열두 번째 Z 극장판 「부활의 퓨전!! 오공과 베지터(復活のフュージョン!! 悟空とベジータ)」의 엔딩곡. 정신없는 거야 DBZ 음악이 대부분 다 그렇고, 음악 자체는 무지무지하게 훌륭하지만,

가사가 좀 당황스럽게 개민망합니다;;;

어떻게 민망한지는 차마 S의 입으로는 밝힐 수 없습니다. (직접 확인합시다♥) 안 그래도 제목이니 스토리니 온통 손가 놈과 왕자님만 설쳐대는 통에 공인 커플링이란 수군거림이 슬금슬금 나도는 판인데 주제가까지 이러기냐...!
(어이, 거기 모리 유키노죠[森 雪之丞] 씨, 당신... 당신 말야...!)

◈ 운명의 날~혼 vs 혼~(運命の日~魂 vs 魂) [카게야마 히로노부]
DBZ 184화 「16호 산화!! 분노의 초 오반 일어서다 (16号無惨!! 動き出す怒りの超悟飯)」에 삽입된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셀에게 짓밟혀 무참히 으스러진 16호의 머리, 창공으로 날갯짓하는 새의 이미지, 오반의 처절한 절규, 대지를 찢어발기며 폭발하는 힘의 격류... 그리고 울려퍼지는 「운명의 날」. 아아, 정말이지 등골이 오싹하리만큼 완벽한 연출이 아닙니까.
(한 번 더 말하지만 이런 연출을 해내는 인간들을 좀 느긋하다고 슬램덩크와 도매금으로 넘기는 건 어불성설이라구요!!)

여담이지만, 「운명의 날」은 환상곡 제 1권에 수록된 「BIRTH」 제 2부 손오반 편에도 소름끼치도록 어울립니다. 계기는 '분노해라. 분노함으로써 너의 정신을 해방시켜라!' 던 16호의 말이었으되, 결정적으로 반이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아버지였습니다.
오로지 아버지만 보고 쉴새없이 달려왔던 열 살짜리 아이로서는, '내가 네 곁에 없어도 될 만큼 강해져야 한다' 며 자신을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히 밀쳐내는 아버지의 심정이란 이해하지도 못할 뿐더러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알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손오공이라는 불세출의 거대한 벽을 뛰어넘기를 순진하게 소망한 대가로 아버지의 손길을 영영 놓쳐버렸다는 사실뿐이었지요.
그것을 뼈저리게 실감한 순간에, 소년은 목이 터져라 절규하며 활화산처럼 억눌렀던 힘을 폭발시킵니다.
아, 자신을 이토록 몰아세우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가득 실린 그 눈동자라니.

....사실 손오반 편을 보면서 S는 이렇게 생각했더랬습니다.
'나도 언젠간 나이 먹고 죽을 거라니, 빠돌이 수준의 파더콤에게 갑자기 현실을 들이대면 애 머리가 받아들일 것 같냐 인간아 -_-'

◈ HERO OF HEROES [카게야마 히로노부 & KUKO]
게임 Final Bout의 사운드트랙의 대미를 수놓는 SSJ4 손오공의 테마. 정확히는 보컬곡이 아니라 코러스곡이지만요. 같은 앨범에 수록된 「손오공, 새로운 비상!(孫悟空、新たな飛翔!~Powerful arrange version~)」과 더불어 들을 때마다 뼛골까지 서늘해지는 음악입니다.
모든 영웅 중의 영웅. 한없이 커다란 존재. 이 남자는 대체 어디까지 올라가려는 걸까요.

◈ 그 이름은 손오공(あいつは孫悟空) [카게야마 히로노부 & Waffle]
제작진의 의도와 센스가 심각하게 의심스러운 일명 '손오공 찬가-_-'.
저 남자를 당신네들은 이렇게 보고 있단 말이냐;; 입으로는 매도폭언욕설온퍼레이드면서 소녀심;으로는 별별 환상을 다 품고 있는 S도 어지간해서는 따라갈 수 없는 엄청난 쪽팔림을 자랑하는 저놈의 가사라니!! 과연 DBZ 스태프는 손오공 진(眞) 히로인 추진위원회라 불려 마땅합니다. 무서운 사람들.

◈ CHA-LA HEAD-CHA-LA [카게야마 히로노부]
말해봤자 입만 아픈 드래곤볼 Z의 1기 오프닝. 가사의 아스트랄함만 극복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 태진 질러벨에 들어와 있는데도 S가 워낙 음치라서 엄두도 못 낸다죠...;
어깨가 절로 따라 움직이는 파라파라 버전도 좋습니다♥

◈ CHA-LA HEAD-CHA-LA ~English Version~
실은 원곡보다 이쪽을 더 즐겨 듣는다는 비리가(후략)

◈ 드래곤 파워 무한대(ドラゴンパワー∞) [카게야마 히로노부]
열한 번째 극장판 「초전사 격파!! 승리자는 나다(超戦士撃破!! 勝つのはオレだ)」의 엔딩곡. 손모 씨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데다 그 꼴이 되고도 징글징글하게 카카로트를 밝혀대는 브로리의 집요함에 질려 극장판 자체에는 전혀 흥미가 없지만, 아니나다를까 주제가는 짜증나게 좋습니다.
연장전에서 우리 둘은 역전 홈런을 날릴 거야!! 트랭크스와 오천이 콤비다워서 마음에 들어요.

◈ 빛의 WILLPOWER(光のWILLPOWER) [카게야마 히로노부]
수십 수백 번 어레인지되어 게임에서고 어디서고 지긋지긋하도록 쓰인 Sweet Seventeen의 순진 청소년, 미래 트랭크스의 테마에 가사를 붙인 곡입니다. 힘을 초월한 절대적인 힘, 불꽃보다 더욱 불타오르는 불꽃, 기도보다도 더욱 절실한 기도, 폭풍마저도 흩뜨리는 바람. S도 너무 열광한 나머지 통상 버전, 인스트루먼털 버전에 라이브 버전까지 세 종류로 갖추고 있습니다. 라이브 버전에서는 영산 대인의 기운찬 고함도 들을 수 있어요.

「後ろの皆ものってるか-!」
のってますぜ兄貴-!

◈ HERO~네가 히어로~(HERO~キミがヒーロー~) [카게야마 히로노부 & YUKA]
여섯 번째 극장판 쿨러의 귀환 「격돌!! 100억 파워의 전사들(激突!! 100億パワーの戦士たち)」의 엔딩곡. 작화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지만 (기껏 구속 플레이까지 등장했거늘) 한 번 써먹고 버리기에는 정말 아까운 쿨러 님의 재등장은 물론, 있는 폼은 다 잡고 등장해 1분만에 맞고 날아가는 왕자님의 개폼 전설이 본격적으로 정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 극장판이었죠. 주제가도 심하게 훌륭하고요. 너야말로 히어로다. 일어나라, 근성을 보여, 물러서지 마라!!

지구와 우주의 명운을 혼자서 짊어져야 하는 사람은 괴롭습니다.
(본인에게 자각이 없다는 게 제일 문제)

◈ THE BIGGEST FIGHT ~격돌~(THE BIGGEST FIGHT ~激突~) [카게야마 히로노부 & KUKO]
게임 Final Bout의 주제가. 드래곤볼다운 생생한 활력과 격한 에너지로 넘치는 근사한 곡입니다.

-그렇지만 命よりも大事な夢라니, 누가 저 남자에게 살아 있어야 꿈도 이룰 수 있다는 엄연한 진리를 두들겨 패서라도 주입시켜 줘!! (...불가능한 말을)

◈ 버닝 파이트 - 열전 · 맹전 · 초격전 -(バーニング・ファイト-熱戦・烈戦・超激戦-) [카게야마 히로노부]
영화 둘 합쳐 "카카로트!!!" 만 외치길 무려 스물 여섯 번이었던 문제 캐릭터 브로리의 데뷔작인 여덟 번째 극장판 「불타올라라!! 열전 · 맹전 · 초격전(燃え尽きろ!!熱戦・烈戦・超激戦)」의 엔딩곡. 브로리의 민망한 구애 행각만행에 질려서 볼 때는 정작 눈치채지 못했는데, 주제가의 중독성이 가위 엑스터시급입니다. 熱戦だ! 烈戦だ! 超激戦だぜ! 를 세 번만 들어보십시오. 이성이 거부를 해도 몸이 저절로 따라갑니다;

◈ 戦(I · KU · SA) [카게야마 히로노부]
세뇌 피콜로 VS 손오공이라는 일부 계층은 군침이 자르륵 돌 서비스가 돋보인 두 번째 극장판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녀석(この世で一番強いヤツ)」의 엔딩곡. 슬슬 모르는 사이에 손가의 공식 지정 보디가드 겸 보부의 궤적에 오르고 있는 대마왕님이 눈물을 자아냅니다.
최종 보스 닥터 윌로의 발언이 워낙 엄해서 약간 모에해 버렸다는 건 비밀. 그리고 이때의 오공인 아직 귀여운 구석이 있었죠 (먼 눈) 3배 계왕권 러쉬라던가, 4배 계왕권 카메하메 파라던가, 원기옥이라던가... 전투 패턴이 대 왕자님 전과 똑같다는 사실에 마음 쓰는 당신은 나쁜 팬입니다.
제목의 IKUSA는 '싸움'과 '간다'의 중의적 의미로 여겨집니다.

'네가 간다면 나 역시 가겠어'. '너의 존재가 나의 힘'.

대마왕님, 당신 역시 순정남...! T.T
(결론은 그거냐;)

◈ 기적의 빅 파이트(奇跡のビッグ・ファイト) [카게야마 히로노부]
열 번째 극장판 「위험한 두 사람! 초전사는 잠 못 이루고(危険なふたり! 超戦士はねむれない)」의 엔딩곡. 브로리가 나와 변함없이 카카로트를 외치며 꽥꽥댔다는 것과 막판의 손오공 강림과 손부자의 트리플 카메하메 파밖에 기억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반이, 천이, 너희들은 아빠가 없음 아무것도 안 되는 거냐....
기적의 빅 파이트가 맞긴 맞죠. 신룡도 소환하지 않았는데 죽은 사람이 강림했으니.

음악은 좋습니다, 어쨌든.

◈ 궁극의 최강 대 최강(とびっきりの最強対最強) [카게야마 히로노부 & Ammy]
쿨러 님이 등장하시는 다섯 번째 극장판 「궁극의 최강 대 최강(とびっきりの最強対最強)」의 엔딩곡. 제목이 똑같습니다. 한 번 비틀어주지조차 않다니...;
이 극장판은 진정한 우주 최강 나쁜 남자로서의 손오공을 여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S에게 엄청나게 큰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아들을 감싸다가 쿨러의 기공탄을 정통으로 맞고 중상을 입습니다. 둘째로, 그 때문에 자기가 명재경각인데 숲에 사는 동물들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셋째로, 귀애하는 큰아들과 친구와 라이벌이 다 만신창이로 쓰러진 이 판국에 정작 초사이어인 기폭제로 선택한 것은 지나가다 등 터진 작은 새였습니다. -_-;;; 내가 못 살아!

코러스 'HELP! HELP!' 가 '헤이! 헤이!' 로 들리는 건 S의 귀 잘못이 아닙니다. 일본인의 발음 구조 탓이지;

◈ 한꺼번에(まるごと) [카게야마 히로노부 & Ammy]
목소리만 쓸데없이 섹시한 그이, 타레스가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 세 번째 극장판 「지구를 통틀어 초결전(地球まるごと超決戦)」의 엔딩곡. S는 이 극장판을 보고 노자와 상에게 말 그대로 함락당했습니다. 이젠 노자와 상 이외의 손모 씨는 상상할 수도 없어요.
Ammy의 코러스 드래곤! 드래곤! 이 코카인급의 중독성을 발휘하는 음악. 원곡도 좋지만 뉴 리믹스 롱 버전(ニュー・リミックス・ロング・ヴァージョン)도 수이 사람을 녹입니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열은 받지만)

◈ 싫은 일에는 원기옥!!(「ヤ」なことには元気玉!!) [카게야마 히로노부 & SHINES]
제목은 초사이어인이라 해놓고선 끝까지 카카로트 님이 등장하지 않아 본의 아니게 빈축을 사 버린 네 번째 극장판 「초사이어인이다 손오공(超サイヤ人だ孫悟空)」의 엔딩곡.
계왕권! 계왕권! 카메하메 파! 카메하메 파! 의 반복 외침이 경쾌합니다.

◈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랴(俺がやらなきゃ誰がやる) [카게야마 히로노부]
마지막 Z 극장판 「용권 폭발!! 오공이 하지 않으면 그 누가 하랴(龍拳爆発!! 悟空がやらねば誰がやる)」의 엔딩곡. 마지막까지 염장을 제대로 질러주십니다. -_-;;

당신이 안 해도 누군가 해!! 제발 몸 좀 사려!!
저 남자의 저 대책없는 자기희생바보병이, S는 정말로 무섭습니다.

◈ 나와라! 최강의 ZENKAI 파워!(でてこい とびきりZENKAIパワー!) [MANNA]
드래곤볼 Z 1기 ED. 가사의 아스트랄함이 무려 CHA-LA HEAD-CHA-LA를 능가하는 이 곡, 알고 보면 중독성이 무지무지하게 강합니다!!! ;;; 정신을 챙기고 보면 어느 틈엔가 う~みらくるZENKAIパワー♪ 를 따라서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 거고,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묵념.

◈ 베지터 님의 요리 지옥!! ~오코노미야키의 장~(ベジータ様のお料理地獄!! ~「お好み焼き」の巻~) [호리카와 료]
왕자님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제발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애
듣다 능히 뱃가죽이 찢어질 괴악명곡. 호리카와 상의 진지한 열연 때문에 더 미치겠습니다.

기획 단계에선 타코야키의 장도 있었다는군요. ....실현해 주지 그랬어!!!

◈ 휘파람의 마음 · 피콜로 편(口笛の気持ち・ピッコロ編) [후루카와 토시오]
왕자님 못지않게 제대로 망가져 주시는 전직 대마왕님 피콜로 씨.
강압에서 설득으로, 설득에서 애원으로, 애원에서 비명으로, 비명에서 유아퇴행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나이스.

그렇지만 '전국 1500만의 피콜로 팬 여러분'이라니, 스케일이 작아 당신! '전국 1억 5천만의 피콜로 팬 여러분'쯤은 내추럴하게 대야 할 거 아닌가!! (그거, 일본 인구보다 더 많으니까)

◈ MIND POWER…気… [카게야마 히로노부]
Z 139화 「불길한 예감! 부르마가 알려준 미스터리(不吉な予感! ブルマが知らせたミステリー)」 중 트랭크스의 회상 신에서의 삽입곡. 이걸 처음엔 트랭크스의 테마로 착각하고 그쪽에서 찾는다며 삽질을 벌였던 적도 있었죠; 아득한 옛날의 기억입니다, 으음.
어떻게 될지보다도, 내가 어떻게 할지가 더욱 중요하다. 손모 씨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순진 청소년에게 해줄 법한 말이로군요.

◈ 솔리드 스테이트 스카우터(ソリッドステート・スカウター) [TOKIO]
보컬에 미쳐 있는 S마저 단숨에 사로잡은 경쾌한 명곡. 배경에 깔리는 나레이션은 스카우터가 측정한 전투력의 수치입니다.
최고조에 달하던 음악이 정점에서 느닷없이 뚝 끊기며 건조한 목소리가 '...53만'을 토해내는 것은 언제 들어도 뒷골이 서늘해져요.

◈ 푸른 바람의 HOPE(青い風のHOPE) [카게야마 히로노부]
DBZ 두 번째 스페셜 「절망에의 반항!! ~남겨진 초전사, 오반과 트랭크스~(絶望への反抗!! ~残された超戦士・悟飯とトランクス~)」의 엔딩. 이야기는 무섭게 심각한데 주제가는 참 발랄합니다. 아직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겠죠.
힘내라. 힘내라 트랭크스. 미래의 희망은 너뿐이야.

그렇지만 사실 트랭크스보다는 손모 씨에게 어울린다는 Yuki님의 말씀에 은근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 불완전 연소의 heart에 불을 질러라!!(くすぶるheartに火をつけろ!!) [카게야마 히로노부]
작년 초에 발매된 DRAGONBALL Z 무투회 2, 일명 Z2의 오프닝. 엄청나게 발랄하고 활기 넘치는 영상과 완벽하게 맞물려 세 배의 효과를 창출하는 멋진 곡입니다.

◈ 나는 끝까지 멈추지 않아!!(俺はとことん止まらない!!) [카게야마 히로노부]
올해 초 발매된 무투회 3, 일명 Z3의 오프닝. 아직 풀 버전으로 들어보지 못한 것이 유감입니다.
하늘 전체가 내 것인양 활개치며 활공하는 손모 씨와 그를 따라 차례로 전속력으로 비행하는 동료들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의 도입부는 몇 번을 보아도 미치게 좋습니다.

◈ THANK YOU! [카게야마 히로노부]
역시 Final Bout 사운드트랙 수록곡. 상큼하게 웃으면서, 손 흔들고, 언젠가 다시 만나자고 말하는 노래.

누가 저 남자를 좀 속 시원하게 패달라니까..!

◈ 어 · 쩔 · 수 · 없 · 는 우라라 매직(イ・ケ・ナ・イ うららマジック) [노자와 마사코 & 와타나베 마미코]
치치와 반이의 듀엣곡. 노래 자체는 별 것 아니지만 미니 드라마 때문에라도 들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가라오케에 미친 철없는 엄마(반쯤은 멋대로 행방불명 중인 아빠 책임;)와 또랑또랑하고 어른스러운 아들의 대비가 엄청나게 유쾌합니다.
그나저나 노자와 상 노래도 잘 하시네.

◈ DAN DAN 마음이 끌리네(DAN DAN 心魅かれてく) [FIELD OF VIEW]
DBGT의 오프닝. 민망함/열혈/직설/아스트랄로 무장한 Z에 비해 음악이 너무나 무난하고 평범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S는 GT는 GT 나름대로 좋아합니다. 허구헌날 아스트랄만 듣다 보면 무난한 곡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게 인생사.
'전혀 관심이 없는 척 가장해도, 봐, 이렇게나 너를 좋아해.'

....판공이냐!? (※ 오타 아님)

◈ 혼자가 아니야(ひとりじゃない) [DEEN]
DBGT의 1기 엔딩. 손모 씨에게는 네놈은 혼자가 아니라고 귀에 메가폰을 바짝 붙이고 120데시벨로 줄창 악을 써도 부족합니다만...! (고막 찢어집니다;)

◈ Don't you see! [ZARD]
DBGT의 2기 엔딩. 뭔가 유명 가수들의 온퍼레이드로군요.
구제불능의 음치인 S도 비교적 쉽게 따라부를 수 있어 노래방에서 자주 열창하는 곡. 박자와 음정의 일치 정도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시는 게 S를 구원하시는 길입니다.
엔딩 화면에서는 짐짓 노말로 나가는 척하다가 잊지 않고 '손오공과 그의 남자들'을 시리즈로 넣어준 제작진에게 기립 박수를.

世界中の誰もが / どんなに急いでも / 私をつかまえていて
이 가사가, 너무나 좋습니다.

◈ Blue Velvet [쿠도 시즈카]
DBGT의 3기 엔딩. 곡은 좋은데 어쩐지 엔딩의 인상이 희미합니다.
태진 질러벨에 있음에도 Don't you see! 와는 달리 엄두가 안 나는 곡 Title 2.
당당한 사랑을 꿈꾸는 발칙하고 당돌한 여성의 노래라는 데서 어쨌든 가산점.

◈ 녹슨 기관총으로 지금을 헤쳐나가자(錆びついたマシンガンで今を撃ち抜こう) [WANDS]
토에이판 유희왕의 살떨리게 엄한 엔딩 「내일 만일 그대가 부서지라도(明日もし君が壞れても)」로 유명한 WANDS의 DBGT 4기 엔딩. 곡 자체도 DBGT의 엔딩들 중에서 S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지만, 영상도 더할 나위 없이 S의 취향입니다. 신체 연령 열두 살(추정) 주제에 뒷태만 터무니없이 새끈한 손모 씨를 배경으로 꼬마 오공이, 노말 손오공, 카카로트, SSJ4가 차례로 화면에서 걸어나오는 연출도 모에스럽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저~렇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대신 따로 떨어져 홀로 서 있다는 것이 얼마나 저놈스러운지. 아아, 끝까지 나쁜 놈이었어요.

◈ 빛의 여행(光の旅) [카게야마 히로노부 & Waffle]
DBZ 첫 번째 스페셜 「단 하나의 최종 결전~프리저에게 도전한 Z전사, 손오공의 아버지~(たったひとりの最終決戦~フリーザに挑んだZ戦士孫悟空の父~)」의 엔딩. 말이 필요없는 명곡 중의 초절명곡입니다.
저- 밑의 포스팅에서도 밝혔다시피 DBZ 스태프는 인터뷰에서 초 당당하게 '「빛의 여행」은 손오공을 이미지한 곡'이라고 밝혀 S를 패닉에 빠뜨렸습니다. 참 뻔뻔한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멋진 사람들입니다.


은하의 바다, 그 중 한 별에서 빛이 태어나
길고 긴 여행 끝에
지금 내게로 쏟아지네

암흑 속의 찬연한 빛은
꿈의 이정표처럼 반짝이고

들려줘요
한없는 시간을 초월해 도달한 희망과 추억
우리들 태어나기 전부터 빛을 뿜은
변하지 않는 꿈 잊혀지지 않는 사랑
…나에게

모두의 미소를 별자리 삼아 하나로 이어보면
우리들이 사라진 후에도
누군가를 위하여 빛을 뿜겠지

여행을 계속한 빛은
지금 지구를 비추며 반짝이네

가르쳐줘요
깊은 바다마저 건너온 용기와 상냥함
우리들 태어나기 전부터 빛을 뿜은
변하지 않는 꿈 잊혀지지 않는 사랑

들려줘요
한없는 시간을 초월해 도달한 희망과 추억
우리들 태어나기 전부터 빛을 뿜은
변하지 않는 꿈 잊혀지지 않는 사랑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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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Yuki 2005/03/04 05:37
DRAGONBALL Z COMPLETE SONG COLLECTION 에 윗곡이 전부 수록되어있는건가요? ㅇㅂㅇ(꽤 갖고싶다는 충동이 들게하는;;>그러나 다있는곡 또 구해서 어쩔건데? OTL...)
예전에 저곡들을 구하려고 DBZ 히트곡집 20여장을 구하기위해 한 본인의 오타쿠짓 생각이 소록소록 나는군요 OTL;
특히 캐릭터송 특집(그러니까 휘파람의 기분이라던가 요리지옥,우라라매직 등이 실려있는) 2장은 대박이었습니다. 정말 :)
오공이 직접부른 노래는 아니지만 오공의(노자와 마사코가 직접하는)원기옥 나레이션을 들을수있는 오공테마송도있었고 크리링의 결혼하고싶어 맘보! 송도 좋아요 :)(크리링 노래 꽤 잘불러서 놀랐다지요)

그리고 위 목록엔 없지만 카카베지 테마송이라고 불리는 오우곤노 콤파스도 꼭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ㅁ<

<남의 이글루와서 이것저것 떠들어서 죄송합니다; 크윽 OTL
(옛날생각이 나서;;;)

-뒹굴이 고지라-
수정/삭제 댓글
KISARA 2005/03/04 11:01
Yuki님 / 무슨 말씀을, 이런 화제라면 얼마든지 해 주셔도 상관없습니다. 랄까 대환영입니다. >_<
DRAGONBALL Z COMPLETE SONG COLLECTION은 히트곡집에 수록되었던 보컬곡들만 따로 떼어서 묶은 모음집입니다. 물론 Final Bout 사운드트랙이나 DBGT의 곡들은 실려 있지 않지만, 저거 하나만 사도 주머니는 허전해지는 대신 배는 부르죠.

...실은 황금의 콤파스도 넣으려고 했는데, 곡이 너무 많아서 중도에 전지가 끊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WHITE&amp;WORLD&amp;TRUE도 빼먹었고, '너의 하늘에'도 '시간과 빛의 아래에서'도 못 넣었고, 아무래도 기회 봐서 2탄을 작성해야 할 성 싶어요; 오프닝 엔딩은 한 번씩밖에 안 바뀐 주제에... 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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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lls 2005/03/04 11:04
5.1채널의 은총을 부여받았느냐... ...젠장, 부럽다!!!! (사운드카드는 7.1 대응인데----- <-스피커 놓을 자리가 없는 이의 절규)

아, 드래곤볼 노래는 정말 좋아 'ㅁ' 카게야마 대인도 저 때가 정말 절정이었고. 나름대로 정상적으로(...) 빠져있던 중고생 시절에도 열심히 들었었는데. ...아아, 가사를 이해하지 못했던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절의 나를 돌려줘... OTL

...아참. 그래서, 휘파람...은 좋았나보구나 (깔깔)
그런데 리스트를 보고 있자니, -그래서 보컬은 다 좋아!!!! BGM도 좋아!!!!!! 모에-------------!!!!! ...라는 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소만은, 내 착각이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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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lls 2005/03/04 11:04
...어라, 동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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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03/04 11:37
Hylls / 어라, 동접일세.
와하하하하 5.1채널이다!! 부럽지!! 피눈물 쏟으며 부러워해라!! (거들먹)
드래곤볼 노래는 정말 좋아. 영산 대인의 파워에 휩쓸려 정신없이 꿀럭꼴깍부르르르 하고 있소. 가사가 개민망하다는 게 유일한 난점이지만; ...말이야 바른 말이지 자네에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절이 있긴 있었던가.

응, 휘파람...은 좋았소 (깔깔깔)
물론 착각이지 이것아, 잘 봐라. DBZ 음악은 내 리스트의 세 배를 상회한단 말이다. 보컬 좋고 BGM 좋고 모에---!! 인 것도 맞지만 '다'에는 동의할 수 없다! 누명이야!! 퍽퍽퍽.

한 번 서울 오라니까. 5.1채널의 기쁨을 함께 누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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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x 2005/03/04 11:54
우와, 대단하네요. 비록 팬들의 주머니 우려먹기의 일환이었다고는 하나, 이 노래들이 중독성이 강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들은 천사였다' 엔딩에서 오반 녀석이 오공의 날개짓(...)을 보았을 때, 바뀌는 그 표정. 정말 어쩔 수 없는 파더콤이라는 생각이 뇌리에 수십번을 메아리 쳤습니다!!! ...아니, 뭐 DB에 나오는 인간들 (+ 외계인)의 대부분이 손씨에게 혼은 이미 예전에 바쳤습니다만은 ;;

그런데 이 인간의 정말 무서운 점은, 그 사실을 숙지하고 있어도 후회도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절망의 끝자락까지 밀어내쳐졌어도 그래도 만나서 다행이야, 라는 말이 나오게 할 인간입니다, 이 놈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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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歌 2005/03/05 00:31
아이고.... 사고 싶습니다[덜덜] 아직 가난한 수험생으로서 미뤄둬야 겠지만.. 못 들어본 곡들도 있군요.
키사라님의 리스트를 보고 나니 너무너무너무 사고 싶어져서[덜덜덜] 오프닝과 엔딩은 타 애니에 비해 적은데 삽입곡은 엄청나게 많은 DB지요....OTL
여전히 키사라님의 글은 볼때마다 유쾌하군요.
위의 닉스님의 '그런데 ~ 이놈은.OTL'에 공감입니다.
'초사이어인 기폭제로 선택된 등 터진 작은 새'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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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03/07 23:29
nyx님 / 엔딩 그 부분에서는 저도 헉 했습니다. 반이의 파더콤이야 7년간의 공백 기간에 열 배로 부푼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자꾸 폐부를 퍽퍽 찌르시는 말씀만 골라 하시면 미워할 겁니다 T.T (아뇨 아뇨 거짓말이에요 계속해 주세요 nyx님) 그렇죠, 그 삽질에 그 고생을 시켜놓고도 모두가 결국엔 널 만나서 다행이라고 하겠죠. 진정한 나쁜 남자는 마무리도 완벽한 법입니다 OTL

悲歌 님 / 후후후, 끓어오르는 지름의 충동에 몸을 맡기십시오. (뭘 충동질하는 거냐 어이)
반드시 전부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DBZ는 음악이 거의 Killing me softly 수준으로 절륜해서 한 번 발을 담그면 못 나온다지요;;;
올인까지야.. 사실인 걸요, 엄연한. 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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