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고쿠도 시리즈.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5/19 18:37

우부메의 여름(姑獲鳥の夏)
망량의 상자(魍魎の匣)
교코츠의 꿈(狂骨の夢)
텟소의 우리(鉄鼠の檻)
죠로구모의 도리(絡新婦の理)
누리보토케의 연회-연회의 준비(塗仏の宴―宴の支度)
누리보토케의 연회-연회의 결말(塗仏の宴―宴の始末)

기본이 천 페이지냐 이 작가야-_-;;; (외전은 그냥 다 무시 깝니다;)

망량의 상자를 확 질러 버린 김에 순서대로 정리 좀 해 봤습니다. 저걸 언제 다 읽을까 싶어 절로 푹푹 나오는 한숨은 저리 좀 밀어두고, 기껏 포스팅하면서 이것만으로는 재미도 뭣도 없으니 타이틀에 등장한 요괴들이나 한 번 훑어보지요.

교코츠(狂骨)
우물에 떨어져 죽은 자의 원념이 변해서 된 백골 요괴입니다. 자신이 들어앉은 우물을 사용한 자를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는 말도 있고, 아무튼 괜히 그 우물을 건드리면 뒤끝이 매우 좋-_-지 않으니 주의들 하시길.

텟소(鉄鼠)
어디선가 앙심을 품고 죽은 승려는 쥐로 변한다는 이야기를 주워 들었는데 이게 그거인 모양입니다. 악독한 영주에게 살해당한 고승(高僧)이 변한 모습으로, 영주의 재보와 곡물을 망치는 것으로 보복한다는군요. 본디 높은 승려였기 때문에 머리는 매우 좋습니다.

죠로구모(絡新婦)
일본 요괴 리스트에서는 유키온나(雪女)와 더불어 손꼽히는 미인 요괴랍니다. 요염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실체는 거대한 거미로, 남자를 유혹하여 피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쭉쭉 빨아먹는다는군요.
혹시 음마요녀(淫魔妖女) 3편의 마야도 이거였나. (이 그림의 어디가 미인이냐고 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

이것도 죠로구모. 진짜로 요염하군요 >_<
絡新婦가 왜 죠로구모가 되는지는 물어보셔도 모릅니다앗. 원래는 女郎蜘蛛라는데 토리야마 세키엔이 저 한자를 갖다 붙였다는군요. 絡新婦이라고 쓰는 건 세키엔이 유일하다네요. 이 사람 우부메에서도 똑같은 짓 안 했던가;;;

누리보토케(塗仏)
이것만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덤으로 망량은 이매망량(魑魅魍魎, ちみもうりょう)의 약어로, 온갖 귀신과 잡귀를 통칭하는 단어입니다(엣, 다들 벌써 아신다고요? ;;;;). 사이비 부처 샤카의 필살기 중에 천공파사이매망량(天空破邪魑魅魍魎)라는 말해보다가 혀 깨물 것 같은 기술이 있죠. 처녀궁에 노크도 없이 우르르르 난입한 스펙터들이 댑다 얻어맞은 그겁니다.
(그나저나 샤카 말이지만 이 사람 명색이 부처의 화신이라면서 - 불교의 교리 상 부처의 화신이라는 개념은 있을 수가 없다는 명백한 사실은 이미 수천 명이 걸고 넘어졌으니 굳이 찔러 무엇합니까; - 아테나의 성투사 노릇을 하고 앉아 필살기 배경에는 천사가 날아다니고[천마강복天魔降伏] 부리는 건 이매망량이니 '종교의 혼란을 부채질하는 남자'라는 소리를 듣겠습니까 안 듣겠습니까. 듣지요 물론-_-;;;;)

(※ 수정합니다. 망량, 즉 모료라는 요괴가 따로 있긴 있더라고요;; 물론 출전도 불분명하고 속성도 매우 애매모호하다며 우리의 쿄고쿠도가 버럭버럭 화를 내고는 있었지만 있긴 있습니다. 자세한 건 직접 읽어주세요;;;;;)

출처는 妖怪尽くし光流乃妖怪項. 흑백은 토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의 화집 백귀야행(画図百鬼夜行)에 수록된 화상들입니다. 우부메의 여름에서 인용된 그림도 여기서 나왔고요.
그나저나 참 별 요괴가 다 있습니다그려. 하긴 신이 800만이나 되는 나라니 괴물은 오죽 많겠습니까-_- (저거 다 외우는 사람이 있을까 몰라;) 날 잡아서 한 번 쭈욱 훑어봐도 재미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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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lls 2005/05/20 15:08
우부메(姑獲鳥)도 있지 아마. 우부메토리, 라고 보통 읽는 그거. 원래 중국 요괴로, 인간아기를 저주에 걸리게 해서 죽인다는. 일본에서는 부슬비 오는 밤에 나타나서 애기를 안은 부인으로 변해서 '이 애를 안아주세요' 라는 産女(우부메)랑 섞여버린 타입이었던가. 누리보토케는 불단에 올려져있는 제기가 변한 요괴라고 들은 것 같아요. :D 가물가물하지만. ...하지만 저거, 교코쿠도 시리즈라기보단 요괴기담 같다... (웃음)
(하긴, 우부메의 여름도 일본의 흔한 요괴기담인줄 알았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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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05/20 16:19
Hylls짱 / 친절한 기집애. (웃음) 그러고 보니 진짜 우부메를 빼먹었구먼. 우부메의 여름은 벌써 번역판으로도 나와 있고 나도 다 읽었으니까 슬렁 넘어가기로 무의식 중에 결심했나 보다. 이를테면 궁금한 사람은 우부메의 여름을 직접 읽어보시라--! 라는 거(笑) 어라, 누리보토케가 그런 거였어? 집에서 다시 한 번 요괴백과를 훑어봐야겠구먼. 하여튼 이 나라는 뭐 이렇게 변하는 게 많냐? ;;;
틀린 말 아니지. 문고판 표지 봐라, 솔직히 처음 보고 누가 저걸 미스터리라 생각하냐, 아무리 봐도 요괴기담이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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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루 2005/05/29 11:53
문득 든 생각. 샤카, 분명 명계편 애니에서는 그 기술을 쓰니 웬 아줌마가 말을 타고 나오는 것... 까진 좋았는데 갑자기 "오~호호호호"하는 넋나간 여자의 웃음 소리가 들려 상당히 정신적 데미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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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2005/06/05 02:37
잠본이님의 블로그에서
문제의 '그' 성경을 지르셨다는 링크타고 도착했습니다
어쨌거나 정말로 잠본이님의 말씀대로
용자라고 말씀드리는수 밖에는...일단 이 이야기는 이 정도

...일단 800만의 신들이라는 개념이
야오요로즈라 하여 아예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는데,
그냥 숫자가 많다하여 800만이라 불릴뿐 실제로는 더 많답니다
여기까진 꽤나 많이 아시는 내용이고...

갓파의 경우에서도 볼수 있듯이(수신의 후예)
일본에서는 신은 신자가 있는 요괴, 요괴는 신자없는 신
...이런 식으로 저는 받아들입니다...

p.s뭔가 좀 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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