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로구모의 도리 완독.

잡귀는 물러가라 | 2005/06/18 14:11

「당신이──거미였군요」


졌습니다, 쿄고쿠 나쯔히코 씨.

크리에이터도 아닌 S가 이토록 처절한 패배감을 느껴보기도 오랜만입니다. 단지 역전된 구성만으로 사람을 여기까지 전율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상상도 해 보지 못했습니다. 우부메의 여름 후에도, 망량의 상자를 완독한 후에도 차마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한 애상 같은 것이 오래도록 감돌았지만, 죠로구모의 도리는 그것과는 또 다른, 전율과 함께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느낌을 S에게 남겼습니다. 후유증은 꽤 오래 갈 것 같군요.
프롤로그의 대화는 처음으로 이 책을 잡은 독자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갖지 않습니다. 대명사로 일관하고 있는 두 남녀의 애매모호한 담론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래봤자 남자가 누군지는 명백합니다만) 무려 1380페이지에 달하는 숨가쁘게 긴 소설과 함께 끝까지 달려온 사람만이, 마지막에서 마침내 진실을 알고──일견 애매모호한 대화의 진의는 그제서야 읽는 이의 머리를 강타합니다.





현재 S의 마음 속에서는 죠로구모의 도리와 망량의 상자가 쿄고쿠도 시리즈의 1위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라스트의 서글픈 여운은 망량의 상자, 전율과 오래 남는 뒷맛은 죠로구모의 도리, 등골이 서늘한 클라이맥스의 박력은 망량의 상자, 음흉한 웃음을 참기 힘든 전개(!?) 서브 캐릭터의 개성과 호감도는 죠로구모의 도리. 하나 고르기 참 힘들군요;;;

덤. 새삼스럽지만 에노키즈 레이지로는 좋은 남자입니다. 엄청나게 바보 맞지만 좋은 남자도 맞습니다. 당신 최고야...!!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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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ner 2005/06/19 13:36
저는 광골의 꿈까지 읽었습니다.
텟소의 우리는 언제 읽을지는 모릅니다;;;
쿄고쿠 나츠히코 팬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링크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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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06/20 15:42
Gunner님 / 어서 오세요!! 예, 최근에 쿄고쿠 나쯔히코에 빠져서 일사천리로 누리보토케의 연회까지 전진한 바보 팬입니다. (웃음) 한동안은 쿄고쿠도 열병으로 몸부림칠 게 뻔한 이 썰렁한 블로그를 버리지 마시고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
링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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