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
하루종일 kazusato님이 블로그에서 소개해 주신 '줄창 body talk만 하고 있는' 정력 좋은 30대 아저씨들의 커플링 사이트 天竜茶房에서 노닥거리다 왔습니다. S 비록 '남자 서른은 만개한 한떨기 꽃이요 마흔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by 현휘 님)임을 마음 깊이 신봉하는 한 개 오지콤이나 이 염장은 도가 지나침이 아니올런지 아저씨들;;;;
추젠지 씨, 당신 어떤 의미로 되게 복 받은 사람이었구먼 (먼 눈) 둘 중 하나만 꿰어차도 복이 차고 넘친다 비방받을 판에 퍼스트가 치즈코 상이요 세컨드(....)가 에노키즈라니 참 부러운 인생이 아닌가요-_-;;; 상냥하고 빠릿빠릿하고 눈치 빠른 퍼스트와 세컨드로 둔다고 불평불만은커녕 '너한테 소중한 건 나한테도 소중'하다는 태도를 초지일관 유지하는 분골쇄신 헌신파 세컨드를 동시에 향유할 운수를 타고난 이상 세상 어느 한구석에선가 당신의 짚인형에 5촌정이 쿵덕쿵덕 박히고 있어도 난 놀라지 않을 거야, 암.
(저 사람의 양어깨에 올라간 짐의 무게를 생각하면 사실 서드 포스 피프스[....]까지 있어도 모자랄 판이긴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텐류 상의 키바가 참 좋은 포지션이라 읽으면서 내내 즐거웠습니다.
S는 키바-에노키즈 콤비도 무척 좋아합니다. 어쩌면 백귀야행 시리즈에서 단연 최강최공최흉의 톱을 달리며 S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는 에노키즈-쿄고쿠도 콤비(라 쓰고 커플이라 읽으셔도 무방합...쿨럭쿨럭) 다음으로 좋아하는 조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정말로 순수하고 쌈빡한 남자들끼리의 우정이라는 측면에서 대박 모에라는 게 다르군요. 입으로만 우정을 외치면서 뒤로는 낯뜨겁고 몸꼬이고 삼라만상이 민망해서 외면해 버릴 띠질을 해대는 관계가 아니라요 (웃음)
키바와 에노키즈는 친우라는 말보다는 썩은인연쌈질동지술꾼동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얼굴만 마주치면 서로 썩은두부라느니 무능탐정이라느니 사각인간이라느니 인형낯짝이라느니 욕설매도폭언퍼레이드요 인사 대신 주먹질발길질대판난투고 난투가 끝나면 먹고 퍼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좀 하다 또 눈에 불켜고 주먹을 주고받는 사이. 서로 사양할 필요도 없고 눈치볼 필요도 없고, 뭘 해도 용서되는 사이란 거 너무 좋지 않습니까 (하아하아) 서로의 호칭은 역시 레이지로와 슈짱이 제일이에요. (옛날 테니프리에서 골든 아닌 최강최흉의 다크니스 콤비 오오이시-키쿠마루에 모에모에할 때 다크니스 콤비의 산실이었던 모 사이트에서 에이지와 슈우라고 서로를 불러대는 게 그리 좋더라니 그 연장인 걸까요;)
그렇지만 주의해야 하는 것이, 이런 관계는 커플링으로 넘어가 사랑을 논하는 그 순간에 본래의 미묘하고 쌈빡한 맛을 몽땅 상실해 버립니다;;; S가 아무리 분위기가 하 수상한 남정네 둘만 나오면 헐떡(...)대고 눈을 번쩍이며 커플링을 모색하는 뼛골까지 푹 썩은 동인녀기로서니 이렇게 쌈박한 사이를 무리하게 띠질로 끌고가 망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키바는 얼른 준코 씨한테 장가가 버리기를 소망하고 있고요 [웃음]) 그보다는 오히려 십수년;째 불모한 연애질 중인(더구나 상대는 현재 마눌님이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 유부남) 소꿉친구를 때로는 가재눈이 되고 때로는 식은땀 흘려가며 욕지거리도 하고 한 대 갈겨주기도 하고 일으켜 세워주기도 하는 키바 형님이 백만 배쯤 더 로망입니다. 꺄아꺄아.
부연 설명도 않고 당장 긴자로 가서 치즈코 상을 찾아내 죽을 각오로 지켜라, 네 목숨 따윈(....) 이차 문제라고 을러대는 에노키즈에게 쓰벌, 나중에 꼭 설명해라며 불평 한 마디 없이 긴자로 두다다다 달려가는 키바라던가 한 30년(;) 알고 지낸 소꿉친구가 대체 누굴 사귀나 궁금하여 체질에 맞지도 않는 호텔 바로 불러내 술 퍼마시며 눈치보는 키바라던가 사건 현장에서 추젠지가 칼에 찔렸을 때 내가 사랑하는 건 세상에서 쿄고쿠뿐이라는 에노키즈의 말을 떠올리며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미친듯이 이리뛰고 저리뛰는 키바라던가 병원으로 쳐들어와 애꿎은 친구 멱살은 움켜쥐고 네가 붙어 있었으면서 이게 무슨 꼴이냐, 저 녀석 죽으면 나도 죽어버린다고 펄펄 날뛰며 광분하는(어폐가 좀 있습니다) 에노키즈를 서툴게 위로하려 애쓰는 키바라던가, 모에(萌가 아니라 燒) 시추에이션이 그득그득하여 하루가 지루치 않았습니다. 당신 참 좋은 사람이야, 우에에엥.
(하긴 좋은 사람이니까 군대 시절에 세키구치 쫓아다니며 돌봐주고 몇십 년째 에노키즈랑 친구를 해먹고 있죠)
그나저나 쿄고쿠도 한정 분골쇄신 헌신파 에노키즈 레이지로란 거 참 군침이 돌다 못해 피가 끓어 죽겠습니다. 원래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오연하고 도도하고 잘난 남자가 사랑에 눈이 멀어 한 사람 앞에 무릎 꿇고 모든 걸 다 갖다바치는 시추에이션이 좀 많이 소녀(...)의 꿈이고 로망인데 에노키즈는 그냥 잘난 정도가 아니잖아요. 세상을 종복과 적과 신경 안 써도 되는 재미없는 놈들로 삼등분하고 있는대로 횡포를 까는 자칭 절대 신 아닙니까. 그런데 이미 원작에서부터 이 사람만이 항상 경계선 위에 선 중립적인 '실천자'로 있어야 하는 이유로 무거운 짐을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추젠지 아키히코를 이해하고 다독여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란 걸 은근슬쩍 풍겨 보이고 있단 말입니다. '하나뿐인 이해자'만으로도 충분히 불타죽어버릴 요소인데 거기에 '잘난 남자의 헌신'이 결합하니 이건 이미 아테나 엑스클러메이션.
「무얼 위해서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너만은 저쪽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라. 혼자서 설 수 없게 되면 내 팔을 잡으면 돼. 무슨 일이 있어도,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이쪽으로 끌고 와 줄 테니까」
사랑한다는 말 수천 마디보다 이쪽이 백만 배쯤 굿하고 그레이트하고 나이스하고 원더풀합니다. 응, 정말 고마워요 에노 상. 아무리 얼굴만 쓸데없이 이쁘게 타고난 구제불능의 바보라도 당신은 좋은 남자야. 그렇고 말고.
고로 S는 쿄세키까지는 어떻게든 당위성을 이해할지언정 에노세키만은 천지가 세 번 개벽하고 최후의 심판이 네 번 내려도 용납을 못하겠습니다-_-;;; 랄까 더럽게 열받습니다. 어이 이봐요, 당신의 기상천외한 정신구조를 감당해 줄 수 있는 게 추젠지 씨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 아니면 대체 누가 저 혼자 다 끌어안고 입도 벙긋 않고 죽어버리려는 멍청한 남자를 붙잡아 준단 말야!!? 순간적으로 발을 잘못 디딜 것 같으면 끝까지 쫓아가서 한 방 먹이고 끌고 오는 게 당신 역할이잖아!! 왈왈왈왈!!
(편견 백만 퍼센트입니까. 동인녀는 꿈과 망상을 먹고 사는 여자입니다. 냅두십시오)
(아무튼 그같은 이유에서 텟소의 우리 라스트 클라이맥스는 그야말로 모에모에모에모에*1000)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