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우엉거렸지만, S는 키바와 에노키즈의 콤비도 무척 사랑합니다. 가리는 거 없고 서로 눈치 보는 거 없고 사양하는 것도 없어서 보고 있으면 아주 속이 다 시원합니다. 모름지기 사나이들의 우정이란 이래야 하는 법이죠 >_<
본격적인 천기누설 한 판으로 들어가기 전이라 대단한 네타바레...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좀 가립니다.
...and less.
서로 긁어대질 못해서 안달복달을 하는 꼴이 즐거워서 미치겠습니다. 역시 얼간이 탐정;과 바보 형사;는 이 포지션이 최고.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이걸 괜히 커플링으로 끌고 가려 하면 쌈빡하고 미묘한 맛이 포도주 향기 달아나듯 홀랑 날아가 버린다니까요.
에노키즈-추젠지가 萌え라면 키바-에노키즈는 燃え. 그런 차입니다.
(전략)
그 순간 미도리의 시선은 미유키를 훌쩍 뛰어넘었다.
「누구――?」
뛰듯이 뒤로 물러난다. 미유키는 돌아보았다.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지 않나. 어이 아가씨, 미나즈키 군! 아가씨가 숭배해야 할 초월자는 바로 여기에 있네. 이런 바보 같으니!!」
「타――탐정님」
탐정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석양을 등지고, 졸린 눈을 비비면서 우뚝 서 있었다.
「정말 마법사라면, 어디 당나귀나 새로 변신해 보시지. 못하지 않나. 자네가 얼마나 잘났는지는 모르지만, 내게 이기고 싶거든 앞으로 4백만 년은 족히 수행을 쌓고 와야 할걸! 나는 악마 따위 무섭지 않으니까 말일세――」
탐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미도리를 보았다.
「――뭐야, 악마가 아니군」
탐정은 한층 눈을 좁혔다. 미도리는 탐정을 증오 서린 눈길로 쏘아보았다.
미유키는 왠지 모르게 사는 세계가 다른 두 생물 사이에 끼여, 숨을 죽이고 얼어붙어 있었다.
탐정의 얼굴이 갑작스럽게 서글픈 듯한 표정을 떠올렸다.
「악마가 아니야. 아가씨는――가엾게도」
「가엾다고요――?」
미도리는 가느다란 목을 쭉 펴고 아름다운 얼굴을 조금 치켜들어, 한동안 탐정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마침내 실이 끊어진 것처럼 몸을 축 늘어뜨리고, 탐정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비틀비틀 뒤로 물러나 문에 기댔다.
「――절 불쌍히 여기는군요」
「거짓말쟁이는 칭찬받지 못해」
「――경멸하시나요」
「동정하고 있어」
「같아요」
손을 뒤로 돌려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이봐」
탐정이 입을 연 바로 그 찰나, 문이 쿠당탕 열렸다. 미도리는 마치 체중이 없는 것 같았다. 바깥의 공기에 흡수되듯이 스윽 빠져나간다. 탐정은 갈 곳은 아무데도 없어, 라고 말하며 한 발 앞으로 뛰어나갔지만, 거대한 사내가 문을 가로막다시피 우뚝 서 있음을 깨닫고 발걸음을 멈췄다.
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그 남자였다.
미유키의 심장은 정신없이 쿵쾅거렸다.
심장의 고동에 맞추어 세계가 명멸한다. 사내의 윤곽도 또렷이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청각만이 깨어 있어, 미유키 자신이 호흡하는 소리마저 귀가 아플 만큼 커다랗게 들려왔다.
――미도리는.
문을 연 남자는 미도리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오리사쿠의 막내딸 아냐, 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방안으로 시선을 돌려 탐정을 확인하기가 무섭게 탁한 소리로 어마어마한 고함을 질렀다.
「이 자식 레이지로!! 이 저주받을 머저리가, 여기 구석에 처박혀서 무슨 지랄을 떨고 있어!!」
뛰쳐나가기 직전의 자세를 잡고 있던 탐정은, 도로 등을 쭈욱 펴고 허리에 양손을 턱 짚으며 오만하게 내뱉었다.
「호오. 상자사내 아닌가!! 하고 많은 순간을 놔두고 왜 지금 문을 여는 거냐. 덕분에 놓쳐 버렸다!」
「놓쳐어? 저건 오리사쿠네 막내딸이다. 네놈도 저게 범인이라고 주장할 셈이냐? 아아?」
「흥. 너한테 친절하게 설명하느니 앓고 말지」
「네놈이 설명은 뭔 놈의 얼어죽을,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그 낯짝을 이십 몇 년 지겹게 쳐다봤어도 니가 무슨 헛소릴 지껄이는지 이해한 기억이 없다 이 자식아!!」
「네 머리가 썩은 두부로 타고난 걸 왜 내 탓을 하나!!」
「닥쳐 쨔샤. 그보다 도망은 웬 도망이냐. 뭔 짓을 저질렀는지 불어」
「열세 살 먹은 어린애에게 내가 뭘 한다는 건가!」
「니 속을 내가 알겠냐. 뭐, 걱정 안 해도 어차피 이 건물에선 못 나간다. 학교 안에 교사니 변호사니 경찰들이 다글다글 끓는다구. 거기에 치바 본부도 오리사쿠네 막내를 의심하고 있어. 도망은 못 가」
――경찰도 미도리에게 눈을 돌렸다?
남자는 방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이사장도 어디로 날랐냐. 흠――그 앤 또 뭐야? 아가씨, 이 학원 학생인가?」
아래턱이 벌어진 각진 얼굴. 높이 솟은 코. 가느다란 눈. 떡 벌어진 가슴팍과 굵은 두 팔. 젖혀진 옷깃과 외투. 닳아빠진 검은 구두.
――이 남자가 탐정이 말했던――악마?
「하나코 군. 이놈은 형사라는 부류의 야만인일세」
「하나코?」
「그래. 보게나 이 못생긴 네모난 얼굴」
「꺼져 얼간이. 네 녀석의 경박한 얼굴짝에 이단옆차기로 다섯 발쯤 못 날리는 게 한이다. 그보다――」
아무래도 탐정이 불렀다는 남자가 아닌 모양이다.
어쩐지 조금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고, 사내는 말을 꺼냈다.
「――아가씨가 그, 목격자인지 증인인지 하는 두 번째 여학생인가. 난 도쿄 경시청의 형사야」
남자는 품에서 꺼낸 수첩을 펼쳐 미유키에게 보여주었다.
「눈 으깨기범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키바 형사라고 하네」
「얼간이 슈라고도 하지」
「넌 빠져. 아가씨, 에 또, 하나코 상?」
「쿠레 미유키입니다」
「완전 딴판이잖아 이 병신아. 니멋대로 남 이름을 뜯어고치지 말란 말이다 얼간이. 쿠레 상인가. 그 뭐지, 솔직히 치바 쪽 경찰의 이야긴 뭐가 뭔지 모르겠어. 공적을 독차지하겠다는 꿍꿍인지 지네들도 정말 모르는지 그저 횡설수설일세. 게다가 저편에서 드잡이질이야. 개판으로 싸우고 있어. 그래서 아가씨들한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그 순간 미도리의 시선은 미유키를 훌쩍 뛰어넘었다.
「누구――?」
뛰듯이 뒤로 물러난다. 미유키는 돌아보았다.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지 않나. 어이 아가씨, 미나즈키 군! 아가씨가 숭배해야 할 초월자는 바로 여기에 있네. 이런 바보 같으니!!」
「타――탐정님」
탐정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석양을 등지고, 졸린 눈을 비비면서 우뚝 서 있었다.
「정말 마법사라면, 어디 당나귀나 새로 변신해 보시지. 못하지 않나. 자네가 얼마나 잘났는지는 모르지만, 내게 이기고 싶거든 앞으로 4백만 년은 족히 수행을 쌓고 와야 할걸! 나는 악마 따위 무섭지 않으니까 말일세――」
탐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미도리를 보았다.
「――뭐야, 악마가 아니군」
탐정은 한층 눈을 좁혔다. 미도리는 탐정을 증오 서린 눈길로 쏘아보았다.
미유키는 왠지 모르게 사는 세계가 다른 두 생물 사이에 끼여, 숨을 죽이고 얼어붙어 있었다.
탐정의 얼굴이 갑작스럽게 서글픈 듯한 표정을 떠올렸다.
「악마가 아니야. 아가씨는――가엾게도」
「가엾다고요――?」
미도리는 가느다란 목을 쭉 펴고 아름다운 얼굴을 조금 치켜들어, 한동안 탐정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마침내 실이 끊어진 것처럼 몸을 축 늘어뜨리고, 탐정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비틀비틀 뒤로 물러나 문에 기댔다.
「――절 불쌍히 여기는군요」
「거짓말쟁이는 칭찬받지 못해」
「――경멸하시나요」
「동정하고 있어」
「같아요」
손을 뒤로 돌려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이봐」
탐정이 입을 연 바로 그 찰나, 문이 쿠당탕 열렸다. 미도리는 마치 체중이 없는 것 같았다. 바깥의 공기에 흡수되듯이 스윽 빠져나간다. 탐정은 갈 곳은 아무데도 없어, 라고 말하며 한 발 앞으로 뛰어나갔지만, 거대한 사내가 문을 가로막다시피 우뚝 서 있음을 깨닫고 발걸음을 멈췄다.
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그 남자였다.
미유키의 심장은 정신없이 쿵쾅거렸다.
심장의 고동에 맞추어 세계가 명멸한다. 사내의 윤곽도 또렷이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청각만이 깨어 있어, 미유키 자신이 호흡하는 소리마저 귀가 아플 만큼 커다랗게 들려왔다.
――미도리는.
문을 연 남자는 미도리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오리사쿠의 막내딸 아냐, 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방안으로 시선을 돌려 탐정을 확인하기가 무섭게 탁한 소리로 어마어마한 고함을 질렀다.
「이 자식 레이지로!! 이 저주받을 머저리가, 여기 구석에 처박혀서 무슨 지랄을 떨고 있어!!」
뛰쳐나가기 직전의 자세를 잡고 있던 탐정은, 도로 등을 쭈욱 펴고 허리에 양손을 턱 짚으며 오만하게 내뱉었다.
「호오. 상자사내 아닌가!! 하고 많은 순간을 놔두고 왜 지금 문을 여는 거냐. 덕분에 놓쳐 버렸다!」
「놓쳐어? 저건 오리사쿠네 막내딸이다. 네놈도 저게 범인이라고 주장할 셈이냐? 아아?」
「흥. 너한테 친절하게 설명하느니 앓고 말지」
「네놈이 설명은 뭔 놈의 얼어죽을,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그 낯짝을 이십 몇 년 지겹게 쳐다봤어도 니가 무슨 헛소릴 지껄이는지 이해한 기억이 없다 이 자식아!!」
「네 머리가 썩은 두부로 타고난 걸 왜 내 탓을 하나!!」
「닥쳐 쨔샤. 그보다 도망은 웬 도망이냐. 뭔 짓을 저질렀는지 불어」
「열세 살 먹은 어린애에게 내가 뭘 한다는 건가!」
「니 속을 내가 알겠냐. 뭐, 걱정 안 해도 어차피 이 건물에선 못 나간다. 학교 안에 교사니 변호사니 경찰들이 다글다글 끓는다구. 거기에 치바 본부도 오리사쿠네 막내를 의심하고 있어. 도망은 못 가」
――경찰도 미도리에게 눈을 돌렸다?
남자는 방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이사장도 어디로 날랐냐. 흠――그 앤 또 뭐야? 아가씨, 이 학원 학생인가?」
아래턱이 벌어진 각진 얼굴. 높이 솟은 코. 가느다란 눈. 떡 벌어진 가슴팍과 굵은 두 팔. 젖혀진 옷깃과 외투. 닳아빠진 검은 구두.
――이 남자가 탐정이 말했던――악마?
「하나코 군. 이놈은 형사라는 부류의 야만인일세」
「하나코?」
「그래. 보게나 이 못생긴 네모난 얼굴」
「꺼져 얼간이. 네 녀석의 경박한 얼굴짝에 이단옆차기로 다섯 발쯤 못 날리는 게 한이다. 그보다――」
아무래도 탐정이 불렀다는 남자가 아닌 모양이다.
어쩐지 조금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고, 사내는 말을 꺼냈다.
「――아가씨가 그, 목격자인지 증인인지 하는 두 번째 여학생인가. 난 도쿄 경시청의 형사야」
남자는 품에서 꺼낸 수첩을 펼쳐 미유키에게 보여주었다.
「눈 으깨기범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키바 형사라고 하네」
「얼간이 슈라고도 하지」
「넌 빠져. 아가씨, 에 또, 하나코 상?」
「쿠레 미유키입니다」
「완전 딴판이잖아 이 병신아. 니멋대로 남 이름을 뜯어고치지 말란 말이다 얼간이. 쿠레 상인가. 그 뭐지, 솔직히 치바 쪽 경찰의 이야긴 뭐가 뭔지 모르겠어. 공적을 독차지하겠다는 꿍꿍인지 지네들도 정말 모르는지 그저 횡설수설일세. 게다가 저편에서 드잡이질이야. 개판으로 싸우고 있어. 그래서 아가씨들한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서로 긁어대질 못해서 안달복달을 하는 꼴이 즐거워서 미치겠습니다. 역시 얼간이 탐정;과 바보 형사;는 이 포지션이 최고.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이걸 괜히 커플링으로 끌고 가려 하면 쌈빡하고 미묘한 맛이 포도주 향기 달아나듯 홀랑 날아가 버린다니까요.
에노키즈-추젠지가 萌え라면 키바-에노키즈는 燃え. 그런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