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이라고 주장하기도 뭣한 해석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잘못 걸린 오늘의 희생양-_-은, 예전 포스팅했던 「잘못된 히나마쯔리의 방법론(間違った雛祭りの祝い方)」을 비롯한 '일본 문화를 (꽤 의도적으로) 곡해하여 아유무의 기력 게이지를 마구 깎아먹는 민폐마왕 아이즈 러더포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올바른 일본 문화의 향유법(正しい日本文化のあり方)」입니다. 역시 「빗속의 산책(あめさんぽ)」의 마스터 쥬게쯔(じゅげつ) 상의 작품이고, 물론 여성향이니 커플질에 면역이 없으신 분은 더블 마치로 잽싸게 수평선 저 너머로 달아나 주시기 바랍니다.
주인장이야 늘 그렇듯이 배째고 등따고 장으로 줄넘기에 이단뜀뛰기를 시도 중이며, 문제 되면 사사삭 지워버릴 예정이고, 뭐 퍼 가실 분은 없겠지만 가져가시는 날엔 쿄고쿠도의 저주와 후지마키와 우부메가 자자손손 7대까지 따라붙습니다. (협박 중)
번역의 질에 대해 태클거시면 아주 슬픕니다.
...and less.
◇ 올바른 일본 문화의 향유법
6월, 아침부터 보슬보슬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카논 힐베르트는 짬을 내어 놀러온 아이즈의 방문을 연 즉시 돌이 되었다.
소파는 한구석으로 내쫓기고, 응접실로 쓰이는 방의 한가운데에 위세 좋게 버티고 선 저것은 코타츠.
일본인이 고래부터 오늘날까지 겨울을 따스하게 나고자 면면히 이용하고 있는 따뜻한 상, 코타츠.
(헤에, 이게 코타츠구나…)
마음 한구석으로 조금쯤은 감동하면서, 카논은 코타츠에 발을 넣고 팔자좋게 퍼져 자는 아이즈와 아유무를 뭐라 꼬집어 말하기가 불가능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마룻바닥에 담요를 깔고 누워 기분 좋게 자고 있는 두 소년이란 참으로 흐뭇하면서도 귀여운 광경이어서,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풀어지는 입가를 가눌 수 없긴 한데.
그러나. 그으러어나아아아아아아아.
현재 계절은 장마철에 접어든 초여름.
아침부터 내린 비로 조금 쌀쌀하기는 하지만, 카논은 반팔 차림이고, 아이즈나 아유무도 예외는 아니다.
고로.
「…뭐해, 아이즈?」
카논이 얼떨결에 질문을 던졌다고 해서 누가 그를 비난할 수 있으랴.
질문받은 당사자는, 언제 잤느냐는 듯이 눈을 번쩍 뜨고 발딱 일어났다.
「카논이냐」
「응」
「우선 들어와라」
「……응」
아이즈가 재촉하는 대로 코타츠에 발을 넣었다. 역시 안은 은근히 따스하다.
아이즈는 코타츠 위에 둔 바구니에서, 코타츠 하면 바로 따라오는 밀감을 꺼내 묵묵히 먹기 시작했다.
「빨리 왔군」
「…그렇지도 않아? 너희들, 자고 있었고」
아유무에게 흘긋 눈길을 주니, 이쪽은 세상 모르고 쿨쿨 자고 있다.
항상 무심무심한 표정의 소년에게선 좀처럼 연상할 수 없는 무척 안온한 얼굴이다.
「지친 모양이다. 자게 내버려 둬」
시선이 머문 자리를 알아챈 아이즈가 불쑥 내뱉자, 카논은 행간에 숨은 의미는 따지지 말자고 굳게 맹세하고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왜 코타츠야?」
이곳을 들여다 본 사람은 누구나 입에 올리지 않고는 못 배길 질문을 던지자, 아이즈는 「왜냐하면」이라 운을 떼고 밀감을 우물거렸다.
「장마철이라 해도 오늘은 쌀쌀하지」
「응」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코타츠의 진수를 체험해 보고 싶어졌다」
「………흐으응」
동생이지만 사고회로의 이동 경로는 도저히 추적이 불가능하다.
이 코타츠는 대체 어디서 조달한 건지.
「비밀이다」
마음을 읽힌 듯한 타이밍으로 대답이 돌아와, 카논은 쓴웃음을 띄웠다.
내 동생이지만 정말로 불가사의하다.
「듣자하니 아이스는 코타츠에서 먹는 게 절품이라더군. 그래서 나루미 동생이 아이스를 다 만들 때까지 코타츠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어」
아유무의 수난을 그제야 알고, 카논은 조용히 합장했다.
「아이스 만들려면 반나절은 걸리는데…. 수고했어, 아유무 군」
「잘 아는군, 카논. 같은 이유에서 젤라토라는 물건으로 급거 변경당했다」
아유무가 「반나절씩 붙들고 있게 생겼냐!」며 버럭 화를 내더라고 아이즈는 증언했다.
화내고도 남는다.
「굳이 만들 필요가 있어? 사 오면 되잖아」
「내가 나루미 동생의 아이스를 먹고 싶었으니까」
심히 당당하게 내가 법률임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아이즈에게는 쓴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아이즈, 응석은 못 써」
「응석인가?」
「응석이야. …아유무 군도 사람만 좋아서, 아이즈가 떼쓰는 걸 일일이 받아주니까…못 말려」
「사랑이지」
감개무량하게 고개를 주억이는 아이즈. 카논은 입을 닥칠 수밖에 없었다.
「슬슬 너희들이 외계생물로 보이기 시작했어」
「…으, 응?」
머리를 감싸안고 싶어지는 카논에게, 아이즈와는 다른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카, 논…?」
「안녕, 아유무 군」
방글거리며 손을 흔드는 카논을 향해 막 눈을 뜬 아유무는 머리를 끄덕끄덕하고,
「잘 자」
그리고 다시 푹 엎어져 잠에 빠져든다.
「……」
「신경 쓰지 마. 비몽사몽이면 항상 이래. 때 되면 알아서 일어나 알아서 창피해한다」
「…그래요」
어째 대오각성한 듯한 발언을 대충대충 뭉개고, 밀감을 까서 한 입 베어물었다.
「그보다 카논」
「응?」
피폐해진 카논에게, 아이즈가 담담하게 한 마디 던진다.
「맏물을 동쪽을 향하고 먹으면 재수가 좋다던데 정말일까」
「…글쎄다」
놀러오는 게 아니었다.
카논은 절절하게 생각했다.
이 분의 아유무가 참 좋습니다. 쿨하고 냉정하고 상식적인데 운대가리 없게도 인생이 피곤해지는 3대 특기 즉 넓은 오지랖과 쯧코미 근성과 문제아를 매료하는 페로몬을 두루두루 갖추고 태어나는 우를 범한 16세의 성모 마리아. (대폭소) 상대가 히요노 형님-_-이건 카논이건 아사즈키건 리오건 히즈미건 아무튼 누가 됐건 보케와 딴죽의 밀고 당기기 합전이 아주 맛깔스러운데 특히 상식 전반을 자궁에다 그대로 철퍽 깔아놓고 나와 버린 아이즈라면 그 재미가 두 말하기도 입만 아픔. 마스터께서 어서어서 '아이즈와 아유무의 구제불능하게 시시껄렁한 일상 에피소드'를 써 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왕이면 집게손가락을 곧추세우고 귀엽게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그건 비밀이다" 라고 해주지 그랬어 아이즈.
(동의하는 사람 칸자카 하지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