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모에할 건덕지가 한꺼번에 확 늘어 몸이 못 배기고 있음. 사포 버닝은 여전히 부글부글이요 스파이럴 최종화를 드디어 보고 기함하였으며 탐정들의 레퀴엠, 백마 왕자님과 키드 님의 투샷 나와주면 내 엄동설한에 결단코 북북춤이라도 추어주마. 휠스 양!! 케이크 먹고 죽어버리자!!! >_< 누가 뭐래도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뭐 건 그렇고 (화제 전환) 사포 팬 여러분, 혹여 RAINY NIGHT라는 CD를 아시는지?
사포의 드라마 CD는 '또 하나의 SAGA' 시리즈가 가장 유명할 것이다. 마스코트 걸즈 패닉에서 유감없이 피로된 앙리의 위험성과 변태성;이라던가 구데리안-하이넬 요요철철 바보 콤비의 폭렬 개그라던가 란돌에게 죽어라고 치여대는 상식인이어서 슬픈 남자 신죠라던가 여전히 건재한 부쯔홀츠-오사무-클레어 개그 트리오라던가 나구모와 교코 여왕님의 로맨스? 라던가 아무튼 무게 좀 잡아보려 애쓰는 본편과는 달리 (그러나 사실 본편도 개그다;) 대놓고 웃기려고 작심한 이 드라마 CD는 정말로 즐거웠었다. 아 젠장 마스코트 걸즈 패닉 다시 듣고 싶군. (H양~ 혹여 안 갖고 있냐? 옛날엔 있었는데 지금은 대체 어디 가 박혔는지....;)
그런데 실은 더블원 출시 무렵에 발매된 드라마 CD 3종 세트가 따로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헌데 이 3종 세트는 그 존재와 기획 의도부터가 범상치 않은 게, 무려 각각,
카가-하야토 / 구데리안-하이넬 / 부쯔홀츠-오사무 라는 아찔한 조합인 것이다.
(아무 말 안 해도 된다. 나도 제작진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다. 너무한다, 이래서 사포 공인 3대 커플이냐!!!? ;;;;)
RAINY NIGHT는 그 중 카가-하야토 편이다.
내가 대체 이 CD들의 존재를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나도 기억 못한다. 하도 옛날이라서; 다만 동인녀들 사이에는 거의 전설적이라는 화려한 명성만 어떻게 알고는, 꼭 한 번 들어보고파 침식을 전폐하고 발을 동동 구르기를 몇 달, 그러나 애니는 복사를 뜨고 음악은 SM CD로 듣던 그 시절에 벌써 새까맣게 묵은(1993년도 발매) 물 건너의 드라마 CD를 구한다는 건 차라리 하늘의 별을 따오라 요구하는 게 나을 실행 불능의 미션이었다. 오륙 년 전의 이야기다.
허나 동인신의 가호는 그 분의 충실한 종인 S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어느 날 지인과 더불어 용산과 함께 그 방면의 또 하나의 성지였던 테크노마트를 찾았던 S, 8층의 모 가게에서 CD 목록을 열심히 뒤적뒤적하던 차, 주인의 모에에 충실한 눈은 복사 판매 리스트의 한 구석에 초 당당히도 박혀 있는 본 CD, RAINY NIGHT를 발견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비명 지르고 졸도하는 추태만은 가까스로 면했으나, 오 할렐루야. 기적이 일어났도다. 동인신께 경배를.
(....지금 생각하면 그 가게는 뭘 믿고 그런 CD까지 들여놓았던지 모르겠다;)
주인에게 덤벼들다시피 해서 복사를 떴다. 광적으로 눈을 이글거리며 잡아먹을 듯이 이거이거이거이거이거!! 떠 주세요!! 라고 발악하는 새파란 어린 것에게 주인 아주머니가 무얼 생각하셨을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_-;;;; 그렇게 생난리를 떨고 쇼를 해 가며 복사한 주제에 당시엔 일본어 청취가 결정적으로 딸려 일백 푸로 즐기지도 못했다는 웃지 못할 뒷이야기는 그냥 패스하자. 얼굴에 불난다.
그 후로 5, 6년. 본 CD는 S의 CD장 속에서 여타 CD들과 고이 잠들어 있었다.
최근 아주 사소한 계기로 그만 사포에 재버닝하는 우를 범한 S는, 실로 오랜만에 RAINY NIGHT나 좀 들어볼까 우하하하하 뭐 그때 별로였는데 지금이라고 별 수 있겠어 라는 심히 가벼운 마음으로 발심하여 본 CD를 뽑아 걸고 돌렸던 것이니....
나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또 까먹고 있었다. (젠장 이 닭대가리;)
그 오륙 년 사이에 내 귀가 열렸다는 걸.
듣고 기냥 죽었음. 어머니 나 좀 살려요. RAINY NIGHT가 이.렇.게.나. 닭살이었던가!!!!!!! ;;;;;
(닭살 닭살 했지만 설마 이 정도냐! 기획자 누구야, 낯짝 좀 보자!!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물건을 만들어 팔아먹은 거냐아아아아아아아앗!!!!)
대충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015년 제 10회 사이버 포뮬러 최종 그랑프리에서 여왕님께 개겨; 고의로 크래쉬 리타이어한 블리드 카가는 종적을 감추었다. 시간은 흘러 때는 2016년 제 11회 사이버 포뮬러 대회 미국 그랑프리 직전. 머신의 조정 차 서킷을 들락날락하고 있던 카자미 하야토는, 카페테리아에서 작년 파이어볼 레이스(ZERO에서 당당히도 피로된 일명 러브; 메모리얼 제 3탄;)에서 대놓고 몸빵으로 부딪혀왔던 김렛이라는 남자와 마주친다. 그 김렛의 입에서 카가가 사고로 엄청난 부상을 입었다는 청천의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된 하야토. 걱정이 되어서 머신 조정에도 영 기합이 들어가지 않는다. 결국 참다 못한 그는 예선 전까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조건으로 쿠루마다 감독에게 휴가를 얻어 카가를 찾기 위한 여행길에 오르는데....
요약하면 하야토의 카가 씨 찾아 3만리.
아아 줄거리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오라가 풍긴다!! -_-;
어린 것이 지도 남자라고 바람피우러 간다는 게 찔렸는지 아스카와 팀 메이트들에게는 대충 얼버무리고 튀는 하야토는 포복절도감이었고(여기서 잠시 이 행위를 정녕 '바람'이라 불러도 될 것인가에 대한 S의 심각한 회의가 뒤따랐으나, S의 번뇌의 천사인 H양에 따르면 '공식적으로는 아스카가 퍼스트 맞잖아. 그러니까 문서상으로는 바람이야 -_-;;;' 오호라 깨달음을 얻었소 친구여), 빗속의 극-_-;적인 재회도 낯뜨겁기로는 일등급이었으나 아아, 그 정도는 이후로 이어질 정신 공격의 태풍에 비하면 실로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산들바람이었던 것이었으니....
용기 있는 자는 다음을 볼지어다!!!
사, 사람 살려....;;; 이거 오피셜? 이 인간들이 대체 뭐하는겨!?
이때 눈치 없이 문 팍 열고 들어온 짐 아저씨(카가 씨의 친구)에게 땅 치며 통곡 한 번 해주고.
(아님. 제때 열어줘서 진짜 고마움. 내비뒀으면 뭔 사단으로 발전했을지 어찌 아냐고;;;;)
[Hylls] 아니, 걱정됐으면 걱정됐다고 하면 되잖아! 왜 숨기는데! (폭소)
[KISARA] 들어보면 알아! 카가 씨의 목소리에서 인정하면 엄청 분할 것 같은 오라가 슬슬 풍긴다고!!
[Hylls] ..........................인정하면 절대 깔릴 것 같은 오라가 아니라?
[KISARA] ....부정할 수 없군.
용기가 있는 자는 하나를 더 보도록 하자!
내추럴하게 신혼 부부 모드? 라고 생각해 버린 나한텐 죄 없다. 사, 사람 살리셈..... (꼬르륵)
아냐, 내가 지금 듣고 있는 건 어쩌다(...) 사포와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행적이 비슷한 BLCD다!!! 아니면 돈이 썩어나는 동인녀가 즐기자고 만든 동인 CD다!! 이걸 지금 오피셜이라 인정하라는 거냐아아아아아아악!!! ;;;;
못살겠다 진짜. SEED의 SUIT CD쯤 아예 근처에도 못 가는 공력이다. 카가 씨의 대사 하나 목소리 톤 하나하나에서 뻔히 다 아는 걸 열심히 변명하고 있는 하야토가 귀여워 아주 환장하시겠다는 오라가 폴폴폴폴폴 피어오른다. 각본 쓴 인간 누구냐 얼굴 좀 보자. 구데리안-하이넬이나 부쯔홀츠-오사무 CD도 이러냐!? (이렇겠지;) 정말 이렇게 해서 사포 공인 3대 커플이냐!!! ;;;;;
하여튼 아아주 자연스럽게 대놓고 닭짓에 띠질에 짝대질까지 삼단 콤보로 해대는 카가 씨와 하야토에게 두 손 두 발 들 수 있는 덴 다 들었음. 알았다. 내가 졌다. 그냥 명예의 전당 올라가쇼;;;; 한 인간은 토끼고 한 인간은 정신이 허공에 떴으면 뭐 어떻단 말인가. 앵스트면 어떻고 파멸계면 뭐 어떠냔 말이다! 내가 졌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식으로 어린애 실컷 꼬셔놓고 책임도 안 지고 튄 남자 따위―!!! OTL (어흑흑) 정신면의 버진(....)도 당신이 가져간 주제에!! 책임져라. 좋은 남자라면 끝까지 책임지고 같이 죽으란 말이다앗 그게 라이벌의 도리가 아니면 뭔데에에에에 (짤짤짤짤짤짤짤)
이상, 오늘도 스파이럴 2단 부스터 가속 폭주 중인 S였습니다.
덤. 그것만 갖고는 좀 심심할까 봐 캐릭터 송에서까지 염장 질러주시는 이 쌈박한 센스를 어쩌면 좋을까.... 아 이 쓰벌한 인간들... OTL
SOUL MATE - 카네마루 준이치(金丸淳一)
YOU & I - 세키 토시히코(関俊彦)
소, 소울 메이트.........!!!!! (허걱쿨럭부르륵) (대폭발)
......이게 제작된 시점에 ZERO(1994년 발매) 기획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진심으로 감독 멱살 잡고 탈탈탈탈 털어보고 싶은 요즘이다. (ZERO도 들어가기 전에 SOUL MATE 운운이라면 진짜로 이건 구제의 여지가 없음. 당신네들 이 둘을 대체 뭔 세트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