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Y NIGHT를 아십니까?

Road to Infinity/끝없는 주절주절 | 2005/12/13 11:23

갑자기 모에할 건덕지가 한꺼번에 확 늘어 몸이 못 배기고 있음. 사포 버닝은 여전히 부글부글이요 스파이럴 최종화를 드디어 보고 기함하였으며 탐정들의 레퀴엠, 백마 왕자님과 키드 님의 투샷 나와주면 내 엄동설한에 결단코 북북춤이라도 추어주마. 휠스 양!! 케이크 먹고 죽어버리자!!! >_< 누가 뭐래도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뭐 건 그렇고 (화제 전환) 사포 팬 여러분, 혹여 RAINY NIGHT라는 CD를 아시는지?

사포의 드라마 CD는 '또 하나의 SAGA' 시리즈가 가장 유명할 것이다. 마스코트 걸즈 패닉에서 유감없이 피로된 앙리의 위험성과 변태성;이라던가 구데리안-하이넬 요요철철 바보 콤비의 폭렬 개그라던가 란돌에게 죽어라고 치여대는 상식인이어서 슬픈 남자 신죠라던가 여전히 건재한 부쯔홀츠-오사무-클레어 개그 트리오라던가 나구모와 교코 여왕님의 로맨스? 라던가 아무튼 무게 좀 잡아보려 애쓰는 본편과는 달리 (그러나 사실 본편도 개그다;) 대놓고 웃기려고 작심한 이 드라마 CD는 정말로 즐거웠었다. 아 젠장 마스코트 걸즈 패닉 다시 듣고 싶군. (H양~ 혹여 안 갖고 있냐? 옛날엔 있었는데 지금은 대체 어디 가 박혔는지....;)


그런데 실은 더블원 출시 무렵에 발매된 드라마 CD 3종 세트가 따로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헌데 이 3종 세트는 그 존재와 기획 의도부터가 범상치 않은 게, 무려 각각,

카가-하야토 / 구데리안-하이넬 / 부쯔홀츠-오사무 라는 아찔한 조합인 것이다.
(아무 말 안 해도 된다. 나도 제작진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다. 너무한다, 이래서 사포 공인 3대 커플이냐!!!? ;;;;)

RAINY NIGHT는 그 중 카가-하야토 편이다.

내가 대체 이 CD들의 존재를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나도 기억 못한다. 하도 옛날이라서; 다만 동인녀들 사이에는 거의 전설적이라는 화려한 명성만 어떻게 알고는, 꼭 한 번 들어보고파 침식을 전폐하고 발을 동동 구르기를 몇 달, 그러나 애니는 복사를 뜨고 음악은 SM CD로 듣던 그 시절에 벌써 새까맣게 묵은(1993년도 발매) 물 건너의 드라마 CD를 구한다는 건 차라리 하늘의 별을 따오라 요구하는 게 나을 실행 불능의 미션이었다. 오륙 년 전의 이야기다.
허나 동인신의 가호는 그 분의 충실한 종인 S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어느 날 지인과 더불어 용산과 함께 그 방면의 또 하나의 성지였던 테크노마트를 찾았던 S, 8층의 모 가게에서 CD 목록을 열심히 뒤적뒤적하던 차, 주인의 모에에 충실한 눈은 복사 판매 리스트의 한 구석에 초 당당히도 박혀 있는 본 CD, RAINY NIGHT를 발견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비명 지르고 졸도하는 추태만은 가까스로 면했으나, 오 할렐루야. 기적이 일어났도다. 동인신께 경배를.
(....지금 생각하면 그 가게는 뭘 믿고 그런 CD까지 들여놓았던지 모르겠다;)

주인에게 덤벼들다시피 해서 복사를 떴다. 광적으로 눈을 이글거리며 잡아먹을 듯이 이거이거이거이거이거!! 떠 주세요!! 라고 발악하는 새파란 어린 것에게 주인 아주머니가 무얼 생각하셨을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_-;;;; 그렇게 생난리를 떨고 쇼를 해 가며 복사한 주제에 당시엔 일본어 청취가 결정적으로 딸려 일백 푸로 즐기지도 못했다는 웃지 못할 뒷이야기는 그냥 패스하자. 얼굴에 불난다.

그 후로 5, 6년. 본 CD는 S의 CD장 속에서 여타 CD들과 고이 잠들어 있었다.
최근 아주 사소한 계기로 그만 사포에 재버닝하는 우를 범한 S는, 실로 오랜만에 RAINY NIGHT나 좀 들어볼까 우하하하하 뭐 그때 별로였는데 지금이라고 별 수 있겠어 라는 심히 가벼운 마음으로 발심하여 본 CD를 뽑아 걸고 돌렸던 것이니....

나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까먹고 있었다. (젠장 이 닭대가리;)
그 오륙 년 사이에 내 귀가 열렸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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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자 2005/12/13 12:49
..............
.......................
................................(비질비질)
KISARA님 때문에 저까지 빠질 것 같아요;;;;; 책임지세요;;;; 헉헉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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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부장 2005/12/13 13:44
저기... 전 남자거든요...--;;;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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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닌 2005/12/13 14:17
ㅠㅠㅠㅠㅠㅠㅠㅠㅠb 으헉헉(웃다가 지쳤음[..])
아스카랑도 저런 장면 없었던 걸로 압니다만. 하야토 엄청엄청 귀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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氷雪 2005/12/13 16:40
아하하하... OTL 그..... '공인'이 정말로 '공인' 이었군요. (먼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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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엘레이스 2005/12/13 16:55
매일 와서 글을 읽는것이 즐겁습니다.
아아, 저 바보커플의 칠렐레팔렐레호노보노모드라니요. 욕망에 약한 여자는 그만 꽥 하고 죽었습니다.OTL 그런 훌륭한 물건이 있다니! 거기다가 그게 오피셜이란 말입니까!(무념)
....후쿠탕 감독...시데.시드 때부터도 그랬지만 잠자코 면담이 좀 필요한것 같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건지 좀 진지하게 면담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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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린 2005/12/15 01:28
(불쑥) 부크홀츠X오사무에 귀가 쫑끗 섰사옵니다. 어딜가나 묵은 쉰내가 조금씩 섞여야 눈이 돌아가는 취향이란.... 그런거죠 뭐.(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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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12/15 08:16
살아가자 님 / 어서 오십시오. 여기는 즐겁답니다~ 후후후후후.... (유혹의 손짓)

개발부장 님 / 동인심에 남자와 여자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지) 저런, 낚이셨나요... 후후후후후....

제닌 님 / 허걱, 숨 쉬세요! ...물론 아스카랑도 저런 장면 없었죠. 저 소년 닭살 신공은 엉뚱한 데서만 배워가지고;

氷雪 님 / 그 '공인'이 그 '공인'이 아님 무엇이겠습니까요.

시엘레이스 님 / 즐겨주시면 저도 기쁘죠.
문면만으로도 파괴력이 장난이 아닌데 실제로 들으면 상승 효과로 죽습니다 죽어요. 저게 무려 오피셜이라니 세상은 참 아름답지 않습니까.
후쿠다 감독은 일종의 천재라니까요. 무서븐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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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12/15 08:16
리린 님 /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묵은 쉰내가 좀 섞여서 좋은 건 당연한 거죠 (수군) 전 클레어 씨까지 넣어 개그 트리오;로서 몹시 사랑하고 있습니다. ('에잇 이거 놔 부쯔홀츠!!' 버둥버둥 + 물고 늘어지기 + 박수 치며 웃기의 삼단 콤보가 좀 강했죠) 부쯔홀츠 씨가 2023년에 SUGO로 이적했다기에 - 게임 얘기지만 SIN에서도 그랬던가 안 그랬던가... 아 헷갈려; - 만세까지 불렀는걸요 (웃음)
뭐 누구 씨들처럼 서로 알아서 상대 인생 말아먹고 있지도 않고 참 편하고 재미있어서 좋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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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힐 2005/12/18 16:39
뭐, 대놓고 공인 3대커플이라니까요(...) 구데리안-하이넬 콤비나 부츠홀츠-오사무 콤비는 보고있으면 참 귀여워요>_<
.....그나저나 카가랑 하야토 무지 귀엽네요;ㅂ; 저 귀여운 커플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오오오오;ㅂ; 그러고보니 사포 드라마CD가 몇개 있었는데 어따 뒀을까나. 한국 가면 한번 방을 뒤져봐야겠네요(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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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12/19 12:39
나이힐 님 / 대놓고 공인이죠(....). 전 카가하야토 파지만 구데리안-하이넬이나 부쯔홀츠-오사무(+ 클레어)도 어마무지하게 좋아합니다. 귀엽잖아요오오오.
문면으로는 도저히 저 바보커플의 귀여움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혹시 듣고 싶으시다면...저어, 함께 나누시겠습니까? (수줍) 한국에 오셔서 드라마 CD를 찾으시거든 감상문, 써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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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힐 2005/12/29 02:02
어머나, 어쩌다보니 이 덧글을 지금 확인했네요; 흑흑, 저 듣고 싶어요! 듣고 싶어요오오!! 듣게 해주신다면야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사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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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12/30 10:21
나이힐 님 /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답니다 ^^ 그럼 적당한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겠습니까? 남겨주시는 즉시 즉각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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