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IRPG.

Road to Infinity/끝없는 주절주절 | 2005/12/17 21:15

국가적으로 하도 우울한 일이 드글드글하여 나는 모르쇠를 굳히고 살아가려 했던 평범한 일반 시민 S조차도 심히 기분이 꿀꿀하던 차, 어찌어찌 마음의 동지이자 동반자인 H양과 손발도 맞고 파장도 맞아 실로 몇 년만에 패러디 IRPG로 데굴데굴 굴러갔음. (코난 이후로 처음이지 이게?) 어쩌다 너무나, 아아주, 지독히 자연스럽게 내가 반할 상대 잘못 찍어 인생 와방 씹어드신 오스트리아산 21년 숙성품 왕자님을 맡고 그녀가 제로의 영역 있어봤자 쓸데도 없는 눈치는 개뿔의 챔프놈(...)을 맡게 되었는지는 뭐, 운명이려니.

(나 백마 왕자님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좋은 남자 안 하겠다고 눈물로 맹세했는데!!! H양 말마따나 이 바닥에서 젠틀 따윈 아무짝에도 쓸모없단 말이다. 미인은 애비 쳐죽이고 오래비 달아맨 잡놈이 차지하는 게 이 동네의 철칙이라구!! T.T)

"맹세는 깨라고 짓는 거래매요?"
"캬악!!!"

순수한 동인심으로는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으나 통상 캐릭터 몰입도 400%를 자랑하며 왕자님 속성에 껌뻑 죽어나는 처자 둘의 가슴에는 이따시만한 스크래치가 죽죽 그어졌다. 젠장, 난 정말정말 천연이 싫단 말이지....!! OTL


오늘의 깨달음 하나. 카자미 하야토란 놈은 말기 악성천연이었다.

(악성종양 삘로 이해하시면 몹시 바람직하겠습니다)

[KISARA] .......어차피 하야토 저 인간도 자각 전무의 죽을 만큼 나쁜 놈이니까 괜찮아! 내가 그랬잖아, 남들 인생까지 들고 죄다 방법하는 놈이라고!
[KISARA] (거기에 무려 카운터 날린 카가 씨도 어지간하심; 진짜 천생연분이란 건 이런 건가 보다;;;)
[Hylls] (...그딴 천생연분 세상에 민폐야... (먼 산))
[KISARA] (당연히 민폐지... [먼 눈])

깨달음 둘. 민폐성 천연은 세상에서 가장 악랄한 존재였다.;;;;

깨달음 셋. 이놈에 비하면 백마 왕자님께 그토록 쌀쌀맞던 카이짱은 천사였다.
(오 마이 갓, 내 평생에 카이짱이 천사로 보일 날이 올 줄은....;;;;)

깨달음 넷. 주는 밥상 잘 찾아먹는 게 항상 좋은 건 아니다. (먼 눈)


아아 왕자님, 당신은 어쩌다 저런 놈에게 마음을 주셨나요....... T.T
(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좌절)


덤. 헌데 말이오 H양, 국민건전추리만화에서 죽자사자 염장질리고 국민발랄카드배틀만화에서 눈물 열 동이는 족히 뽑고 국민명랑격투만화에서 심장 쥐뜯기다 이젠 국민로망레이스물에서 앵스트로 직선정면초전돌격하는 우린 대체....;;;;
(우리가 괴상한 게 아니라 그 방향으로도 해석 가능한 코드를 깔아놓은 작가들이 죽일 인간이라고 조심스럽게 주장해 본....쿨럭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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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in 2005/12/18 14:01
사포는 아직 손대볼 생각도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만, 그눔의-_- 괴도님이 천사로 보이게 만드는 물건이라니 얇은 귀가 움찔거립니다.; 으음. 그치만 지금까지 봐왔던 키사라님의 절규를 생각하면 어째 자폭이라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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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05/12/19 12:42
Josephin님 / 옛 시인도 말씀했습니다. 자폭치 않고 후회하느니 자폭 후 죽어버리는 편이 행복하나니라. (절대 아니얏!!) 한 번 손대 보심이 어떠하올런지요... 후후후후후....
마음 다 주지도 않을 거면 차라리 쌀쌀맞은 게 백만 배 천사표라는 진리를 실감 중입니다. 카이짱, 나쁜 놈이라고 욕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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