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로망.

Road to Infinity/끝없는 주절주절 | 2006/01/09 17:59

내 버닝버닝버닝파이어의 인생에서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욕조 씬은 위로 다섯 손가락 내에 꼽히는 로망 중의 로망임. 욕조 안에 쭈그리고 앉아 좀 전에 부아악 찢어발긴 크리스틴 스코트-토머스의 새하얀 원피슬 (조금 궁상맞은 폼으로) 열심히열심히 서투르게 꼬매고 있는 레이프 파인즈라니 너무 좋잖아 우어어어어어어

.....K씨로 그런 거 해 주면 경배라도 하겠음. (그 사람은 손재주 하난 와방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K씨의 카디건 하나 덜렁 걸치고 욕조에 기대앉아 키득거리면서 비누거품으로 꼼지락꼼지락 장난치다 한 대 맞는 H군 옆에 있으면 두 배로 좋다!

식은 땀 흘리며 도망가려는 H군 덥석 붙들어 욕조에 처박고 강제로 머리 감겨주는 K씨라던가, 눈 따갑다고 난리법석을 떨다 결국에는 얌전해지는 H군이라던가, 드라이기로 말려주면서 개 한 마리 키우는 기분이라고 투덜대는 K씨라던가, 앗 나 페트!? 라며 항의하는 H군이라던가, 우키우키하면서 K씨의 귀를 파주고 있는 H군과 태연을 가장은 하지만 얘가 하다가 퍽 쑤시지는 않나 내심 두근두근조마조마인 K씨라던가, K씨의 댕기머리를 풀었다 꼬았다 갖고 노는 데 정신팔린 H군이라던가, 요리하는 K씨의 등에 꼭 달라붙어 앞치마 둘러주고는 그 전체적인 모양새에 허리잡고 폭소하는 H군이라던가 내빼는 녀석을 프라이팬 들고 추격하는 K씨라던가, 평생 놀고 먹어도 될 만큼 쌓아놓은 주제에 캡 치사하게 마지막 윈너를 두고 으르렁크르렁 포크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K씨와 H군이라던가, 결국 몽땅 다 내팽개치고 냉장고 앞에 진치고 앉아 나인 하프 위크식(...) 푸드 플레이에 열 올리는 저 인간들이라던가... 던가.... 던가.... 번뇌도 병인 양 잠 못들어 하노매라 으하하하하하 OTL

(....번뇌야 병 맞지;)

K/H 커플은 - 관리인 마음속에선 이미 거의 불가능으로 낙인찍힌; - 베드인보다는 이런 포어플레이(...) 같은 일상의 투닥투닥굴러댕김;이 한 백만 배는 더 모에모에임. 아우렐리아노와 아마란따 우르술라의 뒹굴거림 같은 거 떠올려주면 더더욱 좋다. 아아 내가 이 인간들 땜에 미쳐요.

현재 우울한 망상만 부르륵 백만 개 해 버리고 필사적으로 도피하고 있는 중;;

......그나저나 이니셜로 쓰면 좀 덜 창피할 것 같더냐? (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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