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리뷰] CUBIC BLACK - 貴方のことが何もわからなくても、僕は構いません

Road to Infinity/끝없는 주절주절 | 2006/01/26 12:12

.....역시.... 이런 거 처음이냐?
에? 에... 에에에엣!?
그렇겠지;;
...미안하다. 브레이크가 듣질 않았어.

───계속... 해 주세요. 저.... 어린애가 아닌걸요.
....하야토, 너...!
그야... 처음이지만, 카가 씨라면 괜찮아요. ──카가 씨가 주는 거라면, 뭐든지 다 좋아요.


아─저 말이다... 별 거 없다구. 들어봤자 유쾌할 만한 얘기도 아니고, 그래서 입 다물고 있는 거고...
──아뇨! 하나도 몰라서 분해 죽겠으니까 물어봐 드리지 않을래요.
그러니까 카가 씨가 얘기해 주고 싶으실 때 해 주세요.
저, 느긋하게 맘 먹기로 했어요. 그야 뭐든지 다 알고 싶고 듣고 싶지만...
때때로 카가 씨가 이렇게 눈앞에 있어주기만 하면─전 행복하니까요.
.......-////-;;;;;;.......

...미...리 말해두겠는데...! 난 니가 생각하는 것만큼 잘난 인간이 아니라구! 착각하면 못 쓴다, 응? 지난 번처럼 꼴사납게 주정 부리질 않나 욕지거릴 하질 않나 난동을 피우질 않나...
에헤헤, 뭐 어때요~꼴사나워도 카가 씬 근사한걸.
...뭐... 뭐야 그게! 너 뜻이나 알고 말하는 거냐!?
알고 말고요?


───괜찮아요. 전 어떤 카가 씨라도 전부 다 좋아할 자신이 있어요.




인간아, 14살은 어린애 맞다!!! ;;;; (그것도 침대 끌고 들어가면 강간 화간을 불문하고 콩밥 먹는 나이다!!)

미즈모리의 동인지 22권을 한숨에 읽어치우고 1993년 재록본은 대체 어딨냐고 마음속으로 울부짖은 그날 별 생각없이 야후 옥션을 디볐더니 바로 떡하니 매물에 올라와 있는 C.F. REVIVAL II~1993~. 오 젠장. 지름신의 계시려니 체념하고 기냥 입찰했다. 경쟁자가 나타나 지난 번 63권 세트의 악몽을 되새기고 몸을 떨며 긴장했지만 다행히 상대가 엄청 초짜였던지 바보(...)였던지 종료 시간에 잤던지(....) 시작가에 100엔만 더 얹어주고 리즈너~블한 가격으로 낙찰 성공. 그래 넌 내 것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게로구나... 흐흐흐흐 예쁜 것.
그리고 문제의 재록본에 수록된 장편 CUBIC BLACK에서 단숨에 격침당했다. 완전 침몰. 무조건 항복. 사람 살려. 누군가 나를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데려가 줘! OTL

그간 미즈모리의 동인지를 뒤적이며 하야토 너 진짜 제대로 잡았구나, 좋~겠다... 라 투덜투덜대던 걸 냅다 철회하고 진심으로 하늘을 향해 구성지게 포효하는(...) S의 여심. 블리드 카가 이 복많은 인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꽂힌 상대한테 저런 식으로 무지무지 스트레이트하고 곧바르게 사랑받는 게 뭐 아무나 타고나는 행운인 줄 아냐──!! 제길, 뭐 인복이 없어? 청승과부(오타 아님) 팔자야?! 몽땅 다 취소다!! CANCEL! 取り消し! 당신은 배가 불렀어! 갓뎀!
(팬덤과 캐논을 심하게 혼동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신경 쓰면 패배임;)

내 수많은 서방과 마누라들 중에는 가끔 가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캐릭터로서의 가치에 어마어마한 플러스 요소가 되고 그 캐릭터를 구성하고 정의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일임하는 녀석들이 있다. 뒤집어 말하면 어느 특정한 상대를 좋아하지 않는 그 인간은 그 인간으로서 인정할 수가 없다는 매~우 협착한 발상을 내게 강요하는(잘도 뒤집어씌우고 있음;) 종자들 되겠는데, 지금 당장 생각나는 대표적인 예로는 제르가디스 그레이워즈와 소마 쿄를 들 수 있겠음. 내가 제르에게 제대로 꽂힌 건 팬덤에서 리나에 대한 사랑으로 고뇌하는 그이를 본 순간이었고 쿄를 그냥 확 껴안고 부비부비해 주고 싶어진 게 녀석이 10권에서 토오루에게 키자 프린스 유키도 여태 못한 초 스트레이트한 사랑 고백을 폰트 18로 때린 (물론 마음속이었고 토오루는 저 머나~먼 해변가였지만) 역사적인 찰나였으므로.
뭔 말을 하고 싶냐 하면, 그거다. 저 대열에 카자미 하야토 군이 멋지게 합류했다는 거. -_-;;;;

메이키도에서 용케 입수한 칸베 아키라의 R/H 동인지가 그토록 예쁘고 귀엽건만 비단 왕자님 해석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 왕자님은 세상 누구에게 폼을 잡으셔도 하야토'에게만은' 죽빵 닭살스런 대사가 대략 불가능하고 허구헌날 신경 득득 긁는 소리만 하실 분이라는 데 아스라다 전 시리즈를 다 걸 수 있다!! - 전체적으로 넘치는 위화감에 정신이 마구 멀어지려 하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이유는 간단하고 명백했다. 난 더 이상 '특별한 관계가 아닌 카가/하야토'를 맨정신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카가 씨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하야토'라는 걸 인식하고 납득하기를 뇌가 뱃심좋게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orz 한 문장으로 요약해 말해서 이젠 '카가 씨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하야토'는 내게 있어 결코 더 이상 카자미 하야토가 될 수 없다는 얘기. 젠장.
아 그야 물론 '하야토가 특별하지 않은 카가' 역시 뇌가 못 받아들이고 이씨 당신 블리드 카가 아니지! 모드 되긴 마찬가지지만, 단 뇌가 거부하는 순서는 전자가 훨씬 앞선다. 카가→하야토의 벡터가 카가←하야토의 벡터보다 약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카가 씨가 스트레이트 언어적 애정표현 지수에서 하도 점수가 바닥이라 철저한 텍스트 인간인 S의 뇌내 반응 속도가 좀 느리다고나 할까; (전부 몸빵으로 때우니까 그렇지)

아무튼 CUBIC BLACK에서 너무 거하게 데였다. 동인지 자체는 엄청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움. 기념할 만한 미즈모리 버전 K/H의 초야(...)물이기도 하고. (칸베도 그러더니 미즈모리도 왜 이렇게 이 놈들은 침대 밀어넣기는 쉬운데 처음으로 선 넘기까지의 과정이 어려운 거냐고 발버둥을 치고 있더라;) 연상의 오기를 걸고 근 필사적으로 느긋한 여유를 가장하더니만 결국 5살 연하 꼬맹이의 스트레이트한 고백에 시뻘개져서 허둥대는 카가 씨라던가 첫날 밤 뚝딱 치러버리고 창피해서 담요 밑에서 나오질 못하는 하야토라던가 말에 약한 바보와 몸빵에 약한 바보가 만나서 쩔쩔매는 꼴들이 악질적으로 사랑스럽긴 하지만...! 하지만 말야...! 카자미 하야토 너, 대체 뭘 먹고 어떻게 자라면 '평범하고 무난하게 자랐다'던 14살짜리가 남자 상대로 저런 무시무시한 대사를 잘도 줄줄줄줄 읊어댈 수 있는 거냐! 이 인간 습관이 히라키나오리(...)라더니 진짜로 대책없게 어마어마한 거물 아닌가 이놈. 니가 괜히 남 인생 한큐에 비벼 전탕 말아먹는 별 밑에 태어난 게 아니었구나. 될성그른 나무는 떡잎부터 엇자란다더니 정말이구나.... OTL

하여간 난 '카가 씨를 좋아하는 하야토'가 한 서너 배쯤은 더 귀엽고 예뻐 죽겠단 얘기고 당면한 문제는 이거임. 저토록 두둑하게 사랑받던 주제에 - 팬덤과 캐논을(후략) - 멋대로 삽질하다 종국엔 확 토껴버린 저 남자를 어떻게 달달 볶아 요리해 줄까... 후, 후후후.... 후후후후후후.... (<- 거하게 비뚤어지고 있음;)

(그러나 H양, 이쯤 되면 그대의 리퀘스트는 도저히 불가능해... 부디 가능한 선에서 리퀘해 주오 OTL)


덤. 미즈모리의 2019년 생일본 HEAVEN-MADE MAGIC!! 에 수록된 독자 앙케트 '카가/하야토에게 이것만은 제발 하지 마! 라며 절규하고 싶은 게 있나요?' 에 대한 답변에서, 카가 SIDE 1위가 '바람은 죽어도 용납 못해애애애앳!' 이고 하야토 SIDE 1위가 '부디 아스카와 결혼하진 말아줘 T.T' 인 걸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함. 어쩜 이렇게까지 더블뻑큐로 나갈 수 있나 SIN;;;; 제기랄, 혹시 고의였던 거 아냐 후쿠탕!?
(SAGA II 드라마 시리즈 최종화 '재규어의 엠블렘'의 짤막한 감상문을 우연히 봤다가 '역시 저 두 사람은 영원한 SOUL MATE구나 생각했어요' 라는 말에 단방에 격침당해 어둠의 경로를 열심히 파는 한편 현재 근엄한 척 SIN 제작을 총지휘하며 뒷구멍으론 너희들 동인녀가 암만 날고 기어봤자 카가/하야토를 나보다 더 잘할 수는 없을 거다! 봐라! 나의 K/H는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영혼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이라구!! 라며 Diabolical Laugh;하게 크하하하 홍소하는 후쿠탕의 환영 같은 지독한 피해망상;에나 시달리고 있음. 아 중증이다 나;)

(....이거... '전국의 동인녀들이 카에데를 아름답게 그리려 애쓰는 모양인데 흥! 그래봤자지! 나의 카에데는 한쪽 눈이 가려져도 이렇게 아름답다구!!!' 하며 우! 하! 하! 하! 웃어젖히던 모 동인지의 이노다케와 비슷한 레벨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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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惡† 2006/01/27 12:41
우어. 부럽습니다. ;ㅁ;
수정/삭제 댓글
KISARA 2006/02/01 09:40
†血惡†님 / 후후훗, 부러우십니까~ (어이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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