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블로그가 하도 사포 일색이라 시국도 하 수상한 김에 좀 다른 문제로 나불나불 떠들어대려 했더니 세상이 S를 가만두어주지 않습니다 그려. (핑계도 좋다) 지벨 님의 유쾌하고 유쾌한 SS에서 촉발된 물건입니다. 에잇, S에게 자꾸 영감을 주시는 뮤즈님이 나빠요오~ (....)
SIDE A-05. 몸조심하세요(お大事に)
"............우욱...."
아까부터 심상찮으리만치 백짓장같은 얼굴로 멍하니 앉아 있던 하야토가 갑자기 상반신을 앞으로 꺾으며 헛구역질을 했다.
"Oh~카자미! 이게 웬일이래!"
호들갑을 떠는 구데리안을 구석으로 치워버리고 이리 휘청 저리 까닥하는 애를 붙들어 홱 끌어당겼다. 힘없이 품안으로 딸려오는 몸이 평소보다 훨씬 마르고 가볍게 느껴지는 건 필시 기분 탓이리라. 틀림없다.
"야 임마 하야토, 정신 좀 챙겨! 이건 또 뭔 지랄이냐, 갑자기 왜 이래!"
".......죄, 죄송해요. 갑자기 눈앞이 핑 돌아서... 그치만 이젠 괜찮으니까...."
"얼굴이 반쪽인데 괜찮긴 나발이 괜찮아!?"
"아뇨, 정말이에요. 진짜 괜찮으니까 이제 놔 주셔도.... 우욱;"
괜찮다 괜찮다는 말만 앵무새 마냥 반복하며 명치께에 머리를 박고 나오지도 않는 헛구역질을 반복하는 미련곰탱이에게 카가는 드디어 참은 성질을 벌컥 터뜨렸다.
"내 애냐?"
매머드도 한 방에 냉동시키는 영하 110도의 강풍이 불어닥치고 파란을 예감한 구경꾼들이 멋지구리한 문워킹으로 열심히 물러날 제.
하야토는 상큼히도 웃으면서 마침 간이 탁자 위에 곱게 얹힌 구데리안의 헬멧을 움켜쥐었다.
구데리안은 눈을 가리고 - 물론 손가락은 빠꼼히 벌리고 - 하이넬은 조용히 성호를 그었다.
"아... 저 말이다 하야토...? 오해하지 마라? 저얼대 고의도 악질적인 농담도 아냐! 그냥 말이 좀 헛나와서... 과실이야! 실수라니까 실.수! 설마 니가 아픈데 내가 농담따먹기나 하겠냐? 잠깐, 우와, 눈이 진심이야! 날 못 믿는 거냐 너!?"
"문답무용! 카가 씨 바보──!!!"
뒷이야기 하나 : 화해하는데 무려 반 나절이나 걸렸다고 한다.
뒷이야기 둘 : 알고 봤더니 그날 아침 직경 30센티미터의 자허토르테를 홀랑 집어삼킨 것이 원인이었다.
.....일명
'블리드 카가 실언 시리즈'라던가 뭐라던가. (점점 바보가 되어간다 이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