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G IT ON, YOU GUYS!!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6/02/15 09:57

친척 집에서 강인하게 얻어온(....) 브링 잇 온을 어젯밤에 드디어 제대로 봤음.
오랜만에 보는 진짜로 화끈한 스포츠물이었다. 우효~치어리딩만으로 이렇게 근사할 수 있는지 전혀 몰랐지! 아가씨들이 허공을 훨훨 날아댕기는 테크닉의 화려함도 화려함이지만 어리고 싱싱한 것들이 작은 화면이 떠나가라 사정없이 뿜어대는 폭발할 듯한 에너지는 저절로 엉덩이가 들썩일 만큼 흥겹고 신이 난다. 키어스틴! 키어스틴! 언니 최고야!

고작 1시간 반의 러닝타임에 갱생과 구원과 호모포브와 인종 차별과 계급 갈등과 세대 갈등과 용서와 화합과 이해와 성장과 기타 등등을 다 쑤셔넣으려다 보니 때로 얘깃거리에 막 짓눌려 허덕이기도 하고 뒤로 가면서 하도 풀어놓은 게 많다보니 수습하기에 바빠 갈등 구조가 상당히 밋밋해지고 스포츠물의 정석을 매우 많이 정석적으로; 밟고 있는 경향이 없진 않지만 하얗고 까만 예쁜 애들이 헐벗고 온 몸을 불살라가며 춤을 추는데 그게 싫다면 나는 KISARA가 아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좀 재수없고 짜증나는 인간들도 꽤 있고 특히 전임자의 뻔뻔스러움은 내가 토랜스였으면 그 잘나빠진 안면에 볼 거 없이 스트레이트를 꽂았을 일이나 결국 모두 그저 좀 두리뭉실하고 철이 쪼끔 덜 들고 아직 어릴 뿐이지 정말 뼛속까지 썩어빠진 애들은 하나도 없다는 거. 처음엔 좀 미적미적하다 맘잡고 속죄하기로 작심한 후로는 폭발적으로 좋은 일 하겠다고 밀고 나가는 토랜스도 보기 좋았고, 토랜스에게 감화된 토로스 애들이 몸 불살라가며 연습하고 결과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도 정말로 대견했다. 그 외에도 방향은 좀 다르지만 초기엔 시큰둥하던 미시가 결국엔 열정적으로 치어리딩의 세계에 빠져드는 거라던가 이닦기로 시작되는 클리프와 토랜스의 귀엽디 귀여운 로맨스라던가 대놓고 게이인 레스와 뼛속까지 스트레이트인 잰이 아주 자연스럽게 친구로서 어울려다니는 폼이라던가, 저절로 미소가 감드는 흐뭇한 광경이 무척 많아서 엄청나게 즐겁고 유쾌한 영화였다. 대략 90분 눈알이와 마음이가 모두 호강했습니다 스태프 여러분. 꾸벅.

하여간 토랜스의 키어스틴 던스트도 미시의 일라이저 두쉬쿠도 멋지고 근사하고 허리가 훌륭했지만(....) 의외의 대박은 가브리엘 유니언의 아이시스. 언니야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심. 어색하게 말 좀 붙여보려 하는 토로스 애들을 눈썹 한 짝 치켜올리기 신공을 구사하며 도도하게 깔아보시는 모습에서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언니가 캡틴이라면 소첩 역시 기어서라도 그 뒤를 따르오리다. 따지고 보면 클로버즈를 여기까지 끌고 온 건 전부 캡틴 아이시스의 공로가 아닌가. 당신 크게 될 거야, 응.


덤 1. 근데 클로버즈 애들은 아이시스, 라바, 제넬로프, 라프레드... 이름들이 다 왜 이러냐? 부모들이 다 히피 세댄가?

덤 2. 남자 치어리더들이 왜 계집애 같다고 조롱거리가 되는지 난 죽어도 모르겠다. 아무리 여자애들이 날씬하고 가늘어도 그렇지 사람 하나 공중에 번쩍번쩍 들어올리고 던지고 돌려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무조건 돌진해서 갖다박는 미식축구보다 훨씬 엄청난 운동량과 근력과 집중력을 요구한단 말이다 거기 상무식한 쉐이들아 -_-

덤 3. 잰을 연기한 네이선 웨스트... 어쩐지 트라볼타를 닮았다? ;;;

덤 4. 저 나란히 이닦기 시추에이션을 어떻게 활용 못할까 궁리하고 있는 내가 매우 싫음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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