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꾸물댔다 싶으면 잊힐세라 돌아오는 SS 시리즈. 혹시 의욕이 떨어진 건 아닌가 주말 동안 약간 걱정했는데 하아 웬걸, 막상 잡으니 술술 잘도 나가는구먼그려. 하여간 그리하여 이번 주를 여는 첫 포스팅은 항례의 50*2제 되겠습니다. 질리셔도 할 수 없어요;;;
SIDE B-26. 무덤(墓)
어찌 굴러도 신죠 나오키에겐 쌍방이 지옥
アイツはさ 運悪すぎる 地獄のみ どう転んでも 新条にはね
5/7/5 혹은 5/7/5/7/7 맞추기 되게 힘드네 거;
처음에는 꿀꿀한 과제답게 시리어스 일직선으로 가려다 너무 뻔해서 결국 포기했음. 어차피 삶 전체가 클리셰인 인생이라 해도 가능한 한 진부함은 피해봐야 하는 법이다. 뭔 소리야;
(이래놓고 나중에 또 무덤 시리어스 버전으로 한 편 더 쓰거들랑 마음껏 구박해 주십시오.... OTL)
신죠는 CF 톱 클래스 중에서 제일 소시민 근성이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 집안이 부유하고 말고는 하등 상관없음. 소시민 근성과 비교적 정상적인 감각과 올바른 상식과 천연보케끼와 눈치 없음과 둔감함과 근성과 즈레쯧코미 기질과 주변이 몽땅 기인괴인바보멍청이집단이라는 요소가 최악의 방향으로 믹스된 결과가 바로 이 CF 제일의 궁상삽질남. 비슷하게 상식인인 부쯔홀츠는 근본적으로 뭐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를 모토로 삼는 대륙 기질의 호방한 남자라 피해가 몹시 미미하며, 천연보케의 거울이긴 하야토도 마찬가지이나 이 월드 챔프가 저는 멀쩡하고 주변 사람을 몽땅 말아먹는 데 반해 신죠는 지 발로 대형 지뢰만 골라 밟는 자멸자폭형. 한 마디로 불행해지기 위해 태어난 남자.
하여간 소시민 근성 덕에 오사무 씨와 란돌 왕자님이 본능적 생리적으로 껄끄러우면 아주 좋다. 혐오는 아니지만 오사무 씨의 제멋대로 뒤틀린 인간성과 왕자님의 현실 유리된 귀족적 감각은 신죠로선 애초에 감당이 불가능. 발소리만 들어도 움찔하면 더더욱 좋다. 카가와 하야토는 다른 의미로 따라가질 못하면 바랄 게 없다. 실은 카가/하야토 관련으로 신죠를 들들 볶는 거 무지 좋아한다!
(궁상삽질이 어울리는 신죠 군 자네가 나쁜겨...)
플레이걸은 남자들을 헐벗겨 여성진의 눈을 즐겁게 해 주자는 바람직한(...) 목적에서 창간된 그 유명한 플레이보이의 쌍둥이뻘 성인 여성 잡지. 허나 초창기 여성독자의 수는 예상을 한참 밑도는 대신 게이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뒷얘기가 있다. 지금은 비슷비슷한 모양이지만. 실은 사부나 바라조쿠로 하려 했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 둘 다 폐간되어 버렸다기에;;;; (인터넷의 시대에 잡지는 살아남기 힘든 것인가!) 이왕이면 국제적 그리고 쌍방향 동시 공략(?)으로 나가는 게 좋으리라 보고 플레이걸을 찍었음. 헌데 그거 초상권 침해요, 카가 씨;
확실히 이런 아무 생각 없는(....) 만담이 슬렁슬렁 쓰기는 참 좋다. 하지만 다음 턴은 기어코 앵스트를...! (주먹 불끈)
덤으로 어떻게 됐느냐 하면, 다음 그랑프리에서 스패너로 된통 두드려 맞고 아빠와 왕자님의 물심양면 보복으로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신죠가 목격되었다던가 안 되었다던가 어쨌다던가. (어째서)
빛의 속도는 불변이요 절대적이며, 광속으로 달릴 경우 시간의 흐름은 정지하고 그 속도를 넘어선 자는 과거로 역행하리란 사실이 밝혀진지도 이미 어언 1세기. 그러나 인류에게 여전히 허락되지 않고 있는 광속은 수많은 이들─그리고 세계 최속의 칭호를 좇아 달리는 사나이들에게도 하나의 원대한 목표와도 같은 꿈이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면─언젠가는 음속을 돌파해 존재하는 모든 것을 통틀어 가장 빠르다는 빛을 따라잡고, 빛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침내는 빛을 앞질러서 질주할 수 있을까. 빛마저도 추월한 자라는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을까.
달리고 싶다.
빛에도 지지 않는 속도로. 누구보다도 빠르게.
"카가 씨."
"왜."
"화간(和姦)이란 말의 울림이 멋지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전혀."
"어째서!"
"모양새가 맘에 안 들어."
"...저기, 부부 사이에도 합의가 없으면 레이프고 범죄거든요....?!"
"걱정 마라. 성적 관계의 85퍼센트 이상은 시작은 강제라더라."
"뭐예요 골빈 강간범한테나 먹힐 그 망측한 통계는!"
"블리드 카가식 카자미 하야토 통계."
"뭐... 목에 힘 주고 할 말이 아니잖아요!! 이 색마! 짐승! 만년발정기─!"
"시끄러 나도 옛날엔 안 이랬다구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제 탓이에요!!!!?"
아아, 광속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그리하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아 좋아요 다 좋다고요! 그럼 하다못해 밤까지 기다리면 어디 덧나신대요!? 꼭 벌건 대낮부터 사람 발을 걸어 쓰러뜨려야겠습니까!"
"나더러 눈앞을 졸랑졸랑 오락가락하는 진수성찬을 뻔히 보면서 6시간을 하릴없이 때우라고. 너 피도 눈물도 없는 거냐!"
"없어요, 이 건에 관한 한 저어어어언혀 요만큼도 손톱만큼도 없어요!"
"뭐가 불만이야, 여왕님 모시듯 정중하게 잘 다뤄주는구만! 사실 좋으면서 빼긴 뭘 빼."
"좋...고 싫고를 떠나서! 버얼건 대낮에! 공공의 면전에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할 만큼! 제 모럴은! 망가지지 않았다구요!!"
"이게 정말, 누가 들으면 靑姦인 줄 알겠네! 여긴 엄연한 내 맨션이고 내 거실 내 마룻바닥 윈데 공공의 면전은 뭔 놈의!"
─이 맨션에 발을 들이겠다 결심한 순간의 나를 붙잡아서 죽지 않을 만큼만 쥐어패 줄 텐데!
"저기 떡하니 앉은 신죠 씨는 공공의 면면이 아니란 말입니까!"
"타이밍 못 맞추는 신죠 나오키는 장식품으로 여기란 탈무드의 가르침을 모른단 말이냐!!"
신죠는 그저 울고 싶었다.
내가 잘못했어.
방송 출연 겸사겸사 뉴욕에 왔다 올해는 스폿 참전이라는 악우의 안부가 조금 궁금해져 주소록을 샅샅이 뒤져 들이닥친 것도 허구헌날 당하고 사는 마당에 좀 놀래켜주자고 아무 연락도 안 한 것도 무시해임마이거못놔요너야말로가만못있냐작작좀하세요어딜더듬어욧!! 기타 등등 수상한 아우성과 엎치락뒤치락 쌈질 소리가 인터폰에서 왕왕 울려퍼질 때 알아서 눈치 못 깐 것도 결국 문을 열어준 게 어째 어거지로 웃고는 있는데 얼굴 반쪽은 신경질적으로 경련하고 옷매무새가 형편없이 흐트러진 하야토인 시점에서 REAR~MARCH!! 180도 핑글 돌아 다리야 날 살려라 대쉬하지 않은 것도 전부 다 내가 잘못했다.
입이 댓발이나 나온 카가의 왼쪽 뺨에 꾹 찍힌 선명한 손자국도 백보 양보해서 내 잘못이고 내가 죽일 놈이라 해도 좋으니까.
나 좀 살려줘 죠노우치!!
"밀랍 인형이려니 여기고 신경 탁 끊어."
"신.경.쓰.여.요!"
"아 그럼 어쩌라고!!"
"해결책 A. 카가 씨가 납득하고 얌전히 비켜서 최소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혹은 아예 포기한다."
"기각."
"0.1초만에!?"
"해결책 B. 하야토가 납득하고 입 다물고 신죠를 신경쓰지 않는다."
"기각 기각 거부 VITO 절대 싫어!!!!"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겸한 아주 건설적인 해결책이잖아!"
"어디가!"
포식자와 먹이가 악악대며 난리치는 틈을 타 정신적 피로로 뼛골까지 전 신죠는 지쳐빠진 표정을 짓고 제안했다.
"해결책 C. .......나 가 볼게......"
"훌륭하다 신죠!"
"안 돼애애애애애애앳!!!!"
동시에 터진 아우성에 움찔.
"어이어이, 간대며? 왜 안 가고 꾸물대냐!"
"신죠 씨, 이대로 가시면 저 죽어요! 100퍼센트 죽는다고요, 사람이 죽는 꼴을 간과하실 셈이세요!"
친구를 거역하면 뒤가 무섭다.
그러나 후배를 버리면 후배 뒤에 버티고 선 보호자 집단의 보복이 두렵다.
그놈의 소시민 근성이 웬수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고만 있는 신죠를 참아주기 질렸는지 카가가 심히 불온사악하게 씨이익 쪼개며 한 마디로 결단을 재촉했다.
"흐흐~응. 신죠 군, 그거 알라나 몰라?"
"....에, 에엣....?"
"니가 퍼마시고 꼭지 돌아서 떨었던 온갖 주접 내가 전부 사진 꽉 쥐고 있걸랑. 우햐~내일 타블로이드 한 번 볼만하겠네그려."
"뭐, 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
이래서 술은 적게 마시고 친구는 잘 사귀어야 한다고 어른들이 귀가 마르고 닳도록 잔소리하는 것이다.
"인심 써서 다섯 세 준다. 냉큼 튀어나가!"
"옙!"
하야토에게는 미안한 일이나 명색 공인(公人)에게 체면은 목숨보다 프라이드보다 때로는 우정보다 더 소중한 법. 나를 용서하지 마라 카자미...! 를 마음속으로 외치고 뛰어나가려는 신죠의 덜미를 다음 순간 하야토의 비명이 나꿔챘다.
"안 돼! 가지 마세요 신죠 씨! 저, 미키 씨한테 울면서 달라붙을 거예욧! 신죠 씨가 저 버리고 날랐다고 일러바칠 테니까!!"
허걱. 신죠 석상 한 개 테이크아웃.
더 이상 한 팀은 아닐지언정 미키는 여전히 하야토를 동생처럼 생각한다. (녀석을 거쳐간 사람 치고 안 그런 인간이 없지만) 그리고 비겁자를 죽자사자 혐오하는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저 하나 살자고 동생 같은 애의 정조의 위기를 못 본 척 못 들은 척 홀랑 토낀 게 들통나는 날엔 필시 스패너 철권 제재만으론 끝나지 않으리라. 아니 두들겨 맞고나 말면 차라리 다행이지!
이어 파노라마로 두르르륵 펼쳐진 온갖 비참한 상황에 혼이 절반 이상 빠진 신죠가 대략 '난 삽질도 슬럼프도 궁상도 성질머리도 대충 참겠지만 비겁한 사내자식은 지이이이인짜로 싫거든. 흥! 잘 먹고 잘 살아 봐 신죠!' '죠, 죠노우치, 기다려 줘 죠노우치~~~~!!!!!' 쯤에서 가물거리고 있을 때 슬슬 열통터진 카가가 애꿎은 마룻바닥을 주먹으로 쾅 후려쳤다.
"이 자식 빨리 안 갈래!? 플레이걸에 니 헤어누드 사진 팔아 버린다!!"
"아 예 가세요 가 버리세요! 하는 김에 오사무 형이랑 란돌한테도 고자질해도 괜찮다 이거죠! 감당하실 수 있다면야 예에 얼마든지─!!"
이야말로 앞으로도 뒤로도 못 가는 진퇴양난, 딜레마의 모범적 케이스.
─────어쩌란 거냐 이놈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신죠의 처절한 비명은 어느 쪽에게도 닿지 못했다.
신죠 나오키. 'AOI의 젊은 무사'로 알려진 CF 톱 클래스 드라이버.
그리고 뒷구멍으로만 통하는 또 하나의 별명은, 'CF 제일의 무덤 파는 남자'.
오늘도 일일일불행(一日一不幸)의 모토는 완벽하게 지켜졌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면─언젠가는 음속을 돌파해 존재하는 모든 것을 통틀어 가장 빠르다는 빛을 따라잡고, 빛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침내는 빛을 앞질러서 질주할 수 있을까. 빛마저도 추월한 자라는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을까.
달리고 싶다.
빛에도 지지 않는 속도로. 누구보다도 빠르게.
"카가 씨."
"왜."
"화간(和姦)이란 말의 울림이 멋지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전혀."
"어째서!"
"모양새가 맘에 안 들어."
"...저기, 부부 사이에도 합의가 없으면 레이프고 범죄거든요....?!"
"걱정 마라. 성적 관계의 85퍼센트 이상은 시작은 강제라더라."
"뭐예요 골빈 강간범한테나 먹힐 그 망측한 통계는!"
"블리드 카가식 카자미 하야토 통계."
"뭐... 목에 힘 주고 할 말이 아니잖아요!! 이 색마! 짐승! 만년발정기─!"
"시끄러 나도 옛날엔 안 이랬다구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제 탓이에요!!!!?"
아아, 광속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그리하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아 좋아요 다 좋다고요! 그럼 하다못해 밤까지 기다리면 어디 덧나신대요!? 꼭 벌건 대낮부터 사람 발을 걸어 쓰러뜨려야겠습니까!"
"나더러 눈앞을 졸랑졸랑 오락가락하는 진수성찬을 뻔히 보면서 6시간을 하릴없이 때우라고. 너 피도 눈물도 없는 거냐!"
"없어요, 이 건에 관한 한 저어어어언혀 요만큼도 손톱만큼도 없어요!"
"뭐가 불만이야, 여왕님 모시듯 정중하게 잘 다뤄주는구만! 사실 좋으면서 빼긴 뭘 빼."
"좋...고 싫고를 떠나서! 버얼건 대낮에! 공공의 면전에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할 만큼! 제 모럴은! 망가지지 않았다구요!!"
"이게 정말, 누가 들으면 靑姦인 줄 알겠네! 여긴 엄연한 내 맨션이고 내 거실 내 마룻바닥 윈데 공공의 면전은 뭔 놈의!"
─이 맨션에 발을 들이겠다 결심한 순간의 나를 붙잡아서 죽지 않을 만큼만 쥐어패 줄 텐데!
"타이밍 못 맞추는 신죠 나오키는 장식품으로 여기란 탈무드의 가르침을 모른단 말이냐!!"
신죠는 그저 울고 싶었다.
내가 잘못했어.
방송 출연 겸사겸사 뉴욕에 왔다 올해는 스폿 참전이라는 악우의 안부가 조금 궁금해져 주소록을 샅샅이 뒤져 들이닥친 것도 허구헌날 당하고 사는 마당에 좀 놀래켜주자고 아무 연락도 안 한 것도 무시해임마이거못놔요너야말로가만못있냐작작좀하세요어딜더듬어욧!! 기타 등등 수상한 아우성과 엎치락뒤치락 쌈질 소리가 인터폰에서 왕왕 울려퍼질 때 알아서 눈치 못 깐 것도 결국 문을 열어준 게 어째 어거지로 웃고는 있는데 얼굴 반쪽은 신경질적으로 경련하고 옷매무새가 형편없이 흐트러진 하야토인 시점에서 REAR~MARCH!! 180도 핑글 돌아 다리야 날 살려라 대쉬하지 않은 것도 전부 다 내가 잘못했다.
입이 댓발이나 나온 카가의 왼쪽 뺨에 꾹 찍힌 선명한 손자국도 백보 양보해서 내 잘못이고 내가 죽일 놈이라 해도 좋으니까.
나 좀 살려줘 죠노우치!!
"밀랍 인형이려니 여기고 신경 탁 끊어."
"신.경.쓰.여.요!"
"아 그럼 어쩌라고!!"
"해결책 A. 카가 씨가 납득하고 얌전히 비켜서 최소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혹은 아예 포기한다."
"기각."
"0.1초만에!?"
"해결책 B. 하야토가 납득하고 입 다물고 신죠를 신경쓰지 않는다."
"기각 기각 거부 VITO 절대 싫어!!!!"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겸한 아주 건설적인 해결책이잖아!"
"어디가!"
포식자와 먹이가 악악대며 난리치는 틈을 타 정신적 피로로 뼛골까지 전 신죠는 지쳐빠진 표정을 짓고 제안했다.
"해결책 C. .......나 가 볼게......"
"훌륭하다 신죠!"
"안 돼애애애애애애앳!!!!"
동시에 터진 아우성에 움찔.
"어이어이, 간대며? 왜 안 가고 꾸물대냐!"
"신죠 씨, 이대로 가시면 저 죽어요! 100퍼센트 죽는다고요, 사람이 죽는 꼴을 간과하실 셈이세요!"
친구를 거역하면 뒤가 무섭다.
그러나 후배를 버리면 후배 뒤에 버티고 선 보호자 집단의 보복이 두렵다.
그놈의 소시민 근성이 웬수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고만 있는 신죠를 참아주기 질렸는지 카가가 심히 불온사악하게 씨이익 쪼개며 한 마디로 결단을 재촉했다.
"흐흐~응. 신죠 군, 그거 알라나 몰라?"
"....에, 에엣....?"
"니가 퍼마시고 꼭지 돌아서 떨었던 온갖 주접 내가 전부 사진 꽉 쥐고 있걸랑. 우햐~내일 타블로이드 한 번 볼만하겠네그려."
"뭐, 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
이래서 술은 적게 마시고 친구는 잘 사귀어야 한다고 어른들이 귀가 마르고 닳도록 잔소리하는 것이다.
"인심 써서 다섯 세 준다. 냉큼 튀어나가!"
"옙!"
하야토에게는 미안한 일이나 명색 공인(公人)에게 체면은 목숨보다 프라이드보다 때로는 우정보다 더 소중한 법. 나를 용서하지 마라 카자미...! 를 마음속으로 외치고 뛰어나가려는 신죠의 덜미를 다음 순간 하야토의 비명이 나꿔챘다.
"안 돼! 가지 마세요 신죠 씨! 저, 미키 씨한테 울면서 달라붙을 거예욧! 신죠 씨가 저 버리고 날랐다고 일러바칠 테니까!!"
허걱. 신죠 석상 한 개 테이크아웃.
더 이상 한 팀은 아닐지언정 미키는 여전히 하야토를 동생처럼 생각한다. (녀석을 거쳐간 사람 치고 안 그런 인간이 없지만) 그리고 비겁자를 죽자사자 혐오하는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저 하나 살자고 동생 같은 애의 정조의 위기를 못 본 척 못 들은 척 홀랑 토낀 게 들통나는 날엔 필시 스패너 철권 제재만으론 끝나지 않으리라. 아니 두들겨 맞고나 말면 차라리 다행이지!
이어 파노라마로 두르르륵 펼쳐진 온갖 비참한 상황에 혼이 절반 이상 빠진 신죠가 대략 '난 삽질도 슬럼프도 궁상도 성질머리도 대충 참겠지만 비겁한 사내자식은 지이이이인짜로 싫거든. 흥! 잘 먹고 잘 살아 봐 신죠!' '죠, 죠노우치, 기다려 줘 죠노우치~~~~!!!!!' 쯤에서 가물거리고 있을 때 슬슬 열통터진 카가가 애꿎은 마룻바닥을 주먹으로 쾅 후려쳤다.
"이 자식 빨리 안 갈래!? 플레이걸에 니 헤어누드 사진 팔아 버린다!!"
"아 예 가세요 가 버리세요! 하는 김에 오사무 형이랑 란돌한테도 고자질해도 괜찮다 이거죠! 감당하실 수 있다면야 예에 얼마든지─!!"
이야말로 앞으로도 뒤로도 못 가는 진퇴양난, 딜레마의 모범적 케이스.
─────어쩌란 거냐 이놈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신죠의 처절한 비명은 어느 쪽에게도 닿지 못했다.
신죠 나오키. 'AOI의 젊은 무사'로 알려진 CF 톱 클래스 드라이버.
그리고 뒷구멍으로만 통하는 또 하나의 별명은, 'CF 제일의 무덤 파는 남자'.
오늘도 일일일불행(一日一不幸)의 모토는 완벽하게 지켜졌다.
어찌 굴러도 신죠 나오키에겐 쌍방이 지옥
アイツはさ 運悪すぎる 地獄のみ どう転んでも 新条にはね
5/7/5 혹은 5/7/5/7/7 맞추기 되게 힘드네 거;
처음에는 꿀꿀한 과제답게 시리어스 일직선으로 가려다 너무 뻔해서 결국 포기했음. 어차피 삶 전체가 클리셰인 인생이라 해도 가능한 한 진부함은 피해봐야 하는 법이다. 뭔 소리야;
(이래놓고 나중에 또 무덤 시리어스 버전으로 한 편 더 쓰거들랑 마음껏 구박해 주십시오.... OTL)
신죠는 CF 톱 클래스 중에서 제일 소시민 근성이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 집안이 부유하고 말고는 하등 상관없음. 소시민 근성과 비교적 정상적인 감각과 올바른 상식과 천연보케끼와 눈치 없음과 둔감함과 근성과 즈레쯧코미 기질과 주변이 몽땅 기인괴인바보멍청이집단이라는 요소가 최악의 방향으로 믹스된 결과가 바로 이 CF 제일의 궁상삽질남. 비슷하게 상식인인 부쯔홀츠는 근본적으로 뭐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를 모토로 삼는 대륙 기질의 호방한 남자라 피해가 몹시 미미하며, 천연보케의 거울이긴 하야토도 마찬가지이나 이 월드 챔프가 저는 멀쩡하고 주변 사람을 몽땅 말아먹는 데 반해 신죠는 지 발로 대형 지뢰만 골라 밟는 자멸자폭형. 한 마디로 불행해지기 위해 태어난 남자.
하여간 소시민 근성 덕에 오사무 씨와 란돌 왕자님이 본능적 생리적으로 껄끄러우면 아주 좋다. 혐오는 아니지만 오사무 씨의 제멋대로 뒤틀린 인간성과 왕자님의 현실 유리된 귀족적 감각은 신죠로선 애초에 감당이 불가능. 발소리만 들어도 움찔하면 더더욱 좋다. 카가와 하야토는 다른 의미로 따라가질 못하면 바랄 게 없다. 실은 카가/하야토 관련으로 신죠를 들들 볶는 거 무지 좋아한다!
(궁상삽질이 어울리는 신죠 군 자네가 나쁜겨...)
플레이걸은 남자들을 헐벗겨 여성진의 눈을 즐겁게 해 주자는 바람직한(...) 목적에서 창간된 그 유명한 플레이보이의 쌍둥이뻘 성인 여성 잡지. 허나 초창기 여성독자의 수는 예상을 한참 밑도는 대신 게이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뒷얘기가 있다. 지금은 비슷비슷한 모양이지만. 실은 사부나 바라조쿠로 하려 했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 둘 다 폐간되어 버렸다기에;;;; (인터넷의 시대에 잡지는 살아남기 힘든 것인가!) 이왕이면 국제적 그리고 쌍방향 동시 공략(?)으로 나가는 게 좋으리라 보고 플레이걸을 찍었음. 헌데 그거 초상권 침해요, 카가 씨;
확실히 이런 아무 생각 없는(....) 만담이 슬렁슬렁 쓰기는 참 좋다. 하지만 다음 턴은 기어코 앵스트를...! (주먹 불끈)
덤으로 어떻게 됐느냐 하면, 다음 그랑프리에서 스패너로 된통 두드려 맞고 아빠와 왕자님의 물심양면 보복으로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신죠가 목격되었다던가 안 되었다던가 어쨌다던가.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