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번역에 손을 댔더니 감각을 다 까먹을 것 같다; 일단은 노멀 지정이므로 걱정마시고 마음껏 들여다보시길.
어느 화창한 날의 단금 콤비의 SS.
...and less.
본격적으로 번역 작업에 들어가기 전의 가벼운 워밍업. (우와 이게 얼마만이냐;) 출처는 行成三宝. 일단은 노멀 지정인 SS였는데 이렇게까지 취향이면 아주 곤란하다; 천상 내추럴 본 남자 킬러로 타고난 손책과 허구헌날 패배의 쓰디쓴 맛을 으드득 깨물고 있는 주유. (폭소)
단금은 니들 그냥 사귄다고 해주지 않으련? 라며 주위에서 목놓아 울부짖을 만큼 닭살 푸르륵 돋는 우정 이상 에로 미만의 관계가 베스트다. 어차피 삐리릭이 없으면 누가 위라도 상관없겠으나 굳이 유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나중에. (꺄아~포스팅거리가 늘어만 가요~~;;)
여담이지만 제대로 孫策伯符, 周瑜公瑾이라 표기된 게 보고 싶어서 일기당천 중국어판(...) 1권을 차마 크게 말할 수 없는 어둠의 경로를 뒤져 찾아낸 S, 쓰잘데기 없는 데 열정을 쏟아붓는 자신에게 심각한 회의를 느끼면서도 한자의 임팩트에 꺄아꺄아 즐거워하던 차, 예전에는 아마 삼국지 관련물 중에서 가~장 한심한 주유일 거라 여겼으나 삼국지에 머리 꼭대기까지 잠겨 보고 난 지금에서야 그 소년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보니까 제법 귀엽다. 주유 필터인가 이것이!)
손책에게 마구 휘둘리는 건 주유 이름 단 자들의 팔자라는 것을 OTL
덧붙여 언제나 모에와 영감과 빛을 던져주시는 지벨 님의 촌철살인의 한 말씀.
".....환생해도 계속 저 모양일 것 같죠? ;;;;"
"..........부정할 수 없는 자신이 슬픕니다."
그나마도 소패왕이 호출하는 게 아니라 미주랑이 알아서 찾아갈 거란 데서 의견이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내내 인생 말아먹어라 말아먹어;;;
덤 하나. 방금 전에 6000히트에 딱 걸렸음. 나 자신을 축하해야 하는 건가!?
「저어, 공근 님」
수군 편성표를 노려보고 있던 차에 손책의 종자가 들어왔다. 어쩐지 얼굴이 불그스레하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이런 식으로 반응을 보이는 판이니 주유는 싫어도 자신의 얼굴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을 쓰게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경성이니 경국이니 찬사는 지겹게 듣고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미녀에게 쓰는 표현이고, 멀쩡한 성인 남성인 주유로서는 열만 받을 뿐이다. 대체 다들 내 성별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고 손책을 붙들고 툴툴댄 적이 있다. 상대는 진정한 미는 성별을 초월한답시고 유쾌하게 웃어넘겼다. 험상궂은 거한에게 습격당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철저하게 되밟아 주었지만. 호신술이란 호신술은 모조리 습득한지 오래, 지금에 이르러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호신술 교실도 열고 있다. 세상이 워낙 뒤숭숭한 터에 평판이 좋아, 민심을 얻기도 어렵지 않았다. 여성을 기쁘게 하는 일은 뭐 나쁘지 않으나, 한 번쯤은 좀 내 입장에서 생각도 해 보라고, 주유는 손책에게 입 속으로 한껏 욕설을 늘어놓았다.
「알았네」
용건은 듣지 않아도 뻔했다. 지금 막 마음 속으로 욕지거리를 한 상대가 또 혼자서 탈주했으리라.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자들, 원한을 품은 자들에게 언제 목숨을 위협받을지 모르는 이 상황에.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모르지도 않고 차고 넘치리만큼 이해하기는 하되,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사항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무수한 포위망과 감시를 어렵잖게 돌파하고, 손책은 잘도 달아나 버린 것이다.
어느 틈엔가 손책 탐색은 주유의 일이 되어 있었다. 거창하게 인원을 동원하기보다, 주유가 직접 찾으러 나서는 편이 훨씬 빠르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 경험으로 알아버릴 만큼 손책의 탈주는 일상다반사였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발이 가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하면 금방 손책을 찾아내게 된다. 오늘은 강가인가. 아니나다를까, 그 부근에서 손책은 태평하게 뒹굴뒹굴하고 있었다.
「여어, 공근」
거리낄 일은 뭐 하나 없다는 말짱한 얼굴로 손책이 손을 들어보였다. 남의 심정도 모르고.
「백부! 또 마음대로 도망나와서 이런 데에! 하다못해 호위병이라도 동반하라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어차피 네가 맞으러 와 줄 거잖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한다.
「언젠가 내버릴 겁니다」
「가능한 소릴 해라.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겐 무릎 꿇고 싶지 않으면서」
「제가 당신의 군을 탈취할지도 모릅니다」
「너 같이 심지 굳은 녀석은, 이만큼 대우를 받고도 이유없이 반기를 드는 짓은 안 해」
알아차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옛날에 꼼짝없이 붙들렸다는 사실을. 뭔가 한참 더 반박해 주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확인 사살이라도 하려는지 손책이 덧붙였다.
「아마도 난, 내가 어디 숨어 있어도 네가 찾아내 주는 게 좋은가 봐」
자신이 그에게 터무니없이 약한 줄은 안다. 그러나, 이런 말까지 들어서야 반론 한 마디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주유는 차고 있던 검, 이것도 손책이 하사하긴 했지만, 하여간 그 칼집을 들어 주군의 머리를 힘차게 후려치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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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책이랑 주유는 세트로 좋아요.
Copyright(c)2004 Narumi. All rights reserved.
수군 편성표를 노려보고 있던 차에 손책의 종자가 들어왔다. 어쩐지 얼굴이 불그스레하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이런 식으로 반응을 보이는 판이니 주유는 싫어도 자신의 얼굴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을 쓰게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경성이니 경국이니 찬사는 지겹게 듣고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미녀에게 쓰는 표현이고, 멀쩡한 성인 남성인 주유로서는 열만 받을 뿐이다. 대체 다들 내 성별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고 손책을 붙들고 툴툴댄 적이 있다. 상대는 진정한 미는 성별을 초월한답시고 유쾌하게 웃어넘겼다. 험상궂은 거한에게 습격당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철저하게 되밟아 주었지만. 호신술이란 호신술은 모조리 습득한지 오래, 지금에 이르러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호신술 교실도 열고 있다. 세상이 워낙 뒤숭숭한 터에 평판이 좋아, 민심을 얻기도 어렵지 않았다. 여성을 기쁘게 하는 일은 뭐 나쁘지 않으나, 한 번쯤은 좀 내 입장에서 생각도 해 보라고, 주유는 손책에게 입 속으로 한껏 욕설을 늘어놓았다.
「알았네」
용건은 듣지 않아도 뻔했다. 지금 막 마음 속으로 욕지거리를 한 상대가 또 혼자서 탈주했으리라.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자들, 원한을 품은 자들에게 언제 목숨을 위협받을지 모르는 이 상황에.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모르지도 않고 차고 넘치리만큼 이해하기는 하되,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사항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무수한 포위망과 감시를 어렵잖게 돌파하고, 손책은 잘도 달아나 버린 것이다.
어느 틈엔가 손책 탐색은 주유의 일이 되어 있었다. 거창하게 인원을 동원하기보다, 주유가 직접 찾으러 나서는 편이 훨씬 빠르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 경험으로 알아버릴 만큼 손책의 탈주는 일상다반사였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발이 가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하면 금방 손책을 찾아내게 된다. 오늘은 강가인가. 아니나다를까, 그 부근에서 손책은 태평하게 뒹굴뒹굴하고 있었다.
「여어, 공근」
거리낄 일은 뭐 하나 없다는 말짱한 얼굴로 손책이 손을 들어보였다. 남의 심정도 모르고.
「백부! 또 마음대로 도망나와서 이런 데에! 하다못해 호위병이라도 동반하라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어차피 네가 맞으러 와 줄 거잖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한다.
「언젠가 내버릴 겁니다」
「가능한 소릴 해라.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겐 무릎 꿇고 싶지 않으면서」
「제가 당신의 군을 탈취할지도 모릅니다」
「너 같이 심지 굳은 녀석은, 이만큼 대우를 받고도 이유없이 반기를 드는 짓은 안 해」
알아차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옛날에 꼼짝없이 붙들렸다는 사실을. 뭔가 한참 더 반박해 주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확인 사살이라도 하려는지 손책이 덧붙였다.
「아마도 난, 내가 어디 숨어 있어도 네가 찾아내 주는 게 좋은가 봐」
자신이 그에게 터무니없이 약한 줄은 안다. 그러나, 이런 말까지 들어서야 반론 한 마디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주유는 차고 있던 검, 이것도 손책이 하사하긴 했지만, 하여간 그 칼집을 들어 주군의 머리를 힘차게 후려치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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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책이랑 주유는 세트로 좋아요.
Copyright(c)2004 Narumi. All rights reserved.
본격적으로 번역 작업에 들어가기 전의 가벼운 워밍업. (우와 이게 얼마만이냐;) 출처는 行成三宝. 일단은 노멀 지정인 SS였는데 이렇게까지 취향이면 아주 곤란하다; 천상 내추럴 본 남자 킬러로 타고난 손책과 허구헌날 패배의 쓰디쓴 맛을 으드득 깨물고 있는 주유. (폭소)
단금은 니들 그냥 사귄다고 해주지 않으련? 라며 주위에서 목놓아 울부짖을 만큼 닭살 푸르륵 돋는 우정 이상 에로 미만의 관계가 베스트다. 어차피 삐리릭이 없으면 누가 위라도 상관없겠으나 굳이 유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나중에. (꺄아~포스팅거리가 늘어만 가요~~;;)
여담이지만 제대로 孫策伯符, 周瑜公瑾이라 표기된 게 보고 싶어서 일기당천 중국어판(...) 1권을 차마 크게 말할 수 없는 어둠의 경로를 뒤져 찾아낸 S, 쓰잘데기 없는 데 열정을 쏟아붓는 자신에게 심각한 회의를 느끼면서도 한자의 임팩트에 꺄아꺄아 즐거워하던 차, 예전에는 아마 삼국지 관련물 중에서 가~장 한심한 주유일 거라 여겼으나 삼국지에 머리 꼭대기까지 잠겨 보고 난 지금에서야 그 소년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보니까 제법 귀엽다. 주유 필터인가 이것이!)
손책에게 마구 휘둘리는 건 주유 이름 단 자들의 팔자라는 것을 OTL
덧붙여 언제나 모에와 영감과 빛을 던져주시는 지벨 님의 촌철살인의 한 말씀.
".....환생해도 계속 저 모양일 것 같죠? ;;;;"
"..........부정할 수 없는 자신이 슬픕니다."
그나마도 소패왕이 호출하는 게 아니라 미주랑이 알아서 찾아갈 거란 데서 의견이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내내 인생 말아먹어라 말아먹어;;;
덤 하나. 방금 전에 6000히트에 딱 걸렸음. 나 자신을 축하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