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여전히 계속되는 S의 만행 - 성(城) by 에나미 하루카

불타는 전국의 밤 | 2006/10/30 11:28

이 블로그의 유일한 볼거리(가 맞긴 맞나? ;) 번역이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친절한 이웃이신 에나미 하루카(榎並遙) 상의 Grand Marnier에서 세 번째로 들고 튄 단편, 그 제목도 쌈박한 <성(城)>. Let's party ya-ha!!!!
등따고 배쨀 각오와 쿄고쿠도의 저주 7대분은 항상 준비되어 있음. 자 Here we go!!


「이봐 코쥬로, 그거....」

좀 집어달라고, 정무에 한창 열을 올리던 마사무네가 말을 꺼낸 바로 그때였다.

「마사무네 님!!!!」

옆에서 보좌하고 있던 코쥬로가 마사무네의 앞으로 뛰쳐나간 다음 순간.
장지문을 벌컥 열어젖뜨리고, 엄청나게 불쌍한 표정을 한 다케다의 시노비가 굴러들어왔다.

「독안룡 형씨!!! 도와줘요오오오오오오!!!!!」

사스케가 붙든 사람은 마사무네가 아니라 주군을 지키고자 앞을 가로막고 선 코쥬로였지만, 혼란에 빠진 사스케는 코쥬로에게 매달려 미치광이처럼 왈캉왈캉 흔들어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일순, 설마 우에다 성(上田城)이 또 도쿠가와에게 포위당했나 생각했지만, 10만까지라면 사흘은 버틴다고 호언하던 성주와 타다카츠 님만 없으면 1주일은 너끈하다고 장담하던 성주의 아들이 있고, 그나마도 많이 깎아준 일수라는 걸 다케다의 최전선인 우에다 성을 위임받은 사나다 일가의 저력을 잘 아는 마사무네는 의심하지 않았으나....

「..............유키무라 님이.... 유키무라 님이....」

언제나 표표하니 여유만땅에 냉정침착하던 시노비가 울 듯한 얼굴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사태를 대략 세 개 정도 예상했을 무렵에 사스케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아 정말 뭐라 해야 좋을지.... 아니, 유키무라 님은 무사해. 응, 펄펄팔팔하지만 그게..... 아 뭐라 해야 되나 이걸.......」

사스케의 다 죽어가는 신음소리에, 마사무네는 헉 숨을 삼켰다.

「.......혹시........ 유키무라의 형수가 제 아버질 꼭 닮은 애를 낳은 거냐........?」

「그랬으면 유키무라 님도 옛날에 도망왔지!! 피가 눈을 떠버렸다고!! 사나다 일족의 피가!!!」

뭐야, 사나다 일문은 인외마경의 자손이었나? 라던가, 시노비가 이렇게 침착성을 잃을 사태가 대체 뭐야? 등등의 의문이 뇌리를 스쳤으나, 긁어 부스럼이요 군자는 위험에 가까이하지 아니하리라를 읖조리며 빙글 돌아선 마사무네의 어깨를 사스케가 더럭 움켜쥐었다.

「.......같이 우에다 성으로 가 주지 않을래? 이야─끝내주게 재밌을 거라니까. 강철의 심장만 갖고 있다면」
「놓아라!! 내 마음은 유리처럼 섬세해!!」
「우리 주인이랑 사귀는 시점에서 당신 사전에 섬세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아!! 담력 시험인 셈치고!!」

그죠!!!?? 가타쿠라 씨!!!??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덤벼드는 사스케에게 마사무네 님께 해만 되지 않는다면야, 라고 코쥬로가 대답하자, 시노비는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펴고 선언했다.

「안심해!! 정신적 충격 말곤 아무런 해도 없어! 보장할게!!!」

그게 제일 걱정인데요.
코쥬로의 태클도 허무하게, 사나다 시노비대의 대장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마사무네를 끌고 바람처럼 오슈에서 튀어나갔다.

「마사무네 님을 좇아서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

부하들에게 한 마디 남긴 후, 코쥬로도 주군의 뒤를 쫓았다.

 

「...............뭐야, 별 일 없잖아」

마사무네가 맥풀렸다는 투로 툴툴거렸다.

그렇다. 우에다 성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바도 없이, 난공불락까지는 아니지만 중상 정도의 견고함을 뽐내며 건재하게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마사무네 님」

따라붙은 코쥬로에게 우에다 성을 가리켜 보였다.

「봐라, 변한 거 없지?」
「........그래, 지금은 실컷 맘 놓고 있으라구.......」

후후후후후후후후. 사스케가 고장난 축음기 모냥 음침하게 킬킬대며 전방을 가리켰다.
우에다 성으로 접근하는 군대가 보인다. 단, 적은 아니었다.

「다케다의 붉은 갑주.... 저 깃발은.... 야마가타 마사카게(山県昌景)!!!」

코쥬로가 목소리를 높였다. 다케다의 사천왕으로 손꼽히는 맹장, 야마가타 마사카게.
장수 중에서 최연소인 유키무라보다도 머리 하나는 작은, 얼핏 보기엔 참으로 보잘 것 없는 풍채지만, 우에스기 진영의 '귀신'으로까지 칭해지는 남자와 카와나카지마에서 호각으로 맞붙은 생애의 라이벌이자, 다케다 신겐의 전쟁에서는 항시 선봉을 맡는 사나이.
언제나 선진에 서는 유키무라와는 유독 친교가 깊은 모양으로, 유키무라에게 이야기는 늘 듣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맹장의 난데없는 등장에 마사무네도 할 말을 잃었다.

「.......특등석이네. 독안룡 형씨, 다케다 최강의 맹장이 선봉이고, 후위는 코사카 단죠(高坂弾正), 총대장은 신겐 공이야. 나머지 사천왕은 어르신의 부관」
「......다케다의 주력 중의 주력이잖아」

여기에 최선봉의 돌격대장 유키무라만 있으면 완벽할 전국 최강의 병력은 질서정연하게 우에다 성을 향하고 있었다.

「연습이냐?」
「응, 연습. 그래서 무기 날은 전부 무디게 해 놨구」

대략 4만에서 5만............ 한 번 슥 훑은 마사무네는 숨을 삼켰다.

「.....호죠(北条)의 오다와라(小田原)도 박살낼 기세로구먼」
「거긴 군신이 이끄는 10만 병력도 물리친 곳이니까 말야.....」

하지만, 공격력만이라면 그쪽에서 쓸어모은 10만에 너끈히 대항할 수 있어?
사스케의 산뜻한 분석에 역시 산뜻하게 그렇겠지, 라며 동의를 표하고 마사무네는 발밑의 성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성 안에 사나다 말고 누군가 있냐?」
「야마모토 님이 도우미로 와 있지만, 사나다는 유키무라 님이랑 마사유키 님 뿐이야」

그리고 지성(枝城) 토이시 성(戸石城)에도 사람이 있어. 그 말에, 농성 측은 적으면 2000, 많아봤자 3000이라 판단한 마사무네의 눈앞을 다케다의 병력이 쏜살같이 가로질렀다.

「...........암만 신겐이 공성전에 취약하기로서니.... 까닥하면 20배는 훌쩍 넘는 병력으로 연습은 뭔 놈의.......」
「일각(一刻)을 버티면 우수한 축에 들겠습니다」

마사무네의 말에, 코쥬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치만 말야........ 코쥬로」
「옛」
「....................사나다라구?」

여기에는 코쥬로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우에다 성에 처박혀 있는 건 공성, 농성, 적은 수로 대군 제압의 세 부문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최강의 스페셜리스트 사나다 일문인 것이다.

「잘 하면 이각(二刻)은 버티는 거 아냐?」

잘 하지 않아도 버틸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우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여전히 음침하게 웃고 있는 사스케가 하루 버티면 사나다 측의 승리야, 라고 가르쳐주었다.

「............무리잖아」
「불가능하군요」

다케다 군은 이미 포위를 완료하고 있었다.

「시작한다」

사스케의 조용한 중얼거림과 함께, 모의 전투의 막이 올랐다.

 

「...........잠깐, 유키무라는 어디야?」

망원경을 들고 유유히 관전하던 마사무네가 문득 라이벌을 찾았다. 틀림없이 우에다 성의 외성문 앞에 버티고 섰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디 있냐 이 녀석. 주위를 두리번두리번했지만, 우에다 성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

시작된지 슬슬 4반각, 이쯤에서 얼른 다케다 군의 눈을 돌리지 않으면 외성문은 단박에 박살날 듯한 기세였다.
이때, 코쥬로가 슬그머니 마사무네의 팔을 잡아당겼다.

「HA!!!??」

뭔가 싶어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마사무네는 저도 모르게 목청을 높이고 말았다.
우에다 성에는 토이시라는 지성(枝城)이 딸려 있다. 오래 전 적측의 수중에 있었을 당시, 아직 신겐이라 개명하기 전의 다케다 하루노부(武田晴信)가 훗날 토이시 붕괴(戸石崩れ)라고 칭해진 처참한 패배를 맛본 난공불락의 성으로, 때문에 전투에 능하고 냉정침착한 코사카 단죠의 병력이 포위를 맡은 것이라 보고 있었다.
그 코사카 단죠가 이끄는 다케다 기마대는 토이시 성의 문을 공략하고 있었을 터였다. 그런데.

「어째서 저 성이 저 위치에 있는 거야!!!!」

토이시 성은 다케다 본진의 바로 뒤.편.으.로. 이동해 있었다.

「저건..... 사나다의 기마대!!!」

그리고 토이시 성에서 쏟아져 나온 병사가 본진의 후위를 덮쳤다.

「유키무라 녀석인가...」
「형씨가 말한 대로야....」

사스케가 종알거렸다.

「.............마사무네 님」
「STOP, 아무 말도 하지 마. 나도 알아, 제발 잠자코 있어 줘」

마사무네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성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눈 깜짝할 사이에 유키무라가 이끄는 기마대를 회수한 토이시 성은 일단 본성으로 되돌아갔지만, 다시금 우에다 성을 공격하기에는 절묘하게 골치아픈 위치로 이동하였다.

「.................이게.......... 사나다의 피냐..........?」

마사무네가 외면하고 싶은 걸 꾸욱 참고 머뭇머뭇 물어보자 사스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요토미네 있지.... 거기 군사의『일야성(一夜城)』에 일족이 일제히 대항의식을 불태워 버려서.....」

마사무네와 코쥬로는 비 온 후에 버섯 돋아나듯 난데없이 줄줄이 생겨난 일야성을 뇌리에 떠올렸다.

「전국 최강의 축성자는 우리다────!!! 라고, 이성 날아간 마사유키 님이랑, 야마모토 님이..... 생각 좀 해봐.... 움직여서 제일 골치아픈 장소에 제일 골때리는 무장을 토해놓는 성이라니 최악이잖아....?」

방어력과 위압감은 그대로 지닌 채, 가장 취약한 지점에 전국 최강 클래스의 맹장을 풀어놓는 성.


「사나다 아와노카미 마사유키(真田安房守昌幸) 명명......『초기동요새 토이시 성(超機動要塞戸石城)』........」


저건 어디까지나 시제품이고, 본격적으로 도입할 건 이와도노 성(岩殿城)이랑 쿠노잔 성(久能山城), 그리고 이와비츠 성(岩櫃城)이래... 이와비츠 성의 덴구마루(天狗丸)에 이르러선 벌써 착공에 들어갔대나 봐....

「.....이와도노, 쿠노잔, 이와비츠... 절대로 정면에서 각잡고 공략은 못한다는 그 세 개 말야?」
「정략이나 병량 공격밖에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세 성 말이로군요」
「응, 맞아.....」

그 이상 강화해서 뭘 어쩌려고? 어지간한 독안룡과 그 군사도 두 손 들고 싶어졌다.

「이쯤 되면 이미 '취미'의 영역 아냐....?」
「덴구마루는 비행도 가능하게 만든대잖아아아아....」

그 다음은 『천공의 성(天空の城)』을 목표한다는 모양이다.
사스케가 훌쩍훌쩍 울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유키무라 님만은 제정신 좀 차리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지만, 설득할 자신이 없다.


「.......돌아가자 코쥬로」
「옛」

악귀─악마─날 버리고 가면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날 거야아아아아아──

뒤에서 처절히 절규하는 사나다의 시노비가 불쌍하지만, 이러다 붙들려서 쿠로카와 성(黒川城)은 변형합체라던가 설명을 듣는 날엔 다케다와의 동맹을 즉각 파기하지 않을 자신 따윈 손톱만치도 없었으므로, 한 번 뒤돌아보는 일도 없이 마사무네는 전속력으로 우에다 성에서 36계를 놓았다.


「마사무네 님」
「Ah─?」
「금후 사나다 님을 시라카와 성(白河城)으로 초청하여도 되겠습니까?」

심복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유키무라와 코쥬로의 취미가 매우 비슷했음을 생각해낸 마사무네가 콰직 얼어붙었다.

「초기동요새도 천공의 성도 거부할 거다.....」
「아아앗 그런 억지를!!!!」

내가 할 말이야!! 악을 쓰고픈 심정을 애써 억누르고, 하루는커녕 열흘을 너끈히 버틸 성 싶은 토이시 성을 떠올리며 절대로 사나다에게 농성전만은 도전하지 말자고 독안룡은 굳게 맹세했다.
 

 




초기동요새(超機動要塞)를 쓰고 싶었을 뿐이에요.
가희(歌姬)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유키무라의 내용물은 그럭저럭 노래가 됐었죠.....
다케나카의 내용물은 안 되던가?

예전 SEED의 앨범에 수록된 유키무라의 내용물이 부른 캐릭터 송을 들어본 적이 있는 지인에게 어땠느냐고 물어봤더니, "의심할 여지 없는 키라의 곡이야" 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가사를 확인했더니... 아니나다를까, 현실을 철저하게 무시한 방향성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키라 야마토 씨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전부, 라던가 하는 제목에, 작사자도 잘 아는구나 싶더라니까요.
그보다 유키무라와 키라의 내용물이 같은 사람이라는 데서 성우의 위대함이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원문에선 초성동요새(超城動要塞)라고 되어 있었지만 역자의 임의로 수정했음. 일본어로야 초기동요새나 초성동요새나 똑같이 ちょうきどうようさい지만 한국어로는 아니란 말이다!! ...에, 주석? 그게 뭐예요? (딴청)
일일이 조사하기 귀찮아 죽겠다! 냅둬라!! (버럭) <-히라키나오리

전국에서 가장 침공하고 싶지 않은 성 No.1 우에다(사나다 가 영지)는 정말로 웃겼음.
여우보다도 더 교활하고 뱃속 검은 책사 아부지 사나다 마사유키와 일기당천에 천하무쌍에 천패절창인 일본 최강의 병사 차남 사나다 유키무라, 그리고 평범한 척하면서 혼담의 사위(...)이자 여러 의미로 무진장 강렬한 아버지와 동생 사이에서 무려 1년 365일 마이페이스 유지하는 장남 사나다 노부유키, 이 셋이 도사리고 있어서야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도 가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 동네 유키유키에게는 독도 안 듣는다;;; (보통 사람은 먹자마자 즉사할 맹독이 피 좀 토하고 열 좀 내고 한숨 푹 자고 났더니 쏙 빠졌음. 인간이슈? ;)

별군에겐 그다지 애착도 없고, 이렇다 저렇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성우지만 키라 야마토와 사나다 유키무라를 한꺼번에 소화해냈다는 그 점 하나만으로도 일단 존경은 할 수 있다. 랄까 유키유키의 변태의 텐션;은 별군 아니면 못 낼 물건이라고 생각함. 충분히 위대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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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무명씨 2010/01/10 23:58
이야, 정말 저런 사람이 셋 모인 곳은 그냥 단순한 집이라도 들어가기 싫어지죠. 그건 그렇고 움직이는 성이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인겁니까? 그런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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