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바보커플 경보 - 내가 무서워하는 것(わたしのこわいもの) by 마치카

불타는 전국의 밤 | 2007/02/27 15:27

경애해마지 않는 <샤랄라(シャランラ)>의 사이트 마스터 마치카(まちか) 님의 사랑스러운 16금 동인지로 <143>라는 물건이 있다. 생각해 보면 의심이 나거든 입으로 한 번 따져보고나 지랄할 일이지 방에 발 딛자마자 대뜸 강●부터 저지르고 보는 싹수 노오란 열 일곱과 애새끼가 귀여운 나머지 똥개와 북어는 사흘들이로 줘패야한다는 진리도 까먹고 있는 열 아홉의 이야기;이므로 흐뭇하고 나발이고도 없지만, 표지에서 '만두가 무서워!' 'No way!' 라는 의미불명의 입씨름을 하며 엎치락뒤치락 싸우고 있는 SD 사나다테가 코피 터지게 러블리하고 글발이 나이스하므로 뭐 아무래도 좋다.
근데 만두가 무섭다니 이게 웬 뜬금없는 소린가 싶어지실 여러분과 나 자신을 위해서, 새삼 사나다테 열병으로 시달리는 김에 <143>에 부록으로 실린 손바닥만한 단편을 잽씨덕 나꿔채왔음. 죽도록 달달하므로 면역 없으신 분은 냉큼 피하시라.
배째라 배째 정신과 무단 전재에 대한 쿄고쿠도의 저주는 물론 착실히 준비해 왔다. 여전히 문제가 되면 싹싹 지워버릴 예정임.


◇ 표지 해독용 부록 '내가 무서워하는 것' ('만두가 무서워まんじゅうこわい'의 사나다테식 재구성)



옛날 옛적에 홍련의 전귀(戰鬼)로 불리며 만민의 두려움을 사는 무장이 있었다. 이름은 사나다 유키무라.
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인 연회석에서, 누가 먼저 꺼냈는지도 모르게 각자 무서워하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
바나나, 말, 오크라, 햇볕에 타는 것, 자비 인형 등등 저마다 한 마디씩 할 때, 유키무라는 잠자코 귀만을 기울이고 있었다.
마침내 모두가 유키무라에게 무엇이 무섭냐고 묻자, "소관에게 무서운 것은 없소이다." 라며 웃었다.
역시 홍련의 전귀라고 해야 할런가, 그러나 전귀라고 해도 내심 두려워하는 무언가가 있으리라고 질기게 달라붙은 결과, 마지못해 「독안룡」이라고 대답했다.
독안룡 즉 다테 마사무네는 거칠고 괄괄한 기질과 탁월한 검기로 외포의 대상이 된 남자다.
하지만 요전 합전이 있었을 때 1km 밖에서 존재를 감지하고 제발로 달려든 사람 너 아니었냐?
지난 주엔 귀한 다기(茶器)를 애써 찾아내 선물로 보내지 않았어?
그걸로 차를 대접받곤 허공에 두둥실 떠 있었던 놈은 누구였더라?
모두 의아해 하는 가운데, 독안룡을 언급했을 뿐이건만 유키무라는 부르르 떨면서 안쪽 방에 들어가 누워버렸다.
평소 맛가는 언동으로 주위를 능히 불바다로 만드는 유키무라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는 만장일치의 결론이 도출되어, 독안룡이 질질 끌려왔다. "Hey, 난 고양이새끼냐?" 태클에는 신경 끄고, 자는 유키무라의 머리맡에 앉혔다. "힐끔대지 말고 냉큼 꺼져!"
얼마간 지나고 나서 소리가 들려왔다.
엿보러 갔더니 유키무라가 지극히 만족스런 미소를 만면에 띄우고 독안룡을 끌어안고 있었다.
이 쉐이 무섭다더니 개뻥이잖아, 라는 동료들의 비난에, 유키무라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무슨 말씀들이시오. 지금도 행복감이 지나쳐 무섭기까지 하외다."
누가 자랑을 듣겠다더냐.
푹푹 찔리는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마사무네는 어찌저찌 위엄을 추슬러 유키무라에게 힐문했다. "그래, 진짜 무서운 건 뭐야?" 유키무라는 심각하게 말했다.
"아침."
"Why?"
"아침이 오면 놓아보내드려야 하기 때문이올시다."
"......No way."
<말도 안되는> 건 유키무라의 머리통인지 빨갛게 달아오른 제 얼굴인지, 홧김에 이쪽에서도 끌어안아버리는 독안룡.
어째 아침이 와도 떨어질 성 싶지 않은뎁쇼.
그러나 여부를 확인해 볼 용사는 누구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제 3자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꼬리를 말고 내빼버린지 오래.
참으로 이 세상에 두려운 것은 「바보커플」이어라. 경사났네 경사났어.


크아아아악!!! 달아!!! ;;;;;;

'만두가 무서워'는 일본의 전통기예 라쿠고(落語=만담) 중 하나이다. 의상/도구/음악의 사용을 극력 피하고 몸놀림과 말솜씨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라쿠고는 쉽게 말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야 하는 1인 만담으로, 때문에 고도의 기예와 화술을 필요로 한다. 그 화술 덕택에 TV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부업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던가. 대개는 가벼운 반전을 기조로 하는 익살과 해학담이 대부분이지만 인정담이나 괴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문제의 '만두가 무서워'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임.

시간이 남아도는 젊은이 몇이 모여, 각자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것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가 거미니 뱀이니 전갈을 들먹이는 와중에 홀로,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남자가 있었다. 정말로 없느냐고 따지고 들어도 없는 건 없다고 뻗댄다. 그러나, 몇 번이고 질기게 물어본 끝에 겨우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냐 묻자 그 대답이 '만두'. 그 남자는 만두 얘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며 방에 들어가 누워 버렸다. 모두가 '저 재수없는 녀석을 만두로 혼내주자'고 마음먹고 돈을 모아 만두를 산더미처럼 사와서는 방에 밀어넣었다. 그러자 남자는 무서워하기는커녕 무서우니 먹어버리자는 둥 너무 맛있어서 무섭다는 둥 지껄이며 결국엔 홀랑 먹어치워 버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친구들이 정말로 무서워하는 게 뭐냐고 따지자 이번에 대답하길 '진한 녹차가 무서워'.

라쿠고에서는 '쥬게무(寿限無)' 및 '메구로(目黒)의 꽁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명한 네타라고 한다.
딴 건 그렇다 치고 본 김에 말이지만 '쥬게무'는 바로 그거임. 예전 한때 크게 유행했던 "장~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워리워리 므두셀라, 허리케인에 담벼락~" 헉 세대가 뽀록났음. 수한무는 물론이고 오래 살라고 지어놓은 이름 읊는 사이에 애는 물에 빠져 죽는 펀치 라인까지 똑같다. 라쿠고에서의 이름은 쥬게무쥬게무고코우노스리키레카이쟈리스이교노스이교마쯔운라이마쯔후우라이마쯔쿠우도코로니스무도코로야부라코지노야부코우지파이포파이포파이포노슈링강슈링강노구링다이구링다이노폼포코피노폼포코나노쵸큐메이노쵸스케 (헥헥헥헥)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몬티 파이슨에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다. (숨쉬고) Johann Gambolputty de von Ausfern schplenden schlitt crasscrenbon fried digger dingle dangle dongle didly dungle burstein von knacker thrasher apple banger horowitz ticolensic grander knotty spelltinkle grandlich grumblemeyer spelterwasser kurstlich himble eisenbahnwagen gutenabend bitte einen nürnburger bratwürstel gespurten mit zweimache luber hundsfut gumeraber schönendanker kalbsfleisch mittleraucher von Hautkopft of Ulm! 만담꺼리는 세계 공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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