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상을 받고 싶지 않다.

읽거나 혹은 죽거나 | 2007/03/19 00:50

세상에는 누구나 원하는 상이 있고 아무도 내켜하지 않는 상이 있지만, 인간으로써 가장 받고 싶지 않은 물건은 역시 '다윈상(The Darwin Award)'이 최고봉일 것이다. 상식의 범위 내를 가뿐히 초월하는 바보같고 멍청하고 어리석은 방식으로 명을 재촉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 수상 조건은 다섯 가지이다. ① 후보자는 행위의 결과로 반드시 유전자 풀에서 탈락해야 하며(= 죽어야 하며), ② 후보자는 반드시 경악할 수준의 판단 착오를 보여야 하고, ③ 사인(死因)은 스스로의 과실에 의거해야 하며, ④ 사망 당시 올바른 판단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⑤ 그 사건은 입증될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례집인 The Darwin Award를 야금야금 읽고 있다. 다음은 서문의 한 구절.

다윈상 수상자는 평균적인 어린애라면 누구나 도리질을 하고 외면할 끔찍스럽게 어리석은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긴다.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바보스런 짓거리를 저지름으로써 스스로를 유전자 풀에서 제거하고, 이는 멍청이 하나를 덜어낸 우리 종족이 더더욱 오래 생존하는 길로 이어진다. 수상자들의 한결같은 목적과 헌신적인 자기 희생,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말살하는 온갖 화려한 수단방법은 다윈상 수상의 영예를 얻을 자격이 충분하다 하겠다.

영   국   놈   들....!!!!

제발 머리가 안 되면 가만히나 있어달라는 비명이 목구멍까지 불뚝불뚝 치솟아오르는 사례들과 딱 영국식으로 배배 꼬이고 비틀린 유머감각이 그득그득한 매우 멋지구리한 책이나 읽다 보면 한편으론 심히 씁쓸해지는 걸 금할 수 없다. 이게 바로 우리 인간 종족의 초상이라니 (멀고 먼 눈)

어쨌든 알면 알수록 점점 꼬여가는 모 소년의 팔자에 대한 불건전한 모에를 잠시 다독이는 덴 제일 먹히는 처방이었음. 그래 난 팔자 사나운 애만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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