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소 김에 다시 한 번 풀어놓는 황제님의 궤적.

내 마음의 Honey | 2007/04/02 23:50

칼 하인츠 슈나이더(Karl-Heintz Schneider). 별칭 '독일의 젊은 황제(ドイツの若き皇帝)'

독일 대표팀의 캡틴. 포지션은 포워드. 백넘버 11. 2월 2일생 물병자리 AB형. 몇 년 전 출간된 쯔바사 대전에는 7월 4일 게자리 O형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쪽은 팬들 대부분이 못 본 걸로 치부하고 있다. 당연하다. 그의 익센트릭함과 사이비 COOL은 물병자리가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세이야 팬의 편견) S의 쯔바사 시계는 주니어 유스에서 멎어 있으므로 영원한 15세의 171cm. 금발 벽안의 정통파 게르만계 미인.

본디는 초등학생 편을 배경으로 하는 극장판의 오리지널 캐릭터로, 가능성을 본 요이치가 건져가서 주니어 유스 편에서 잘 써먹은 케이스. 이건 프랑스 캡틴 엘 시드 피에르도 마찬가지다. 성우와 '소년 황제'라는 거창한 별칭과 금발 벽안의 정통파 북구 미소년이란 점 외엔 모든 설정이 대부분 바뀌었지만.

여성 팬들이 군침을 좔좔 흘리는 CT 제일의 미모에 - S는 꽤 진심으로 비스크돌이라 생각한다 - 황제다운 도도함과 오연함과 냉철함, 그 뒤에 숨은 축구에 대한 불꽃 튀는 진짜배기 정열, 쯔바사의 테크닉과 휴가의 파워를 모두 갖춘 세련되면서도 힘이 넘치는 압도적 플레이, 의외로 소박하고 서민적인 태도와 가족 사랑 등으로 인해 별처럼 많은 CT의 걸출한 외국인 캐릭터들 중에서도 그의 인기는 단연 톱을 달린다. 팬들이 인정하는 실질적인 일본의 최강 라이벌. (산타나나 나투레자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나 그런 거 몰러'의 분위기임. 나도 그런 놈들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건 없는 법이다. 거칠 것 없는 황제님에게도 치명적인 약점 한 가지는 있었으니...


원작/애니/게임이 삼박자로 받쳐주는 가공할 수준의 SGGK 프리크라는 것이었다 (외면)


도대체 그의 SGGK 와카바야시 겐조에 대한 짝댓질이 얼마나 지독한진 한 번 직접 보고 확인하시라.
(부제 : 황제님, 그 처절한 짝댓질의 행로)


01.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엇자란다고 실상 그는 오리지널 시절부터 싹수가 노랬다. 극장판 1탄 <유럽 대결전>에서부터 정작 주인공 쯔바사는 제쳐두고 겐 상에게만 오만 관심 다 보이며 있는 대로 자기 존재 어필하던 그를 나는 잊을 수 없다...

02. 아니나다를까 2탄 <전일본 최대의 위기!>에서 팬층 전부가 머리를 싸매는 일대 히트를 기록하였다. 초장부터 당당하게도 "이건 너를 위해 만든 슛" 이라 공언한 나와 와카바야시의 두근두근파이어샷 미라쥬 볼과 함께 겐 상과의 재시합을 고대하며 우키우키하게 출장하던 그 소년 -_-

03. 정작 겐 상이 어른의 지저분한 사;정으로 출장은 못하고 벤치만 지키게 되자 얌전하게 참는 본인보다 더 분개하여 "네게 벤치는 어울리지 않아!" 라며 거품 물고 펄펄 날뛴다.

04. 그러더니 겐 상을 끌어낸다는 명목 하에 고의적으로 남의 집 귀한 골키퍼를 둘씩이나 반 죽여 필드 밖으로 쫓아냄으로써 기어코 와카바야시를 출장시키고야 만다! OTL 각본가 누구냐!!

05. 본편으로 넘어가자. 겐 상의 독일 유학 시절, 연습 시간 후까지 남아서 훈련을 도와줌으로써 실질적으로 그를 단련시킨 사람은 황제님이었다.

06. 주니어 유스 편을 통틀어 황제님이 대체 몇 번 와카바야시를 연호했는진 세기조차 두렵다. 전혀 상관없는 장면에서도 줄창 와카바야시 타령이다. 이미 접미사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07. 사람 얼굴 기억 못하기로 유명한 그가(註 1) 겐 상이 3년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댔단 이유 하나로 용케 쯔바사는 기억한다. (내심 와카바야시가 마치 자기 일처럼 자랑했다고 - 이런 오야빠가 – 막 툴툴댄다;)

08. Rt2002 애니판의 전일본 VS 브레멘 연습 시합에서 굳이 스타디움을 반 바퀴 돌아(...) 겐 상 자리까지 타박타박 걸어와 당연한 듯이 옆자리에 앉는 꼴은 직접 봐야지 그 눈꼴시럼을 알 수 있다.

09. 주니어 유스 편의 독일 VS 우루과이 전에서 수천 수만 관중 틈새에 낑겨박혀 있던 겐 상을 한 방에 찾아내는 뉴타입급의 감응력을 과시하더니 덤으로 면상에 철판 깔고 커밍 아웃마저 해 버렸다(틀리다!).

10. 주니어 유스 결승전에서 겐 상이 드디어 출장했을 때 독일 멤버들이 전부 경악하는 와중 그 혼자 '기다렸다, 와카바야시!' 라며 아주 입이 찢어지고 있었다.

11.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들이 줄줄이 쯔바사 신도로 전락하는 가운데 그만은 게임 포함해서 네 번이나 최종 보스를 맡고도 쯔바사에게 무진장 시큰둥하다. 주인공이므로 마지못해 필요 최저한의 관심은 보이지만 단지 그뿐.

12. 월드 유스 편에서 양팔을 부상당해 출장 못하게 된 겐 상을 굳이 문병까지 오는 정성을 보인다. 랄까 대체 어떻게 그 와글와글한 관중석 틈새에서 찾아낸 거냐!?

13. Road to 2002 시작부터 뮌헨에서 함부르크까지 무려 왕복 1,500km를 쌩하니 달려와 진치고 겐 상을 기다리다 대뜸 한다는 말이 바로 그 전설적인 헌팅 대사(...) "너를 직접 꼬드기러 왔어". (무려 口説き口説き) 카날리 님 曰 <스포츠맨에게는 최고의 프로포즈>인 "나와 함께 세계 최고의 팀을 만들자" 는 말까지 해가며 B뮌헨 이적의 작업을 걸었건만 개인적인 은혜는 까맣게 잊어드신 겐 상의 단호한 거절로 마음의 상처만 대박 입었다. 특히 애니판에서의 쓸데없이 음침한 BGM에 안 어울리게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표정 짓고 계신 황제님은 필견이다. 이때 단단히 삐진 게 원인이 되어 이후의 바이에른 뮌헨 VS 함부르가 SV에서 쉴새없이 쯘쯘댔다고 한다(...).

14. 심지어 거절당한 직후 네 고집 반드시 꺾고야 말겠다(...)는 취지의 대사를 남기고 떠난다. (진짜 헌팅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냐;)

15. 그리고 회상 씬에선 황제님이 과거 유학 시절부터 겐 상더러 독일에 귀화하라고 수도 없이 찔러댔다는 게 뽀록난다. 한 마디로 13번은 귀화가 정 안 될 성 싶으니 챔피언스 리그로 목표를 낮춰 잡은 것이다. 어 눈물난다.

16. Rt2002 후속작 GOLDEN23에서 여즉 포기 안 했다는 것도 만천하에 들통난다. 포기 안 한 정도가 아니라 시합 중에 님 생각;만 들입다 하고 있다. 그러나 겐 상은 변함없이 튕긴다(....)

17. 테크모판 게임 캡틴 쯔바사 5에선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어진 겐 상이 분데스리가 때려치고 스페인인지 이탈리안지로 튀려 하자 당장에 새로운 필살기 플레임 플래시를 선보여 겐 상을 도로 주저앉힌다. 이 이벤트는 멀쩡한 남성 팬들에게조차 '버리고 떠나려는 애인 옷자락을 물고 늘어진 거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고 두야 orz
이쯤 되고 보면 "그렇게 좋냐...? 그렇게 좋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당신 SGGK가 그렇게 좋으슈!!!?

헌데 그럼 뭐하겠소. 저 와카바야시 겐조란 인간은 내 등에 푹푹 꽂히는 화살표엔 열라 무심하고 애새끼한텐 지 간이고 쓸개고 몽땅 다 뽑아주는 궁극의 쯔바사 오야빠가인데!!! (※주 : 팬 맞음)
혹여 커플링 냄새라도 나면 내 태고의 이브 중 한 명으로부터 하아하아 유전자를 물려받은 동인녀란 종족으로써 그나마 눈이라도 감겠건만 저건 진짜로 원조배기 구제불능 오야빠가다. 하루가 멀다 하고 편지질에 전화질에 재회하니 죽다 살아온 애인 만난 듯 좋아서 미치려 하질 않나 쯔바사가 활약하면 감격해서 눈물까지 철철 흘리질 않나 쯔바사를 스타팅 멤버에 안 넣는다고 애먼 미스기 붙들고 쌩지랄을 떨질 않나(...) 약관 15세 나이에 애새끼 대박 편애하는 아빠란 게 어떤 건지 아주 온 몸을 다 바쳐가며 실연해주는 그이 와카바야시 겐조. 그러나 실은 겐 상이 쯔바사보다 넉 달 가량 연하인 이 센스. 진짜로 돌아버리겠다 OTL

하나만 물읍시다 황제님. 대체 이런 놈의 어디에 그리 홀라당 반하신 거요?
(반한 놈이 죄지... 반한 놈이 죄야...)
(질기지만 S는 극렬 SGGK 팬이 맞다)

남자 하나 잘못 골라 인생 아주 제대로 말아먹은 케이스로 너무 모범적이어서 더 할 말도 없으삼. 기껏 얼굴도 이쁘게 잘 타고나선 지구에 인간이 60억인데 어디 사람이 없어 둔탱이에 신경줄은 고래심줄보다 굵고 연애 편차치는 바닥이고 바이에른 데려가려고 독일을 종단해 가며 직빵으로 날아온 사람을 뭘로 보는지 그 와중에까지 애새끼 타령하는 쯔바사 바보를 찍긴 왜 찍어갖고 이 고생이냐! 보는 내 속이 다 폭폭 타고 염장이 질린다 이 바보야!!!

...하지만 사랑해요. 어흐흐흐흐흑.
(그래 난 신세 망친 남자만 주워가는 몹쓸 취향이다. 보태준 거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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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Jess 2013/11/23 17:25
저 CT 본지 하도 오래 되어서 읽다가 생각나는 것도 있고 까먹었던 것도 있고 모르던 사실도 있고 그렇습니다. 암튼 예전에 읽었을 때도 황제님 볼때마다 멍미 외쿡인 미쳤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정리한 걸 보니 진짜......마음 아프네요.(....) 널 꼬시러 왔어는 기억나는데 테크모판 5에서 필살기 개발했단 소리는 처음 들어요. 이 남자야 인형처럼 생겨 갖고 왜 그러고 사니..

제 츠바사 비호감 이유의 절반은 갈수록 더 절절해지는 이 짝사랑 플래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가끔씩 함부르크 Jr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면 더 부쌍해지는...ㅠㅠ 와카바야시가 지속으로 낳은 새끼마냥 츠바사 타령을 해댈 때마다 닥빙해서 짜증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저 자연스럽게 지노를 쌩까버린 치매 장면은ㅋㅋㅋㅋ 아 저 왜 저거 읽으면서 아무런 위화감을 못느꼈죠;;?ㅋㅋㅋ 나중에 문고판에서 수정했다는게 더 변명같고 우스워요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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