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스터즈 갤럭시의 비밀. (이랄 것까지야)

읽거나 혹은 죽거나 | 2007/06/03 12:15

4권까지 나오고 잠정적으로 중단된 신죠 카즈마(新城カズマ)의 제스터즈 갤럭시(ジェスターズ・ギャラクシー) 시리즈를 이 기회에 싹 다 처분해 버리려고 책장에서 끄집어냈다가 문득 생각난 게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은하기병연대 <순혈의 천사(에레히=나유그)>는 신선조 같단 말야!?

읽은지 하도 오래 되어서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기억나는 사항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음.

- 배경은 은하제국 말기. 몇 년 내로 근 십만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은하제국은 무너지고 공화파가 득세하게 된다.
- 주인공 집단 은하기병연대 <순혈의 천사>는 후세에 살육집단으로 악명을 떨치게 된 부대로, 오로지 황제에게만 절대 충성을 맹세하며, 고문과 암살쯤은 누워서 떡먹기라는 소문.
- 그 실체는 은하제국 삼재상 중의 하나인 가이홀 황종(皇種) 대공 한잘이 신설한 사관학교 출신자들. 변경 행성 출신들의 근 깡패들이 대부분인 '불량 사관들의 집단'.
- <순혈의 천사>의 주된 무기는 장검총. 말 그대로 칼자루에 총이 부착되어 있는 장검이다.
- 온건하고 듬직한 대장과 막 나가는 악독한 부대장. 대장 솜로드와 부대장 베레즈는 같은 변경 출신의 소꿉친구.
- 베레즈는 솜로드의 부관으로써의 위치에 항시 충실하며 솜로드를 최고의 지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어디서 어딜 봐도 막말에다 신선조잖아? ;;;;
(한잘 대공 = 마쯔다이라 가타모리, 솜로드 = 곤도 이사미, 베레즈 = 히지카타 토시조, 알트와인이 아마도 최후의 장군 요시노부면 그럼 주인공 알론은 뭐냐, 오키타냐? ;;;)

좀 더 조사해 봤더니 작가 본인은 단지 '역사에 자세한 사람이라면 씨익 웃게 될 부분이 많다' 라고만 슬쩍 회피하고 있으나 출판사의 선전 문구가 '은하를 무대로 한 <신선조> 등장!! <구랑전승(狗狼伝承)>에서 소년 히어로를 생생하게 그려냈던 신죠 카즈마가 <신선조>를 모티브로 신 시리즈를 개시!' 라는 둥 '신선조를 모티브로 하는 청춘군상극' 라는 둥인 이상 뭐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겠구먼. 좀 더 자세히 읽으면 배 움켜쥐고 폭소할 대목이 줄줄이 튀어나올지도. 귀찮은데다(...) 읽을 책이 산더미라서 싫지만.
하여간 일본 것들의 신선조 사랑에는 아주 질렸다 질렸어. 새삼스럽지만.

덤. 4권쯤에 가면 베레즈 부대장은 아예 노골적으로 귀신 부장(鬼の副長)이라 불리는 모양임. 그렇게까지 안 해도 당신이 히지카타 부장인 줄 다 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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