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독서삼매경.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07/07/07 10:23

그제 도착한 이케미야 쇼이치로의 <다카스기 신사쿠>를 읽고 있다.

이 사람의 신사쿠는, 쿨하다.
낯을 무진장 가린다. 거의 시바탱의 부장님 급이다.
침착하다.
말수가 적다(!).
그런데 마성이다. (.....)

시바탱과 소하치의 주위가 따라오건 말건 위를 움켜쥐고 쓰러지건 말건 고삐 풀린 황소마냥 나 잘났다고 폭주하는 일세의 파천황 다카스기 신사쿠에게 신나게 후달리다 무려 COOL하다 못해 무뚝뚝하고 애교라곤 약에 쓰려 해도 없는 이케미야의 신사쿠를 보자니 이거 원 신선해서...

그런데 여전히 여왕님이다.
실은 시바탱 신사쿠보다 더 여왕님이다(...)

입을 열면 나오는 거라곤 미운 소리 날선 소리 가시 돋힌 소리뿐이거늘 다들 웃으며 허허롭게 넘기지 않으면 하아하아 더 해주세요 더 밟아주세요(...) 분위기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음. 명색이 속설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리얼리티를 추구했다면서 한 페이지가 멀다고 마성이라느니 매력이라느니 마술적이라느니 사람 후리는 게 특기라느니 마음을 잡아끄는 힘이라느니 눈빛만 봐도 다들 꼴깍꼴깍 넘어갔다느니 작가가 입에 거품 물고 있으면 읽는 쪽은 뭣하게 난감하다(...). 이것도 일단락 지어지면 미친듯이 발췌 번역 들어갈 것 같음;

그 틈틈이 시바탱의 막말 깽판물(...) <열한 번째의 지사>를 들추고 있음. 붙들고 읽자니 내 치킨의 하트엔 부담이 좀 심하다. 어이 거기 작가야, 그렇게 신사쿠가 이뻐 죽겠수? <-
신사쿠 사후 그 빠돌이들이 우리의 아이돌 총독께 누가 된다며 오우노에게 일제히 덤벼들어 강제로 삭발(...)하고 얼렁뚱땅 비구니로 만들어 버릴 땐 맥이 쪽 빠지다 못해 헛웃음이 다 나옵디다. 이래서 남자애들이란...
그리고 적재적소에 (잊을 만하면) 등장하시어 온갖 유능함은 혼자 다 발휘하고 계신 부장님. 그래 시바탱, 당신은 무엇보다 히지카타 빠돌이였지.

새삼 느끼는 시바탱의 버릇 한 가지. 「この○○○ほど~たものもいない(누구누구만큼 뭐뭐했던 자도 없다)」이미 상용구 수준을 넘어 접미사. 대강 좀 하쇼.

후에 귀병대가 다시 스토리에 얽히면 그때는 암살전문가 텐도 신사쿠(...)가 나와주지 않을까 쬐금 기대하고 있는 S. 아니 그건 역시 너무 매니악하군;
오히려 이노우에 토우타(井上問多)라던가 쿠로이시 쇼이치로(黒石正一郎)나 쿠사나기 샤쿠세키(日柳雀石) 쪽이 더 가능성 있을라나. 기실 내가 더 기대하고 있는 신 캐릭터는 사이토 슈와 코토리 케이스케(小鳥圭介), 그리고 이바 시치로(伊庭七郎)지만. (하다못해 사이토만이라도...!) 다 알아본 당신은 막말 매니아.

실은 히로세 니키의 <히지카타 토시조 산화>부터 읽어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난다.
그야 난 교토 신선조보단 하코다테 신선조에 더 모에하는 축이고 시바탱의 경우도 진짜로 부장에게 꼴딱 넘어간 건 도바 후시미 전투 이후긴 한데 아키야마 여사가 <토시조 살아서 다시>에서 참으로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나간 패배의 과정에 진짜로 뼛속까지 데여서 지금은 보신전쟁을 좀 멀리하고픔. (같은 보신전쟁이어도 시바탱은 열라 캐발랄했건만; 솔직히 <불타라 검> 보다 보면 하코다테 정부가 어쩌다 졌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제목부터 개폭 분위기(...)인 <신선조포획첩 겐 씨의 사건부>부터 읽어야 쓰겠다. 부장님과 이바 군의 비밀 데이트... 하아하아.
(맹세컨대 별로 망상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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