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과 영화.

아테나께서 보고 계셔 | 2007/07/10 15:10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나는 황금들에게 꿈과 로망을 심하게 품고 있다. 놈들은 - 비록 아테나 빠돌심에 불타는 바보들이긴 하되 -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초초초초초초초 엘리트 집단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관계로 여러 가지로 망상도 심각한데(실은 커플링보다 이 바보 집단이 데굴데굴거리는 꼴 보는 게 더 재밌단 말이지...!), 갈무리를 정리하다 2년 전쯤 B모 님과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던 네타를 창고에서 발굴한 김에 한 번 배째고 올려본다.
다음 번엔 '황금들의 가명'이라던가 '황금들의 위장신분'이라던가 '황금들의 본명'이라던가... 어이어이 어디까지 가니.


므우 님 : 범죄물과 콘 게임 류의 사기극. 범죄계획의 허점과 실현 가능성과 보완점에 대해서 이러고 저러고 심히 진지한 얼굴로 평가하는 그를 보며 황금들은 생각한다. '법에 저촉되는 일만은 하지 말아라, 므우...!' 역시 고전이 제일이라고, 불평도 많지만 <스팅>을 즐겨본다.

바란 : 소위 예술영화파. 일반인이라면 보다가 자 버릴 끝도 없는 롱 테이크와 무덤덤한 스토리와 성질나도록 조용한 배우들을 삼위일체로 갖춘 영화를 애호하므로 상영회에서 알데바란에게 추천 순서가 돌아갈 시 미로와 데스 근처는 안면이 창백해진다. 좋아하는 감독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오즈 야스지로, 잉마르 베리만. 사랑하는 영화는 <7개의 봉인>.

사가 : 최루성 멜로드라마 선호파. 누선이 약해서 눈물 뽑으라고 부채질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운다. 심지어는 울 일이 아닌 곳에서도 눈물짓는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보며 (다른 황금들이 얼어 있는 동안) 눈물로 손수건 열 장을 버려놓은 사건은 지금도 인구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성역의 입담꺼리 No.1.

카논 : 스크루볼 코미디. 기본적으로 가벼운 로맨스물을 좋아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뜨거운 것이 좋아>를 몹시 애호함. 본인은 쪽팔려서 내색을 안 할 속셈인 모양이지만 영화와 같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동경하는 줄은 다들 눈치까고 있다.

데스 : 슬래셔/하드고어/좀비물. 어쨌든 신체가 절단나는 장면이 들어 있어야 한다. 선호하는 감독은 이탈리아의 명예를 걸고 다리오 아르젠토. 아르젠토에 관한 한 전작주의자. <서스피리아>에서부터 별 시시껄렁한 영화까지 전부 다 섭렵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데드 얼라이브>.

리아 : 전쟁물과 대하서사물.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콰이강의 다리>. 요즘은 <만성진대황금갑>이 꽤나 압도적이었던지 슬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의 대륙적 스케일에 매료되고 있는 중. 스케일 크고 넓은 화면으로 봐야 확 사는 영화를 애호하기 때문에 성역을 통틀어 (의외로) 사자궁이 홈시어터 면에서 가장 충실하다. 황금들은 이변이 없으면 한 달에 한 번씩은 사자궁에 모여 상영회를 열곤 한다(그리고 끝난 후엔 꼭 의견 차이로 천일전쟁이 터진다).

샤카 : 아니나다를까 어리석은 중생의 속되고 하찮은 오락에는 흥미가 없다고 코끝으로 비웃는 그이나, 실은 뮤지컬 매니아(...)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개안하고 화면이 뚫어지도록 열심히 시청하는 샤카를 봤다는 알데바란의 증언은 물론, 제자들에게 Say Shava Shava를 몰래 연습시키며 만족스러워 하는 부처님을 목격했다는 잡병의 보고도 있음. 기실 상영회에서 제일 영화에 집중하는 사람은 샤카이다. (끝나고 나면 가시돋힌 미운 소리만 백만 개 늘어놓을지언정)

노사 : 물론 무협물. 이소룡과 이연걸을 좋아하지만 성룡도 종종 즐긴다. 좀 그럴싸한 액션을 봤다 하면 아무나 붙잡고 실연하려 드는 고약한 버릇이 있음. 황금이라서 실연이 되니까 문제다. 여담이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 2가 개봉했을 땐 시온 님과 더불어 마스터 요다 VS 두쿠 백작의 배틀을 재현한답시고 교황궁을 다 부수어놓기도 했다.

로스 형님 : 전 장르 커버 가능. 소화 못하는 영화가 없고 싫어하는 장르가 없다. 또한 영화에 대한 잡지식이 이상할 정도로 풍부해, 여신배 교황 주최 십이궁 케빈 베이컨 게임에서 열두 번 연속으로 이겨버린 후로는 계속 출제자 겸 심판만 하고 있음. 죽어 있는 동안(...) 시간은 남아돌고 할 일은 없어서 (아마도 모모한 신들과) 영화만 들입다 봤더니 이렇게 됐다는 게 본인의 (악의는 전혀 없는) 설명이다. 좋아하는 감독은 프랑소와 트뤼포.

미로탕 : 터지고 부수고 깨지고 날아가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좋아하는 영화는 <다이하드> 시리즈와 <터미네이터 2>. 좋아하는 감독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데굴데굴 바뀐다. 요즘엔 <트랜스포머>에 홀랑 빠져 마이클 베이를 숭배하겠다고 야단법석.

슈라 씨 : 하드보일드 계열. 책에서도 챈들러와 해미트를 제일 좋아하는 만큼 애호하는 영화는 물론 <말타의 매>. 그가 하도 홍보하고 다닌 통에 한때 성역에서는 스페이드의 유명한 대사 "If they hang you, I'll always remember you." 가 크게 유행했다. <북극의 나누크>, <업> 시리즈 등 다큐멘터리도 상당히 즐겨 보는 편.

와가시 :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보는 일이 잦기 때문에 전연령 가족영화. 특히 디즈니. 본디 입으로만 COOL이고 내심은 활화산보다 정열적인 그인지라 <니모를 찾아서>를 시청하며 감루를 줄줄 흘려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좋아하는 영화는 <아름다운 비행>.

아프로 : 신랄한 영국계 블랙유머와 서스펜스. 몬티 파이슨을 몹시 선호한다. 가장 귀애하는 작품은 물론 <친절한 마음과 화관>. 한편으로는 히치콕과 샤브롤의 전작주의자로, 특히 히치콕의 열렬한 팬이다. 히치콕 중에선 <이창>이 제일이라고.

시온 님 : 정치음모물이 제일. 누가 교황님이 아니랄까 봐 음모와 배신과 모략과 기타 등등이 횡행하는 지저분한 어른의 세계를 즐겨 시청한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프라이머리 컬러스>와 <왝 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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