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서 독서 일기.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07/08/25 16:50

틀림없이 전원이 괴물 레벨인 JOY 4 BROTHERS 양이4인조지만, 바닥 없는 체력과 지구력은 긴상, 기술의 정확성과 정련도는 카츠라, 스피드와 발도의 속도는 다카스기, 파워는 사카모토, 이런 식으로 밸런스가 딱 잡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종합적으로는 긴상이 제일이지만 소라치가 워낙 무식한 파워 승부에 흥미가 없는 인간이라 - 곤도/히지카타/오키타 중 누가 제일 세냐는 따악 소년들;이나 할 것 같은 질문에 그때그때의 상황과 정신 상태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라고 대답한 작자고 말이지 - 당고 놓고 캬르릉대며 싸우기 시작하면 바로 수라장(....)
하지만 체력이 제일 딸리는 건 신짱이라는 것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신사쿠가 모토네타인 주제에 체력이 넘쳐흐르다니 그런 용서받지 못할 짓을.

헛소리는 그만하고, 이하 기타카타 겐조 作 <흑룡의 관> 및 아키야마 카노 作 <고료카쿠를 함락시킨 남자> & <신사쿠 푸른 열일>의 항례적인 한 줄 감상 나갑니다.

1. <흑룡의 관(黒龍の柩)> : 이런 결말이었어!? 랄까 최후의 승자는 너냐!!

역시 켄땅이었다. 그 인간이 신선조물을 쓴다 한들 정사를 고대로 따라갈 리가 없지. 해설자 말마따나 거의 <심야 플러스 1>에 맞먹는 화려한 노도의 첩보작전.
부장님과 총장이 더럽게 사이가 좋다...! 특히 중반의 야마나미는 따악 홀로 남겨지는 마누라를 걱정하는 남편(...).
혼자서 에도 갔다 코후 갔다 에조치 갔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열심히 유능하신 부장님이 무진장 안습이다.
어째 부장님 근처에 여자 그림자가 한 개도 안 보인다. 랄까 이렇게 부장님 미모를 찬양하지 않는 신선조물은 나 난생 처음 봤다.
1인칭이 보쿠(...)에다 표준어를 쓰는 사카모토는 정말로 괘씸했다. 냉큼 토사벤으로 복귀하라! 복귀하라! 복귀하라!
사이고 따위는 얼른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이난 전쟁은 대체 언제야! (* 1876년입니다)
부장님 속만 박박 썩이더니 한 번 좀 꺾였다고 팍삭 기가 죽어버린 곤도를 보자니 해묵은 살의가 다시금 치솟았다.
어떻게든 곤도를 북으로 데려가려 기 쓰고 매달리는 부장님 때문에 안구에 해일이 일었다. 아니 그 고릴라 뭐가 그리 좋아서... T.T
원래 곤도를 싫어하는 작가들이 부장의 못난 두 번째 남편(...)도 곱게 안 보는데 아니나다를까 오오토리는 참 거시기한 애였다.
에노모토도 거시기했다. 우와아아앙 요시노부 장군님... 플리즈 컴 투 에조치!
하여간 부장님만은 유능하고 유능하고 유능하고 또또또또또 유능하다.
어떤 의미 열라 황망한 엔딩은 미리 짐작 & 각오를 했어야 하는 건데. 켄땅은 삼국지에서부터 이런 거 너무 좋아했다구!!
읽는 내내 비주얼이 은혼 버전으로 따라붙어서 진짜 드럽게 곤란했다. 하라다가 나올 때마다 눈앞에 대머리가 어른어른...; 어 잠깐, 그럼 엔딩은 그렇고 그렇게 되는 건가...?

2. <고료가쿠를 함락시킨 남자(五稜郭を落した男)> : 이치신이었다.

솔직히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이치의 내부에서 신사쿠가 너무 신격화(...)되어 있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가련하다(....).
하지만 불타는 오구라성을 앞에 두고 신사쿠가 피를 쿨럭쿨럭 토하는 장면은 솔직히 뭉클했음.
야마가타가 진짜로 손수건을 물어뜯으며 분해하고 있었다. 제발 부탁인데 거기서 慕う도 아니고 思慕란 단어 골라 쓰지 좀 마라 이 여자야.
어떻게든 중간중간에 부장을 끼워넣고자 애를 뽀득뽀득 쓰는 아키야마 여사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명색이 이치노죠가 주인공인데 다 읽고 나면 생각나는 건 신사쿠밖에 없다... orz

3. <신사쿠 푸른 열일(晋作蒼き烈日)> : 당신, 얜 안 쓰는 편이 좋을 뻔했수.... -_-

이런 말 하긴 좀 그렇다만, 정말 소름이 짝짝 끼치게 유능했던 시바탱 부장님에 비해 아키야마 여사의 부장님은 청초;하긴 하거늘 거 유능하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 내심 참 찝찝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시바탱/소하치의 신사쿠가 그야말로 온 몸에서 살짝 돈 천재의 후광이 좍좍 흘렀다면 - 흐르다 못해 사흘들이로 줘패주고 싶었다면 - 아키야마 신사쿠는 무진장 청순(...)하고 가련(...)하고 병약의 오라가 펄펄 풍기는 대신 머리가 압도적으로 약하다(......).
사실 내가 신사쿠 관련으로 제일 좋아하는 대목이 뭐냐 하면 연합함대와 담판하러 가서 패전국 주제에 있는 땡깡 없는 땡깡은 다 부려대는 거하고 쌩초보가 꼴랑 소형 함선 한 대 끌고 출동해 오오시마 앞바다에서 갖은 깽판은 다 놓고 있는 힘껏 튀는 건데 아키야마 버전으로는 어느 쪽이든 여~엉 카타르시스가 부족해서...; 아니 세상에 다카스기 신사쿠가 대체 언제부터 남의 뒷손가락질을 신경쓰는 귀여운 성격이었느냐고!? 따라올 놈은 따라와라 싫은 놈은 저리 꺼져 나는 내 길 가련다를 모토로 삼는 일세의 파천황이잖아! 캬악!
덤으로 癇癪とブチ切れあってこそ인 이노우에 몬타가 너무 얌전해서 열라 기분 나빴다. 죠슈번 방언이 진짜 적응 안 된다. 이번에도 이치신이었다. 왜 이렇게 뜨겁냐 얘네들;

물론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다. 막판에 하치마키를 신사쿠에게 유물로 남기는 쿠사카나 피에 물든 그 천을 전장 어디에나 지니고 다니다 불타는 오구라성 앞에서 기스케, 보고 있나? 라고 내심으로 부르짖는 신사쿠가 쬐끔 모에가 아니었다고는 절대 말 못하지이. 난 어차피 썩은 동인녀라서.... orz
그치만 맛이 제대로 간 독전파(...) 다카스기 신사쿠에게 반해 있는 인간으로선 20퍼센트 부족해서 안 되겠더란 얘기. 그저 뱃속이 제대로 시커멓다는 이케나미 신사쿠나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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