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살인적인 더위로 헤롱헤롱한 요즘, 하물며 한때 근 40도까지 올라가는 기온에 시달리던 현해탄 너머에서, 그 찌는 날에 베스트도 안 벗고 질기게 버티던 부장이 언젠가는 열사병으로 픽 쓰러질 거란 아우성이 속출한 건 결코 놀랄 일이 아닙지요. 그리고 그걸 주워가는 사람은 응당 파르페의 요정(...) 긴상이어야.
그런 의미에서 (뭔 의미야) 부장이 쓰러지면 높은 확률로 만족하는 짐승의 마음으로 요즘의 호프이신 라이카(雷華, 사이트명 Lost-heaven 또는 하느님의 행방神様の行方) 님의 <여름엔 눈이 부셔서 신호도 잘 안 보이지 않냐(夏って眩しいから信号見にくいよね)>를 후딱 쌔벼온 S. 범죄라니까아아아아!!!!
배 째고 등 딸 각오는 진작부터 되어 있습니다. 그 각오 없이 이런 짓 절대 못하지.
문제 되면 사사삭 지워버립니다.
...and less.
19권에서 톳시를 무려 한 손으로 들고 튀었던 긴상이니만치 까짓 까무러친 부장쯤 못 옮겨가랴. 바닥 없는 체력과 근력은 역시 攻의 필수 조건.
백중맞이와 정월. 일본 2대 이벤트 중 하나로 세간이 난리법석인 이 시기, 경찰조직인 신센구미는 살인적인 업무에 치여 숨조차 돌릴 겨를이 없다.
한 주가 멀다하고 어딘가의 경비가 닥친다. 그때마다 겨냥도를 펼치고 경비의 배치를 비롯한 기타 사항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건 물론 부장인 히지카타의 몫이고, 당연히 그 동안에도 통상 업무인 시내 순찰과 기타 등등은 당연히 지속된다. 잠시 눈만 뗄라치면 곧 에베레스트 높이로 쌓이는 서류를 못 본 척할 수도 없어서, 살인적인 기후 하의 순찰로 진이 빠진 몸을 질질 끌고 책상 앞에 붙어 앉아 땀이 흥건한 손으로 펜을 집어드는 나날.
더구나 순일본풍 가옥인 둔영에는 에어컨도 있으나마나이다. 더구나 푹푹 찌는 날씨로 잠을 못 청하겠는지 대사들이 줄창 물을 찾아 부엌을 들락날락한다. 평소라면 그닥 주의도 기울이지 않을 발소리와 덥다고 불평하는 목소리가, 신경이 닳을 대로 닳은 상태에서는 일일이 머리를 난도질하듯 쑤셔댄다.
틀렸다. 여기서는 집중이 안돼. 24시간 영업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아, 에어컨이 잘 듣는 자리에서 서류를 펼친 게 화근이었다.
눈코 뜰 새도 없는 바쁜 일정에 열대야가 겹쳐 수면 부족이 한계에 달해 있을 때, 철야로 서류 작업. 에어컨 바람도 서늘한 가게에서 염천하로 발을 내딛자마자 흉악한 땡볕에 눈앞이 어찔했다.
큰일났다 싶었다. 냉큼 둔영에 돌아가서 쉬자고, 눈을 폭력적으로 자극하는 일사광에서 한 시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발을 내딛었다. 앞은 거의 보지도 않고.
브레이크를 밟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지만, 모든 게 희뿌연 안개가 낀 듯 애매하기만 했다.
무더위가 한창일 때 헬멧 속은 작열지옥이다. 크윽, 이래서 스쿠터는 안돼! 긴토키는 혀를 찼다.
자가용이라면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달리겠지만 물론 그만한 주머니 사정이 못된다. 후딱 집에 가서 선풍기 앞에 죽치고 앉고픈 마음을 달래가며 고개를 들어, 신호가 파랑으로 바뀐 걸 확인했다. 여기서 에어컨을 펑펑 틀어야겠다 작정하지 않는 시점에서 무언가 상당히 허무하다.
까짓 선풍기라도 없기보단 천 배 만 배 낫다는 생각을 하며 땅을 박찼다. 그닥 대로가 아니어서 차로 붐비지 않는 게 고마웠다. 차가 많으면 그에 비례해 바람은 안 통하지 배기가스는 충만하지 생지옥이 따로 없다.
그러나, 슬슬 쾌적하게 달려보자고 스피드를 올리려던 그때.
「으아아아아아아악!?」
비실거리며 도로로 뛰어든 시커먼 실루엣.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다행히 막 출발한 참이어서 속도는 얼마 내지 않았다. 찢어지는 금속성 소리를 내며 스쿠터는 실루엣 코앞에서 무사히 정지했다. 등골에 송송 맺힌 땀이 어느 새 식은땀으로 변해 있었다.
가, 간 떨어졌다. 이놈 자식아 빨간불이잖아 눈이 삐었냐!
얼결에 같이 멎은 호흡을 진정시키고자 천천히 숨을 내뱉고, 머리를 들었다가 할 말을 잃었다.
빨간불의 횡단보도에 발을 들인 장본인은, 어처구니없게도 무장경찰 신센구미의 부장 히지카타였다.
어이 요놈아 일단은 경찰관 아니었냐. 교통과야 아니지만.
「……이봐이봐이봐, 너 돌았냐. 교통법균 준수하셔야죠 순경 아저씨」
뭐하는 거야 이 녀석.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스쿠터의 핸들에 팔꿈치를 짚고 비난조로 째려보았다.
틀림없이 닥치라는 둥 니가 뭔 상관이냐는 둥 욕설이 날아올 줄 알았더니, 히지카타의 대답이 없었다. 이상하다 싶어 살펴보니, 히지카타는 고개를 떨구고 우두커니 선 채였다.
진짜 왜 이러냐 얘. 무턱대고 도로 한복판에 죽칠 수도 없어서 스쿠터를 인도에 대었다. 이대로 자리를 떠서 안될 일도 없었지만, 상태가 묘한 게 마음에 걸렸다.
반박 한 마디 없이 멍청히 서 있기만 하다니 별 일도 다 보겠다. 겁나게 바쁠 때에 이런 곳에서 혼자 비틀비틀 헤매는 것도 이상하다.
……비틀비틀해?
「무슨 일이냐, 입 다물고 얌전히 굴게. ……근데 너, 영 중심을 못 잡는다……?」
자세히 보니 히지카타는 선 자세 그대로 앞뒤로 흔들흔들하고 있었다.
얼레, 혹시, 지금 좀 위험해요?
스쿠터를 세우고 한 발짝 다가섰다. 찰나에, 히지카타의 몸이 휘청 기울었다.
어이어이어이어이!
「우왓, 잠깐!」
앞뒤 안 가리고 달려가, 작열하는 콘크리트에 머리를 처박기 직전에 가까스로 구해냈다. 새까만 머리칼이 뙤약볕에 달구어져 끔찍하게 뜨겁다.
우선은 말을 걸어 의식을 확인했다. 몇 번인가 이름을 부르고 뺨을 두들겨댔더니, 시끄럽다고 힘없이 악다구니를 했다.
대답만 하면 그만이지 왜 욕지거리냐 요녀석아.
부축하는 팔을 뿌리치고 히지카타가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현기증이 나는지 아스팔트에 반사되는 빛이 눈을 찌르는지, 이마를 누른 손으로 눈 위에 차양막을 쳤다.
「야, 정말 괜찮은 거냐. 정 뭣하면 둔영까지 바래다주겠다만」
「죽으면 죽었지 니놈한테 빚은 안 진다. 내 발로 가겠어」
「헤에 그러십니까」
살짝 잠긴 모기만한 목소리로 반박할 바에는 좀 귀여운 맛이 있어도 좋으련만, 내용이 심하게 재수없었다.
들으란 듯이 혀를 찼다. 아파 보여서 자비심을 좀 보였더니 성질하고는.
「니 맘대로 하세요. 자, 신호 바뀌었다」
냅다 꺼지라고 확 밀쳐냈다. 역시 우리는 이게 적성에 맞는 모양이다 싶어 좀 씁쓸해졌다.
……어이, 왜 씁쓸해 하는데. 아무렴 어떠냐고. 꼭 내가 평범하게 상냥한 말을 주고 받고 싶었던 것 같잖아. 스톱 스톱 왜 이러셔 나, 나야말로 더위 먹었나?
산란하는 사고를 더위 탓으로 몰아붙이고 스쿠터의 핸들을 움켜쥐고 냉큼 자리를 뜨려 했다. 흘끗 곁눈질을 해보니, 우두커니 선 히지카타는 신호가 깜박거려도 도시 발을 뗄 줄을 몰랐다.
「……야, 뭐해. 안 가?」
시동을 걸려다 문득 멈추고, 말을 걸었다. 얼른 내빼면 될 걸 신경이 쓰이니 어쩔 수 없다.
좋은 소리 못 들을 줄 뻔히 알면서, 나도 참 웃기는 놈이지. 오지랖만 뭣같이 광대한 자신에게 내심 회의를 느끼며 히지카타를 지켜보았다.
불시에, 마치 실이 끊어진 것처럼 몸이 뒤로 휙 꺾였다.
또냐!
「크아아아아악! 고집을 부려도 정도가 있다 이놈아!!」
스쿠터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슬라이딩하다시피 아찔하게 받아낸 히지카타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명백한 열중증이다.
「……니가 무슨 규중규수라도 된다더냐」
후욕패설을 뇌까리며 의식을 잃은 몸을 안아올렸다. 열중증으로 실신했다면 정신은 곧 돌아오겠지만, 둔영까지 제법 되는 거리를 걷게 두기엔 너무 위험했다.
귀찮긴 해도 아픈 사람을 내버리고 달아날 만큼 비뚤어지진 않았다.
쨍쨍 내리쬐어 피부를 사정없이 달구는 태양에게 집에 가라 요놈아, 라고 침을 뱉어주고 싶은 심정으로 안아올린 히지카타의 몸은, 뜨겁고 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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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한 직후에 밖에 나갔더니 무언가의 음모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강렬한 뙤약볕에 쪼이고 자전거를 비틀비틀 몰다가 빨간불인 줄도 모르고 얼렁뚱땅 건너버렸거든요.
기절초풍할 사태를 버닝으로 대강 얼버무려 보려고요.
나중에 후편 씁니다. 아마도.
한 주가 멀다하고 어딘가의 경비가 닥친다. 그때마다 겨냥도를 펼치고 경비의 배치를 비롯한 기타 사항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건 물론 부장인 히지카타의 몫이고, 당연히 그 동안에도 통상 업무인 시내 순찰과 기타 등등은 당연히 지속된다. 잠시 눈만 뗄라치면 곧 에베레스트 높이로 쌓이는 서류를 못 본 척할 수도 없어서, 살인적인 기후 하의 순찰로 진이 빠진 몸을 질질 끌고 책상 앞에 붙어 앉아 땀이 흥건한 손으로 펜을 집어드는 나날.
더구나 순일본풍 가옥인 둔영에는 에어컨도 있으나마나이다. 더구나 푹푹 찌는 날씨로 잠을 못 청하겠는지 대사들이 줄창 물을 찾아 부엌을 들락날락한다. 평소라면 그닥 주의도 기울이지 않을 발소리와 덥다고 불평하는 목소리가, 신경이 닳을 대로 닳은 상태에서는 일일이 머리를 난도질하듯 쑤셔댄다.
틀렸다. 여기서는 집중이 안돼. 24시간 영업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아, 에어컨이 잘 듣는 자리에서 서류를 펼친 게 화근이었다.
눈코 뜰 새도 없는 바쁜 일정에 열대야가 겹쳐 수면 부족이 한계에 달해 있을 때, 철야로 서류 작업. 에어컨 바람도 서늘한 가게에서 염천하로 발을 내딛자마자 흉악한 땡볕에 눈앞이 어찔했다.
큰일났다 싶었다. 냉큼 둔영에 돌아가서 쉬자고, 눈을 폭력적으로 자극하는 일사광에서 한 시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발을 내딛었다. 앞은 거의 보지도 않고.
브레이크를 밟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지만, 모든 게 희뿌연 안개가 낀 듯 애매하기만 했다.
무더위가 한창일 때 헬멧 속은 작열지옥이다. 크윽, 이래서 스쿠터는 안돼! 긴토키는 혀를 찼다.
자가용이라면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달리겠지만 물론 그만한 주머니 사정이 못된다. 후딱 집에 가서 선풍기 앞에 죽치고 앉고픈 마음을 달래가며 고개를 들어, 신호가 파랑으로 바뀐 걸 확인했다. 여기서 에어컨을 펑펑 틀어야겠다 작정하지 않는 시점에서 무언가 상당히 허무하다.
까짓 선풍기라도 없기보단 천 배 만 배 낫다는 생각을 하며 땅을 박찼다. 그닥 대로가 아니어서 차로 붐비지 않는 게 고마웠다. 차가 많으면 그에 비례해 바람은 안 통하지 배기가스는 충만하지 생지옥이 따로 없다.
그러나, 슬슬 쾌적하게 달려보자고 스피드를 올리려던 그때.
「으아아아아아아악!?」
비실거리며 도로로 뛰어든 시커먼 실루엣.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다행히 막 출발한 참이어서 속도는 얼마 내지 않았다. 찢어지는 금속성 소리를 내며 스쿠터는 실루엣 코앞에서 무사히 정지했다. 등골에 송송 맺힌 땀이 어느 새 식은땀으로 변해 있었다.
가, 간 떨어졌다. 이놈 자식아 빨간불이잖아 눈이 삐었냐!
얼결에 같이 멎은 호흡을 진정시키고자 천천히 숨을 내뱉고, 머리를 들었다가 할 말을 잃었다.
빨간불의 횡단보도에 발을 들인 장본인은, 어처구니없게도 무장경찰 신센구미의 부장 히지카타였다.
어이 요놈아 일단은 경찰관 아니었냐. 교통과야 아니지만.
「……이봐이봐이봐, 너 돌았냐. 교통법균 준수하셔야죠 순경 아저씨」
뭐하는 거야 이 녀석.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스쿠터의 핸들에 팔꿈치를 짚고 비난조로 째려보았다.
틀림없이 닥치라는 둥 니가 뭔 상관이냐는 둥 욕설이 날아올 줄 알았더니, 히지카타의 대답이 없었다. 이상하다 싶어 살펴보니, 히지카타는 고개를 떨구고 우두커니 선 채였다.
진짜 왜 이러냐 얘. 무턱대고 도로 한복판에 죽칠 수도 없어서 스쿠터를 인도에 대었다. 이대로 자리를 떠서 안될 일도 없었지만, 상태가 묘한 게 마음에 걸렸다.
반박 한 마디 없이 멍청히 서 있기만 하다니 별 일도 다 보겠다. 겁나게 바쁠 때에 이런 곳에서 혼자 비틀비틀 헤매는 것도 이상하다.
……비틀비틀해?
「무슨 일이냐, 입 다물고 얌전히 굴게. ……근데 너, 영 중심을 못 잡는다……?」
자세히 보니 히지카타는 선 자세 그대로 앞뒤로 흔들흔들하고 있었다.
얼레, 혹시, 지금 좀 위험해요?
스쿠터를 세우고 한 발짝 다가섰다. 찰나에, 히지카타의 몸이 휘청 기울었다.
어이어이어이어이!
「우왓, 잠깐!」
앞뒤 안 가리고 달려가, 작열하는 콘크리트에 머리를 처박기 직전에 가까스로 구해냈다. 새까만 머리칼이 뙤약볕에 달구어져 끔찍하게 뜨겁다.
우선은 말을 걸어 의식을 확인했다. 몇 번인가 이름을 부르고 뺨을 두들겨댔더니, 시끄럽다고 힘없이 악다구니를 했다.
대답만 하면 그만이지 왜 욕지거리냐 요녀석아.
부축하는 팔을 뿌리치고 히지카타가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현기증이 나는지 아스팔트에 반사되는 빛이 눈을 찌르는지, 이마를 누른 손으로 눈 위에 차양막을 쳤다.
「야, 정말 괜찮은 거냐. 정 뭣하면 둔영까지 바래다주겠다만」
「죽으면 죽었지 니놈한테 빚은 안 진다. 내 발로 가겠어」
「헤에 그러십니까」
살짝 잠긴 모기만한 목소리로 반박할 바에는 좀 귀여운 맛이 있어도 좋으련만, 내용이 심하게 재수없었다.
들으란 듯이 혀를 찼다. 아파 보여서 자비심을 좀 보였더니 성질하고는.
「니 맘대로 하세요. 자, 신호 바뀌었다」
냅다 꺼지라고 확 밀쳐냈다. 역시 우리는 이게 적성에 맞는 모양이다 싶어 좀 씁쓸해졌다.
……어이, 왜 씁쓸해 하는데. 아무렴 어떠냐고. 꼭 내가 평범하게 상냥한 말을 주고 받고 싶었던 것 같잖아. 스톱 스톱 왜 이러셔 나, 나야말로 더위 먹었나?
산란하는 사고를 더위 탓으로 몰아붙이고 스쿠터의 핸들을 움켜쥐고 냉큼 자리를 뜨려 했다. 흘끗 곁눈질을 해보니, 우두커니 선 히지카타는 신호가 깜박거려도 도시 발을 뗄 줄을 몰랐다.
「……야, 뭐해. 안 가?」
시동을 걸려다 문득 멈추고, 말을 걸었다. 얼른 내빼면 될 걸 신경이 쓰이니 어쩔 수 없다.
좋은 소리 못 들을 줄 뻔히 알면서, 나도 참 웃기는 놈이지. 오지랖만 뭣같이 광대한 자신에게 내심 회의를 느끼며 히지카타를 지켜보았다.
불시에, 마치 실이 끊어진 것처럼 몸이 뒤로 휙 꺾였다.
또냐!
「크아아아아악! 고집을 부려도 정도가 있다 이놈아!!」
스쿠터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슬라이딩하다시피 아찔하게 받아낸 히지카타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명백한 열중증이다.
「……니가 무슨 규중규수라도 된다더냐」
후욕패설을 뇌까리며 의식을 잃은 몸을 안아올렸다. 열중증으로 실신했다면 정신은 곧 돌아오겠지만, 둔영까지 제법 되는 거리를 걷게 두기엔 너무 위험했다.
귀찮긴 해도 아픈 사람을 내버리고 달아날 만큼 비뚤어지진 않았다.
쨍쨍 내리쬐어 피부를 사정없이 달구는 태양에게 집에 가라 요놈아, 라고 침을 뱉어주고 싶은 심정으로 안아올린 히지카타의 몸은, 뜨겁고 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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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한 직후에 밖에 나갔더니 무언가의 음모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강렬한 뙤약볕에 쪼이고 자전거를 비틀비틀 몰다가 빨간불인 줄도 모르고 얼렁뚱땅 건너버렸거든요.
기절초풍할 사태를 버닝으로 대강 얼버무려 보려고요.
나중에 후편 씁니다. 아마도.
19권에서 톳시를 무려 한 손으로 들고 튀었던 긴상이니만치 까짓 까무러친 부장쯤 못 옮겨가랴. 바닥 없는 체력과 근력은 역시 攻의 필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