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SS라고 해도 되나?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07/08/28 22:51

이쪽 카테고리만 줄창 업데이트하고 있는 S입니다. 아 그래 어쩔 것이오 나는 정념의 여자임을.
은혼의 대사빨에 반경 300만 킬로미터 바깥까지만이라도 접근해 보려고 - 뭣 때문인지는 묻지 마시고; - 엉뚱하게 필립 말로 시리즈만 줄창 읽고 있다가 갑자기 깨달았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술사 오펜 무모편을 참고하는 게 훠얼씬 빠르다는 사실을.

그런고로 장난삼아 한 번 저질러본, 오펜 무모편 5권 <기가 막혀 할 말도 없다!>에 수록된 '내게 상관말고 죽어주슈'의 은혼 버전 어레인지. 아주 막 가라 막 가.
문재의 부족에 대해선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겠음. 나한테 뭘 기대하냐고요.

(전략)
긴토키의 반응은 그보다도 한 발 빨랐다.
굵직한 참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은신술로 위장하고 절찬 스토킹 중인 쿠노이치의 뒷덜미를 냅다 움켜쥐었다.
"....어머?"
얼이 빠진 목소리는 깨끗이 씹었다.
"변태 닌자 배리어────!!!!!"
전력을 다해 전방으로 폭투한 삿짱과, 끈 인형 천인이 얼굴(이라 해도 된다면) 어드매선가 발사한 거대한 섬광이 공중에서 격돌했다. 굉음과 충격음과 덤으로 비명도 들렸던 것 같지만 득될 일도 없으므로 무시했다.
털푸덕. 몇 미터 앞에 새까맣게 탄 삿짱이 바닥에 떨어졌다. 움찔움찔 경련하는 모양으로 봐서 아직 명줄은 붙어 있는 줄 확인하고, 까짓 요 정도 맞고 승천하면 은혼 레귤러의 자격이 없지, 라며 고개 한 번 끄덕여주고 긴토키는 기세 좋게 (넋나간 듯이 보이지 않지도 않는) 천인을 향해 둘째손가락을 내뻗었다.
"고작 그 정도론 날 쓰러뜨리지 못해!!"
"사람 하나 잡아놓고 폼 잡을 때냐 이 자식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콤마 1초 후, 신센구미 부장의 길이가 끝도 없는 다리에 의한 화려한 뇌천찍기가 정수리에 직격으로 꽂혔다.


반짝거리는 강물 너머, 흐드러지게 핀 꽃밭 속에서 키득거리며 손짓하는 다카스기 신스케가 보였다.
.....근데 걔 아직 살아 있는뎁쇼!?


정신이 반짝 돌아왔다. 위에 그닥 상냥하지 못한 충격 영상의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너, 너, 너 말이다,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도 없는 거냐! 이건 좀, 뭐랄까, 사람으로써 해서는 안 될 일이잖아!!"
머리 위에서 히지카타가 죽상으로 아우성치고 있었다. 아 거, 드럽게 시끄럽네. 넌 새벽 3시에 정조를 잃게 생긴 여염집 처녀입니까 요녀석아.
일어나서 뒤통수를 긁적이며 표정만은 시리어스하게 대꾸했다.
"우리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건 인간은 고사하고 생명체의 기준에조차 여러모로 부합하지 않는 인외마경이야. 이쪽도 독하게 인간의 마음을 버리고 악마가 되지 않으면 도저히 이기지 못해. 흘린 피의 가치를 지키는 것만이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보상 행위란 걸 모르겠냐!"
"뭘 같잖게 심각한 얼굴로 진중히 주절대고 있어!? 이기고 자시고 이전의 문제잖아! 여자를 방패로 쓰지 마!!"
"오오구시 군, 그런 PC하지 못한 차별적 발언을? 지금 시대는 남녀 평등입니다!"
"평등이고 뭐고, 사람을 방패로 쓰지 말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
끈인형이 발끝(이라 해도 된다면)으로 숯덩이가 된 삿짱을 조심스럽게 쿡쿡 찔러보는 동안, 대에도의 밤하늘에 히지카타 토시로의 처절한 절규가 메아리쳤다.

"아─그리고 말이다..."
옷자락 밑으로 손을 쑤셔넣어 어깨 언저리도 긁적이면서 께느른하게 덧붙였다.
"쟤로선 바라던 바일걸."
"아아!?"

무심히 뻗은 긴토키의 엄지손가락 끝에서, 숯덩이보다 조금 나은 삿짱이 관에서 흡혈귀 일어나듯이 호쾌하게 퉁겨올랐다.
급기야는 쪼그리고 앉아 나뭇가지로 찔러보던 끈인형도 펄쩍 뛰었다. 지를 수 있었더라면 비명도 마다치 않았으리라.

비명나오기 5초 직전의 히지카타의 눈앞에서, 삿짱은 양팔로 어깨를 감싸안고 꽈배기도 아니건만 몸을 비비 꼬아대기 시작했다.
"훗... 과연 긴상이에요. 조금도 주저함없이 사랑하는 이를 파동포의 제물로 내던지는 그 철저한 새디스트의 자세는 긴상만의 것이에요! 아아 그런 식으로 내 몸도 마음도 산산조각으로 부수면서 무참한 내 모습을 보고 웃을 작정이지요 좋아요 얼마든지 응해 드리겠어요! 좀 더, 좀 더 나를 짓밟아주세요───!"
퐁. 복숭아빛의 귀여운 홍조로 뺨을 물들이고, 행복한 미소를 띄운 채 삿짱은 쓰러져───
침묵하였다.


"거봐요?"
"......어째서."


이런 젠장 위화감이 없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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