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의 귀환. (그런데 귀환이 이런 거?)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07/11/27 18:24

블로그를 방치한지 어언 20일(...). 게을러진 게 아니다. 뜬금없이 투잡족이 되었을 뿐이다. 정말이라니까!
하여간 얼마 전 그늘에서 열불나게 스토킹질하고 있는 텐 씨의 동인지를 갖은 편법을 다 동원해 여섯 권이나 손에 넣은 김에, 이번 주 드디어 터질 은혼 83화라는 대형사고(대형사고가 아님 뭐란 말인가. 망할 놈의 선라이즈 새끼들...)를 기념하여 오랜만에 한 편 갈겨써 봤다. 나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게 불타고 있노매라.

이하, 사모해마지 않는 지벨 님과의 문란한 대화 중 튀어나온 네타. (언제나 감사합니다 뮤즈 님)
하코다테는 모에모에하지만 쓰기는 영 우울한지라 앞으로 간간이 SS는 못 되고 SSS는 될지도 모르는 이런 놈들이 수시로 나올...수도 있다. 뒷일은 장담 못한다.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응?)


마다오 동지와 간만에 한 잔 걸치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지름길을 찾아 우중충한 뒷골목에 발을 들였더니 반갑잖은 피 냄새가 확 풍겼다.
아니나다를까 토막난 시체 대여섯 구와 핏물에 머리부터 처박았다 빼도 저 모양은 안 될 뒤숭숭한 꼬락서니로 사연 많은 요도를 갈무리하는 진선조 부장 씨가 골목을 점거하고 있었다.

속으로 아~아, 하며 탄식하는 와중에 인기척을 느끼고 이쪽을 흘끗했다 변변찮은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도 눈에 확 뜨이는 은발을 알아본 히지카타의 사시사철 1년 365일 플러스 알파로 벌떡 열린 동공에 쌍심지가 바로 켜졌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시커먼 저놈만 보면 그냥 이리저리 쿡쿡 찔러주고 싶은 건 급기야 본능의 경지임은 부인하지 않겠으나 저리 대놓고 캬르릉 반응을 보이면 몸을 바쳐 기대에 부응해야 하겠다는 의욕이 없다가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인간 심리라.
여즉 이쪽은 입 한 번 벙긋 아니하고 심지어는 모션 하나 취하지 않았거늘 사람 보자마자 만성 칼슘 부족 아니랠까 봐 대뜸 험악한 낯짝으로 확 째려보기부터 한 어딘가의 꺼멍 토깽이가 나쁘지 긴상은 나쁘지 않아요. 니가 자초한 거야. 암 그렇고 말고.
0.03초만에 번개불에 콩궈먹듯 정당화를 완결지은 긴토키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시큰둥하니 말했다.




"생리 터졌냐?"




정직하게도 단숨에 시퍼래지는 낯짝에 유쾌한 마음을 금치 못하며 여세를 몰아 쐐기를 박아주었다.
기왕 얘 상대론 다른 곳에 다른 쐐기를 박는 편이 훨씬 땡기지만. 아니아니 이게 아니라.

"거 참 칠칠맞지 못하게스리 그걸 온 몸에 처바르고 나자빠졌어요. 니가 무슨 초경 터진 여중딩입니까. 아랫도리에 시뻘건 놈을 떡칠하곤 나 죽을 병 걸렸다며 울고 불고 생난리 떠는 여중딩입니까? 그게 아니면 멧시 플레이냐? 멧시 플레이냐 이거. 긴상이 올 줄 알고 요기서 피범벅된 꼴로 이제나 저제나 손꼽으며 기다렸더냐? 실은 그렇게 긴상이 좋아 죽겠습니까. 정성이 갸륵해서 눈물이 납니다, 이 안 보이게 솔직한 놈아. 근데 말이죠, 멧시 플레이라면 긴상도 기본적으로 대환영이지만 생리혈은 딱 질색이거든. 니 면상은 오히려 허옇고 질척질척한 뭐시기를 휘갑칠해야 맛이 확 살거든. 까짓 거, 이 오빠가 대출혈 서비스로 고단백 우유를 듬뿍 발라주마. 이리 오련 토끼야."

핏기를 잃어 하얗다 못해 창백한 얼굴이 목에서부터 거꾸로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만화 같은 광경을 즐거이 감상함도 잠시.
무라마샤가 날선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칼집을 떠났을 때 긴토키는 이미 뒤로 휘떡 돌아 세 발짝째를 떼어놓고 있었다.

이어서 대충 이 새꺄 오늘이 니 제삿날이다로 시작하는 엄청난 욕설의 향연이 뒷골을 강타했으나 가뿐히 씹었다.
실전으로 처절히 단련된 36계의 힘을 우습게 보지 말란 말이지.


이리하여 보름달이 휘영청 뜬 대에도의 밤, 해결사와 진선조 부장의 진검 두더지잡기의 막이 올랐다.


副長は銀さんにいじめられてなんぼだっつーの。(おい)

사포에서도 비슷한 짓을 한 번 하긴 했지만 카가상이 '어디까지나 진짜 실수로' 혀가 헛발질한다면 긴상은 '다 알면서 고의적으로' 이죽거린다는 거. 어쩜 이렇게 못돼쳐먹었을까. 그런 당신이 좋아 죽겠슈 이 천연파마 백발 마다오야.

'안 보이게 솔직한 놈'이란 죽이는 표현은 이 바닥의 걸작 입시명문사립정글고등학교에 빚지고 있다.
틀림없이 한 10분쯤 후에 부장이 헉 하며 정신 차리고 보면 콘크리트벽에 등짝 다 갈려가면서(...) 긴상과 떡을 치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당신 팔자가 원래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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