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일요일.

Banishing from Heaven | 2008/06/02 15:04

H모 님 T모 님 L모 님 일요일엔 정말 즐거웠습니다 ㅠ.ㅠ 마녀님들 덕분에 3년 묵은 체증이 반은 내려갔어요. 이래서 인간은 수다가 필요하다능 ㅠ.ㅠ
생각 같아선 1화부터 25화까지 정주행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없었고(세상이 이 지경만 아니면 벌써 MT 한 번 하자고 설쳤을지도 모릅... 흑흑흑), 중요한 에피소드 중요한 장면을 머리 맞대고 눈에 불 켜고 즐겼다. 이하는 침 튀기며 오간 대화들을 취합한 짧은 감상s.


1. 록온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허벌나게 나쁜 놈이다. (애들을 울리지 마라 워어어어어억)
근데 이쁘다. 미치게 이쁘다. 진짜 작정하고 이쁘다. 아일랜드의 한 떨기 산백합이다. 6피트짜리 아일랜드 총각이 뭐 이리 예뻐 버럭! 1기 진히로인 이 사람 맞다니까. 마리나 이스마일? 누굽니까 그거 어허허허(....)
고로 리린 님의 에피 2 감상에서 영감을 얻은 짤방 하나.


2. 1기 오프닝과 초반 몇 화의 아방 타이틀은 제대로 사기다. 뭐여 저 캡 유능해 뵈는 인상파들은(...)

쿨하게 악당스런 냉미남 인상이 2화의 빈보쿠지에서 단숨에 흔들리고 3화의 우유에서 와장창 깨지더만 결국엔 더블오의 에어리스이자 1기 진히로인으로 자리매김하신 록형(...), 유능+냉철침착한 간지남 인상이 언제라고 딱 꼬집을 수도 없이 사상누각처럼 붕괴하다 막판엔 산소가 된 알렐이(...), 구름 위의 고고한 냉미소년 인상이 10화의 나는저는지는내는 타령으로 박살이 나더니 아예 후반은 록온록온데레데레;하다 끝난 티에링(...), 실컷 개념찬 엄친아로 스타트 끊어놓곤 2화 막판부터 땀나는 대사빨로 사람 정신을 사상의 지평선으로 날린 끝에 건담 30년 역사에 유래가 없는 변태 건덕후로 마무리지은 로드 그레이엄(...) 등등을 생각할 때, 역시 개중 그나마 간지 지킨 넘은 - 그리고 심지어 간지도가 상승하기까지 한 넘은 - 세츠나뿐이다. ★★예이 승리의 꼬꼬마★★

3. 알렐이가 산소남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나는 건담이고 건담이며 건담이니 또한 건담이니라! 우워어어어억!!!" & "계획을 위해서라면! 베다를 위해서라면! 록온을 위해서라면! 죽어마땅! 죽어마땅! 죽어마땅!!!" & "복수! 복수! 복수! 이 신발색히들 다 죽었어 크아아악!!" 의 초열혈 무투파들(...) 속에서 홀로 나라도 톨레미를 지키겠어/전력을 분산시키면 안돼/너무 흥분하지 마 등등 이성 찾고 상식 찾으며 정론을 논했기 때문이다 OTL 야 이놈아야 물론 정론은 좋은 것이나 세상엔 정론을 논해야 할 때가 있고 안 해야 할 때가 있단 말이여...! 머리도 좋고 상황판단도 빠른 애가 왜 이리 공기만 못 읽어 눈치가 바닥이야...!
그나마 저 중 군에서 굴러본 냄새도 슬그머니 풍기고 이성과 감정 사이에 선 적절히 그을 줄 알고 은근히 냉철하기 짝이 없는 록형이 그럭저럭 중간에서 애들을 조율해 왔건만 이 인간마저 21화를 계기로 넘어서는 안 될 일선을 휘딱 넘어 머리가 홱 돌아버림으로써 알렐이의 공기화는 입지를 완벽히 굳히게 된다. 크흑. 팔자야 팔자.

4. 시국 가지고 농짓거리하는 것 같아 찝찝하긴 한데 이럴 때일수록 웃어야 한다는 말만 믿고 헛소리 좀 하겠다.

실은 롯데가 9회 말 역전패한 날의 부산시민 할렐이 보고 싶다(...).
참고로 알렐이는 (비교적) 얌전한 서울시민이다(...).

처음에 알렐이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여자와 아이들을 뒷줄에서 보호하는 거예요. 그러다 살수차 동원돼고 사람이 맞고 날아가면 눈이 홰까닥 뒤집히면서 "야 이 시발 찌질색햐!!!!" 할렐이 등장 두두둥. 쓰러진 예비군 겉옷을 뺏어 입고 허공답보로 살수차 지붕에 뛰어올라가 아주 개박살을 내버리는 거죠. 초병 체력으로 (by T모 님)

...할렐아, 잠시만 여기 와주면 안 되겠니.

5. 사실 생각해 보면 아자디스탄에 왕이 따로 있지도 않으니 마리나는 프린세스 마리나 이스마일 아닌 퀸 마리나 이스마일이어야 맞을 성 싶은데 말이오. 여왕보다 공주가 더욱 가련하고 동정 사기 쉽다는 일반론은 옳지만 그녀에겐 별반 효과도 없었잖수.
안 그래도 얼굴마담(...)으로 흔들리는 나라 지탱하라 끌려나온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정치는 개털이지 현실감각은 부족하지 데이터베이스는 용량 부족이지 대학 동창이라던 시링에겐 구박받지 하는 일마다 성과는 못 올리지 나라는 찢어지게 가난하지 기껏 요바이; 왔던 남자애는 세상이 왜 이리 개떡이냐 질문만 날리고 튀었지 게다가 걔가 명색 상대역이라는데 어째 동갑인 아일랜드 총각만 찾고 있... 야 그만하자 orz
심지어는 팬에게조차 히로인 취급도 못 받고 이리저리 치여대는 걸 보면 안됐다는 생각도 좀 들지만, 우리 세댄 약관 15세에 카리스마를 풀 파워로 휘둘러가며 세상을 장악하셨던 퀸 리리나 님이라는 만렙의 괴물(...)께 오오 리리나 님 쵝오를 외치며 자란 몸이라, 거 참...

하긴 비교하면 히이로가 화낸다. 격이 다르단 말이다, 격이...!
(이를테면 콜트와 스팅어 미사일의 차이?) <-

6. 네나는 츠나의 정조를 위협했다(...)
미하엘은 티에링을 세쿠하라했다(...)
요한은 록횽을 목소리로 성추행하고 있다(...)

아, 알렐인 여기서도 공기!? ㅠ.ㅠ

하지만 자타공인으로 알렐이 이뻐하시는 T모 님의 말씀들을 보건대 '그럴 필요도 없는 굴욕까지 찾아내는' 건 알렐이 팬의 생리인 듯 싶으므로 만사가 오케이(....)

7. 13화에서 할 일은 다 끝났지롱 꽁지빠지게 튀는 사셰스의 뒤에 대고 "...과연 그럴까" 라 뇌까리는 세츠나가 새삼 인상적이었다. 저 말을 보충 좀 하고 알기 쉽게 풀면 즉 '어이 옷상, 되게 미안한데 그 앞엔 록온이 대기 중이거든? 니네 쫄따구는 다 죽었삼'(...) 이 된단 말이지. 뒤나메스를, 록온을 믿지 않으면 곧 죽어도 나올 수 없는 말이며 내 기억이 정녕 맞다면 세츠나는 록형 제외한 파일럿과 크루 누구에게도 저런 신뢰를 보여준 일이 없음(...)

하긴 뒤나메스의 역할이 보통 최전선에서 이리저리 날뛰는 엑시아의 원호사격 및 서포트였다는 걸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긴 하다. 믿지도 못하는 상대에게 등 맡기고 근접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원호사격이랍시고 하다 내 등에 박히면 어쩔 것이여;) 그만큼 록형이 세츠나 입맛에 착착 맞게 서포트를 해주었단 뜻도 된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둘이 2년간 얼마나 삽질을 했을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재밌겠지만(...)

그래서 뒤나메스가 쓰로네 쯔바이와 교전 중인 걸 뻔히 알면서도 세츠나는 전투주역으로 향하기 위해 트란잠까지 아낌없이 써 버렸다. 만약 세츠나가 도착했을 때 쓰로네가 건재하다면 그 애는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 (22화에서 트란잠 발동 전에 엑시아가 발릴 뻔했던 걸 봐라;) 그럼에도 발동을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지. 첫째로 그만큼 형님 어찌 될까 다급했고, 둘째로 내심 그런 일만은 없을 거란 확신이 있었지 싶다. 실제로도 록온은 더블오 세계 공인 최강 파일럿 사셰스를 동등한 기체로 거의 작살내기 직전까지 갔었다. 대릴만 이해는 가지만 상당히 뻘스런 난입을 하지 않았던들 최강의 자리는 록형이 꿰찼을 것이다 <-

8. GN 풀 실드를 장착한 뒤나메스는 마치 장옷을 뒤집어쓴 아가씨였다(...). 과연 슬리핑 뷰티.
뭐 15시간 줄 쳐맞고 막판엔 세쿠하라마저 당한 록형은 죽고 싶었겠지만 날다람쥐(퀴리오스)나 뚱땡이(버츄), 세미누드(나드레)에 비하면 매우 훈늉한 센스가 아닌가. 로드 그레이엄의 어휘력 만세 <-

그나저나 날다람쥐에 뚱땡이에 티에렌(铁人)에 타오(桃). 인혁련 센스는 왜 이리도 단순무식할꼬;;

09. 13화라던가 록형이 이퀄리브리엄을 좀 너무 봤지 싶은 장면들이 요소요소에 있었다. 이 인간이 좀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우리는 건담이 화려한 건카타를 시전하는 쩔면서도 쩔 수 없고 쳐웃기면서도 육수가 흐르는 장면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10. 솔직히 동인적인 관점을 살짝 떠나서 보아도 세츠나 F. 세이에이와 록온 스트라토스의 화학 반응은 실로 근사하기가 그지 없다.
세츠나를 신뢰하고 전적으로 지지하는 록온과 록온을 신뢰하고 암암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세츠나. 근접격투형과 원거리저격형인 그들의 기체만큼이나 끝내주는 상성이다. 최대한 동자승의 맑고 고운 눈(...) 유지하려 기를 써도 마리나가 낄 구석이 전혀 없는 게 맞아요. 벌써 완벽하게 자기완결을 본 관계거든. 게다가 록형은 눈앞에서 염화미소 띤 채로 죽어버리는 초필까지 날리고 튀었다고. <죽은 첫사랑>이 얼마나 막강한 대량살상무기인지는 내 이미 삼백만 번은 떠들었으니 굳이 언급 않겠다.

11. 다스 쿠로디아는 확실히 본 거 읽은 거 들은 거 지나치게 많은 인간이 맞다.
그리고 2년간 정말 열심히 공부한 것도 맞다. 캐릭터 구축도 구축이려니와 중학생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가능한 한 리얼하게 섬세하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녀. 그러므로 2기 기대하겠음.

12. 다음에 또 뵈요 여러분.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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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白夜 2008/06/03 00:40
요새 정말 즐거운 일이라곤 형님밖에 없어서, 저도 정주행 다시 하는 중인데요...
웃, 다시 보니 더 예쁩니다. 아니 작붕화에서도 형님만 퀄리티가 다르잖아. 츠나 자식 좋겠다 이런 미인하고 한 팀이라면 나도 셀레스티얼 비잉에...! 이언씨 조수의조수의조수의하로수리공이라도 좋으니 톨레미에 태워줘!(...)
형님과 츠나는 둘이 서 있기만 해도 좋습니다. 투샷만 되도 행복해 죽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 1화가 좀 많이많이 좋아요...(단둘이 미션)(신뢰&지지는 시작부터)(끝나고도 둘이서냐)(데이트 그만하고 섬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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