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를 어엿비 여기어 세츠록의 <두근두근☆첫경험> 시리즈를 하사하겠노니 그대는 나를 위해 소유격 버닝물을 쓸지어다. 지벨 님의 사탄의 유혹에 꼴라당 넘어가 뜬금없이 오리지널로 전력 질주한 S입니다 유혹에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동인녀이어라. 저한테 별 경험을 다 시키시는 지벨 님 당신이 미워염... OTL
문재가 없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그러려니 해주시길. 먼 산.
근데 저놈의 제목 짓는 센스는 내 일이지만 정말...;;;;;
민망해서 닫습니다.
카즈하 에이리策覇栄利와 렌티에 크루시스Rentie(刃鉄) Crusis.
요즘 S가 오리지널에서 가장 이뻐하는 은발청안&흑발적안 상호갈굼 콤비. 너무 이뻐하는 나머지 이놈들로 설정 서너 개를 동시에 진행하는 뻘짓을 할 만큼 취향이란 취향은 다 쏟아부었음. 네로 울프-아치 굿윈의 S식 변주라고도 한다 <-
........근데 뭔가 생각했던 것과는 3억 광년쯤 동떨어져 버렸..............? ;;; 게다가 전혀 모에하지도 않아!! ;;;;;
이, 이런 거라도 버리지 말고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쿠헉.
엉...? 언제 20만 넘었냐? ;;;
카즈하 에이리는 뽑아문 담배에 익숙하게 불을 붙였다. 옆에서 탄창을 점검하던 건방진 부하놈이 대뜸 시뻘건 눈을 야렸지만 복도에 죽치고 있는 이상 뭘 하든 이곳은 10초 이내로 탐지당할 게 뻔했다. 보나마나 놈들은 2분 내로 개떼 러쉬를 가할 것이다. 어차피 곰실거리며 전진하는 잠입 잠복 액션은 성격에도 안 맞고 취향도 아니며 심지어는 현재의 감정 상태와도 일치하지 않았다. 다 때려부수고 정면돌파 좋잖아. 난 어제부터 스트레스에 치여 죽어가고 있다고. 합법적으로 피 봐도 되는 자리가 필요하단 말이다. 하지만 그 전에 담배부터 한 대. 이미 열한 시간째 한 모금도 빨지 못했다. 흡연경력 십수 년에 접어드는 중증중독자는 지옥의 고통에 한 발을 걸치고 있었다.
폐 속 깊이 지독하게 독한 담배 연기를 들이마셨다. 니코틴에 쩔은 세포가 부르르 떨며 환희의 비명을 지르는 것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스트레스 지수가 온도계 한 눈금만큼은 하강한 머리를 돌려 약 80센티미터 가량 위에 위치한 무덤덤한 대갈통을 째려보고, 선박 옆구리에 대뜸 몸통박치기부터 지른 머저리 같은 새끼에게 들려주고 싶어 6분 전부터 입이 근질거렸던 한 마디를 꽉꽉 씹어서 내뱉었다.
"미친 놈."
에이리는 카펫 위에 함부로 담뱃재를 툭툭 털었다. 내 복도가 아니니 알 바 아니다.
"그냥 적당히 한 방 갈기면 될 걸 뭘 힘들게 예까지 질질 기어오고 지랄이야. 토낄 수 있는 천재일우의 마지막 기회를 지 발로 걷어차냐 걷어차길. 시침 딱 떼고 통째로 조졌으면 황무지 같이 척박한 니 팔자에 그나마 선인장 꽃이라도 폈을걸 하여간 미련한 새끼는 답이 없어요. 네놈 인생은 지대로 쫑났어. 청춘사업 한 번 못해보고 몽달귀신으로 뒈지게 생겼다 어떡할래 임마."
"잔말 말고 옆구리에 뻥뻥 뚫린 구멍이나 막으시지요. 탈출하기도 전에 실혈사하고 싶으십니까."
렌티에 크루시스는 무엄하게도 상관의 어깻자락을 워커발로 냅다 질렀다. 사시사철 안면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찬지 더운지 쓴지 단지 긴지 아닌지 가릴 재간이 없는 놈이 싫어 죽겠다는 낯짝 하나는 참 예술이라 에이리는 대략 여섯 개 언어로 비속어를 널어놓으며 담배 쥐고 남은 손에 든 쬐끄만 물체에 시선을 주었다.
다시 보아도 방금 전 그대로였다. 귀여운 분홍색과, 날카로운 은색과, 딱 검지만한 크기와, 입을 딱 벌린 모양.
"……호치키스로 뭘 어쩌라고."
"호치키스가 박으라고 있지 아니면 뭡니까. 핥기라도 하실 셈입니까."
"시방 지금 맨살에다 침을 누질러 박으란 얘기냐."
"효과는 보장하지요."
"붕대도 없는 놈이 호치키스는 왜 갖고 있어?"
"즉석 고문에 딱입니다."
"내가 널 가학성 변태로 키웠더냐?"
"이럴 때만 보호자연하지 마십시오. 재수없습니다."
결국 테이프로 절충했다.
"좋아하지?"
총알이 깨끗하게 뚫고 지나간 옆구리를 테이프로 대강 땜빵하고 습관적으로 거칠게 욕을 퍼부은 직후의 한 마디는 여간 뜬금없는 게 아니었으나, 에이리의 어조가 뜻밖에 진중했기 때문에 렌티에는 혀끝까지 밀고나온 관례적인 갈구기를 따따부따 뱉어놓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한없이 확신에 근접한 물음에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었다. 없어도 알아들을 만큼은 오래 알아왔다.
상관이 대놓고 혀를 찼다.
"우라질, 하필 상호상애냐."
렌티에는 한순간 무얼로 응수해야 할지 방향성을 잃었다. 반가운 말은 아니었다.
"네놈 내구연한은 앞으로 끽해야 이삼 년이었지."
"그만 떠들고 체력이나 온존하세요. 슬슬 열나게 뛰어야 하는데 입으로 기력 다 빠져나갑니다."
하나 다음에 둘이 오듯 핀잔이 있으면 바로 쏟아질 악다구니로 살살 난감해져 가는 분위기를 얼버무릴 작정이었지만, 욕설에는 독설, 빈정거림에는 비아냥, 궤변에는 헛소리, 발에는 주먹, 잽에는 카운터라는 지난 수년간의 상식을 깨고 상대는 말을 씹어버렸다. 덤덤한 표정 그대로 슬몃 당황한 렌티에의 눈앞에서, 얼굴의 색소가 그 자리로 다 몰린 양 유독 파란 눈동자가 드물게 침착성을 상실하고 순간적으로 부륵 떨렸다.
"진짜 여긴 왜 온 거냐 병신아."
"……지금 뭘 잘못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 와서 뭔 놈의 죄책감이냐 한껏 코웃음을 쳐주려다, 눈에 띄게 핏기가 빠져나가 백짓장 같은 주제에 독기만은 시퍼렇게 산 얼굴이 이쪽을 사납게 노려보아 렌티에는 미미하게 한숨을 쉬었다. 아 젠장, 난 지금 할 일이 산더미예요. 빡빡 우겨서 제 발로 여기까지 온 처지에 곧 죽어도 임무는 성공해야 하잖습니까.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안 하던 짓을 한다더니 피가 모자라서 그 잘난 뇌세포까지 산소가 못 가고 있는 겁니까, 답지도 않게 웬놈의 가을병이냐고요. 내가 꼭 말로 해야겠습니까.
렌티에는 다시금 힘주어 그립을 쥐었다.
"그녀는 분명 제게 소중한 사람이고,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수천 번 수만 번 손바닥에 느껴온 익숙한 감촉에 살짝 안도하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행복 속에 끼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에이리는 다짜고짜 벼락맞을 머리통을 향해 지포라이터를 집어던졌다. 달러 단위로 뒤에 0이 세 개는 붙는 사치품을 폭투하는 꼬락서니를 볼라치면 부잣집 도련님 주제에 자린고비 근성으로 속속들이 쩔은 유진이 불을 뿜었겠지만 손 닿는 범위 내에 맞으면 제법 아플 만한 물건이 라이터뿐이었다. 어차피 판단반응속도 0.02초의 괴물이 허공에서 냅다 캐치해 버릴 줄은 예상했던 바였고, 대신에 에이리는 사정 볼 것 없이 격하게 포효했다.
"닭살!!!"
관자놀이 대신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져 온 충격을 추스리면서 렌티에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분이 남의 애틋한 각오를 한 마디로 묵살하다니."
"애틋한 각오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그 범죄스런 대사빨은 어서 배워왔냐!"
"타고난 스킬이라고 해주세요."
역시 그놈의 DNA가 문제라는 둥 타고난 스킬은 얼어죽을이라는 둥 이 닭살을 어떻게 책임질 거냐는 둥 상관이 폭포수처럼 불평을 쏟아내건 말건, 렌티에는 내친 김에 썰렁한 분위기를 무마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씹힌 보복 겸사겸사 한 번 더 심통을 부리기로 작심하였다.
"아무리 곱씹어봐도."
"엉?"
"벌써 노망나셨습니까."
"쳐맞고 싶냐."
"그 새 까먹으신 모양인데."
"뭘 말야."
"목숨은 하나, 걸 수 있는 상대도 하나뿐이죠."
푸른 눈과 붉은 눈이 그제야 정면으로 상대를 마주보았다.
"렌티에 크루시스는 당신의 칼(刃)입니다."
에이리는 신경질적으로 필터를 질겅질겅 씹었다. 그래, 안다 이 망할 새끼야. 너는 내 칼이고 나는 너의 지표였지.
<그까짓 연애질>로 흔들릴 결심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내민 손을 잡지도 않았을 놈인 줄은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단지, 더는 돌이키지 못할 단계까지 오고 만 지금, 학교에 가고, 성적으로 고민하고, 동아리에 가입도 하고, 도시락도 까먹고 친구놈들과 아웅다웅하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사소한 일로 다투고───남들 다 누리는 그런 시시껄렁한 사춘기를 하나도 챙겨보지 못하고 끝을 맞게 될 이 녀석에게, 단지, 아주 조금.
연민 비슷한 것을 느꼈을 뿐이었다.
시작부터 써먹고 때 되면 미련없이 버리겠다 선언했던 사람이 할 생각이 아니긴 했다. 새삼스런 센티멘털병이 맞긴 맞는 모양이어서, 그러잖아도 여러모로 더러웠던 심사에 덤으로 밸까지 꼴렸다. 카펫에 담배를 비벼 끄고는 툭툭 털고 일어나 발로 한 번 더 문대는 유치찬란한 심술로 얼마간 속이 후련해졌지만.
"내가 진──짜 널 잘못 키웠다."
"대령님 손에 자란 기억도 없습니다."
망할 놈의 부하이자 피보호자는 이번에야말로 콧방귀를 뀌었다.
"저 없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못할 계획이면서 왜 괜히 폼은 잡으신댑니까."
"너 없어도 방법은 한 다스쯤 더 있어."
"……버리고 갈까 보다."
"들려 임마."
"됐으니까 제 발목이나 잡지 마시죠."
"너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냐?"
"그럼 누구한테 합니까? 잡혀오신 공주님."
"……오랜만에 아빠의 유─익한 설교를 듣고파 안달이 났나 본데, 이따 두고 보자."
"언제부터 아빠입니까. 기껏해야 철딱서니 없는 형이면서 무슨."
"너 따윈 잔손 많이 가는 빌어먹을 애새끼로 충분하다."
"반박할 말은 산더미지만 나갈 때까지 아끼겠습니다. 잘 쫓아오기나 하세요."
"그러니까 나한테 하는 말이냐고."
정면돌파까지, 앞으로 15초.
폐 속 깊이 지독하게 독한 담배 연기를 들이마셨다. 니코틴에 쩔은 세포가 부르르 떨며 환희의 비명을 지르는 것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스트레스 지수가 온도계 한 눈금만큼은 하강한 머리를 돌려 약 80센티미터 가량 위에 위치한 무덤덤한 대갈통을 째려보고, 선박 옆구리에 대뜸 몸통박치기부터 지른 머저리 같은 새끼에게 들려주고 싶어 6분 전부터 입이 근질거렸던 한 마디를 꽉꽉 씹어서 내뱉었다.
"미친 놈."
에이리는 카펫 위에 함부로 담뱃재를 툭툭 털었다. 내 복도가 아니니 알 바 아니다.
"그냥 적당히 한 방 갈기면 될 걸 뭘 힘들게 예까지 질질 기어오고 지랄이야. 토낄 수 있는 천재일우의 마지막 기회를 지 발로 걷어차냐 걷어차길. 시침 딱 떼고 통째로 조졌으면 황무지 같이 척박한 니 팔자에 그나마 선인장 꽃이라도 폈을걸 하여간 미련한 새끼는 답이 없어요. 네놈 인생은 지대로 쫑났어. 청춘사업 한 번 못해보고 몽달귀신으로 뒈지게 생겼다 어떡할래 임마."
"잔말 말고 옆구리에 뻥뻥 뚫린 구멍이나 막으시지요. 탈출하기도 전에 실혈사하고 싶으십니까."
렌티에 크루시스는 무엄하게도 상관의 어깻자락을 워커발로 냅다 질렀다. 사시사철 안면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찬지 더운지 쓴지 단지 긴지 아닌지 가릴 재간이 없는 놈이 싫어 죽겠다는 낯짝 하나는 참 예술이라 에이리는 대략 여섯 개 언어로 비속어를 널어놓으며 담배 쥐고 남은 손에 든 쬐끄만 물체에 시선을 주었다.
다시 보아도 방금 전 그대로였다. 귀여운 분홍색과, 날카로운 은색과, 딱 검지만한 크기와, 입을 딱 벌린 모양.
"……호치키스로 뭘 어쩌라고."
"호치키스가 박으라고 있지 아니면 뭡니까. 핥기라도 하실 셈입니까."
"시방 지금 맨살에다 침을 누질러 박으란 얘기냐."
"효과는 보장하지요."
"붕대도 없는 놈이 호치키스는 왜 갖고 있어?"
"즉석 고문에 딱입니다."
"내가 널 가학성 변태로 키웠더냐?"
"이럴 때만 보호자연하지 마십시오. 재수없습니다."
결국 테이프로 절충했다.
"좋아하지?"
총알이 깨끗하게 뚫고 지나간 옆구리를 테이프로 대강 땜빵하고 습관적으로 거칠게 욕을 퍼부은 직후의 한 마디는 여간 뜬금없는 게 아니었으나, 에이리의 어조가 뜻밖에 진중했기 때문에 렌티에는 혀끝까지 밀고나온 관례적인 갈구기를 따따부따 뱉어놓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한없이 확신에 근접한 물음에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었다. 없어도 알아들을 만큼은 오래 알아왔다.
상관이 대놓고 혀를 찼다.
"우라질, 하필 상호상애냐."
렌티에는 한순간 무얼로 응수해야 할지 방향성을 잃었다. 반가운 말은 아니었다.
"네놈 내구연한은 앞으로 끽해야 이삼 년이었지."
"그만 떠들고 체력이나 온존하세요. 슬슬 열나게 뛰어야 하는데 입으로 기력 다 빠져나갑니다."
하나 다음에 둘이 오듯 핀잔이 있으면 바로 쏟아질 악다구니로 살살 난감해져 가는 분위기를 얼버무릴 작정이었지만, 욕설에는 독설, 빈정거림에는 비아냥, 궤변에는 헛소리, 발에는 주먹, 잽에는 카운터라는 지난 수년간의 상식을 깨고 상대는 말을 씹어버렸다. 덤덤한 표정 그대로 슬몃 당황한 렌티에의 눈앞에서, 얼굴의 색소가 그 자리로 다 몰린 양 유독 파란 눈동자가 드물게 침착성을 상실하고 순간적으로 부륵 떨렸다.
"진짜 여긴 왜 온 거냐 병신아."
"……지금 뭘 잘못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 와서 뭔 놈의 죄책감이냐 한껏 코웃음을 쳐주려다, 눈에 띄게 핏기가 빠져나가 백짓장 같은 주제에 독기만은 시퍼렇게 산 얼굴이 이쪽을 사납게 노려보아 렌티에는 미미하게 한숨을 쉬었다. 아 젠장, 난 지금 할 일이 산더미예요. 빡빡 우겨서 제 발로 여기까지 온 처지에 곧 죽어도 임무는 성공해야 하잖습니까.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안 하던 짓을 한다더니 피가 모자라서 그 잘난 뇌세포까지 산소가 못 가고 있는 겁니까, 답지도 않게 웬놈의 가을병이냐고요. 내가 꼭 말로 해야겠습니까.
렌티에는 다시금 힘주어 그립을 쥐었다.
"그녀는 분명 제게 소중한 사람이고,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수천 번 수만 번 손바닥에 느껴온 익숙한 감촉에 살짝 안도하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행복 속에 끼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에이리는 다짜고짜 벼락맞을 머리통을 향해 지포라이터를 집어던졌다. 달러 단위로 뒤에 0이 세 개는 붙는 사치품을 폭투하는 꼬락서니를 볼라치면 부잣집 도련님 주제에 자린고비 근성으로 속속들이 쩔은 유진이 불을 뿜었겠지만 손 닿는 범위 내에 맞으면 제법 아플 만한 물건이 라이터뿐이었다. 어차피 판단반응속도 0.02초의 괴물이 허공에서 냅다 캐치해 버릴 줄은 예상했던 바였고, 대신에 에이리는 사정 볼 것 없이 격하게 포효했다.
"닭살!!!"
관자놀이 대신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져 온 충격을 추스리면서 렌티에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분이 남의 애틋한 각오를 한 마디로 묵살하다니."
"애틋한 각오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그 범죄스런 대사빨은 어서 배워왔냐!"
"타고난 스킬이라고 해주세요."
역시 그놈의 DNA가 문제라는 둥 타고난 스킬은 얼어죽을이라는 둥 이 닭살을 어떻게 책임질 거냐는 둥 상관이 폭포수처럼 불평을 쏟아내건 말건, 렌티에는 내친 김에 썰렁한 분위기를 무마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씹힌 보복 겸사겸사 한 번 더 심통을 부리기로 작심하였다.
"아무리 곱씹어봐도."
"엉?"
"벌써 노망나셨습니까."
"쳐맞고 싶냐."
"그 새 까먹으신 모양인데."
"뭘 말야."
"목숨은 하나, 걸 수 있는 상대도 하나뿐이죠."
푸른 눈과 붉은 눈이 그제야 정면으로 상대를 마주보았다.
"렌티에 크루시스는 당신의 칼(刃)입니다."
에이리는 신경질적으로 필터를 질겅질겅 씹었다. 그래, 안다 이 망할 새끼야. 너는 내 칼이고 나는 너의 지표였지.
<그까짓 연애질>로 흔들릴 결심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내민 손을 잡지도 않았을 놈인 줄은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단지, 더는 돌이키지 못할 단계까지 오고 만 지금, 학교에 가고, 성적으로 고민하고, 동아리에 가입도 하고, 도시락도 까먹고 친구놈들과 아웅다웅하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사소한 일로 다투고───남들 다 누리는 그런 시시껄렁한 사춘기를 하나도 챙겨보지 못하고 끝을 맞게 될 이 녀석에게, 단지, 아주 조금.
연민 비슷한 것을 느꼈을 뿐이었다.
시작부터 써먹고 때 되면 미련없이 버리겠다 선언했던 사람이 할 생각이 아니긴 했다. 새삼스런 센티멘털병이 맞긴 맞는 모양이어서, 그러잖아도 여러모로 더러웠던 심사에 덤으로 밸까지 꼴렸다. 카펫에 담배를 비벼 끄고는 툭툭 털고 일어나 발로 한 번 더 문대는 유치찬란한 심술로 얼마간 속이 후련해졌지만.
"내가 진──짜 널 잘못 키웠다."
"대령님 손에 자란 기억도 없습니다."
망할 놈의 부하이자 피보호자는 이번에야말로 콧방귀를 뀌었다.
"저 없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못할 계획이면서 왜 괜히 폼은 잡으신댑니까."
"너 없어도 방법은 한 다스쯤 더 있어."
"……버리고 갈까 보다."
"들려 임마."
"됐으니까 제 발목이나 잡지 마시죠."
"너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냐?"
"그럼 누구한테 합니까? 잡혀오신 공주님."
"……오랜만에 아빠의 유─익한 설교를 듣고파 안달이 났나 본데, 이따 두고 보자."
"언제부터 아빠입니까. 기껏해야 철딱서니 없는 형이면서 무슨."
"너 따윈 잔손 많이 가는 빌어먹을 애새끼로 충분하다."
"반박할 말은 산더미지만 나갈 때까지 아끼겠습니다. 잘 쫓아오기나 하세요."
"그러니까 나한테 하는 말이냐고."
정면돌파까지, 앞으로 15초.
카즈하 에이리策覇栄利와 렌티에 크루시스Rentie(刃鉄) Crusis.
요즘 S가 오리지널에서 가장 이뻐하는 은발청안&흑발적안 상호갈굼 콤비. 너무 이뻐하는 나머지 이놈들로 설정 서너 개를 동시에 진행하는 뻘짓을 할 만큼 취향이란 취향은 다 쏟아부었음. 네로 울프-아치 굿윈의 S식 변주라고도 한다 <-
........근데 뭔가 생각했던 것과는 3억 광년쯤 동떨어져 버렸..............? ;;; 게다가 전혀 모에하지도 않아!! ;;;;;
이, 이런 거라도 버리지 말고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쿠헉.
엉...? 언제 20만 넘었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