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더블오 세컨드 시즌 노벨라이즈 4권 아뉴 리턴, 발췌 번역 Part 1

Banishing from Heaven | 2009/11/14 00:35

교보에서 구석탱이에 쌓인 노벨라이즈 4권을 근성으로 나꿔채왔음을 동지 L모 님께 보고하자 그 분이 미소를 지으며 가차없이 말씀하셨다. '님 기브 미 발췌번역'
예 저는 님께서 까라면 까는 님의 다소곳한 종입니다. 20~21화만으로 제법 두툼한 노벨라이즈 분량의 절반 이상을 잡아먹고 라일이의 삽질일대기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가운데(...) 실로 쳐웃을 곳이 한두 개소가 아니어서 내 휘는 허리를 예고하지만 일단은 워밍업 겸사겸사 비교적 무난하게 웃기는 곳부터 선정했다. 하필이면 20화 D파트.
아 놕 무려 20화 D파트가 무난하다니 이 무슨 오밤중에 엘리제의 우울....!!!


4권 276page~279page

귀를 틀어막고 싶어지는 절규와 격한 구타음이 고막을 두드려, 사지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그가 오도 가도 못하고 멀거니 선 곳은, 프톨레마이오스 2의 통로이다.
여직 비상용 전원에서 통상전원으로 바뀌지 않은 통로의 조금 앞에 알렐루야 합티즘과 소마 필리스가 역시 어색한 모습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소리는 조금 더 안쪽의 전투원대기실에서 들려왔다.
전투원대기실 안에는 티에리아와 아데와 세츠나 F. 세이에이, 그리고 록온 스트라토스가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록온의 눈물어린 비명과 구타음이 울려퍼진다.
록온이 세츠나의 멱살을 움켜쥐고 미친듯이 얼굴을 후려치고 있는 것이다.
「네놈이, 네놈이, 네놈이 아뉴를!」
「그만해!」
「──닥쳐!!」
제지하는 티에리아의 외침을, 록온의 노호성이 갈랐다.
그러나 휘둘러올린 무형의 주먹은, 기세를 잃고 허공에서 경련했다.
그 녀석은, 그가 말했다.
「……그 녀석은, 돌아오려고 했어. 이노베이터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우리들에게!」
다시금 구타음이 메아리쳤다.
「네놈 때문에! 네놈이!」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는다.
계속해서 맞고 있는 세츠나조차도.
그러나 주먹이 부딪히는 소리는 연소물질이 모두 타고 만 불꽃처럼 차츰 잦아들어, 마침내는 천에 피부를 대는 듯한 약하디 약한 음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끊겼다.
대신 목 깊숙한 곳에서 쥐어짜는 듯한 격심한 오열이 전투원대기실에서 통로로 새어나온다.
「……웃, 흐윽……아, 아아……흐으윽……아뉴……」
사지는 입고 있는 하얀 파일럿 수트의 가슴팍을 거머쥐었다.
아팠다.
정신적인 고통이다.
호흡마저도 괴로웠다.
사지는 더블오라이저가 톨레미에서 출격했을 때, 라이저 시스템을 조정하기 위해 오라이저의 콕핏에 타고 있었더랬다.
코발트 그린의 모빌수트가 케루딤을 밀어내고 폭발하는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목격했었다.
직접 방아쇠를 당기지는 않았지만, 책임의 일단을 느낀 사지는 분노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록온에게 쭈볏거리며 무언가 말을 걸려고 했으나 세츠나에게 제지당했고, 세츠나의 멱살을 움켜쥐는 록온을 말리려고 했을 때도 역시 세츠나에게 제지당했다.
아무 말도 말라고, 세츠나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세츠나의 날카로운 눈빛에 압도되어 사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세츠나는, 그 자신의 신념에 따라, 오직 혼자서 모든 책임을 떠안으려 하고 있다.


(중략)

가슴팍을 붙잡고 흐느끼고 있는 라일을 앞에 두고, 세츠나는 아련하게 허공을 응시했다.
뺨이 붓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쪽으로는 의식이 미치지 않았다.
더 맞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라일은 더욱 때려야 한다고도 생각했었다.

세츠나 가슴을 퐁퐁 두드리며 어허어어어어엉 울어퍼제끼는 계란 한판을 어떻게든 묘사하지 않고 교묘하게 비껴가려는 작가의 피터지는 분투와 고뇌가 돋보이는 한 판이었습니다(....)
20화 전체를 통틀어 CB측 시퀀스는 거의 대부분을 계속계속께에에에에에에에에속 라일 시점으로 진행한 주제에 딱 여기만 대기실 밖에 있어서 소.리.밖.에. 듣.지.못.한. 사지의 시점으로 휘떡 꺾는 - 아 물론 사지/루이스 시퀀스를 넣어야 하기도 했겠지만요 - 이 절묘한 꼼수라니 나 반해버릴 것 같아요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덱데굴)

....아니 뭐, 나라도 저 부분은 필사적으로 직접 묘사를 피해가겠지만;;; 묘사하는 순간 장르도 급수도 심지어는 분위기조차도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날려가지 말입니다 대체 무슨 단어를 무슨 표현을 써야 루비코믹스를 면할 수 있을지 짐작도 안 가지 말입니다 나름 심각하고 애틋하게 상황 잘 잡아놨는데 암만 여기 제작진이 모에VS격뿜에서 모에가 이기는 꼬라지를 못 봐주는 체질이기로서니 이 시점에서 쳐뿜는 건 아주 곤란하지 말입니다....;;;; 안 그래도 작가는 남자인데 예서 얼마나 골때렸을지 상상은 능히 간다야;;;;

..........그리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 '천에 피부를 대는 듯한 약하디 약한 음'이 문제의 퐁퐁 두드리기 같단 말이지..........? -_-

세느님의 남자다우심에는 구구절절이 말 갖다붙여봤자 사족이 될 뿐.
록온의 분노는 온전히 세츠나가 감당해야 할 그 무엇이죠. 독점이든 속죄이든, 어떤 의미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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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린 2009/11/14 00:52
엠에센에 스슥 나타나 염장만 지르고 사라지려는 이분에게 매달려 이 쳐뿜김은 모두가 경험해 마땅하노라 역설,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며 그 결과를 확인한 뒤 닥달하길 잘했다고 자부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합니다ㅋㅋㅋㅋㅋㅋ그런데 노벨라이즈 담당작가의 고뇌를 생각하니 ㅋㅋㅋ가 안 나올 수가 없어욧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놔 나라도 20화 라스트 퐁퐁을 어찌 감당해야할 지 하늘이 노랗고 땅이 흔들렸을거예욧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천에 피부를 대는 어쩌구를 끝까지 껴넣다니 동인녀의 근성을 뛰어넘는 프로폐셔널함....!! 저라면 X팔려서라도 두리뭉실 이하생략의 신공을 날렸을 거임(....)
그건 그렇고, 아 놔 어쩌면 좋죠?? 한 줄이라도 시리어스한 멘트를 남기신 님은 용자라능. 전 지금 처뿜느라 아무것도 생각 안 나요 아놕 아놕 아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든 님 감사요...........그저 세느님이 최고십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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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모 2009/11/14 01:39
아....안녕하세요....처음 뵙겠습니다.... 저....웹박수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아서 덧을 남깁니다.... 아.... 아.... 죄송합니다 제 상태가.... 지금 매우 좋지 않은데....
그.... 저 점땡땡이 굉장히 짜증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멈출 수가 없군요.... 그것도 개수 맞춰가며 찍히고 있습니다.... 다시 죄송합니다.... 진짜 멈출 수가 없네요.... 아.... 노벨라이즈.... 프로의 세계란 무섭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작가분이 '농담이지?! 이런 부분을 넣으면 어떻게 해도 야리꾸리하잖아?! 어딘가의 빨간보석같잖아!? 이건 아니잖아?!'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는 분인 게....
아니 왜 있잖습니까 뭐라고 해야 할까 이거 누가 한 거야 어떤 양심 없는 썩은 여편네가 한 거냐 하고 덜컥 까봤더니 남자.... 그것도 썩은 세계를 전혀 모르는 순수남.... 거기다 자기 나름으로 우왕 이부분 이렇게 하면 간지나겠지? 머시써! 남자다워! 머시써!하고 넣은 그런....
여하튼 작가분이 순수남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그런 소리가 나올 것도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저 지금 너무 멍합니다....
아까부터 오타가 무지막지하게 나고 있는 통에,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오타의 향연이었습니다만 여하튼 그런 통에 자판 치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립니다.... 거의 단어 하나당 한 개씩 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거 엔터를 치지 않으면 읽기가 불편할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있네요 올리기 전에 엔터를 쳐야 아니 이게 아니라....
그 문제의 장면을 실제 영상으로 영접할 때에도 온 몸에 차오르는 차마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뻘함을 어떻게든 개그치고 넘어가려고 애썼습니다만 이건.... 이건.... 어....
키사라님 번역하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홍시 한 박스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침대에 누워서 겨울용 두터운 솜이불을 덮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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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 2009/11/14 01:53
자러 들어가기 전에 정말 육성으로 뿜고 갑니다. 지금 입에서 나오는 건 뿜김이요 움직이는 건 맹렬하게 ㅋ을 쳐대는 새끼손가락 뿐이라서 이거 다 쳤다간 스크롤 생길 거 같아서 생략하겠습니다. 하필 사지 입장에서 묘사하니 진짜 미치겠네요 대체 이게 무난하면 나머지는 어떻단 말씀입니까 대체ㅋㅋ........그저 세느님이 최고시네요22222 발췌번역 감사합니다. 이 한장면으로 완전히 뻗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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