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를 좋아하세요?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9/11/15 17:14

스플래터는 무섭지 않다. 단지 참혹할 뿐이고, 심지어 때로는 우스꽝스럽다.
진정한 공포는 '숨겨짐-보이지 않음-언뜻 보임'에서 오는 법이다. 발 루튼이 결코 표범을 드러내놓지 않고 스필버그가 죠스를 물 위로 끌어올리지 않았듯이.

할로우 씨 사건의 진실(The Facts in the Case of Mister Hollow). 잡지 루 모르그(Rue Morgue: 물론 모르그 가에서 따왔으리라)의 발행인 로드리고 구디뇨(Rodrigo Gudiño)가 빈센트 마르코네(Vincent Marcone)와 2008년에 제작한 6분짜리 단편영화.
카메라는 신화백과사전과, 케레스(Keres) 신에 대한 낙서와, 1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실종사건을 다룬 신문기사를 거쳐 1933년 조니 할로우(Johnny Hollow)라는 남자가 찍었다는 흑백 사진에 머무른다. 세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를 찍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운 사진을, 카메라는 황량한 음악과 함께 전후좌우로 집요하고도 매끄럽게 훑으며 사진 속에 숨겨진 단서를, 그 뒤에 도사린 불길한 진실과 나아가 인간의 마음 속에 도사린 악을 토막토막 우리에게 보여준다. 일차적인 단순한 자극보다 모골이 송연해지며 신경의 단말이 싸늘하게 얼어붙는 느낌을 맛보기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밑의 영상을 돌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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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TakeN 2009/11/18 05:46
으아악 님 밑에 바로 저런 계란한판의 눈물나는(옙, 실제로 눈물나는(...)) 토닥토닥을 올려놓고 이런 무서운 걸 올리시깁니까;ㅁ; 이거 진짜 무서운데 겁내 멋있어서 벗어 날 수가 없잖아욧!!!
님 덕분에 오늘도 존잘 감독을 하나 알고갑니다;ㅁ; 그런데 어쩐지 또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죠;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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