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더블오 세컨드 시즌 노벨라이즈 4권 아뉴 리턴, 발췌 번역 Part 5

Banishing from Heaven | 2010/01/17 01:07

반은 30만 히트 기념이고 반은 리린 님의 협박(...)에 의한 발췌 번역 5탄이 돌아왔습니다 디리리링.
일명 '라일이 이 색햐 수치플 좀 고만 찍어라 보는 내가 다 쪽팔린다' 에피소드. 21화 초반에 해당합니다. 자 우리 모두 함께 나란히 쳐웃읍시다. 이예이.


4권 291page~296page

「사람을 구하는 일이지? 그렇다면 협력할게」
지독하게도 솔직한 표현으로 동의를 표한 사지는, 빨간하로와 헬멧을 양팔에 끼고 제 3격납고로 통하는 옆통로로 꺾어져 들어갔다.
사지의 뒷모습을 잠시간 지켜본 세츠나는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앞에, 마치 세츠나의 갈길을 가로막고 나선 것처럼, 한 사내가 나타났다.
세츠나의 얼굴에 희미하게 놀란 빛이 떠오르고, 바닥에 자석을 내장한 부츠의 바닥을 붙이고 이동을 멈추었다.
「……라일……」
이름을 불린 남자도, 바닥에 부츠를 붙이고 멈추어섰다.
문제의 사건 이후, 첫 대면이었다.
라일의 얼굴에서 심각한 정신적 상흔의 음영을, 세츠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눈빛은 생생히 살았고, 외견의 변화라고 해봤자, 뺨이 다소간 홀쭉해지고, 피부가 살짝 거칠어진 정도일까.
물론 그가 얼마나 전전반측의 괴로운 시간을 보낸 끝에 지금에 이르렀는지, 세츠나는 어렵잖게 상상할 수 있었다.
한동안 침묵을 끼고 시선을 교환한 후, 제복을 차려입은 라일이 어색함을 감추려는 듯 시선을 외면했다.
「……요전에는 미안했어.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다……마이스터 실격이야……」
「라일, 나는──」
「싸울 거야」
라일이 세츠나의 말을 잘랐다.
이어서 그는, 몸을 완전히 90도 틀어, 마치 통로의 벽에 선언하는마냥, 마음 속의 혼잣말을 세츠나에게 들려주는마냥 낮게 중얼거렸다.
「나는, 싸우겠어」
세츠나는 얼마간 라일의 옆얼굴을 응시했다.
동료 건담 마이스터의 눈속에서 먹구름마저도 가리지 못할 강렬한 빛을 발견하고, 세츠나는 완벽에 가까우리만큼 정확하게 그의 각오를 깨달아,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여 응답했다.
「……알았다」
그리고, 다시금 바닥을 차고 제 1격납고로 향했다.
세츠나가 라일의 앞을 가로질렀다.

살짝 내리깐 시야를, 세츠나의 검은 머리칼이 통과한다.
라일의 눈은 세츠나를 좇지 않았지만, 의식은 계속 골똘히 응시하고 있었다.
한 번, 크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눈을 감았다. 머릿속을 냉정하게 정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눈을 감기가 무섭게, 요 며칠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떠오르는 아뉴의 마지막 미소가, 또다시 되살아나고 말았다.
……결코 잊지 못한다.
잊지 못하는 이상, 타협하고 매듭지을 수밖에 없었다.
라일에게, 그녀의 뒤를 따른다는 사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삶의 보람을 가르쳐준 그녀를 배신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일 뿐더러, 무엇보다 무의식 중에 굳게 움켜쥔 주먹이 그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세츠나에게 선언한 말에 거짓은 없었다.
나는 싸우겠어.
(아아, 그렇지. 이노베이터 놈들을 쓰러뜨릴 거야. 카타론도 셀레스티얼 비잉도 아닌, 나 자신의 의지로 녀석들과 맞서 싸우겠어. ……하지만!)
날카로운 눈빛으로 일별하고, 라일은 허리의 홀스터에서 권총을 단숨에 뽑아 멀어져가는 푸른 파일럿 수트의 건담 마이스터의 머리를 겨냥했다.
(원한을 풀게 해줘!)
일찍이 없었던 신중함으로 가늠구멍과 가늠쇠, 그리고 그 너머의 흑발을 노려보았다.
요 며칠간, 쉼없이 생각하고, 줄곧 스스로를 납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분노를 다스리지는 못했다.
총을 쏜 후에, 무슨 소란이 벌어질지는 아예 생각을 접었다.
……이봐, 세츠나, 이미 눈치챘지?
라일은 앞서 가는 건담 마이스터에게 마음 속으로 외쳤다.
권총을 뽑아 조준하는 소리를 당연 들었을 터였다.
더구나 이토록 노골적으로 살기를 뿜고 있다.
무수한 수라장을 헤쳐온 건담 마이스터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움직여, 세츠나.
움직여서 사선(射線)을 피하든, 돌아서서 응전하든 뭔가 하란 말이다.
그러면, 나도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길 수 있어.
아니면 설마, 맞아도 좋다는 거냐, 너?
이대로라면 정말로 쏴 버린다.
그래도 좋아?
이봐.
쏜다니까!!!
방아쇠에 걸린 라일의 손가락에 서서히 힘이 들어간다.
이때 라일은 세츠나의 뒷모습만을 응시하고 있었으므로, 흑발의 청년이 각오를 굳히고 눈을 가늘게 좁힌 것은 알지 못했다.
그는 모른다. 5년 전, 푸른 건담의 마이스터가 KPSA 출신 소년병이었음이 밝혀졌을 때, 그의 형 닐 디란디 또한 세츠나에게 총구를 들이댔음을.
그 때문이었을까. 두연히 라일의 머릿속을 두 사람의 얼굴이 스쳐지나간 것은.
한 명은, 아뉴 리터너.
또 한 명은, 닐 디란디.
아뉴는 서글픈 듯, 혹은 곤란한 듯 애매하게 웃고, 닐은 한없이 씁쓸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만일 목소리도 들렸더라면 형은, 「피는 못 속이나 보다?」라고 중얼거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느 틈엔가, 라일의 팔이 움직였다.
방아쇠를 당긴 것이 아니다.
손이 가늘게 떨려 사선이 흐트러졌다.
라일은 반대쪽 손으로 떨림을 억누르며 총을 떨구고, 벽에 등을 기댔다.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지만, 반대로 어렴풋하게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세츠나는 이미 통로 안쪽으로 사라졌고, 새삼스럽게 쫓아갈 마음은 들지도 않았다.
후두부를 벽에 붙이고, 허공을 올려다보는 라일의 얼굴을 자조의 그림자가 훑고 지나갔다.
……쏘지 못했다.
……이번에도, 쏘지 못했다.
그게 옳은 일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지금의 그로서는, 역시 판단를 내릴 수 없었다.
그는 단지, 발작적으로 등을 구부리고, 악다문 잇새 사이로 신음처럼 내뱉었을 따름이었다.
아뉴…….
「……형……」
라일의 손은.
여전히 허공을 헤매고 있었다.

본 에피소드의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1. 흘끗 보기만 하고도 라일이 피부의 윤기가 살짝 죽었다는 것까지 한 눈에 알아보시는 세느님 (평소에 관찰하고 계셨수!?)
2. 스물 아홉 처먹은 아일랜드 남정네의 <쏘, 쏠 거얌? ;ㅁ;> (쏠 거야 이 자식아!!! 조차도 아님)
3. 양쪽 다.

실은 <유독 그 부분만> 세츠나 시점 3인칭이라는 것도 충분히 웃겨 디질 일....크험험험험험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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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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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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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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