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ty Hungarian Phrasebook.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1/01/07 21:42

2011년에도 여전히 뻘짓에 바쁜 S의 일일일몬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일일일몬은 2시즌 12화, 또는 25화인 '스팸(Spam)'의 '지저분한 헝가리어 상용회화집(Dirty Hungarian Phrasebook)'. 늘 하는 얘기지만 명백한 오역에 대한 지적을 제외한 항의는 일절 불허합니다. 나 이래뵈도 섬세한 여자예요.


소방관(마이클 페일린) : 거스름돈 정말로 고맙소이다, 담배가게 주인장. (화면 밖으로 나가면서) 이러면 돼요?
일동 : 쉿!! 쉿!!

1970년 대영제국은 폐허로 화하였고, 무수한 외국인들이 거리에 넘쳐흘렀다─대부분은 헝가리인이었다(거리 말고 외국인 말야). 하여간 헝가리인 대다수는 담배를 사러 담배가게로 갔는데…….

헝가리인(존 클리즈) : 나는 이 레코-드를 사지 않겠소. 생채기가 났어요.
가게주인(테리 존스) : 예?
헝가리인 : 나는, 이 레코-드를, 사지, 않겠소. 생채기가 났어요.
가게주인 : 아뇨, 아뇨, 아뇨. 여긴……담배가게입니다.
헝가리인 : 아!! 나는 이 담배가게를 사지 않겠소. 생채기가 났어요.
가게주인 : 아뇨 아뇨, 아니에요……그러니까, 음, 담배?
헝가리인 : 예, 다암배. 내 호버크라프트는……장어로 가득해요.
가게주인 : 뭐라고요?
헝가리인 : 내 호버크라프트는, 장어로 가득해요.
가게주인 : 성냥, 성냥 말이죠?
헝가리인 : 예, 예. 어, 나라앙……나랑……우리 집으로 가서, 떡치지, 않을래요?
가게주인 : ……지금 그 책 제대로 보고 있는 겁니까?
헝가리인 : 이런 호모 시키.
가게주인 : 6실링 6펜스입니다.
헝가리인 : 내가 댁의 몸이 근사하다고 하면, 내게 바짝 밀착해주겠소? 성……성병은 다 나았다오.
가게주인 : 어 저기, 저기 말이죠, (책을 봐도 되겠느냐는 몸짓을 한다)
헝가리인 : 오, 예! 예! 예!
가게주인 : 6실링 6펜스……6실링 6펜스……여기 있다……얀델르바사 그덴위 스트라벤카. (맞고 나가떨어진다) 켁!

(경찰은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또 달린다)

경찰(그레이엄 채프먼): 무슨 일이오!?
헝가리인 : 아! 당신 허벅지가 아름답군요.
경찰 : 뭣!?
가게주인 : 날 때렸어요.
헝가리인 : 바지를 벗어요, 윌리엄 경. 점심시간까지 도저히 기다리지 못하겠소.
경찰 : 해보자는 거지!
헝가리인 : 내 젖꼭지가 기쁨으로 폭발해요!

(법정)

서기관(에릭 아이들) : 알렉산더 욜트를 소환합니다.
목소리들 : 알렉산더 욜트를 소환합니다─알렉산더 욜트를 소환합니다─. (합창) 알렉산더 욜트를 소환합니다─.
치안판사(테리 존스) : 오, 닥쳐요!
서기관 : 귀하는 알렉산더 욜트입니까?
욜트(마이클 페일린) : (데렉 니모의 목소리로) 오 그럼요.
서기관 : 성대모사는 집어치우십시오. 귀하가 알렉산더 욜트입니까?
욜트 : (멀쩡한 목소리로) 그렇습니다.
서기관 : 귀하는 1970년 5월 28일, 치안을 방해하려는 계획적 범행 의사를 가지고 의도적 및 비합법적으로 영어-헝가리어 상용회화집으로 간주되는 서적을 출판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욜트 : 무죄입니다.
서기관 : 귀하는 호턴 테라스 46번지에 거주하십니까?
욜트 : 호턴 테라스 46번지에 거주합니다.
서기관 : 귀하는 출판사의 임원이십니까?
욜트 : 출판사의 임원입니다.
서기관 : 귀하의 회사는 상용회화집을 출판합니까?
욜트 : 우리 회사는 상용회화집을 출판합니다.
서기관 : 호턴 테라스 46번지라고 하셨죠?
욜트 : 그렇습니다.
서기관: (징을 울리며) 하! 걸려들었어!
치안판사 : 진행이나 해요! 진행이나!
서기관 : 예 재판장님. 귀하는 5월 28일 본 상용회화집을 출판하였습니다.
욜트 : 그렇습니다.
서기관 : 한 줄을 인용하겠습니다. '역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합니까?' 라는 의미의 헝가리어 문장을, 본 서적은 다음과 같이 영역하고 있습니다. '내 궁둥짝을 어루만져 줘요.'
욜트 : 행위상의 무능력을 주장합니다.
경찰(그레이엄 채프먼) : 재판장님, 휴정 선언을 요청해도 되겠습니까?
치안판사 : 휴정 선언? 무슨 잠꼬대요? (경찰은 앉고, 이어 인류역사에 남을 엄청난 장풍腸風이 몰아닥친다……) 대체 어째서 휴정 선언을 요청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게요?
경찰 : 법적으로 적절한 용어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재판장님.

(노부인들의 박수)

치안판사 : 한 번만 더 부인네들이 박수치는 필름을 돌려쓰면 본 법정을 폐정할 테요!!!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내 호버크라프트는 장어로 가득해요(My hovercraft is full of eels) : 이게 요즘은 번역기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상용문구로 쓰인다고 한다. 대체 어느 취미 고약한 인간이 쓰기 시작했는지;
(註 2) 내가 댁의 몸이 근사하다고 하면, 내게 바짝 밀착해주겠소(If I said you had a beautiful body, would you hold it against me) : 위대하고 위대한 코미디언 그루초 막스(Groucho Marx)의 두블레 앙탕드르(double entendre)에서 온 말이다. 두블레 앙탕드르는 영어로 말하자면 더블 미닝(double meaning) 즉 양의어(兩意語)로,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되는 표현(대부분의 경우 아는 놈만 알아듣고 웃다 죽지 말입니다;)을 뜻하는데, 숨겨진 두 번째 의미는 -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 성적인 암시를 띠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1997년 피어스 브로스넌의 007 영화 네버다이(Tomorrow Never Dies)에서 덴마크 여인과 뒹굴면서 나는 덴마크어를 습득하는 중이라 주장하는 본드에게 비서 머니페니가 '당신은 교활한 언어학자(cunning linguist)'라고 받아치는데, 이게 왜 두블레 앙탕드르인지는... 붙여 읽어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순수한 스스로에게 감사하며 걍 넘어가라;;; 하여간 그루초 막스의 두블레 앙탕드르 역시 양의어답게 두 가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성적으로) 모욕당했다고 받아들이고 발끈 화내는 사람과 정말로 몸을 갖다붙이는 사람(.....). 여담이지만 벨라미 형제(The Bellamy Brothers)라는 컨트리 뮤직 듀엣은 1979년에 이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서 그 해 빌보드 챠트 1위를 해쳐먹었다;;;;
(註 3) 얀델르바사 그덴위 스트라벤카(Yandelavasa grldenwi stravenka) : 물론 아무런 뜻도 없다.
(註 4) 바지를 벗어요, 윌리엄 경. 점심시간까지 도저히 기다리지 못하겠소(Drop your panties, Sir William; I cannot wait until lunchtime!) : 어느 미친 번역자가 역전재판 3 영문판인 '피닉스 라이트 : 재판과 재앙(Phoenix Wright : Trials and Tribulations)'의 두 번째 사건(일문판 제목은 도둑맞은 역전盗まれた逆転이라고 한다...)에서 이 문장을 통째로 써먹었다고. 제정신이냐!!!?
(註 5) 데렉 니모(Derek Nimmo) : 당시 상류층의 얼간이 역을 주로 맡기로 유명했던 영국성격배우. 1970년 당시 BBC의 유명한 라디오 쇼인 Just a Minute의 고정 패널이기도 했다고. 본 에피소드가 방영되기 약 한 달 전인 10월 24일부터 (에피소드 방영일은 1970년 11월 15일) BBC TV에서 If it's Saturday, it must be Nimmo라는 토크쇼의 호스트도 맡고 있었다. .....사진을 보면 어쩐지 실루엣이나 헤어스타일이 이 스케치의 페일린을 닮았지 말입니다;
(註 6) 자 여기서부터 진짜 웃을 준비들 하시라. 본 에피소드 '역시'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1855년 파리에서 호세 다 폰세카(José da Fonseca)와 페드로 카롤리노(Pedro Carolino)가 공저한 포르투갈어와 영어의 새로운 회화 입문서(O Novo Guia da Conversação, em Português e Inglês, em Duas Partes)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이 서적은 앞선 1853년에 호세 다 폰세카가 내놓은 포르투갈어-프랑스어 숙어집을 카롤리노의 도움을 받아 포르투갈어-영어 버전으로 편집한 물건이었는데, 엄청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카롤리노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던 것이다. 상상을 좀 해보십쇼. 포르투갈어를 할 수 있고 프랑스어의 기초적인 지식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포르투갈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그걸 불영사전을 이용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영어로 번역하면 대체 어떤 꼬라지가 될지를. 그렇다 짐작한 대로다. 오늘날 번역기가 일으키는 배꼽 빠지는 오류와 문제가 거기서 고스란히 일어났다;; 그런 의미에서 본서에 수록된 초현실적이고 보는 놈의 정줄이 끊길 것 같은 문장들을 일부 감상하시라.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농담도 조작도 아닙니다.
- 나는 구토할 마음이 있다(I have mind to vomit).
- 저 연못은 나에게 많은 다수의 물고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기잡이에 대해 즐거워하자(That pond it seems me many multiplied of fishes. Let us amuse rather to the fishing).
- 나는 거의 4피트 6엄지의 넓이와 길이의 일곱 이상을 원한다(I want almost four feet six thumbs wide's, over seven of long).
- 당신은 새가 가글링하는 소리를 듣는가(You hear the bird gurgling)?
- 누가 너무 빨고 비누질하여 셔츠를 수사슴 속으로 밀어넣었는가(Who Ihat be too washed, too many soaped, and the shirts put thorugh the buck)?
- 저 소년을 붙잡아 더 많이까지 채찍질하라(Take that boy and whip him to much).
그리고 이 기괴한 학습서는 몇 년 후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유머로 널리 인정을 받아 1883년에 일부 내용이 English As She Is Spoke(억지로 번역하자면 그녀가 말해진 대로의 영어, 정도의 의미가 된다;)라는 60페이지짜리 소책자로 출판되어 무려 10판까지 나왔다... 가장 최근에 재출간된 건 2004년..... 아아...


세상에는 참 별일이 다 일어난다;
다음 일일일몬은 지벨 님의 리퀘스트에 따라 Working-class Playwrigh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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