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례의 재록.

너희가 막말을 아느냐 | 2011/09/28 11:58

날짜도 지날 만큼 지났으니 - 그런가? - 지난 8월 6일에 낸 SXE/FCUK 세트 관련으로 쓴 글 중에서 여전히 제일 쓸만했던(...) 샘플을 배째고 여기에 옮깁니다. 나름 신짱 370훈 깜짝 등장 기념....일라나?

붉은색과 은색, 자주색과 노랑의 옷자락들이 겹겹이 녀석의 몸을 둘러싸고 있었다. 입었다기보단 반만 걸쳐놨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난잡하고 화려하게 흐드러진 꽃잎 사이로 흰 팔다리가 꽃술처럼 뻗어나와 있다. 옷은 많은데 입은 건 없는 참 이상한 상황이다. 귓가에는 아예 꽃까지 한 송이 달려 있는 것이,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 지 알 수 없는 꼴이다. 차라리 문제 삼아야 할 건 태클을 걸기에는 지나치게 잘 어울려 보인다는 부분이랄까.

긴상「어허 거기까지! 스톱 스톱 스톱 스톱!!! 아놔 스톱하라지 말입니다 안 들립니까? 귀 멀었니? 내가 지난 번에도 분명히 말했지 않습니까. 샘플이 뭐라고? <모집단의 특성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추출된 모집단의 일부>! 밑줄 짝 그어요! 한 마디로 샘플은 장래의 물주 고갱님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체 완성품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해 자발적으로 지갑끈을 풀고 카드를 긋게 하기 위한 물건이란 말이다! ↑이런 다섯 줄도 안 되는 문장 한 토막을 가지고 무슨 정보 제공이 되겠으며 매우 문란한 상황이란 거 말고 뭘 알 수 있느냐고!? 뭐? 말하는 게 지난 번이랑 미묘하게 달라? 다르긴 뭐가 달라! 못 믿겠으면 가서 다시 읽어보고 오든가! 아니 그래 지난 번에서 얻고 배운 게 아무것도 없는 거유? 학습 능력은 대체 엇다 팔아치웠대. 목 위에 달린 그 시커먼 건 머리통이라고 해서 말이죠, 사고하고 생각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뇌와 뇌를 보호하는 두개골로 이루어져 있지 말입니다. 장식품으로 달아놓은 게 아니라고! 팔아치워서 엿 바꿔 먹었수? 아 엿을 바꿔먹을 바에는 파르페를 먹으라고 파 르 페 를! 파르페를 즐기지 못하는 자 문화인도 아니라고 했어! 긴상이 장담하거니와 파르페는 인류 지성의 총집결체이자 인류 문화의 꽃……어─이, 긴상 말 듣고 있습니까? 어─이!!!」

***

어린 시절부터 마치 친모녀지간처럼 네롱내롱 네니내니 아웅다웅 사이좋게 자란 신은재(다카스기 신스케 扮)와 이애리(카츠라 코타로 扮). 그러나 이들 사이에 소꿉친구 은교빈(사카타 긴토키 扮)이 개입하면서 평화로운 일상에는 차츰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분명히 근 강간으로 시작했던 주제에 어느 틈엔가 능욕염장물이란 듣도 보도 못한 신 장르를 개척하는 교빈과 은재. 애리는 내심 못마땅해 하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딸의 행복을 위해 엄격한 장모 노릇에 충실하고…….

"긴토키이이이이이이이!!! 내 그러게 근친상간만은 절대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제 우리 신이 어쩔 건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니 나 얘랑 피 한 방울 DNA 한 톨 안 섞였거든요!? 그리고 얜 니 딸도 아니거든요 그 칼 치워! 칼부터 치우고 얘기해!"


그러나 역시 시작이 거지 같으면 끝도 거지 같은 법. 이 새끼 저 새끼 너 죽고 나 죽자 사파리의 주도권을 둔 호랑이와 사자와도 같이 물고 뜯고 할퀴며 하루도 쉼없이 싸우던 어느 날, 교빈은 홧김에 은재를 한밤중의 거친 바다에 집어던지고 만다. 정작 난데없는 실종은 부부 싸움 끝에 가출하여 행방불명됐다는 어설픈 변명 하나로 어영부영 넘어가지만 막상 죽여놓고 보니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는 교빈. 무엇보다 눈물 콧물 짜가며 아이고 데이고 우리 은재 어쩌누 시끄럽게 통곡하는 애리를 피하고 싶어 은재의 자취를 찾듯 아내를 집어던진 바닷가로 향하고……마치 교대한 것처럼 얼굴을 물 속에 처박은 채 둥둥 흘러온 뒤통수에 거대한 혹을 매단 여인(?)을 건지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진소희(히지카타 토시로 扮). 사모하는 양오빠 고건우(곤도 이사오 扮)가 여자(시무라 타에 扮)에 눈이 멀어 회사를 돌보지 않을 때도 묵묵히 눈물을 삼키며 혼자 궂은 실무를 다 도맡았음에도 뇌에 다림질한 건우가 새로 스카웃한 부하직원(이토 카모타로 扮)의 입발림에 넘어가는 통에 찬밥신세가 된 것이 너무나 서러워 하필 파도 몰아닥치는 벼랑 위에서 한탄하다 발이 미끄러져 머리를 부딪히고 바다에 떨어진 불운한 여인. 심지어 머리를 부딪힌 여파로 모든 기억마저 상실하고, 은재와 약간 닮았지만 기억의 유무와 상관없이 원래 어리버리한 소희의 일거수일투족에 도S의 피가 새삼 화르륵 끓어오른 교빈에게 기억이 없는 허점을 찔려 대충 구워삶기고 눈 깜짝할 사이에 심신 모두 조교당하여 교빈의 펫이 되고 만다. 어차피 도망갈 데도 없거니와 어설픈 그녀답게 정말로 교빈에게 홀랑 넘어가버린 소희는 눈에 독이 오른 애리의 구박과 고초당초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를 눈물로 꿋꿋이 감내하는데…….

"네년이 우리 신이를 잡아먹었구나!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르는 촌뜨기 주제에! 네 이년! 네 이년!"
"으아아아악 내 머리! 내 머리!!! 야 임마 백발! 거기 쳐죽일 천연파마 샛갸 보고만 있지 말고 이놈 좀 어떻게 해봐! 야 백바아아아아아알!"
"오오 이번 주에도 원피스는 노도의 전개구만." (우물우물)


한편, 회사의 모든 실무를 혼자 다 책임졌던 소희가 양오빠에 대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다가 바다로 투신한 후(※오해입니다) 캬바레에 놀러갈 수 없게 되어 다소 곤란해진 양어머니 마현주 여사(마쯔다이라 카타쿠리코 扮)는 소희가 투신한 자리 부근에서 어슬렁거리다 역시 소희와 교대하듯 이쪽으로 흘러온 은재를 발견한다.
파도에 휩쓸리는 와중에 바위에 부딪혀 눈 하나를 잃었지만 무사히 목숨을 건진 은재는 '우리 소희는 이런저런 것도 할 줄 알았지~' 라는 여사의 부채질에 쓸데없는 대항심을 불태우면서 순식간에 진소희의 신분과 지위를 비롯한 모든 것을 깡그리 흡수하고, 마 여사는 진짜 소희보다 더 유능하고 더 빠릿하고 더 관능적인 새 양딸에게 심하게 만족하면서 느긋하게 캬바레로 돌아가기에 이른다.
마침내 복수할 밑준비를 마친 은재는 진소희로서 교빈의 곁으로 돌아가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짜 진소희와 SM 놀이에 한창 열을 올리던 교빈을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눈물점 하나만 찍어도 사람이 달라보이는 세일러 문 세계관에서 눈에 안대를 한 은재를 알아볼 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애리마저도. 오로지 교빈 자신만이 '진소희'의 정체를 눈치챘을 뿐. 그리고 은재 또한 교빈이 눈치챘다는 사실을 알아채는데……지금, 속고 속이며 물고 물리는 처절한 복수극이 막을 올린다!
은교빈과 신은재의 (그리고 어물쩡 말려든 진소희의) 애증과 혈투의 행방은 과연 어디로?

"긴토키, 난 네놈하고 둘만 남아서 으르렁대는 것도 결국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결판을 낼 문제가 아니냐. 너는 저 꼬마에게 채이고, 난 즈라 놈 떨어내 버리고 서로 속 편하게 죽든지, 죽이든지."
"……그딴 이야기 제발 좀, 안 할 수 없는 거냐?"



막장드라마의 T.O.P!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막드가 바로 여기에!
아 내 의 유 혹

I write this finale with my blood.

***

긴상「어이어이, 이의 있습니다. 긴상은 왜 만날 이런 역입니까?」
신짱「니놈이 짐승 새끼라서 그런다. 나야말로 역이 또 어쩌다 이 모양이야?」
긴상「그거야 니가 썅뇬이니까 그렇죠」
신짱「죽고 싶나?」
긴상「니가 죽어볼래?」
즈라「긴토키! 신스케! 작작들 좀 못하겠나 지갑끈을 풀어주실 신성한 고갱님 앞에서 폭력 사태라니 이 무슨 대략 좋지 않은 짓인가!」
긴상/신짱「넌 쏙 빠져 즈라 같은 놈아」×2
즈라「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아니 이애리다!」

부장「아 니놈들 다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이건 다 뭐고 내 배역은 어째서 요 모양 요 꼴이야!? 나만 이번에도 손해보는 역인 이유가 뭐냐고!!!」

긴상「거 살다 살다 별 소릴 다 듣겠네」
신짱「아직도 모르는 거냐」
즈라「흥, 이래서 촌뜨기 사무라이는 별 수 없는 게야」

긴상/신짱/즈라「그야」

"오오구시 군이/니가/네놈이,"
"한드 여주니까."

부장「……………………………………………………………」


※쓴 놈이 샘플이 맞다면 맞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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