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You're a loser - 사신이 있는 생활 by karo

불타는 전국의 밤 | 2012/04/30 22:24

모종의 글을 내 이것이 끝나기 전에는 새로이 포스팅을 하지 않으리라 한 달이 넘게 붙들고 있다가 계획없이 나오는 대로 갈겨쓰는 놈의 숙명과도 같은 늘어가는 분량과 딸리는 어휘빨 글빨에 좌절하는 한편 4월은 두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포스팅 숫자가 하나로 끝날 판이라 피눈물을 삼키며 급거 대책을 강구함에 중간중간 글이 안 풀릴 때마다 손장난 하듯 찔끔찔끔 번역했던 픽시브의 힘으로 발견한 전바의 떠오르는 다크호스 존잘 karo씨(사이트명 CaroL)의 <사신이 있는 생활(死神のいる生活)>을 냅다 끌어오는 변칙 플레이를 구사하기에 이르렀다. 둘 다 죽을 만큼 병딱이고 덤으로 교부도 병딱이라 거지같이 망하는 세키가하라 퀄릿을 보는 이쪽이 복장 터져 바닥을 구르도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재현하는 karo씨의 어딜 찔러도 시한폭탄인 SS 시리즈 중에서 그나마 치유계(....)고 그나마 병맛 러브코메디(....). 니가 지금 과제가 산더미인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묻지 마십쇼 내 뻘짓이 뭐 어제 오늘 일임?
참고로 권현 적 루트 베이스. 적 루트 베이스인데 치유계라니 뭔가 이상하지만 따지지 않는다. 몇 년만의 BASARA 포스팅 2탄이 이 꼴인 부조리함도 따지지 않는다. 아울러 문제가 생기면 싹싹 지우고 마파쿠도 쿄고쿠도의 7년 저주를 날릴 거시다. 번역 질? 설마 아직도 날 믿어요?

「미츠나리, 거기 정좌하고 앉아봐」
「뭐」
오늘도 이에야스의 머리맡에 죽치고 앉아 정신적으로 부담을 팍팍 주고자 기합 넣고 찾아온 미츠나리는, 늘 하듯이 천하인의 침실로 쳐들어간 찰나에 멍뎅하게 반문하는 신세가 되었다. 얼결에 발길을 멈추고 문가에 못박힌 미츠나리의 정면에서, 이에야스는 바닥에 깔린 이부자리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 어째선지 가재눈을 뜬 이에야스는, 멀거니 선 미츠나리를 다시 한 번 재촉했다. 지극히 덤덤한 목소리로.
「내 앞에 정좌」
「──무엇 때문에 내가」
「어서」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이는 어조로 닥달하는 통에, 미츠나리는 찝찝한 기분으로 입을 다물었다. 이에야스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안온한 미소를 지었으되, 등뒤에서는, 그, 뭐랄까, 시커먼 뭔가가 격하게 소용돌이치는 듯 아닌 듯 불온하기 짝이 없었다. 다소나마 기백에서 눌린 미츠나리는, 벌레 씹은 기분으로 마지못해 이에야스의 바로 앞에 무릎을 가지런히 하고 앉았다. 한때의 흉왕은 의외로 떠밀리면 홀라당 넘어가는 타입이었다.
「미츠나리, 확인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데」
팔짱을 끼고, 뭔가를 회상하는 양 눈을 내리감은 이에야스가 무겁게 말문을 텄다.
「대체 뭐기에 이 호들갑이냐」
「오늘 낮에 어디서 뭘 했어?」
3초 가량 공백을 둔 후 미츠나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냐니──네놈도 입회한 자리가 아니었나. 새삼스럽다. 네놈 수하의 임종을 지켜보았다만?」
미츠나리가 태연자약하게 대답한 반면, 이에야스는 바로 그거야 그거! 버럭하고 바닥을 후려쳤다. 퍼걱. 섬찟한 소리를 내며 바닥이 우그러졌지만 단연코 무시했다.
「아아, 봤지, 봤고 말고──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었어. ……너, 너 말이다 미츠나리, ──대체 무슨 속셈이야 그건!」
「그거라니?」
맥락없이 성질을 못 이겨 버둥대는 이에야스가 좀 거슥했던지 슬그머니 몸을 뒤로 뺀 미츠나리가 재차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이?」
「………이……ㅂ맞춤. 을, 했잖, 아……! 대관절 이게 웬일이냐고! 동요한 나머지 양암격파로 일대를 함몰시키는 참사를 일으킬 뻔했단 말이다!」
「아하」
「아하!?」
미츠나리가 별다른 동요의 빛도 없이 긍정하는 통에, 이에야스의 머릿속에선 그간 꾹꾹 참아온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파열할 위기에 몰렸다.





그날 정오 무렵.
한 남자가 흙으로 돌아갔다.
어린 시절부터 이에야스를 섬기고 지지해 준 고참 가신 중의 하나였다. 혼수 상태에 빠진지 이미 하루가 넘었다는 연락을 받고, 이에야스는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하고자 서둘러 가신의 자택으로 향했다. 딱딱한 격식을 차리지 말아달라고 거의 애원하다시피 부탁한 후, 어디까지나 손님으로서 주인의 사실에 발을 들였다. 친족들에게 둘러싸여 안온하게 잠든 가신을 다소간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며, 사랑하는 가족들 앞에서 임종을 맞게 된 사내가 괴로움 없이 떠날 수 있음을 기뻐했다.
그리고 근신과 더불어 조용히 자리를 비키려고 했을 때, 눈에 익은 모습이 두연히 나타났던 것이다.
은발의 청년.
변함없는 전장복에 칼을 빗겨찬 사내가, 정서라곤 한 톨도 없는 시원스럽기까지 한 걸음걸이로 잠든 남자의 베개맡까지 일직선으로 접근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답시고 슬픔을 속으로 삭이는 사내의 안사람을 한 톨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히 밟고 넘어가는 청년은──과연 미츠나리였다.
문제의 청년을 볼 수 있는 자는, 이에야스뿐이다.
느닷없는 난입에 놀라면서도, 누구 하나 인식하지 못하는 이상 너 뭐하냐고 밀어낼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이에야스는 그만 멀거니 서서 미츠나리의 거동을 지켜보게 되었다.

미츠나리가 베개맡에 몸을 숙이기가 무섭게 혼도해 있던 남자가 눈을 번쩍 떴다.
이에야스는 얼굴에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힉겁했지만, 주변의 면면은 누구 하나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아아, 이미 이승의 움직임이 아니구나. 냉철히 판단한 이에야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츠나리와 사내는 두세 마디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무슨 이야기일까. 그보다 미츠나리가 어째서 느닷없이 이 자리에 나타난 거지?
어쩐지 조마조마한 기분이 된 이에야스의 시선 앞에서, 미츠나리는 여전히 당돌하게, 누워 있는 사내의 입술에──

「당최 무슨 사태야 이게!?」
「목청을 낮춰라……귀가 울린다. 거슬려」
미츠나리가 어찌나 무덤덤하게 반응하는지, 이에야스는 애초의 여유를 둘둘 말아 방구석에 휘떡 내팽개친 후 미츠나리의 어깨를 휘어잡고 탈탈탈탈 흔들어댔다.
「제발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을 해봐. 어째서 네가 내 가신과 입술을 맞대는 광경을 구경해야 하냐고!」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은 동공이 열린 꼬락서니로 힐문하는 이에야스와는 반대로, 미츠나리는 성가신 듯이 한숨을 쉬고 선선히 대답했다.
「죽음의 입맞춤이라는 모양이다」
「…………그 말은, 즉?」
「그럼으로써 영혼을 육체에서 분리해 명부로 안내한다고, 지침서가 설명하더군」
「지, 지침서!?」
「업무의 일환이다. 네놈이 무슨 자격으로 참견하나」
「세상 어디에 입맞춤이 업무인 무인이 있어!」
이에야스는 저도 모르게 목청을 높였고, 미츠나리는 더는 무인도 뭣도 아니라며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아─, ……어……음, 그래, 그랬었지……」
무인으로서,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미츠나리의 생애를 단절시킨 장본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에야스다. 이럭저럭 기세가 한 풀 꺾인 이에야스는 잠시 사이를 두고 눈치를 보다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어찌 됐건 하나 확인하고 싶은데, 미츠나리」
「뭐냐」

「미츠나리는 내 전용 사신이 아니었어?」

미츠나리는 잠자코 눈을 세 번 정도 깜박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더할 나위없이 썩은 표정을 와드득 구겼다.
「무슨 헛소리냐! 분명 나는 네놈이 죽는 그 순간에 배를 잡고 비웃어주려 사신으로 전신(轉身)했다만」
「단언하지 마 내가 상처받잖아」
「그렇다고 네놈 하나에게 종일 들러붙어 시간을 낭비해도 될 만큼 편한 업무는 아니란 말이다」
「……아, 아아, 그러고 보니 넌 옛날부터 과로하는 게 취미였지……」
왠지 눈을 번득이는 오래 전의 동료를 보며 이에야스는 포기에 쩔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럼, 미츠나리는 나 말고도 여럿 상대로, 그런 식으로, 그 뭐지, 일을 하는 거냐……」
죽으면 죽었지 알고 싶지 않았노라 이에야스가 침통하게 웅얼거리거나 말거나 미츠나리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
「여럿이 다 무어냐. 에도 전역이 내 담당구역이다」
「기다려 기다려 내 인식능력의 처리속도가 따라가질 못」
「아울러 시코쿠-츄고쿠 일대는 모리가 담당하고」
「그거 누가 들어도 모토치카를 노리는 게」
「그밖에도 사나다는 오슈」
「아, 됐어, 그만그만. 그쯤에서 그만. 못 들은 걸로 하겠어. 더 이상 상상하고 싶지 않아」
이에야스가 한 손을 들어 제지하자, 미츠나리는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
둘의 사이에 단박에 내려앉은 침묵을 미묘하게 무겁다 느끼는 건 아마도 이에야스뿐, 미츠나리는 애초의 당혹감이야 깔끔히 날려버리고 평소의 방약무인함을 완전히 되찾은지 오래였다.
「……에도 전역이라뇨……종종 내 머리맡에서 원한을 가득 담아 즐겁게 노려보곤 하잖아. 그럴 여가는 있어……?」
「없다」
미츠나리는 1초의 유예도 없이 대답했다.
「허나 필요한 시간이란 주어지기 전에 제 힘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법이지」
나중에 영혼 회수에 쫓겨 지쳐빠진 나머지 저도 이대로 현세에 작별을 고하고 싶어질망정 이에야스의 베개맡에서 「어서 신속히 인정사정없이 최대한 꼴사납게 죽어라」고 저주하는 일과만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고 힘주어 단언하는 미츠나리에게서, 그만저만 애정을 느끼고 만 이에야스였다.

서군이 죄다 사신이 됐는데 왜 치카짱만 멀쩡히 살아 있는지 일일이 신경쓰면 안됩니다. 아놔 생각해 보십쇼 치카짱까지 같이 죽어버리면 나리사마는 누구한테 들러붙어야 하나요(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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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2012/05/07 20:2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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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RA 2012/06/02 00:33
늦게나마 비번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수줍어서 아직 차마 썰은 못 풀고 있지만 매일같이 경배하는 마음으로 엿보고 있습니다 우후후후후 >_< 영웅왕은 능욕하라고 있는 겁니다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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