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 Tale of Sir Galahad.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2/08/02 18:11

결코 수치를 공개할 수 없는 내 (삐───)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그간 오래도 내팽개쳐둔 일일일몬으로 회귀하였다. 올레! 예고했던 The First Man To Jump The Channel (Ron Obvious)가 아니지만 사소한 문제를 일일이 꼬투리 잡으면 좋은 Under the Violet Moon의 독자가 될 수 없어요!

서양권 코미디의 역사에 이따시만한 한 획을 북 그은 전설적인 1974년도 몬티 파이슨 영화라면 당근 몬티 파이슨과 성배(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아니겠습니까. 트로이의 토끼, 근성의 흑기사, 니라고 말하는 기사들,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되도 않는 다리지킴이의 퀴즈, 노래하는 원탁의 기사들, 로빈 경의 음유시인, 그리고 무엇보다 공포의 킬러래빗 등등등등등. 이 영화 하나만 알아도 영어권 서브컬처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엄청난 물건 되시겠음요. 적어도 킬러래빗과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도 수백 번은 울궈먹혔다. 심지어는 공의 경계에서 가지버섯도 한 번 우려먹는다(....) 자 이런 득 보는 장사 두 번은 없습니다 어서 와서들 사가(빠아아아아아악)
너무나 빤한 모종의 이유로 요즘 이눔의 영화를 너무 들고 팠더니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해야겠다는 모종의 의무감이 굼실굼실 치밀어 올랐으므로 충동에 충실하게 오늘은 갤러해드 경의 이야기(Tale of Sir Galahad)를 소개하겠슴다. 갤러해드 경-마이클 페일린, 랜슬롯 경-존 클리즈, 주트&딩고-캐롤 클리블랜드. 치명적인 오역 이외의 지적은 아니 받습니다. 날 그렇게 울리고 싶은가효.


갤러해드 : 문을 여시오! 문을 여시오! 아서왕의 이름으로, 문을 열어요!
(문이 열리고, 갤러해드는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일동 : 안녕하세요!
주트 : 어서 오세요 멋진 기사님. 앤트락스 성에 오신 걸 환영해요.
갤러해드 : 앤트락스 성!?
주트 : 어……근사한 이름은 아니죠? 오, 하지만 우리는 선량하고 좋은 사람들이에요. 기사님이 바라시는 건 무엇이든, 무엇이든 들어드리겠어요!
갤러해드 : 그대들은 성배의 지킴이인가요?
주트 : 뭐라고요?
갤러해드 : 성배 말입니다. 여기에 있나요?
주트 : 오, 몹시 피곤하신 모양이어요. 잠시라도 쉬셔야 하겠어요. 미드짓! 크리퍼!
미드짓 & 크리퍼 : 네, 주트!
주트 : 손님께 침대를 마련해드리렴.
미드짓 & 크리퍼 : 오, 고마워요, 감사해요, 감사해요, 정말로 감사해요──
주트 : 썩 가지 못하겠니, 이 품위 없는 것들! 이곳의 침대는 따스하고 폭신하고──아주, 아주아주 크답니다.
갤러해드 : 어, 음, 저어──
주트 :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잘생긴 기사님?
갤러해드 : 갤러해드……순결의 기사 갤러해드입니다.
주트 : 전 주트예요……그냥 주트죠. 이리 오세요!
갤러해드 : 이봐요, 제발! 주님의 이름으로, 성배를 보여줘요!
주트 : 오, 기사님은 괴로움이 지나쳐 잠시 착란하신 거예요!
갤러해드 :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여기 있었어요, 저 위에──
주트 : 갤러해드 경! 그대는 우리의 호의를 거부하실 만큼 불친절한 분인가요?
갤러해드 : 어, 저, 저는──
주트 : 우리의 삶은 기사님에 비하면 필경 따분하고 심심한 것이겠지요. 여기엔 열 여섯에서 열 아홉 살 반 사이의 젊은 처자들만 백 예순 명이 살아요. 금발과 흑발이 골고루 있지요. 이 외따로 떨어진 성에선 누구 하나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답니다! 오, 정말 외로운 삶이에요. 일과라 해보았자 고작해야 목욕하고, 옷을 입고, 벗고, 화끈한 속옷을 짓는 일뿐이지요……우린 기사님처럼 잘생긴 분을 좀처럼 보지 못했어요. 아니에요, 아녜요, 이리 오세요, 여기 누우셔야 해요. 어머, 상처까지!
갤러해드 : 아, 아뇨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벼운 상처예요!
주트 : 그렇지만 바로 의사에게 보이시는 게 좋아요! 아니, 아니예요, 누워 계셔요.
(손뼉)
피글렛 : 무슨 일이신가요?
갤러해드 : 이 분들이 의사라고요!?
주트 : 어, 기초적인 훈련은 쌓았어요. 그럼요.
갤러해드 : 하, 하지만──
주트 : 오, 일단 휴식을 취하셔야 한다니까요! 닥터 피글렛, 닥터 윈스턴, 기술을 보여줘요.
피글렛 :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갤러해드 : 정말 이래야 됩니까?
피글렛 : 검사를 해봐야 해요.
갤러해드 : 거긴 아무 문제도 없어요!
피글렛 : 조용히──저희는 의사예요.
갤러해드 : 저리들 비켜욧! 나는 순결을 맹세한 몸이야!
피글렛 : 침대로 돌아가세요!
갤러해드 : 이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말아요! 나는 성배를 봤어!
피글렛 : 여기엔 성배가 없어요.
갤러해드 : 난 봤어, 난 봤다고, 봤단───
여자들 : 안녕.
갤러해드 : 웃.
여자들 :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여자들을 피해 도망나가다 주트와 마주친다)
갤러해드 : 주트!
딩고 : 오, 잘못 보셨어요. 저는 주트의 일란성 쌍둥이자매 딩고예요.
갤러해드 : 아 저런, 실례합니다, 전──
딩고 : 어디 가세요?
갤러해드 : 나는 성배를 찾아야 해요!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단 말입니다, 이 성에 있는 걸!
딩고 : 어머나! 오, 맙소사! 주트, 이 나쁜 계집애!
갤러해드 : 왜 그러시죠?
딩고 : 사악하고, 못되고, 교활한 계집애! 필경 그 애가 성 꼭대기의 등대에 불을 당긴 거예요. 그 등대는, 지금 막 생각났는데, 꼭 성배 같은 모양이거든요. 한두 번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니랍니다!
갤러해드 : 진짜 성배가 아니라고요?
딩고 : 사악하고, 못되고, 교활하고, 악마 같은 계집애! 고년은 정말로 나쁜 계집애니 벌을 받아야 해요. 이곳 앤트락스 성에서는 성배 모양의 등대에 불을 당긴 자에게 꼭 한 가지 벌을 내리고 있어요. 고걸 침대에 묶고 엉덩이를 때리시는 거예요!
여자들 : 스팽킹! 스팽킹!
딩고 : 결코 손속을 두지 말고 찰지게 때리세요. 실컷 때리시고 나선 그 앨 뜻대로 하셔도 좋아요. 그리고, 그 다음엔, 내 엉덩이를 때리세요.
여자들 : 나도요.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딩고 : 그래요, 우리 모두에게 스팽킹으로 벌을 주세요!
여자들 : 스팽킹! 스팽킹!
딩고 : 스팽킹이 끝나면 다음 체벌은 오럴 섹스고요!
여자들 : 오럴 섹스! 오럴 섹스!
갤러해드 : 음, 그러면 잠시만 더 있을까요?
(랜슬롯이 기사들을 대동하고 쳐들어온다)
랜슬롯 : 갤러해드 경!
갤러해드 : 오, 안녕하시오.
랜슬롯 : 어서!
갤러해드 : 뭐요?
랜슬롯 : 서둘러요!
갤러해드 : 어째서!?
랜슬롯 : 그대는 위기에 빠졌소!
딩고 : 오, 안돼요!
랜슬롯 : 그 입을 다물라, 부정한 음녀(淫女)야!
갤러해드 : 저기 말입니다, 랜슬롯 경.
랜슬롯 : 무얼 하는 게요! 우리가 원호하겠소 어서 탈출하시게!!
갤러해드 : 난 문제없어요!
랜슬롯 : 자아!
갤러해드 : 난 이들을 한 손만 가지고 거꾸러트릴 수도 있어요!
딩고 : 그래요! 기사님은 한 손만으로 우리 모두를 쓰러뜨리실 거예요!
여자들 : 그래요! 한 손으로요!
랜슬롯 : 안되오, 갤러해드 경, 이리 오시게!
갤러해드 : 진실로, 정녕으로 맹세하건대, 이들 정도야 쉽사리 다룰 수 있어요!
딩고 : 그럼요, 기사님은 우릴 어린아이처럼 수월히 다루실 거예요!
여자들 : 그래요, 그래!
갤러해드 : 이 손을 놓아욧! 난 승리할 겁니다! 고작해야 백 예순 명뿐이라고요!
딩고 : 맞아요, 기사님은 우릴 손쉽게 물리치실 거예요! 우린 저항도 못할 거라고요!
여자들 : 맞아요, 맞아!
(문 꽈당)
딩고 : 씨발.

(성 바깥)
랜슬롯 : 실로 아찔한 순간이었소. 조금만 늦었어도 끔찍한 위기가 그대를 덮쳤을 터요.
갤러해드 : 아닌 것 같은데.
랜슬롯 : 아니오, 그대는 무시무시한 시련을 가까스로 벗어났다오.
갤러해드 : 나를 저 성으로 다시 보내 시련에 맞서게 해 주시오.
랜슬롯 : 안되오, 너무 위험하오.
갤러해드 : 이보시오, 나는 기사요. 닥쳐오는 시련에서 달아나는 자 어찌 기사라 하겠소!
랜슬롯 : 안되오, 우리는 성배를 찾아야 해요. 어서 오시게!
갤러해드 : 그럼 아주 조금만 시련을 겪으면 안되겠소?
랜슬롯 : 안되오, 건강에 좋지 않소.
갤러해드 : 그대는 게이가 틀림없어!
랜슬롯 : 아니라오.

(내레이션)
이리하여 랜슬롯 경은 갤러해드 경을 용맹하게도 위기에서 구출하였으되, 아직도 성배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앤트락스(Anthrax)는 탄저병이다(..........)
(註 2) 주트(Zoot)는 대마/마리화나, 딩고(Dingo)는 노숙자/배신자/비겁자/못생긴 여자, 미드짓(Midget)은 난쟁이, 크리퍼(Creeper)는 스토커/피핑톰, 피글렛(Piglet)은 돼지새끼, 윈스턴(Winston)은 윈스턴 스미스... 가 아니라 영국에서 젤 흔해빠진 남자 이름. 이 성의 여자들 다 왜 이래;;;
(註 3) 주트 왈 앤트락스에는 8 scores의 처자들만 부글거린다고 한다. 열 아홉 살 반이라는 나이가 참 애매트리하지만 신경 쓰면 안됩니다 score는 20, 따라서 백 예순 명인데 갤러해드가 랜슬롯에게 잡혀서 질질 끌려나갈 때는 '단지 백 쉰 명(only one hundred and fifty of them)'이라 하지 말입니다. 각본가가 빡센 일정에 졸다가 계산을 실수했나. 번역문에서는 살짝 수정했음.
(註 4) 여기선 빠졌지만 완전판에는 딩고가 스팽킹;이야말로 주트에게 가장 어울리는 체벌이라 주장하기에 앞서 이런 불건전한 섹스 개그를 쳐도 문제가 없을지 양해를 구하고 (신을 포함한;) 엑스트라성 출연진들이 냉큼 저질러라 고함을 질러대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 Get. on. with. it!!! 그나저나 스팽킹이라니 이 무슨 긴상이 좋다고 춤을 출 성이란 말인가;
(註 5) 성 밖으로 나온 기사들이 코너를 돌기 직전 화면 왼편에 음향팀이 슬쩍 비친다는 데 왜 내 눈엔 안 보일까요(....)
(註 6) 그대는 게이가 틀림없어 : 여기에 관련해서 상관이 있는 듯 없는 듯 쬐끔 웃기는 에피소드가 있습죠. 한창 몬티 파이슨이 신나게 날리던 시절에 어느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부인네가 편지를 보내 멤버 중에 게이가 있다는데 성경은 그런 불결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므로 당장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다. 문제의 게이는 그레이엄 채프먼이었고 나머지 파이슨 멤버들은 모두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시 팬레터를 담당하던 에릭 아이들은 '우리는 이미 그 친구를 찾아내 총살형에 처했습니다' 라고 답장했는데, 그 직후 4시즌을 앞두고 존 클리즈가 채프먼의 알코올리즘에 질려; 공식적으로 팀을 탈퇴했다. 채프먼은 훗날 자서전에서 아이들의 답장을 받은 그 부인네가 클리즈의 탈퇴를 뭐라 여겼을지 디게 궁금했다고 저술함. 응 나도 그게 몹시 궁금해(......).


왜 오만가지 유명한 시퀀스를 다 냅두고 하필이면 시작이 갤러해드 경인가 하면, 랜슬롯의 부정(父情) 아닌 부정;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시련을 자청하며 난동을 부리는 갤러해드를 아르토리아로 치환하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에 내가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놓으시게 랜슬롯 경! 나는 아버님의 이름으로 이 시련에 단호하게 맞설 거요!! 그게 기사로서 나의 의무입니다!!"
"안돼, 우리는 성배를 찾아야 하고 이 시련은 건강에 좋지 않아."
"....게이인가 그대."
"아니거든!!?"

아르토리아가 예쁘고 아담한 미녀들 취향이란 건 이미 유명한 얘기... 읍읍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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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2012/08/03 20:27
(데굴데굴)아이고~ 이 영화 진짜 하이하네요;;꼭 구해봐야겠습니다~~~

아르토리아 버젼도 데굴데굴...취향도 취향이지만(?) 앤 진짜 진지하고 올곧은 마음으로 시련-///-에 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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