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돌아온 발췌번역 - WORLD'S END SUPERNOVA by 사사노 (Part 2)

Gate of Ecstasy | 2012/09/09 20:31

토목공사 삽질근성이 뼛속까지 박혀 약속된 파멸의 길을 일직선으로 돌격하는 멍청한 모 국내 굴지의 대기업 엉덩이를 닦고 베이비파우더를 발라주는(...) 빌어처먹을 일이 어찌저찌 끝났으므로 광속으로 도피한다. 사실은 어제 올리려고 했는데 일정이 꼬였지라 (먼 눈)
존경하고 사모하는 사사노(笹野, 서클명 schatten) 씨의 WORLD'S END SUPERNOVA, 키레길/아처린 전제의 길린길이 여전히 너무나 모에하매 혼자서 삭이지 못하고 바닥을 굴러댕기고 있는 요즘임다. 오죽하면 184페이지고 뭐고 정말 아예 다 번역해 버릴까 머리를 쥐어짜며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안돼 임마 그만둬 니가 벌여놓은 일이 한둘이냐! 그치만 왕님과 린짜응 정말 모에합니다 귀엽습니다 사랑스러워 죽겠습니다. 혹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페이트 노멀은 금린금이었는가. 하지만 검금검도 좋아합니다!! 페이트 시리즈와 AUO는 사람을 절조없는 엉덩이 가벼운 년으로 만들지! 내가 그래!!
그러나 질을 믿으시면 내가 암담합니다(........).


WORLD'S END SUPERNOVA 상권, 59~64page

까놓고 말해, 길가메쉬는 이 계약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다.
「당신이랑 키레이는 애인 사이였어?」
묘하게 갈라진 목소리였다.
한바탕의 도주극 끝에 다다른 싱가포르의 고급 호텔에서 맞은 첫날 아침에 소녀는 물었다. 무언가 큰 결심이라도 한 양, 마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첫 발을 내디딜 수 없는 양.
필경 패스를 통해 기억을 보았으리라. 어디서부터 오해를 풀어야 하나. 굳이 수고롭게 오해를 해소할 이유는 전혀 없으되, 정정해주는 편이 친절할까. 길가메쉬는 고개를 갸웃하며 잠시간 숙고했다.
린은 새하얀 배스로브를 걸치고, 긴 흑발을 풀어 등에 늘어뜨리고 있었다. 목욕을 막 마친 사람 특유의 습기가 눅진하게 주변을 맴돈다. 요 며칠간은 도망다니기에 바빴고, 어젯밤에는 마스터고 서번트고 연이은 도피생활에 녹초가 되어 목욕이고 뭐고 곧장 침대에 기어들어갔다. 이야기가 끝나면 욕실에 들어가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보이느냐?」
과감하게 질문을 던져놓고 정작 귀까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소녀의 등에 말을 걸었다. 그의 목소리도 어쩐지 희한하게 갈라져 있었다. 호텔의 공조설비가 신통찮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안 보이니까 묻는 거잖아!」
영락없는 숫처녀의 파르르한 반응에 미소하고, 린의 맞은편에 앉았다. 호텔이 제공한 아침식사는 냉동보존 수프와 하얗고 둥근 빵, 접시에 담긴 스크램블 에그와 산더미처럼 쌓인 과일류다.
「표정 한 번 걸작이구나……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숫처녀일 리도 없건만」
「무슨 상관인데!」
「──숫처녀였는가. 현세의 여자는 발육이 부진하군」
「댁이 살던 까마득한 옛날이랑 비교하지 마!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냐고, 난 당신과 키레이가」
「아니니라」
칼집을 넣은 파인애플을 입안에 던져넣으며 대꾸했다.
「짐이 무엇이 아쉬워 잡종 따위와……하물며 그런 신부와 정인(情人)이 될까」
애초에 동침을 곧 정인으로 연결짓는 사고부터가 단락적이다, 숫처녀 이전의 문제다, 우루크의 신전창부는──뒤를 이으려던 말은 탁자에 요란하게 메다꽂힌 린의 주먹에 가로막혔다. 소녀의 얼굴은 여전히 새빨갛다.
「……어느 기억을 보았나?」
짚이는 데가 너무 많아 짐작도 가지 않았다. 린은 고개를 숙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입에 담기조차 싫은 광경이었던 모양이다.
「됐어, 그냥 입 다물어. 댁이 떠들면 떠들수록 듣고 싶지 않은 사실이 자꾸만 늘어나……!」
「하하하, 설마 실망했느냐?」
「입 다물라고! 대체 뭐야, 애인도 아니었다면서 사이는 되게 좋아보이던데……」
「정인은 아니다」
파인애플을 다시금 우물거린다. 당시의 일은 어렴풋이는 남아 있으나, 고백하자면 선명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한 번 집어삼켜졌다 재차 수육(受肉)한 몸이다. 자세한 사정은 여정 중에 린이 확인한 내용과 거의 일치하되 전부가 원래의 상태를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다. 영령으로서의 기억은 좌에서 재차 소환할 수 있었으나, 그와는 별개의, 서번트로서의 기억은 군데군데 복구되지 못한 채로 남았다. 세밀한 부분은 지금도 누락되어 당시의 기억을 뿌옇게 가린다.
깡통 파인애플이 먹고 싶다고, 맥락도 없이 생각했다. 들쩍지근한 설탕범벅 시럽에 파인애플 풍미를 살짝 가미했을 뿐인, 천박한 맛. 고대의 영령이 알 턱이 없는 기억은 노이즈로 뒤덮혀 사라졌다. 이 파인애플은 속속들이 무르익은 훌륭한 파인애플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그렇지, 정인 운운이었나.
「만에 하나 정을 통한 사이였더라면, 짐은 오래 전에 그 자의 손에 죽었을 게다. 짐 또한 진작에 놈을 버렸겠지」
「……왜?」
다소간의 뜸을 두고 대답이 돌아왔음에도 린은 딱히 의아해하는 빛을 보이는 일 없이 반문했다.
「그 자는 그런 사내다. 짐은, 짐 하나만을 보려고 하는 자에게 흥미는 없느니라」
린은 미간을 모으고 눈앞의 흰빵에 버터를 발라 베어물었다.
「당신들, 비뚤어졌어」
「짐까지 도매금으로 넘기지 말거라」
「댁도 오십보백보야. ……친구였어?」
「설마. 그 자는 짐의 반려였으되 벗은 아니다. 짐의 붕우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단 하나뿐이니라」
「그럼, 당신에게 키레이는 뭐야?」
「말하지 않았느냐, 반」
「반려가 뭔데? 애인도 아냐, 친구도 아냐, 보나마나 댁이 마스터를 마스터로 대접할 리도 없어. 그럼, 반려는 대체 뭐야? 당신은 키레이의 뭐냐고?」
「……어지간히 물고 늘어지는구나」
「어렸을 때부터 늘 마음에 걸렸어. 언제나 혼자인데, 키레이는 쓸쓸하지 않을까……당신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을 거라고, 믿고 싶었는데」
린은 무릎을 껴안고 몸을 움츠렸다. 이 소녀와 코토미네 키레이의 인과는 예상 이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키레이가 키운 십년 동안 다소나마 정이 들었던 것일까. 키레이는 입버릇처럼 린은 자신을 미워한다고 단언했건만.
「그 자는 항상 적울함에 시달렸느니라. ……그것만은 짐도 어찌할 수 없는 문제였다」
「메워주려고 하지도 않았던 주제에」
비난조의 따가운 눈길을 받으며 길가메쉬는 어깨를 으쓱했다.
「메워지지 않느니라. 알고 있어도 어쩌지 못하고──차라리 메우고 싶지 않은 공허라는 것도 있는 법이다. 좀 더 자라면 이해하게 될 게다」
검은 눈썹이 거꾸로 치솟았다. 어린애로 취급당한 것에 기분이 확 상한 모양이었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린은 남은 빵을 모조리 한 입에 털어놓고 홍차를 원샷했다.

..........아 왕님에게 떽떽거리는 숫처녀 린짜응 귀여워 미치겠네 (덱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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