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그래서 브라우니는 어떤 루트 출신이냐고.

Gate of Ecstasy | 2012/09/22 02:42

영령의 좌에 사로잡혀 닳고 마모해 이름마저 잃어버린 궁병에게는 그럼에도 누렇게 바랜 남루한 기억 사이사이 보석처럼 소중하게 박힌 추억이 있었다. 제 이름인 연분홍색 꽃처럼 처연하게 웃던 후배. 강하고 격렬하여 우러러보듯 동경했던 붉은 빛의 동급생. 달을 바라보는 양아버지의 옆모습. 푸른 갑주의 아름다운 소녀가 눈앞에 내려서던 찬연한 순간. 엄숙하면서도 청량한 목소리. 묻는다. 그대가 나의 마스터인가.

그리고 필사적으로 부여잡은 귀중한 보석마저 빛바래게 하는 눈부신 악몽이 있었다.

순금보다 더욱 휘황찬란하게 사르르 흩어지는 금발. 페이커라 거침없이 조롱하는 한편으로 자애로운 미소를 아끼지 않던 산호빛 입술. 하얀 얼굴에 묻어나는 선혈처럼 박힌 아름다운 뱀의 눈동자는 검은 신부의 옆자리에서 매혹적으로 웃었다. 그를 도발했고 인도했고 독려했고 비웃었고 야유했고 배신했고 망쳤으며 영영 헤어나지 못할 아득한 나락에 기어코 처박고야 만 황금빛의 악마. 한때 에미야 시로였던 어린 소년이 분격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매혹되었던 황홀한 광휘는 희미하게 표백된 그림자들 속에서 여전히 아리도록 시려,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음에도 그에게 매시간 매분 매초마다 제 존재를 과시하듯 각인시킨다. 더 이상의 끔찍한 악몽이 존재할까.
때문에 영겁의 세월을 넘어 드디어 찾아온 기회를, 궁병은 조용히, 그러나 확고하게 거머쥐었다.

같은 잘못은 두 번 되풀이하지 않는다.
<에미야 시로>가 길을 잘못 든다면, 이 손으로 처단할 뿐이다.

브라우니: 호모가 되면 죽여버리겠다 에미야 시로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요즘 클래스 버틀러 진명 브라우니의 갈색으로 잘 익은 총각이 심심할 때 굴리기가 너무나 좋은고로 (미안타 이게 다 사랑이다) 이것저것 머리를 굴리다 보니 별 생각이 다 들지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나 말고도 다들 골백 번은 우려먹었을 듯한 브라우니의 2대 미스터리.

1. 브라우니는 FATE/UBW/HF 어느 루트의 시로도 아니라고 한다. 그럼 대체 어쩌다 평화로운 일본에서 나고 자란 남고딩의 인생이 저기까지 개박살 초전박살 왕창박살이 났는가.
2. 무한의 검제는 뽀대와는 상관없이 왜 그렇게 게이트 오브 바빌론의 마이너 카피 같은가.

일단 무한의 검제부터 따져보자면, 시로의 UBW는 브라우니에게 전수받았지만 브라우니가 에미야 시로로서 거쳐온 시간축에 브라우니가 또 있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고, 아처의 고유결계인 만큼 브라우니가 만들기는 했어야 할 거란 말입니다. 더구나 황량한 언덕에 무수히 꽂힌 검은 영웅왕의 보구를 트레이스한 결과라던데 말이죠, 돌이켜 보라. 세이버가 40여 개에 피떡되고 정복왕이 80여 개에 꼬챙이가 됐으며 5광이 100여 개에 GG를 쳤다. (그리고 하산은 두 방에 갔지;) 암만 스테이터스가 장식이고 경험과 심안으로 메꾼다지만 브라우니 스펙에 게이트 오브 바빌론의 무차별 폭격을 천여 개나 보기란 도저히 불가능하지 않음요?
<같은 편>이 아니었고서야.

따라서 시로가 브라우니의 운명을 벗어난 것은 브라우니 자신의 존재로 인한 타임 패러독스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실은 뻘겅 아처 이퀄 세이버 린 사쿠라 이리야 다 냅두고 환상의 길가메쉬 루트를 밟아 왕님의 쑤석거림에 인생을 개차반으로 조져버린 에미야 시로이기 때문이라는 데 과감히 한 표 던진다! 왜냐. 그 편이 재미있거든. 내가(......)
즉 UBW 엔딩의 막판 헤드샷은 이대로 저 썅뇬을 끌어올리면 얘 팔자도 내 팔자가 된다 → 내가 아득한 시간을 넘어 겨우겨우 예까지 왔는데 그 꼬라지를 또 보라고요!? → 안돼!!! 라는 브라우니의 절절한 위기감을 응축한 한 방인 셈(왱알왱알).... 죄송합니다 orz

솔까 세이버만 아니면 시로가 자기 인생을 시궁창에 쑤셔박고 알아서 물말아먹는 바보들만 좋아하는 왕님 취향에 직격임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고(은근히 뻘겅 아처도 마음에 들어했다;), 주인공-졸라 짱쎈 최종보스 조합은 여덕은 고사하고 남덕의 영원한 로망이 아니던가!? 고로 넥엔에 시롱이 플리즈! 내가 요즘 영웅왕은 연애 따위 안 해요(.....)를 너무 열심히 읽어서 사금이 살살 땡기는 탓은 결코 절대로 네버 아닙니다!! 나의 존잘 이코이 씨가 린이 사쿠라를 직접 썰어버린 鉄心 엔딩에서 키리츠구st하게 각성한 시롱이에게 왕님을 서번트로 안겨주며 허니 트랩 거는 마파신부 졸라 모에하다느니 이미 망한 고딩 인생을 지들끼리 작당해 아주 지지고 볶아서 태워버리는 유열 부부 훌레라느니 듣기만 해도 땡기는 종알거림을 트위터에서 널어놓고 있어서도 아니고 말고요!!
어? 잠깐만 이게 정말로 스트레잇 고잉 투 더 브라우니 루트이지 않아?

top
Trackback Address :: http://kisara71.cafe24.com/blog/trackback/2315503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