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돌아온 퀴즈.

Gate of Ecstasy | 2012/10/23 10:26

Q1. 1개월간 출장을 나갔던 신부가 방치플로 톡톡히 삐져버린 만년 신혼의 아내를 달랠 목적으로 와인 다섯 병을 끼고 귀환했습니다. 코토미네 교회의 번견......아니 쫄병.....아니 가정부.......하여튼 랜서는 옆에서 보란 듯이 애정행각을 벌여대는 바보커플을 고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참아넘겼습니다. 일일이 신경 쓰다간 여기서 살아남을 수도 없거니와 어차피 내 목구멍으로 넘어올 와인도 아닌걸요. 헌데 막 끈적끈적한 분위기로 돌입할 폼을 잡던 유열부부가 갑자기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하잖겠어요?
글쎄 5병 중에서 어느 포도주로 와인플레이(....)를 할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나 봅니다. 참을 수 없이 하찮다는 쯧코미는 냅두고, 온갖 인신공격과 비방이 난무하는 칼로도 못 벨 싸움 끝에 결국 신부는 자신이 고안한 이런 셈법으로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길가메쉬 서사시가 올해(2005년) 기준으로 4817년 전이니 4817까지 세자는군요. 영웅왕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유열부부는 짠 듯이 음험한 미소를 지으며 일제히 랜서를 바라보았습니다. 랜서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뒷걸음질쳤습니다. 불행히도 불길한 예감만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는 것이 쿠훌린의 인생이었죠. 신부는 오른손을 들었습니다.
"세던가 자해해라, 랜서."
"으아아아아아아악!! 역시!!!!"
자, 가엾은 쿠훌린을 단순 숫자셈의 노동에서 구해주세요.

Q2. 대치하고 선 세 남자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코토미네 가의 가정부 브라우니, 식모 랜서, 메이드 시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서로를 사납게 노려보았습니다. 즉각 깔려죽을 듯한 묵직한 침묵이 오래도록 흐른 끝에, 마침내 브라우니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반드시 카레라이스,"
"방글방글 마트에서 등심이 할인한단 말이다! 곧 죽어도 스키야키이이이!!"
"싱싱한 양배추를 그냥 썩일래!? 오코노미야키 외엔 인정 못합니다!!"
……예, 정말로 양보할 수 없는 싸움입니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세 사내는 남자와 남자는 주먹으로 말한다느니 승리자가 마지막까지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선 자가 승리자라느니 성배전쟁의 기본은 배틀로열이라느니 뭔가 쓸데없이 멋진 말을 중얼대며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어떻게 결판을 낼지 또 좀 아웅다웅하다 결국엔 시로의 제안을 따라 다소 희한한 방법으로 승부를 가리기로 했어요. 먼저 제비를 뽑아 공격 순서를 정하고, 각자 정삼각형의 꼭지점에 서서 방금 전에 정해진 순서대로 돌아가며 두 명이 나가떨어질 때까지 한 번씩 공격하는 겁니다. 자기 턴이 돌아오면 아무나 원하는 상대를 쏠 수 있고요.
먼저 브라우니의 명중률은 100%입니다. 목표가 졸랑졸랑 움직이지 않는 한 쏘기만 하면 반드시 맞습니다. 일단은 클래스 아처인걸요. 버틀러가 아니었냐고는 하지 마세요. 게 불그는 항상 목표를 맞추는 창이지만 랜서의 불운력이 하도 절륜한 탓에 명중률이 80%로 떨어졌습니다. 어쩐지 20%에 들 때가 더 많아 보인다는 지적도 하면 안됩니다. 시로는 육체적으로는 완성됐지만 기술면에서는 아직 훈련 중인 까닭에 양부에 맞먹는 흑건투척적중률을 내지는 못하므로 명중률은 50%입니다. 모두가 최선의 전략을 취하며, 아무리 쿠횽이 불운 EX기로서니 빗나간 공격을 맞고 뻗지는 않는다고 가정할 때, 이 중에서 라스트 맨 스탠딩을 달성할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A1. 길가메쉬는 니야니야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짐이 친히 은전을 베풀어주마, 잡종견. 왕의 관대함에 감사하거라. 왼쪽에서 첫 번째 병이다."
그러나 이 얼굴만 (쿠횽 취향 정중앙 스트라이크로) 예쁜 사악한 에덴의 뱀 겸 바빌론의 창녀;를 차마 대놓고 믿을 수가 없었는데다 옆에서 '믿었다가-혹시-틀리면-피보는 건-너-데드카드-뽑을-준비는-되었능가'란 얼굴로 손나 음험하게 실실대는 신부가 불안을 부채질했으므로 쿠훌린은 결국 4817까지 직접 세어보아야 했습니다. 중간에 세다 헷갈리거나 훼방을 받아 네 번이나 도로 센 거야 뭐 불운 EX의 당연한 덤이구요. 그리고 금삐까 왕님이 맞았습니다. 아아 쿠횽이 똥개에겐 나름 관대하신 왕님을 믿었더라면 그리고 모듈로 산술을 알았더라면 그 고생을 안 해도 됐을 텐데요.
위의 그림을 보면 8까지 세고 나서 다시 새로운 서클이 시작되죠. 따라서 여기에는 모듈로 8의 산술을 적용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여덟씩 묶어서 치워버리고 남은 병만 가지고 세면 되는 겁니다. 4817을 8로 나누면 1이 남습니다. 1은 왼쪽에서 첫 번째 병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뭐 그렇게 나쁜 장사는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악의를 의심하며 녹초가 된 쿨란의 번견;에게 영웅왕 폐하가 포도주 한 병의 성은을 내려주시며 덤으로 턱까지 긁어주셨으니까요(...) 점점 몸도 마음도 개가 되어간다는 말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어쩐지 이번엔 신부가 소소하게 삐져 바로 옆방에서 AUO를 신나게 굴려 온 교회가 떠나가라 거시기한 소리를 내게 한 것은, 뭐 덤입니다 덤.
오늘도 코토미네 교회는 평화롭습니다.


A2. 실은 정글고에도 좋은 년 나쁜 년 이상한 년(...)으로 한 번 인용된 유명한 문제입니다. 마틴 가드너의 해설에 따르면 의외로 살아남을 확률은 명중률이 제일 떨어지는 시로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브라우니, 쿠횽 순으로 떨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제로거리 촌경 3방을 디폴트로 시전하는 양아버지와 수틀리면 시발 보구의 비를 내리시는 양어머니와 비교적 상냥하지만 밥맛의 여부에 따라 그리즐리베어로 각성하는 의붓형과 일신우일신 데미지가 강력해지는 양아버지의 제자 미니어처 붉은 악마 사이에서 10년간 무탈하고 사지 멀쩡하게 살아남은 생존왕 시롱 그릴스네는 괜히 이 방법을 제안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브라우니와 쿠횽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가장 위협적인 적수인 서로를 제일 먼저 배제하는 겁니다. 따라서 둘 중 누가 죽을; 때까지 그냥 아무 데나 흑건을 던지며 기다리는 것이 시롱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죠. 예를 들어 브라우니가 먼저 공격해 쿠횽을 때려잡고→다음 차례인 시롱이가 브라우니를 쓰러뜨릴 확률은 1/2X1/2=1/4입니다. 계산이 복잡해지니 구구절절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야;) 하여간 위의 방식으로 경우의 수를 헤아리면 최종적으로 시로가 살아남을 확률은 47/90(약 52%)이 됩니다. 브라우니는 3/10(30%), 쿠횽은 8/45(약 18%)이죠.

뭐 현실은 쇼코라 님 말씀마따나 브라우니의 일타일피에 쿠횽이 랜서가 죽었어! 시발새끼들아!! 가 된 직후 바로 돌격하여 아처 클래스에게 특효 판정이 있는 부메랑서(....)를 주워들어 냅다 날린 비정한 시로따응이 일격에 이겼습니다만. 흑건? 흑건이 뭐가 중요하죠? 하지만 진정한 최종승자는 그 사이에 마파두부를 만들어버린 신부였습니다(.....)
그리하여 이기고도 사내 둘의 주검; 옆에 무릎을 털썩 꿇으며 애처롭게 어째서야아아아아아아아를 외치는 시로가 있었다지요. 평소 어그로를 끌며 쉴새없이 아웅다웅하는 린과 카렌이되 이때만은 순식간에 마음과 마음이 단결하여 사랑과 우정의(라고 쓰고 '인신공양'이라 읽습니다) 투 플라톤 킥 앤 펀치로 금삐까 왕님을 신부를 향해 호쾌하게 집어던지고 즉각 뒤로 돌아 도주하였습니다. 신부는 희생양이 줄어든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대신 네놈들이 시간 끌다 이렇게 됐다고 화염방사기 같은 저주의 눈길을 듀얼리스트;들에게 보내는 이 집 안방마님을 무릎에 앉히고 억지로 떠먹이면서 참된 유열을 맛보았습니다. 정 안되면 뭐 마우스 투 마우스로도 먹이고(....). 음험한 도S 마파신부X이 세상 모든 혀의 고통을 집결한 태산의 마파두부X헐떡대고 울고 발버둥치는 영웅왕의 3P는 매우 에로했지만 아청법에 걸리므로 자세히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돌도 씹어먹을 불곰은 고맙게도 좋은 반찬이라 슬몃 생각하며 무덤덤하게 식사를 했고, 아르토리아는 밥을 남기는 자 땅에 거꾸로 묻히리라는 카멜롯의 원칙을 기사로서 충실히 지켜 소녀의 콘크리트 코끼리 같은 위장조차 살려달라 비명을 질러대는 마파두부를 아버님 옆에서 힝힝 울면서도 착하게 전부 먹었답니다.
오늘도 코토미네 가는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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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상원 2012/11/09 19:14
1번은 예전에 접해본 문제라서 쉽게 풀었고 2번은... 등장인물 이름이 나오는 시점에서 이미 답이 제시되어있군요ㅜㅜ랜서ㅜㅜ (요는 과정이지만) 아무튼 재밌게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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