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Not to Be Seen.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6/29 17:48

아마도 이 코너를 제일 관심 있게 읽어줄 휠냥의 성원-////-에 힘입어 일일일몬 컴백의 시간이 돌아왔슴다. 똑같이 영어에 시달려도 취미로 시달리는 건 얘기가 다르지. 오늘의 희생양은 언제나 친절한 이웃 댄디킹 님께서 골라주신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24화(혹은 2시즌 11화) '보이지 않는 방법(How Not to Be Seen)'의 동명 스케치. 해놓고 보니 또 24화인데 뭐 아무렴 어떻겠음요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니 번역으로 재미의 10분의 1이나 전달할 수 있느냐는 지적은 안 받습니다 내 마음이 아프잖아.


내레이터(존 클리즈) : 이 화면에는 40명의 사람이 있지만 누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자막 : '영국 정부, 공익광고 제 42호 6장,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

내레이터 : 이 분은 사우스이스트 5번가 블랙 라이언 로드 네이피어 코트에서 오신 E. R. 브래드쇼 씨입니다. 브래드쇼 씨에게 요청해 보겠습니다. 브래드쇼 씨,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탕!)

내레이터 : 이 실험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합니다.

(장면 전환)

내레이터 : 여기에서 우리는 벨몬트 크레센트 13번지에 사는 B. J. 스메그마 부인을 볼 수 없습니다. 스메그마 부인,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탕!)

내레이터 : 이 분은 뉴 타운 할로우의 네스빗 씨입니다. 네스빗 씨,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반응 없음) 네스빗 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법의 첫 번째 교훈 '일어나지 않기'를 잘 터득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뻔한 장소를 고르셨군요.

(폭발)

내레이터 : 오스웨스트리 버로우즈 홈리의 E. V. 램버트 씨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램버트 씨가 어느 덤불에 숨어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덤불 셋을 차례대로 죄다 터뜨린다) 예, 가운데 덤불이었습니다.

(장면 전환)

내레이터 : 슬로우 레이턴 로드의 켄 앤드류스 씨는 매우 훌륭히 몸을 숨겼습니다. 이곳에는 선택지가 아주 많습니다. 벽 뒤, 수통 안, 낙엽더미, 나무 위에 숨었을 수도 있고, 차 뒤에 웅크리거나, 구멍에 숨거나, 수백 개 덤불 중 어딘가에 엎드려 있을 수도 있지요. 다만 우리가 우연히도 수통 안에 있음을 알았을 뿐입니다.

(폭발)

내레이터 : 헐 워플스던 로드 아이비 코티지의 왓슨 부부는 실로 교묘하게 증발했습니다. 제작진이 통화를 시도했을 때, 왓슨 부부는 이미 2주일 예정으로 휴가를 떠난 뒤였습니다. 왓슨 부부는 연락처를 일절 남기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빗장을 질렀습니다. 그러나 이웃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줬지요.

(폭발)
(전형적인 검비[마이클 페일린]가 멀거니 서 있다)

내레이터 : 왓슨 부부의 소재지를 우리에게 알려준 이웃사람입니다. (폭발) 고자질쟁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요. 여기는 예의 이웃이 살던 집입니다. (폭발) 이곳은 알려주기를 거부한 랭던 경의 거주지입니다. (폭발) 여기에 사는 신사분도 거절했지요…… (폭발) 여기도…… (계속 폭발) 물론 여기도…… (끝없이 폭발) 맨체스터와 웨스트 미들랜드, 스페인, 중국…… (광기 폭발)

사회자(마이클 페일린) : 뒤이은 몇몇 장면은 일부 시청자께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야기할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유감스럽지만 방영은 여기서 중지하겠습니다. 물론 제겐 아니지만요.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검비(Gumby) : 비행 서커스의 약방의 감초들. 손수건을 말아 머리에 얹고 안경을 쓰고 콧수염을 기르고 짤뚱한 반바지에 부츠를 신은 일단의 남자들로, 지능과 사고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항상 고함을 질러댄다(.....) 검비는 이들의 성. 존 클리즈가 만들어낸 캐릭터지만 검비에 특화된; 파이슨은 마이클 페일린. 대부분의 검비 캐릭터는 페일린이 연기한다.

자 기다려라 휠스냥, 다음은 드디어 대망의 Restaurant Sketc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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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삭제 댓글
Hylls 2013/06/30 21:31
그리고 이건 처음 봤는데 은근히 무서워!
마지막 광기폭발 꺄하하하하하하하하 가 무서워!!!
그리고 무심하게 보다가 헛 'ㅅ' 하고 방송중단하는 아나운서도 무서워!

그걸 다 포함해서 총체적으로 재밌군. '///'
수정/삭제 댓글
무경 2013/09/18 00:26
이 스케치는 영화 'And now for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에서 더욱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요. 터지는 곳은 좀 줄었지만(?) 영상 마지막에 아나운서 자리에 앉은 존 클리스의 그 미친 웃음소리와 같이 보이는 그 표정이... 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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