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 Service Dentists.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3/09/30 21:33

살아는 있었습니다. 2013년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는 참혹한 현실에서 눈을 좀 돌려보려고 & 3개월만에 잡기에는 제일 만만해서(.....) 오늘도 일일일몬으로 막을 엽니다. 니가 팬의 자격이 있기는 한 거냐. 아무튼 이 코너를 가장 아껴주는 휠냥의 리퀘에 따라 1시즌 4화 '부엉이의 체조시간(Owl-stretching Time)'의 '비밀치과요원(Secret Service Dentists)'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잖아. Owl-stretching Time은 원래 Monty Python's Flying Circus를 대신할 뻔했던 수많은 후보 타이틀 중 하나였다는데 이 친구들 참 알뜰하게도 재활용하고 있음;; 의역 천지인 게 뭐 어제 오늘 일입니까. 휠냥 잘 보시게.


스테이플턴(존 클리즈) : 어……오!
아서(에릭 아이들) : 안녕하세요, 책을 한 권 사려고 왔어요.
스테이플턴 : 어, 유감스럽게도 여긴 책이 없습니다.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없습니다. 다 떨어졌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이건 다 뭐고요?
스테이플턴 : 뭐가요? 아! 어 이건, 아, 하하, 그러니까……얘네들 말씀이시군요?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이건 그 뭐냐……다 팔렸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전부 다요?
스테이플턴 : 한 권도 빠짐없이 죄다 팔렸고 말고요. 종이 쪼가리 한 장도 남은 게 없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누가요?
스테이플턴 : 예?
아서 : 누가 전부 사갔냐고요?
스테이플턴 : 어……그러니까……하느님 맙소사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점심을 먹으러 가야죠 가게문도 닫아야지요!
아서 : 이제 겨우 열시 반인데요.
스테이플턴 : 그렇죠, 하지만 난 배고파 죽겠어요……아주 뱃가죽이 들러붙겠다니까요. 아마 오늘은 가게를 다시는 열지 못할 거예요. 아주 아주 잘 먹어서 이 끔찍한 허기를 달래야겠으니까요. 저어기 길 건너에 근사한 서점이 보이시죠? 우리 서점보다 들여놓은 책도 훨씬 많고, 가격은 또 믿을 수 없게 싸다니까요……아마도. 길 하나만 건너시면 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하지만 여기 가 보라던데요!
스테이플턴 : (도로 잡아넣는다) 아, 아하, 알았어요. 그렇군요……. 어험, 듣기론 올해 구스베리가 그렇게 잘된다면서요……망고도 그렇고요.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어……그 뭐냐……날씨를 보니까 그냥 생각이 났어요. 듣기론 올해 구스베리가 그렇게 잘된다면서요……망고도 그렇고.
아서 : 내 장사는 별로지만요.
스테이플턴 : 계속하세요.
아서 : 뭘요?
스테이플턴 : 뒷말을 이으라고요. 내 장사는 별로지만요. 그 다음은?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혹시 해서 묻는데 <내 장사는 별로예요 하지만 빅 치즈는 오늘밤 썰물을 타겠죠>라던가 대충 그 비슷한 말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아서 : 아뇨.
스테이플턴 : 어, 저기, 좋은 아침입니다. 잠깐, 누가 여기로 가라 합디까?
아서 : 사탕가게의 할머니가요.
스테이플턴 : 혹시 뺨에 길게 흉터가 있고……갈고리를 끼지 않았나요?
아서 : 전혀요!
스테이플턴 : 물론 아니겠죠. 딴 사람이랑 착각했나 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아서 : 잠깐만요, 여기서 뭔가 구린 짓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스테이플턴 : 뭐가요 어디서요 무슨 말입니까? 아무것도 못 봤잖아요?
아서 : 못 봤지만 틀림없이 뭔가 있어요.
스테이플턴 : 아뇨 아뇨, 있긴 뭐가 있습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이 친군 아무것도 못 봤고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 뭔가가 있군요!
스테이플턴 : 이봐요, 여긴 그냥 평범한 서점이에요. 날 믿으세요. 수상쩍은 일은 (등뒤로 뻗어오는 손을 필사적으로 쫓아낸다) 요만-요만-요만-요만-요만큼도 없답니다. 뭐 좀 있어?
반 데르 베르그(딕 보스버그) : 아니, 아무 일도 없어. (사라진다)
스테이플턴 : 거봐요 없다잖아요.
아서 : 방금 그건 누굽니까!?
스테이플턴 : 제 고모님이셨죠. 자, 책을 사러 오셨다면서요. 무슨 책입니까! 어서! 어서 말씀하시죠!
아서 : 어, 그럼 <그림으로 보는 틀니의 역사> 한 권 주세요.
스테이플턴 : 하느님 맙소사, 배짱 한 번 두둑하군.
아서 : 예?
스테이플턴 : (총을 들이댄다) 얼마나 알고 있지?
아서 : 뭘요?
스테이플턴 : 영국치과협회에서 왔나?
아서 : 아뇨, 난 담배상인이에요.
스테이플턴 : 문에서 멀찍이 떨어져.
아서 : 저기, 저 그냥 딴 서점에 가볼게요.
스테이플턴 : 꼼짝하지 마. 댁은 어차피 살아서 이곳을 나가지 못해.
아서 : 어째서요?
스테이플턴 : 너무 많은 걸 알았으니까, 치과의사 양반.
아서 : 난 아무것도 몰라요.
스테이플턴 : 우리 솔직해지지. 댁은 틀림없이 치과의사야.
아서 : 아뇨, 담배상인이라니까요.
스테이플턴 : 담배상인이 우연히도 치아에 관한 책을 사려 했다고?
아서 : 그럼요.
스테이플턴 : 하하하하하!

(라파르쥬가 들어온다)

라파르쥬(마이클 페일린) : 총을 내려놔, 스테이플턴.
스테이플턴 : 라파르쥬!
아서 : 뭔가 있잖아요!
스테이플턴 : 천만에요.
라파르쥬 : 다 끝났어, 스테이플턴. 마호니가 어디에 충전재를 숨겼지?
스테이플턴 : 무슨 충전재 말야?
라파르쥬 : 모를 리가 없잖아, 스테이플턴. 좌상악 2번 4번, 우하악 3번, 좌하악 1번! 어서 말해. 나이젤이 어떻게 됐는지 설마 잊진 않았겠지.
아서 : 나이젤이 어떻게 됐는데요?
스테이플턴 : 치열교정사 잭이 젤리그나이트로 입을 헹궈버렸죠.
아서 : 내 뭔가 있을 줄 알았지.
스테이플턴 : 그럴 리가요.
라파르쥬 : 스테이플턴, 딴청은 그만 피우고 냉큼 불어.
스테이플턴 : 윔폴 가 22번지에 있어.
라파르쥬 : 내가 우습게 보이지!
스테이플턴 : 아악! 윔폴 가 22A번지야!
라파르쥬 :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군.
스테이플턴 : 하지만 예약을 해야 해.
라파르쥬 : 좋았어. 브라이언! 예약을 넣어줘. 마취가스 말고.

(반 데르 베르그가 간호사[캐롤 클리브랜드]와 함께 들이닥친다)

반 데르 베르그 : 앞서나가지 말라고 라파르쥬!
라파르쥬 : 반 데르 베르그!
반 데르 베르그 : 그래, 나야. 알아봤으면 개다리를 버려!
아서 : 역시 뭔가 있었어!
스테이플턴 : 아니라니까요.
반 데르 베르그 : 간호사, 총을 치워.

(간호사가 총을 회수한다)

아서 : 누굽니까?
스테이플턴 : 반 데르 베르그예요. 우리 편이죠.
반 데르 베르그 : 좋아, 벽에 붙어 라파르쥬. 스테이플턴, 따라 하지 않고 뭐하나.
스테이플턴 : 나도?
반 데르 베르그 : 그래, 자네도!
스테이플턴 : 더러운 이중첩자!
아서 : 무슨 일이에요?
스테이플턴 : 내 뒤통수를 쳤어요.
아서 : 저런.
반 데르 베르그 : 자, 충전재는 어디 있지? 대답해, 어디 있느냐고!
아서 : 이거 좀 재미있는데!

(브라이언이 들이닥친다)

브라이언(테리 존스) : 그렇겐 안되지!
일동 : 브라이언!
아서 : 오, 저건 뭐죠?
일동 : 바주카거든요!
브라이언 : 좋았어. 벽에 붙어 서, 반 데르 베르그……거기 간호사도 마찬가지야. 누구든 허튼 수작을 부리면 그 즉시 솔선해서 차가운 흙맛을 보게 될 거야……이건 대전차포거든……장전도 되어 있지. 지금부터 딱 5초의 여유를 주겠어……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일동 : 뭐라고?
브라이언 : 오……미안하네,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어. 정말로……. 지금부터 딱 5초의 여유를 주겠어……어 대체 뭐였지? 기억이 안 나.
스테이플턴 : 아직 카운트 시작하지 않았지?
반 데르 베르그 : 우린 질문이 뭔지도 몰라!
아서 : 혹시 보글러예요?
브라이언 : 아냐, 아냐……. 아니야……5초의 여유를 줄 테니까……어…….
반 데르 베르그 : 나이젤이야?
브라이언 : 아니야.
라파르쥬 : 브론스키?
브라이언 : 아냐, 아니라고.
스테이플턴 : 충전재 말이지!
브라이언 : 맞아, 충전재야. 당연하지. 멍청하게스리. 좋았어, 5초의 여유를 주지. 충전재는 어디에 있어? 5, 4, 3, 2, 1, 0! 0! 아차, 발사하는 걸 깜박했어. 미안. 오늘 종일 이런다니까. 다시 할게. 5, 4, 3, 2, 1!

(빅 치즈 거창하게 등장)

빅 치즈(그레이엄 채프먼) : 바주카를 내려놔, 브라이언.
일동 : 빅 치즈!
빅 치즈 : 내 조촐한 파티에 모두가 참석해줘서 몹시 기뻐. 플롭시도 기뻐해. 안 그러니, 플롭시? (토끼 대답하지 않는다) 안 그래 플롭시? (총으로 쏴 버린다) 비싸게 굴면 어찌 되는지 똑똑히 배웠겠지. 가엾은 플롭시는 죽었어. 나를 한 번 엄마라 불러보지도 못하고. 너희 역시 곧 죽게 될 거야. 죽어. 죽어. 죽어. 그리고 나는 너무나 사악하기 때문에 너희는 아주 서서히 죽어가겠지. 드릴 밑에서, 고통스럽게!
아서 : 1시 됐어요.
빅 치즈 : 그러게. 점심시간이야. 2시에 다시 모이자고.

(전원이 편안하게 퇴장한다. 아서는 황급히 전화기로 달려간다)

아서 : 여보세요, 영국치과협회를 대 주세요. 어서요.

(아서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아서 : 그러게 뭔가 구린 일이 벌어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빅 치즈는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어요. 먼저 나를 알아보지 못했죠. 레밍, 아서 레밍──영국치과협회의 특별수사관입니다. 그리고 둘째로……뱉으세요……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SW1의 치과의사 전부를 청소용구함에 숨겨놨거든요. 재미있지 않습니까. 몹쓸 치과의가 언제나 치명적인 실수 하나로 일을 망친다는 게요. 안녕히 가십시오. 항상 이를 깨끗이 닦으세요.

(자막 : '영치협의 레밍')

합창 : 레밍, 레밍, 영치협의 레밍……레밍, 레밍……영치, 영치, 영치협의 레밍!

내레이터(에릭 아이들) : 진정한 사내의 삶을 원하십니까? 영국치과협회에서 찾으십시오.

대령(그레이엄 채프먼) : (사진을 집어던진다) 더는 못 참아! 분명히 경고했소. 슬로건을 쓰지 말라고 내가 경고했지! 이젠 끝이야. 프로그램을 중지하시오! 중지해!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딕 보스버그(Dick Vosburgh) : 미국 출신의 코미디 작가 겸 작사가. 1960년대 말에 비행 서커스를 비롯한 여러 영국 코미디에 출연했다. 주로 클리즈와 함께 작업했다고 한다.
(註 2) 젤리그나이트 : 1875년 노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폭탄. 니트로글리세린, 청산칼륨, 목재 펄프를 섞어서 만든다. 폭발 젤라틴/젤리라고도 불린다. 최근에는 IRA의 폭탄 테러에도 쓰이는 물건. 이래야 내 몬티 파이슨이지.
(註 3) 구스베리와 망고 : 에피소드 4에는 그 악명 높은 <대(對)생과일 호신술(Self Defence Against Fresh Fruit)>이 포함되어 있다(......)
(註 4) 개다리 : 원문은 roscoe(총의 은어). 나름 맞춘다고 맞췄는데 꼬라지가 영;;;; 제보 환영함 '_`
(註 5)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 모토네타는 베티 데이비스와 조운 크로포드 주연의 1962년도 스릴러물 <베이비 베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What Ever Happened to Baby Jane)>. 헨리 파렐(Henry Farrell)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어릴 때는 날렸다가 어른이 되면서 완전히 잊혀진 퇴물 아역 스타의 이야기. 뭐 자세한 사항은 스포일러니까 생략하고 하여간 베티 데이비스가 연기한 베이비 제인 허드슨은 2003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미국 영화 50대 악당에서 44위를 차지한 걸물임요. 진짜 끝내주게 무서움. 그래서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다고?
(註 6) 혹시 보글러예요? : Was it about Vogler?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전 에피소드의 용어를 정리한 참으로 할 짓 없게 변태 같은(....) 달 라슨(Darl Larsen)의 저서 Monty Python's Flying Circus: An Utterly Complete, Thoroughly Unillustrated, Absolutely Unauthorized Guide to Possibly All the References에서는 이 뜬금이라곤 없는 대사가 아서가 제 신분을 완전히 못 숨기고 입을 삐끗한 증거라고 주장하는데 진짠진 모르겠다 '_` 아무튼 1962년에 방영된 인기 범죄 드라마 The Saint에 보글러Vogler라는 악당 캐릭터가 등장하긴 한다고.
(註 7) 빅 치즈와 플롭시 : 이 스케치는 up against the wall이니 two-timed 같은 범죄물의 상투적 용어들로 아주 처발려져 있지 말입니다. 영치협의 레밍(Lemming of the BDA)도 BBC 최초의 유성 드라마 중 하나인 1932년도 시리즈 CID의 로이드(Lloyd of the CID)의 패러디고요. 빅 치즈 역시 어디서 많이 본 전형적인 본드 악당이지라. 장갑 끼고 하얀 고양이를 슬슬 쓰다듬는 악당은 본드 시리즈 이후로 별보다 더 많아졌지만. 형사 가제트에도 하나 나옵니다. 닥터 클로우라고. 플롭시는 토끼지만요. 드릴 밑에서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여주겠다고 위협하는 것도 그냥 총 한 방 쏘면 될 일을 굳이 고문하겠답시고 망측한 기계에 매달아놔서 주인공이 기기묘묘한 비밀장치를 과시하며 탈출할 시간을 주는 친절한 그 시절 악당들이지 뭡니까. 아울러 비행 서커스가 방영을 개시한 1969년은 이미 본드 영화가 14편이나 개봉한 다음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잠시 눈물 좀 짓겠음. 근데 플롭시는 비어트리스 포터 여사의 피터 래빗 시리즈 등장동물이라는데요. 시발 무슨 짓이야 이놈들아.
(註 8) SW1 : 런던의 우편구역 중 하나. 의회를 비롯해 영국 정부기관이 죄다 몰려 있는 웨스트민스터를 가리킨다고 한다. 고마워요 달 라슨.
(註 9) 진정한 사내의 삶을 원하십니까? : 원문은 It's a man's life in the British Dental Assosiation. 막판에 깽판치는 대령(홍보부 소속)의 주장에 따르면 육군입대권유포스터의 슬로건(실제 슬로건은 아닌 모양이다) It's a man's life in the Modern Army의 빼박캔트 표절. 사실 에피소드 4에선 끝도 없이 이 슬로건을 돌려막듯이 써먹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대령이 튀어나와서 우리 슬로건을 베껴먹지 말라고 경고하거나 스케치를 중지하라고 지랄한다(.....) 이 대령님은 Full Frontal Nudity에도 등장해 처음부터 끝까지 태클을 걸면서 진행을 방해하죠. 나름 비행 서커스 시리즈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 다시 말하지만 채프먼은 제복+수염 조합이 정말 근사(퍽!!!!)


다음 타겟은 무경 님이 리퀘하신 Beethoven's Mynah Bird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몰라요 orz
그런데 대체 왜 하루 방문객이 800을 넘는 거냐!? 봇인가 봇의 습래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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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 2013/10/03 12:32
잘 봤습니다. 스파이물의 클리셰로 이런 개그를 치다니... 이 작자들이 나중에 시즌 3에서 검비 의사들의 뇌수술 같은 개그도 친다 생각하니 더욱 감정이 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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