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연성의욕은 바쁠 때나 솟아오르는 법이죠.

아테나께서 보고 계셔 | 2014/03/19 16:17

"아이올리아를 저대로 내버려두실 겁니까?"
서류 정리에 강제로 차출당한 므우는 책먼지를 뒤집어쓰고 쿨럭거리다 홧김에 질문을 던졌고 성역의 새로운 교황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14살 소년의 얼굴로 스스럼없이 웃었다.
"역시 사이좋아, 너희들."

"소름끼치는 잠꼬대는 집어치우십시오. 입은 찢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습니다 좋긴 개뿔이 좋습니까. 골통에 들었느니 뇌세포는커녕 근육세포뿐이고 입만 열면 상무식하게스리 사나이 사나이 장타령이요 재치와 눈치라곤 먹고 죽으려도 없는 야만적 바보와 사이가 좋을 바엔 차라리 와이번과 왈츠를 한 판 땡기겠습니다."
"우와, 볼만 하겠네 그거."
"시끄럽습니다."

"다만,"
므우는 잠시 말을 골랐다.
"구제불능의 바보멍청이라도 일단은 20여 년 지겹게 얼굴 본 소꿉친구니까요. ……이러다 영문도 모르고 죽어버리면 이쪽 꿈자리만 사납습니다."

교황은 므우에게 등을 돌린 채 먼지가 겹겹이 쌓인 두툼한 서류철을 책장 꼭대기에서 내리느라 분투하면서 대꾸했다.
"솔직히 말해 봐."
마치 저녁 메뉴를 묻듯 심상하게.
"그 애가 오래 살 성 싶어?"

대답은 간단했다.
"……아뇨."

녹색 눈동자가 므우를 향했다. 빛의 강약과 방향에 따라 미묘하게 색채가 달라지는 눈이었다. 그 주인만큼이나 종잡을 수 없는 눈이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눈이 조용히 말을 잇는다.
"레오의 아이올리아는 이 전쟁에서 성역이 최초로 잃을 황금성투사겠지. 그 앤 최전선에서 기꺼이 제 자신을 내던져 세인트의 의무를 다할 거야. 여신을 위해서, 성역을 위해서, 교황을 위해서.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나보다 먼저 죽겠지."

"그렇게 노려보지 마. 무섭다." 아이올리아의 형이자 성역의 새로운 교황인 사지타리우스의 아이올로스는 선선하게 웃었다. "나는 분명 그 미래를 기껍게 여겨. 하지만 막상 닥쳐왔을 때는 아낌없이 애도할 작정이야."

"형으로서는 탄식하고 교황으로서는 축복하시겠습니까?"

"아니."
활처럼 휘어진 녹색 눈에 따스한 미소가 실렸다.
"교황으로서 귀중한 전력을 애도하고 형으로서 안도할 거야."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오밤중에 트윗에다 날려쓴 쪽글 백업. 너는 왜 글케 사수를 호러블한 생물로 몰지 못해서 안달이 났냐고 물어도 할 말은 없습니다. 정말 호러블한지는 별개 문제고. 하여간 심지어 시온 님마저도 사수 앞에선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나 잡아잡셔인 가운데 로스를 정면에서 눈 똑바로 치뜨고 박박 갈굴 수 있는 유일한 인재 므우 님을 칭송하라. 아니 뭐 사수가 동생 예뻐하지 않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지 말입니다. 기본 스테이터스가 여신님을 위해 싸우다 죽으세요^O^긴 해도 13년간 박박 굴러서 본인도 모르게 망가져 버린 동생을 알게 모르게 연민하니까 저런 말이 나오는 건데... 음... 그래도 역시 나쁜 놈이다 과연 내 차애.

리아는 워낙 입장이 거시기한 탓에 누구와 얽혀도 대충 칙칙한 드라마가 뽑히지만 개인적으로는 양과 사자 콤비를 무지 좋아한다. 커플링 냄새는 3% 미만. 세이야는 내게 원작이 금침 깔아준들 A 근처에도 못 가는 장르인지라. 어쨌든 성향이 A부터 Z까지 두루두루 한 가지도 맞는 게 없어가지고 허구헌날 아웅다웅하는데 스승이 선대 교황/형이 현세대 첫 황금인 통에 이럭저럭 제일 오래 붙어산 소꿉친구라 저 병딱같은 사자새끼 못 버리고 머리에 망치 집어던지며 본인의 울분을 해소하는 므우 님이라던가 사가와 얼굴 마주치기가 죽도록 스트레스라 살이 죽죽 내리고 있건만 원인을 개뿔 몰라서 내가 모자란 탓이다 단련이 부조카다 슬퍼하고 야채라곤 꼴랑 토마토 소스 한 종지 주워먹는 수준의 미친 단백질 온리 식단 처먹어가며 스스로를 졸라붙여대는 사자가 존나 꼴보기 싫어서 염동력으로 머리에다 대리석 식탁 집어던지는 므우 님이라던가 심히 조치 아니한가. 너만 좋아한다고요? 내가 황폐한 우물 위에서 혼자 춤추는 게 어제 오늘 일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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