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anish Inquisition, Part 2.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4/04/21 18:12

일일일몬인지 일월일몬인지 아무튼 나도 모르겠지만 빌어처먹을 이온주입장치 700페이지의 압박을 살아서 뚫고 미션을 완수하러 돌아왔습니다 KISARA입니다.
2시즌 2화 '스페인 이단심문소(The Spanish Inquisition)'의 간판 스케치 '스페인 이단심문소(The Spanish Inquisition)'의 나머지 절반에 그예 도전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하찮은 말장난으로 도배질이 된 감당 못할 물건인지라 걍 휠냥의 커미션을 훅 떼어먹고 잠적할까 망설였으나 스페인 이단심문소 스케치는 이걸로 비로소 완성되고 내 알량한 자존심도 있으므로 그냥 주석만 믿고 곰발로 개발새발 해치워버렸다(....)
우선 선행하는 The Spanish Inquisition, Part 1부터 봐주시랍. 보시지 않으면 뜻이 아예 안 통합니다 '3'


('중앙형사법원')

판사(그레이엄 채프먼) : 배심원단 여러분, 평결을 내리셨습니까?
배심원장(마이클 페일린) : 예, 재판장님.
판사 : 피고인은 유죄입니까, 무죄입니까? (배심원장이 손가락 둘을 들어보인다) 두 단어군요. 첫 번째 단어고. (배심원장이 무언가의 마임을 한다) 로프? 실?
검사(존 클리즈) : 포인트?
서기관(에릭 아이들) : 혁대?
판사 : 넥타이?
검사 : 크라바트? 실크 스카프?
서기관 : 매듭(Knot)? (배심원장이 열렬히 고개를 끄덕인다)
일동 : Knot!

(배심원장이 썸즈업하고 다시 손가락을 들어보인다)

판사 : 두 번째 단어는 2음절짜리군. 첫 번째 음절은, 새?
서기관 : 수영선수?
판사 : 평영.
검사 : 브라이언 펠프스.
판사 : 어허 어허, 그 친구는 다이빙 전문이고.
서기관 : 그럼 에스터 윌리엄스요.
판사 : 아니 아니, 멍청한 소리 말아요. 피고인이 매듭해서 에스터 윌리엄스라니 대체 뭔 말입니까?
검사 : 물고기. (배심원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목을 가리킨다) 물고기가 부륵거린다고요?
판사 : 물고기 호흡.
검사 : 물고기 호흡, 목.
판사 : 물고기가 숨을 쉬고, 목……? 아가미(Gill)! (배심원장이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Knot-gill. 이제 두 번째 음절로 갑시다.

(배심원장이 차[Tea]를 마시는 시늉을 한다)

판사 : Knot-gill…….
검사 : 마시다.
서기관 : 홀짝이기? 흡수?

(배심원장이 컵을 가리킨다)

판사 : Knot-gill……컵(cup)!? Knot-gill-cup! (배심원장이 황당해 한다[……]) 피고인은 기소된 혐의에 대하여 길컵이 아닌 것으로(not gilcup) 확정되었으므로 자유인으로서 본 법정을 떠날 수 있습니다. (피고가 나간다) 이젠 내 차례로군요.

(판사가 손가락 네 개를 들어보인다)

검사 : 네 단어입니다.
배심원장 : 첫 번째 단어는, 외치다?
검사 : 포효?
서기관 : 부르다(Call)? (판사 썸즈업)
일동 : 부르다(Call)!

(두 번째 단어로 들어간다)

검사 : 두 번째 단어는 굉장히 짧단 말이죠.
배심원장 : A?
검사 : An?
서기관 : Up?
배심원장 : The? (판사 썸즈업)
일동 : The!
서기관 : Call-the. 세 번째 단어입니다.

(판사가 목을 가리킨다)

검사 : 아가미?
배심원 : 물고기?
서기관 : 목젖. (판사가 고개를 젓는다) 목(Neck). (판사가 열심히 손짓을 한다) 발음이 비슷하다고요?
변호사(캐롤 클리브랜드) : 다음(Next)!
배심원장 : Call-the-next!

(판사가 다음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손가락을 들어보인다)

서기관 : 네 번째 단어는 3음절이네요. 첫 번째 음절은……귀?
검사 : 듣다. 듣지 못한다?
서기관 : 귀머거리(Deaf)! Call-the-next-deaf!

(판사가 일어나 열심히 엉덩짝을 가리킨다)

검사 : 둔부?
서기관 : 의자? 바지? 엉덩이?
배심원장 : 끝(End)! Call-the-next-deaf-end!

(판사가 밑에서 1미터짜리[……] 개미 모형을 꺼내 탁자에 올려놓는다)

일동 : 개미(Ant)!
서기관 : Call-the-next-deaf-end-ant! (일동 환호 후 분위기가 싹 바뀐다) 다음 피고인을 소환합니다(Call the next defendant). 킬브라켄 치안판사는 들어오십시오. (늙수그레한 판사가 들어온다) 귀하는 1970년 6월 14일 중앙형사법원에서 치안방해죄에 저촉될 수 있는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판사님. 무죄입니까, 유죄입니까?
킬브라켄 판사(테리 존스) : 무죄입니다. 사건이 성립되지 않으므로 본 법정을 폐정합니다.

(전원, 법정을 떠나려 일어난다)

판사 :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모두 황급히 제자리로 돌아간다) 당신은 지금 피고석에 있소, 재판장.
킬브라켄 판사 : 나도 판사요, 재판장.
판사 : 그리고 나도 판사지. 잠자코 보기나 하시오.
킬브라켄 판사 : 핫! 이것도 법정이라고(Call this a court)!
일동 : 이것도 법정이라고. 이것도 법정이라고. 이것도 법정이라고.
판사 : 닥쳐요. 어서 변론으로 넘어갑시다.
검사 : 재판장님, 그리고 다른 재판장님, 검찰측은 재판장님이, 그러니까 이 재판장님 말고 저 재판장님이 중앙형사볍원에서 형을 선고하던 도중 판결문에 얼룩을 남겼음을 재판장님 앞에서 입증하고자 합니다. 증거 Q를 소환합니다.
판사 : Q?
검사 : 저런, 제가 Q라고 했나요? 죄송합니다, A입니다. 증거 A를 소환합니다.
서기관 : 증거 A를 소환합니다.

(섹시한 아가씨가 천을 뒤집어쓰고 등장함[……])

검사 : 판사님, 증거 A 리타 쌩 양입니다. 회화 모델, 스웨덴 아코디언 교사 및 등의자 판매사원으로 종사하는 쌩 양은 피고인의 법정에서 외설행위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쌩 양에게 해당 법정을 떠나 본인의 자택으로 동행하는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변호사 : 이의를 제기합니다, 재판장님!
킬브라켄 판사 : 이의를 인정합니다.
판사 : 닥치시오! 이의를 기각합니다.
검사 : 직후 피고인은 쌩 양의 신체적 구조 및 특징에 관하여 소상한 의견을 개진하고 농을 목적으로 하는 매우 합법적이지 못한 발언을 남긴 다음, 법복을 머리 위로 뒤집어쓰고 나지막하게 끙끙대기 시작했습니다.
판사 : 변호할 말은 있습니까?
킬브라켄 판사 : 꼬박 몇 주 구경도 못했소.
판사 : 오 그래요? 벨사이즈 공원에서 낚았다던 영계는 뭐요?
킬브라켄 판사 : 아니 생사람을 잡는구먼!
판사 : 아니라고. 하! 하! 하!
킬브라켄 판사 : 좋소, 그러는 댁이야말로 8A 우드포드 광장에서 뭘 했더라?
판사 : 한 마디만 더 하면 반역죄로 기소하겠소.
검사 : 재판장님,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킬브라켄 판사 : 저 치는 반반한 중국산을 잡았지.
판사 : 법정모독죄요.
킬브라켄 판사 : 그깟 농담 좀 가지고!
판사 : 법정모독죄라면 법정모독죄요! 어쨌거나 귀하를 처벌하진 않을 거요. 어디나 판사가 부족해 난리가 났거든. 모두 남아공으로 이민을 가 버렸기 때문이지. 나는 내일 떠나오. 표도 샀소. 남아공에 가서 제대로 형을 집행하고 살아볼 거요. 오, 문명사회는 정말로 역겨워! 잘해봤자 종신형이 고작이지. 꼭두새벽에 부지런히 출근한 대가가 기껏 종신형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요? 하지만 남아공에서는, 보시오, 구조편으로 죄인을 쳐도 되고 한 주에 사형을 네 번까지 선고할 수 있고 음료는 싸고 노예도 부리고 심지어 주가는 치솟지. 그래, 관둘 거요. 보호감찰이니 얼어죽을 정신감정 따위에 머리 꼭대기까지 파묻혀 살기 지겹소. 됐소. 집어치울 거요. 다 끝났소. 그러나 떠나기 전에 한 가지는 꼭 해봐야겠소. 따라서 본 재판장은 피고에게 화형을 선고합니다.
킬브라켄 판사 : 맙소사! 여기가 뭐 스페인 이단심문소라도 된답디까?

(모두의 시선이 문으로 쏠린다. 아담한 가정집에서 히메네스 추기경 일당이 뛰쳐나와 허둥지둥 버스를 잡아탄다)

히메네스 : 올드 베일리까지 둘, 아니 셋 부탁해요.

(무정하게 크레딧이 마구 올라온다)

비글스 :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있어요!
히메네스 : 빨리, 빨리, 빨리!
비글스 : 어서요! 어서!!

(버스가 달린다)

히메네스 : 조명담당 이름이야. 이제 겨우 다섯 남았어. 맙소사, 프로듀서까지 갔잖아──서둘러!

(마침내 추기경 일당이 폭풍처럼 법원에 들이닥친다)

히메네스 : 스페인 이단심문소가 직접…… (자막 '끝'이 뜬다) 오 씨발!

언제나 그렇듯이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휠스냥은 좋아하는 주석.

(註 1) 결국 판토마임 단어맞추기 게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하는 그거다. 정말 하찮기 짝이 없다 orz
(註 2) Knot-gil-cup : 물론 배심원장은 knot-gil-tea, 즉 not guilty(무죄)를 의도했는데....어....... 대체 낫 길컵이 뭔가요 재판장님 왜 판결은 제대로 내리시는 거죠 재판장님.
(註 3) 브라이언 펠프스(Brian Phelps) :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다이빙 분야를 책임진 영국산 물개. 1960년 로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1958년 및 1962년 유럽 챔피언쉽 우승자. 본 에피소드가 방영된 1970년에는 독자적인 다이빙 쇼에서 공연하고 있었다고. 지상으로 올라온 딥원 마이클 펠프스 주니어와는 아마 아무런 상관도 없다(....)
(註 4) 에스터 윌리엄스(Esther Williams) : 미국의 수영선수. 1939년 16살에 전미챔피언쉽 세 개 분야에서 우승한 유망주였으나 1940년 제 2차세계대전의 여파로 도쿄 올림픽이 취소되면서 1941년 그 유명한 MGM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뮤지컬/영화배우로 전직한다. 1960년대 초 은퇴할 때까지 총 서른 편의 영화에 출연. 윌리엄스의 영화는 대부분 뮤지컬이란 걸 감안해도 심각하게 멍청한 스토리에 어쨌든 윌리엄스가 수영하는 자태만 보여주면 장땡이라는 물건이었지만 뭐 인기는 괜찮았던 모양이다(....)
(註 5) 이것도 법정이라고 : 원문은 Call this a court. 법정에서 피고인 또는 증인을 소환할 때 'Call 어쩌고저쩌고'라 한 후 서기관이 다시 한 번 반복하는데 킬브라켄의 비아냥 Call this a court를 이 망할 넘들이 소환용 주문;으로 알아듣고 재창하는 것(.......)
(註 6) 1970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어떤 꼬라지였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델라까지는 요원하다;;; 하지만 사형 집행 하나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이 구형할 수 있는 처벌의 한계에 관해서 심도 있게 토론해야 하는 민주주의 사회가 존나게 싫고 아무튼 하등한 것들을 죽이고 싶은 백인 엘리트에게는 의외로 좋은 나라 (퍽)
(註 7) 구조편 : cat-o'-nine tails. 끝부분이 아홉 가닥으로 갈라진 채찍. 맞으면 물론 존나게 아픕니다. 1695년 등장한 이래 한때는 영국 해군 및 육군에서 체벌 용도로 쓰였는데 이제야 뭐 성적 쾌감을 얻고 싶은 매저들이나 등짝을 들이대는 물건 (퍼억)
(註 8) 중앙형사법원은 런던 시의 올드 베일리 가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애칭으로 올드 베일리라 부르기도 한다.


스페인 이단심문소 완결. 만족하냐 휠스냥 페레로 로쉐는 잘 먹었다!! (밥상을 뒤집어 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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