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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5 원작자의 뻘짓이 하늘을 찔렀을 때 소비자와 팬은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 (3)


원작자의 뻘짓이 하늘을 찔렀을 때 소비자와 팬은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읽거나 혹은 죽거나 | 2012/03/05 17:55

일의 굽이굽이 여든 여덟 고개를 넘기고 신나게 헛소리를 할 권리를 획득한 KISARA입니다 이예─이.
3월 3일 삼겹살의 날은 결국 아무 일도 없이 그냥 지나갔다. 더블 가운뎃손가락이나 날렸으면 날렸지 록온즈 따위의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줄 의리는 내게 없지 말입니다. 네놈들은 세느님께 부복하고 몸이라던가 몸이라던가 몸이라던가 몸을 순순히 바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것이야. 그러니까 우선 다 곱게 접어 뒤로 확 밀어두고 이부터 갈며 외친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가 내 마음을 배신했어!!!!!!!!!

아니 정말로요. 난 우울해 할렐루야.

하여간 일의 발단은 우리의 마파신부 코토미네 키레이의 캐릭터가 뭔가 되게 낯익은 듯 아닌 듯 어디서 본 듯 두루뭉실하게 기묘한 기시감이 뇌세포를 쿡쿡쿡쿡 바늘 끝으로 찔러대는지라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실 답은 금세 나오더라지 말입니다. 로렌스 존 워그레이브 판사님(from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이셨다.... 아놔 이놈의 수맥 타고 지맥 타는 취향 진짜 어디 안 가네 orz orz orz

포와로가 못해도 차애에서 삼애 사이는 되고 여사님 물건이라면 유명한 거 비교적 덜 유명한 거 대강 다 읽었고 올해로 대략 경력 20년(.....)을 찍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헐렁한 불량 팬으로서 개중 가장 헉헉대며 핥은 소설이라면 주저 그딴 거 조또 없이 0.1초만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벽력같이 외칠 수 있다. 내가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원서로 없어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있거든요. 제목부터 엄청 있어보이잖아 And Then There Were None.
그리고 워그레이브 판사님 참 좋아했었고 지금도 사모하지 말입니다. 깔끔하고 바지런해서 단아하기까지 한 정의로운 사이코패스 완전범죄자, 소시민의 쪼잔한 복수심(....)을 충족시키는 질서/악의 화신이라니 아니 이런 모에한 악역을 다 보겠나요. 여사님의 별과 같이 많은 캐릭터들 중에서 최고로 성공한 악역이라고 깊은 사감을 품고 프리미엄 애슐리의 한 끼를 걸며 단언할 수 있다. 판사님은 아름답고 우아한 미중년이시잖아요. 아니라고? 나랑 싸울래요 앙?

말이 나오고 아름다운 추억이 뭉게뭉게 피어오른 김에 우리의 친절한 이웃 위키페디아에서 And Then There Were None을 한 번 찾아보고 즐거워하자고 검색을 돌렸을 때만 해도 간만의 상념에 젖어 나는 심히 우키우키했었죠. 지금은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충격과 공포의 거지깽깽이한 사실 1 : 1987년 소련 버전을 제외한 영화판 3개는 모두 필립 롬바드와 베라 클레이썬이 사실 결백하였으며 막판에 한바탕 연극을 하여 진범을 밝혀내고 살아남아 사랑에 빠진다는 결말을 채택하고 있다.

충격과 공포의 거지깽깽이한 사실 2 : 이 엔딩은 무려 크리스티 여사가 직접 개작한 1943년판 극본에 기반을 둔 것이다!!!!!

뭣이라고라!!!!!?

1943년, 애거서 크리스티는 본작을 연극무대용으로 개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크리스티와 프로듀서들은 이런 음울한 스토리로는 관객을 끌 수 없을 것이고, 아울러 이야기를 들려줄 인물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극적인 효과도 떨어지리라는 데 합의를 보았다. 그리하여 크리스티는 롬바드와 베라가 실은 누명을 썼으며, 살아남아 사랑에 빠지는 엔딩을 다시 쓰게 된다(In 1943, Agatha Christie adapted the story for the stage. In the process of doing so, she and the producers agreed that audiences might not flock to such a grim tale and it would not work well dramatically as there would be no one left to tell the tale. Thus, she reworked the ending for Lombard and Vera to be innocent of the crimes of which they were accused, survive, and fall in love).

크리스티는 본작에 크게 만족했던 듯 자서전에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나는 면밀하고 방대한 계획 끝에 이 책을 썼고, 그 결과에 기쁨을 느꼈다'. 출판된 책은 성공을 거두었고, 직후 크리스티는 레지널드 심슨에게 각색을 허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평소 스스로에게 도전하기를 즐기던 크리스티는 요청을 거부하고 직접 각색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다만 띄엄띄엄 집필한 각본이 완성되기까지는 거의 2년이 걸렸다. 크리스티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죽는 결말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이해했고, 따라서 '캐릭터 중 두 명을 결백하게 하여 결말에서 맺어지고 시련을 뛰어넘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Christie had been pleased with the book, stating in her autobiography "I wrote the book after a tremendous amount of planning, and I was pleased with what I made of it." The book was very well received upon publication and soon after Christie received a request from Reginald Simpson to be allowed to dramatize it. Christie refused as she relished the challenge herself although she was intermittently some two years in carrying out the task. She knew the ending would have to be changed as all of the characters die in the book and therefore "I must make two of the characters innocent, to be reunited at the end and come safe out of the ordeal.").

엔딩 또한 극적으로 바뀌었다. 1987년에 제작된 소련 영화만이 오리지널의 결말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본 영화는, 여타 서양 버전과 마찬가지로, 필립 롬바드의 사살과 베라 클레이썬에 해당하는 캐릭터의 자살을 헐리우드식의 해피엔딩으로 바꾸었다. 베라는 진범을 속이기 위해 롬바드를 총으로 쏘는 시늉을 한다. 이 점에서 본 영화는 크리스티 자신이 1943년 연극무대용으로 각색한 버전을 따르고 있다. 연극의 또다른 결말에서는, 베라가 롬바드를 쏘았다고 믿고 망연자실하는 사이 진범이 나타나 그녀를 공격한다. 그러나 총알은 살짝 스쳐갔을 뿐이었고, 마지막 순간에 롬바드가 나타나 공포에 질린 베라의 목을 조르려는 진범을 사살한다. 영화에서 롬바드는 베라의 도움으로 건물 밖에서 죽은 척 연기하고 이후 진범을 밝혀낸다. 진범은 동기와 수법을 고백하고 자살한다. 모든 버전에서, 결과는 똑같다. 주역 중 두 명은 살아남고, 그들은 누명을 썼을 뿐 실은 결백하다(The ending, though, is radically altered. Only the 1987 Soviet film version kept the novel's ending. This film, like all the other Western versions, changed the shooting of Philip Lombard (played by Louis Hayward) and the suicide of Vera Claythorne's character (played by June Duprez) in favour of a happier Hollywood-ish ending. Vera only pretends to shoot Lombard so that the real murderer will believe he is dead. In this, the film follows the altered denouement Christie herself had rewritten for her 1943 stage version of the book. There is one major alteration — in the play, Vera thinks she has shot Lombard, after which the murderer appears and attacks her; Lombard, who was only grazed, comes to at the last minute and shoots the murderer as he is about to strangle the terrified girl. The film, however, simply has Vera help Lombard fake his death outside the mansion, then confront the culprit who commits suicide after revealing his motive and murder techniques. All in all, the end result is the same; the two major characters are left alive and innocent of the crimes they were accused of).


뭐가 어쩌고 어째!!!!!!!!!!!!!!?

드럽게 깜짝한 어린 연쇄살인범 소녀가 주인공인 배드 시드 영화판의 결말이 그 짝이 났듯 (그러나 이 경우 적어도 감독은 원작대로 컴컴한 엔딩을 내고 싶어했다가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헐리우드 애들이 판권 사가서 멋대로 해피엔딩으로 뜯어고쳤으면 아이고 그놈의 시발스런 헤이즈 규약 + 헐리우드 색히들이 뭐 그렇고 그렇죠 퉷으로 넘어가고 잊어버렸을 텐데 여사님 당신 본인이 그러시면 안 돼 죠!!!!
시발 난 이 엔딩 반대요. ATTWN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판사님이거늘 나의 워그레이브 판사님의 명징함도 위압감도 절대성도 허공으로 증발했으며 몰살엔딩 + 완전범죄 크리가 아닌 ATTWN에 당최 무슨 가치가 있단 말임. 대체 어느 미친 놈이 롬바드와 베라의 연애 따위에 관심을 둔단 말인가! 어이구 이 여사님아 그놈의 노멀 해피해피 로맨스 엔딩에 대한 집착을 좀 버려요 버리란 말입니다 -_-ㅗㅗㅗㅗㅗㅗㅗ 허구헌날 반짝이는 시선을 맞추며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결혼할 거고 그리하여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씨발 매치메이커도 하루이틀이고 뚜쟁이짓도 한두 번이지 입만 열면 연애연애연애짝짓기 타령하는 품새가 영 꽁기하더니 모르는 사이에 이따구 대형 사고를 쳤네요. 빅슬립이 그놈의 헐리우드 러브 인터레스트 땜시 막판에 정분난 꼴도 눈꼴시어 죽겠는데 하물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르을!!? 이게 뭐 디즈니판 노트르담의 곱추임? 인어공주임!!? 나 죽은 뒤에 딴 인간이 포와로와 싸바싸바 못하게 막겠답시고 미리 죽여버리는 고집불통 부모에다 <면밀하고 방대한> 계획을 짜기까지 했으면 보통 눈에 쌍심지 켜고 내가 낸 결말 그대로 가져가라 한 글자도 못 바꾼다 못할 바엔 판권이고 지랄이고 없다 이 색히들아 암호랑이처럼 물고 뜯고 전투하지 않음? 해리 포터 영화판 1~2편이 영 늘어지고 미묘하게 아햏햏한 이유가 다 조앤 롤링이 각본에 손나 간섭하면서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어라 주문이 많았기 때문이라던데! 큐브릭의 샤이닝이 그리 걸작인데도 킹은 나 그 영화 시러시러 내 책이랑 달라;ㅁ; 어쩌고 땡깡부렸다던데! 이건 원작자 본인이 발 벗고 나서서 원작을 레이프했지 말입니다! 이 아주머니 제정신이냐!!!?
원작자가 자기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바닥에다 송두리째 패대기치는 이 상황에 절망했다. 진심으로 절망했다....!!

크리스티 여사의 미스터리는 등장인물들이 막판에 맺어지고 결혼하고 띠질이나 하며 지면을 낭비하지 않을수록 퀄리티가 높아진다는 속설이 사실인감효. 김레알 최사실 김트루 박진리입니다. 개인적 편견이라고 돌 던질 테면 던지쇼 내가 십몇 년 넘게 사랑한 작품을 작가가 발 벗고 앞장서서 더럽히는 광경을 살아서 목도했는데 백 명이 온들 못 싸울 성 싶은가. 아 다 덤빌 테면 덤비라고!!!


PS. 미디어믹스 과정에서 삐끗해서 욕 직싸하게 먹는 일이야 일본 애니계만 봐도 널리고 깔렸지만 (십이국기라던가 구강철이라던가 게드 전....이라던가 봉신.....이라던가 마술사 오....라던가;;;;;) 그 경우 개작한 놈을 보는 눈도 없는 색히라고 직싸하게 욕해줄 수나 있지 이건 이를테면 아키타가 오펜 애니판 각본을 직접 쓰면서 섹시 짐승남(...) 오펜이 피가 이어지지 않은 누이 아자리와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을 했는데 아자리가 그만 죽어서 다시 살려내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마지막에 사랑의 힘;으로 부활;해 맺어지는 스토리로 개작한 느낌... 이랄까...

......시발 내가 말하고도 진짜 호러다!!! orz orz orz orz

PS 2. 아하 이것이 초대부터 따라온 마크로스 팬들이 요즘의 카와모리 쇼지에게 느끼는 감정인가. 원작자님하 제발 좀 자제염;

PS 3. 원작자가 적인 케이스로 이 분야의 갑 : 토미노의 Z건담 극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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