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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모든 길은 고전으로 통한다. 아마도. (8)


모든 길은 고전으로 통한다. 아마도.

Banishing from Heaven | 2009/04/13 17:53

더블오가 키잡의 승리(...)로 끝난 후 예상은 했건만 초장부터 온 몸으로 나 受라고 외쳐대는 대령님께 넙죽 항복하고 에드로이로 정식 전향한지 어언 2주일. 쌓여 있는 글감이 해결을 못 보고 있습니다 S입니다. 슬럼프인가. 그런 고상한 증상(....)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었단 말인가!

에라이 모르겠다. 글도 안 나오는데 오랜만에 영양가없는 잡담이나 나불대며 훗날의 극렬한 언시빌라이즈드를 위한 에너지나 충전할란다(여기서 더!?). 25화까지 달린 모 일웹에서의 씽크빅한 절규 한 마디가 가슴을 절절하게 친 판이고 말이죠....? (먼 눈)


'어... 에 또.......이거,
세느님의 히카루 겐지 계획이 성공했다고 봐도 되는 거예요?

첫사랑인 후지쯔보(닐 디란디)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 버린 걸 상심하다 똑 닮은 무라사키(라일 디란디)를 보고 마음이 기꺼워 옆에 두고 내 취향(록온 스트라토스)으로 키워내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군요. 잘 알았습니다 (진지)'


(※역주 : 그것도 제 아빠 키리쯔보 천황의 여자가 되어서였지라. 아빠.... 아빠.... 아버지...... 사씨남....[후략])


현기증이 아니었습니다.
요도도노도 아니었습니다.
실은 겐지모노가타리였습니다(.............).

야이 씨바... 애써 뼈아픈 사실에서 눈을 돌렸는데 그걸 정면으로 찌르냐 찌르길....!
(이래서 동인녀는 대동아공영권 orz)

예에 예, 알고 있어요, 일본 문학의 원류를 거슬러올라가 보면 결국엔 다 겐지모노가타리로 귀결하지!! 누가 모른대더냐!!!
내 네놈이 유년기의 종말을 눈물 흘리며 읽은 것까진 이해하겠으나 젊은 날의 애독서가 겐지모노가타리였다면 정말로 죽여버릴 테다 쿠로링! (빠드드득)

아 몰라 다 쿠로링이 나빠. 내 캐스팅의 혼에 불이 붙어버렸다고 해도 다 쿠로링이 나쁜 거닷!!!!!!!

에- 또, 키리쯔보노코우이(桐壺更衣)가 마리나 히메일라나.. 아니 오히려 14~16화의 방치플을 스마(須磨) 귀양에 맞추면 아카시노온카타(明石の御方)일지도; 헛갈린다 대충 넘어가자. 키리쯔보 천황(桐壺帝)이 이오리아 영감이고, 스자쿠 천황(朱雀帝)이 리본즈, 고키덴노뇨고(弘徽殿女御)가 알레한드로(....), 오보로쯔키요(朧月夜)가 더블오(............), 토우노츄죠(頭中将)가 사셰스(...........), 얼라 이러면 레이센 천황(冷泉帝)이 하로인가(...........). 로쿠죠노미야스도코로(六条御息所)가 미스터 무(혀 깨문다)(............), 아오이노우에(葵の上)가 스메라기 씨, 하나치루사토(花散里)가 펠트, 타마카즈라(玉鬘)가 사지, 히게쿠로(髭黒)가 루이스(....), 온나산노미야(女三の宮)가 티반장, 카시와기(柏木)가 리제네, 둘이 싸바싸바한 결과물인 카오루(薫)가 베다(.............), 마지막으로 회심의 캐스팅 역작인 스에쯔무하나(末摘花) 이퀄 알렐이(.................)

자 아는 사람만 배 잡고 웃읍시다 핫핫핫핫핫. 어... 뭐지? 눈에서 짠물이 흐르네효.......?

(미안 알렐. 이 누나 니한테 악감정은 없다. 다만 스에쯔무하나가 지독하게 공기 못 읽는 X이었을 뿐이야....ㅠㅠ)

제기랄 지금 정리하다 갑자기 깨달았는데, 라일이는 무라사키도 무라사키지만 우키후네(浮舟)의 소질이 매우 다분하다(....)
괜시리 부연 설명을 하자면, 온나산노미야와 카시와기의 밀통으로 태어난 카오루가 사촌뻘인 오오이노기미(大君)를 사랑했지만 꾸물럭대는 사이 손목 한 번 못 잡아보고 여자가 죽어버려 상심하다 오오이노기미를 한 판에 찍은(이놈의 한 판에 찍은 설정;;;) 그녀의 막냇동생 우키후네를 보고 마음이 끌려서 제 사람으로 만들었으나 궁궐의 핵심 인사들 속에서 자란 초초초초 셀러브리티 카오루 보기에 시골 출신인 우키후네가 영 흡족하지 않은지라 우지(宇治)의 산장에 던져두고 가끔 얼굴이나 내미는 방치플을 시전하는 사이 우키후네는 카오루의 라이벌인 제 3황자 니오우미야에게 마음이 끌려 싸바싸바하게 되었더라 하는 것이 3부의 기둥 줄거리라. (.......어이구야 이 개판 5분 후 가계도;)
우리의 친절한 이웃 위키페디아는 우키후네를 열라 가차없게도 <종종 죽은 언니 오오이노기미의 '대리품(人形)'으로 비유되며, 성격면에서도 이미지로서도 쉽게 '떠밀리고 휩쓸리는' 여성>이라 설명하고 있는데, 허어,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가 막 머릿속을 오락가락하며 데자뷔가 몽실몽실 일지 않습니까 이거.....? (잠자코 나잇값 못하는 갈색 머리 녹색 눈 서른 줄 켈트 미인을 빤히 바라본다)

........어라? 그럼 카오루(薫)가 세츠나고 니오우미야(匂宮)가 아뉴.............................. 야 그만해;;;;;;


실상 나는 대학 시절의 트라우마로 히카루 겐지를 극렬하게 증오한다. (그러면서 이름은 왜 다 외고 있느냐고? 내가 원래 좀 그렇습니다;;;) 때문에 세느님을 겐지에 갖다대기도 사실 죽도록 싫었고 무엇보다 무라사키 팔자가 참 개팔자라서....;;;
아무리 완벽한 여성이다 천상의 아름다움이다 찬사를 받으면 뭐하리오, 불륜이 취미생활의 일환이던 그 시절에 자기는 11살 때부터 오로지 겐지만 보고 살았는데 이 시키는 돌아가면서 이뇬저뇬그뇬조뇬 다 건드려, 겨우 좀 살만한가 싶더니 현 천황의 여자와 바람이 나서 스마로 쫓겨가, 스마에 가서도 여자를 봐서 애 만들어, 겨우 돌아와서 이제야말로 발 뻗고 잠 좀 자나 했더니 온나산노미야가 두두둥 등장. 아무리 사랑받네 뭐하네 해봤자 나 결국 애도 없고 지위도 없는 소실뇬이었구나 충격받고 드러누웠다 로쿠죠노미야스도코로한테 씌여서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그 시절에도 팽팽하게 젊은 서른 몇 살에 죽는 게 한국 드라마의 학대당하는 여주 뺨칠 그 여자의 인생 역정이라능. 어이 김라일....;;;;
스마에서 의기양양하게 귀환하고 인생의 복락은 다 누리던 시기와 온나산노미야의 강가(降嫁)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겐지는 사실상의 정처였던 무라사키를 아오이가 급사한 이후로 계속 비어 있었던 정처 자리에 격상시켜 줄 생각만은 끝끝내 하지 않았다. 그러고 차일피일 꾸물럭꾸물럭하는 사이 결국 정처 자리는 굴러들어온 돌, 신분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천황의 셋째 황녀인 온나산노미야에게 돌아갔지. 대체 왜?
정처 자리만 비어 있지 않았던들 스자쿠인도 야 우리 막내 좀 데려가주라 소리 하지 않았을 테고, 이후의 졸랭 바보스러운 사건들도 터질 일이 없었을 터이다. 그러니까 대체 왜? 뭐가 문제였어? 물론 무라사키에게 이렇다 할 뒷배경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 내친왕이라는 브랜드에 끌렸다고도 하지만, 아니 자기는 준태상천황이고 아들내미는 태정대신이고 딸내미는 세자비고 숨은 아들내미는 천황이고 양녀는 중궁(우와... 진짜 왕재수...)인데 대체 더 이상 무슨 브랜드가 필요해!?

그렇다, 가능한 답변은 하나뿐이다. 겐지에게 그 자리는 결국 후지쯔보의 자리였다.

지 입으로 그러잖아. 후지쯔보를 닮았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온나산노미야를 우키우키하게 맞아들였다고. 그게 아마도 이유의 전부이리라. 세상이 모두 다 무라사키가 후지쯔보를 한 판에 박았다고 떠들어댔음에도 그 남자는 만족을 못했던 것이다(야 이 시키야...).
내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이론 중의 하나가 '첫사랑이 엄했던 남자는 여자 팔자 조지는 넘으로 자란다'인데 겐지가 딱 그 꼴이라. 만약의 얘기지만, 후지쯔보가 그때까지 살아서 겐지에게 손짓 한 번만 했더라도 그 사내는 평생 연인이었던 무라사키고 그 수많은 부인들이고 지랄이고 다 내팽개치고 그녀에게 똑바로 달려갔을 테지. 끝까지 '아내'가 아니라 '연인'이자 '소실뇬'(....)일 수밖에 없었던 무라사키의 팔자를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이거 뭐 대입하면서 낄낄 웃을 맛이 나겠소? ;;;; 실제로도 라일이 소실뇬 맞잖아 세츠나에게 있어 안방마님의 자리, 마음의 성역, 에어리스 포지션은 영원히 닐형 거라능

내 트라우마가 너무나 깊고 거대하여 겐지모노가타리만 나왔다 치면 한 두 시간은 발끈해서 길길이 날뛰기 십상이니 여기서 대강 끊고, 내 비록 닐 디란디 빠순이이나 한편으론 라일 디란디 조교사(....)이기도 한 관계로 다른 비유를 찾으려고 기를 써봤지만 이거 뭐 세츠라일이 하도 뿜기고 오묘하고 미칠듯이 할리퀸이라서 말이죠;; (건담으로 뭐하는 거냐 쿠로링;;;) 첫사랑(....)을 못 잊어 딴뇬(.....)을 데려오긴 했는데 그 데려온 여자도 사실 사랑하긴 했다는 스토리는 세계 고전에서 겐지모노가타리 말고는 유래가 없는걸 어쩌란 말인가;;; (왜놈들이란! 섬나라 시키들이란!) 그나마 다소간 부합하는 데가 아예 없지는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살살 들락말락 하는 것이 백작님-메르세데스-에데 라인.............헉.

......지벨 님, 우리 예전에 장난삼아 백작님에 건담님 메르세데스에 닐 에데에 라일 캐스팅하지 않았어요.....? (창백)

분명히 페르투치오가 티에링 페르낭이 사셰스 알베르가 사지 프란츠가 루이스 발랑틴느가 할렐이 아들 모렐이 소마 아빠 모렐이 세르게이 파파 스톱스톱스톱 여기서 끝! 끝! 끝!!

........선언하건대 절대로 쓰지는 않을 겁니다. 어느 쪽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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