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이시발놈의동지'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10/05 [번역] 어이구 삭신이야 - 카운트다운 SS by 쿠즈우


[번역] 어이구 삭신이야 - 카운트다운 SS by 쿠즈우

Banishing from Heaven | 2008/10/05 22:21

1. 오오 세이에이사마 오오
2. 그들은 내게 거짓말을 했다! 뭐가 あんたを迎えに来た냐 お前を迎えに来た였잖아! (시작부터 맞먹기냐;)
3. 라일아 넌 그냥 깔리는 게 팔자인갑다(....)

이상 세 줄로 끝나는 2시즌 1화 감상이었습니다. <-

1화에게 레프트라이프스트레이트잽훅어퍼컷보디블로까지 풀코스로 조낸 쳐맞고 마음이 뒤숭숭하야 전전반측하던 차에 쿠즈우(葛生, 사이트명 thuas sa spéir) 씨의 라일이 예상도 카운트다운 SS에 혹하여 광속으로 납차한 뒤 번역하던 거 다 내팽개치고 3분만에 완료했다. 질, 믿으면 슬픕니다. 문제? 생기면 싹 지웁니다.
앞으로 며칠간 SS이니 번역이니 줄창 올라올지도 모르지만 뭐 그러려니 하시라능... 동인녀는 리비도로 사는 생물이라능....

11시 48분. 결국 오늘 다 가기 전에 하나 더 추가했다. 내 미들네임은 리비도 맞다니까...?


「난, 네가 싫어」
잘못 들을 여지도 없이 분명하게 내뱉은 말에 흑발의 청년은, 붉은 눈을 천천히 깜박이고는, <그러냐>라고만 대답했다.
그뿐이었다.
정말로.
다짜고짜 드러낸 적의에 상처입지도 않고, 그렇다고 화를 내지도 않는다. 지극히 평탄한 맞장구.
라일은 조금 어이가 없어졌다.
「이유는, 묻지 않는 거냐?」
얼떨결에 딴지를 걸자, 청년은 희한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물어주길 바라나?」
아아, 싫다. 라일은 혀를 차고 시선을 외면했다. 시치미를 떼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로 궁금해 하는 것 같기도 한, 사소한 몸짓. 청년의 그런 점이 죽도록 싫었다.
그 녀석을 닮았기 때문에, 싫었다.
실제로 청년은 닐의 버릇을 종종 따라했다. 아니, 그 표현은 정확치 않다. 본인은 따라한다는 의식조차 없으리라. 그래서 더더욱 라일의 속을 뒤집어놓았다.
(무의식 중에 전염될 만큼 같이 있었단 말야?)
10대 중반에 인연이 끊긴 이후로 만나지 못했던 반신과, 그럼에도 강고한 유대로 맺어져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더랬다. 어딘가에 무사히 살아 있다고, 때때로 하늘을 보며 그렇게 곱씹는 것으로 그 또한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날, 청년이 자신을 방문할 때까지는.
라일은 결코 울컥하기 쉬운 성질은 아니다. 그러나, 이곳에 온 이후로는 사소한 일로 마음을 상하기 일쑤였다. 반신이 세계를 바꾸겠다는 꿈결같은 헛소리를 현실로 하고자 가담했던 조직의 내부는 그가 모르는 반신의 자취로 뒤범벅이 되어 있어, 반신이 그곳에서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 집요하리만치 라일에게 속삭인다. 그런 정보는 알고 싶지도 않았건만.
특히 마이스터의 리더격인 이 청년은, 단지 존재만으로도 라일의 신경을 내리긁었다. 한눈에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반신이, 얼마나 그를 아꼈었는지를.
물론 라일은 똑똑히 이해하고 있다. 이 감정은, 질투다. 이해하면서, 스물 아홉이나 먹어서 여덟 살 연하를 상대로 꼴불견에도 정도가 있는 줄 깨달으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방법이 없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반신이 그를 두고 가 버렸다는 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지는데. 하물며 모르는 사이에 멋대로 세계에게 싸움을 걸고, 모르는 자들을 소중히 보듬어안고, 심지어는 자신에게 한 마디도 없이 멋대로 죽어버렸다니.
내가 모르는 놈들이 내가 모르는 닐의 최후를 알고 있다니.
그것만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된 닐의 얼굴이라면 거울을 봐도 될 일이었다. 사고회로를 추적하기도 결코 어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목숨을 맡긴 동료들과 함께 한 닐이 어떻게 웃고,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모두에게 사랑받았는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고, 살고, 죽었는지.
라일은 모른다. 상상할 수는 있어도, 알 수는 없었다.
평생, 알지 못하리라.
가로놓인 10년간의 공백은 메우기에는 너무나도 넓고 깊었다.
「……너희들이, 내게서 닐을 앗아갔어. 영원히」
그를 구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청년에게, 라일은 그 또한 한 치의 위선도 없는 감정을 쏟아부었다. 앞으로 더불어 싸울 준비는 되어 있었다. 이제 와서 주저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결심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말해주고 싶었다.
청년은 다시 한 번, 그러냐, 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곧바른 눈을 들어, 그렇다면, 말을 이었다.
뒤따라올 말을, 라일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유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네가 싫다」
변함없이 극히 평탄하게, 날씨 이야기라도 하듯이 쏟아진 청년의, 필경은 직전까지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했을 본심을 들으며 라일은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그렇다. 어차피 그들은 양립 못할 존재들이었다. 세상에 단 한 명, 영원히 잃고 만 단 한 사람을 사이에 둔 채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끝까지 얽히는 일은 없을 터.
라일이 CB와 함께 한 닐의 시간을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년을 비롯한 CB의 사람들은 닐이 닐 디란디였던 시절을 전혀 알지 못한다. 닐은 라일이 모르는 곳에서 죽었지만, 어떻게 죽었는지 그들은 알고 있지만, 닐이 죽은 것은 라일을, 그들과 가족이 함께 있었던 14년을 위해서였고, 그곳에 CB가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
닐이 진정 무엇을 생각하고 싸우고 죽었는지, 그들 역시 알지 못했다. 오로지 닐만이.
(혼자서 나대고, 혼자서, 전부, 무덤까지 가져가버렸어)
망할 자식. 라일은 내뱉듯이 중얼거렸다.
중얼거림을 알아들은 청년이, 동의하듯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질투, 그리고 선망
------------------------------------------------------------
쿠로링이 <2기 세츠나에게 록온의 향기를 부여>했다고 하길래. 라일은 세츠나가 KPSA 소속이었던 걸 알까 몰라요. 라일의 1인칭 <オレ>는 잠정입니다. 본편 시작해서 실물을 보면 그때 다시 생각하죠 뭐.

『네놈……알리 알 사셰스! 살아 있었나……!』
야수의 포효와도 닮은, 쥐어짜는 듯한 외침이 통신회선과 외부 스피커의 양쪽에서 울려퍼졌다.
그들의 리더인 스물 한 살 청년의. 피를 토하는.
절규.
(알리 알 사셰스라고)
라일은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조종간을 움켜쥐었다.
『하하하, 그 목소리는 쿠르디스의 꼬맹이냐! 이거 참 오랜만인데! 안됐지만 이 몸은 쌩쌩하시거든. 가엾게도, 동료님은 개죽음을 하셨어!』
『네놈……!』
저주 같은 신음소리와 함께 푸른 기체가 돌진했다. 말릴 틈도 없었다. 홀연히 나타나 전장에 개입한 소속 불명의 MS는, 우아하기까지 한 컨트롤로 가뿐히 피해냈다.
『이런이런, 4년도 더 지났는데 발전이 없구먼』
『닥쳐……!』
붉고 푸른 GN 입자가 교차한다. 한 쌍의 태양로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출력으로 맹공을 가하는 00 건담을, 적의 MS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능숙하게 조롱하고 있었다. 경험의 차이인가, 실력의 차이인가.
(……정확히는 머리에 피가 너무 올랐지. 저 바보)
후방에서 지원체제로 들어간 케루딤 안에서, 라일은 짧게 탄식했다. 리더 좋아하시네.
그야, 무리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알리 알 사셰스……)
입안으로 반추했다.
그 이름을, 라일은 알고 있었다. 그 사내가 과거에 무슨 짓을 했고, 그와 그의 반신이 어떤 지경에 처했으며, 지금 눈앞에서 냉정함을 완전히 상실하고 무모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청년과 어떤 인연인지도. 전부, 잘 알고 있었다.
예상 이상으로 침착한──냉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츠나 F. 세이에이, 방해된다. 비켜」
성대가 떨린 것과, 검지가 방아쇠를 당긴 것은, 동시였다. 질주하는 예리한 광선을 간발의 차로 00 건담이 회피했다. 그리고,
『우옷!』
완벽하게 조준한 적기 또한 튀어오르듯이 회피했다. 치잇. 혀를 찼다.
『……록온……!』
통신회선으로, 목에 무언가가 걸린 듯한 목소리가 힘겹게 코드네임을 불러왔다. 케루딤의 포격으로 제정신을 찾은 모양이었다. 라일은 깔끔히 무시하고 2격, 3격, 연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록온, 록온」
「하로는 가만 있어」
미션 플랜을 일탈했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아군까지 말려들게 할 라일의 무차별 공격을 꾸짖다시피 외치는 우수한 AI도 한 마디로 잘라버렸다.
해야 할 일은, 자명했다. 록온 스트라토스가 아닌, 라일 디란디가 해야 할 일이라면.
『어이어이, 셀레스티얼 어쩌구는 뭐하는 동네야? 저격형의 파일럿님은 성급한 놈이라는 규칙이라도 있대냐, 엉?』
얄밉게도 라일의 정밀사격을 하나같이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사내의 목소리가 투덜대다시피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라일은 콕핏 안에서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라일도, 물론 닐도, 결코 욱하는 성질이 아니다. 단지,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를 뿐.
(그만한 짓을 네놈이 했으니까)
지금부터 그걸 똑똑히 일러주어야겠지.
『록온!』
자신의 역할을 기억해 냈던가, 계속해서 이름을 부르는 청년에게, 라일은 한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츠나, 방해하지 말아줘. 착하지, 응?」
「……」
한순간에 청년은 말을 잃었다. 귀엽기도 하지. 라일은 입끝을 비틀어 올렸다. 닐을 흉내내기란 누워서 떡먹기였다. 치사한 수법이지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냥감이다──이것만은.
전투에 가세하려 틈을 엿보던 00 건담의 동작이 부자연스럽게 뚝 멎었다. 라일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래, 착하지, 세츠나」
어디까지나 상냥하게 말하면서, 라일은 GN 라이플의 스코프를 냉정히 들여다보았다.



―――냉정, 그러나 성급
-----------------------------------------------------------
정신이 들고 보니 변명이 불가능할 만큼 대책없이 세츠라일세츠 일직선이라 죄송합니다! 실은 다 닐 총수입니다. 그리고 전투신은 못 쓰겠습니다…….


앞으로 세츠나-닐-라일 노선에서 쏟아져나올 그 모든 시리어스와 뿜사 개그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입이 쳐웃고 있는데 나 어쩜 좋지요. 나 정말 욕망으로 사나 봐 소프. 아니, 안 고쳐줘도 돼.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