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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이봐요, 디란디 트윈즈!? (9)


이봐요, 디란디 트윈즈!?

Banishing from Heaven | 2009/02/09 13:37

아랫글의 암호는 여기를 참조하세요. 혹여 네 번역은 진짜 달갑지 않지만 내용은 궁금하니 한 번 봐주기는 하겠다, 허나 풀기는 귀찮더라는 분이 있으시거든 기탄없이 비밀글로 달아주십시오. 좋은 건 공유해서 같이 죽자는 주의입니다(....)

한편 18화 한 줄 감상 : 식빵 내가 대체 뭘 본 거냐....!? & 시빌라이즈드 그게 뭔가염 우걱우걱(....)

와방 소화불량을 일으키며 하룻밤 내내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하다 뭔가 더럽게 찜찜한 꿈에까지 시달렸습니다. 얼마나 시달렸느냐 하면, 조낸 강인했던 아뉴라일 노선한테 오히려 감사하고 싶어질 지경이라능(...) 만약 아뉴라일 노선 없이 온전히 디란디 트윈즈로만 밀어붙였더라면.....히이이이이이이이익!!! ;;;

아니 뭐 죽어보는 경험도 나쁘진 않았겠지만(본심), 여하튼 항례의 헛소리 주절주절 나갑니다.
(얼마나 어질어질했으면 반말도 잊어버린 여기 주인장;)


1. 누가 지 형 동생 아니랄까 봐 18화만에 가까스로 설핏 까보인 정체가 무시무시하게도 <패배한 개>(by 리린 님)였던 라일 디란디(29).

세상에 고작 중딩일 때부터 형과 비교되기 싫어서 기숙사질을 했다고라? 맞서 싸우기보다 도피하는/길들여지는/주저앉는 쪽을 택해? 싸워보지도 않고 진 걸 인정했단 말야? 아니 이놈아 너의 형에 대한 트라우마와 컴플렉스의 깊이와 넓이는 얼마만하며 대체 그걸 몇 년을 끼고 살아온 것이냐!?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덴 일가견이 있었던 크리스티 여사가 갈파했었지. 짖는 개는 물지 않아요. 하지만 꼬리내린 개는 꼬리를 내리고 납죽 엎드렸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위험합니다. 얘네들은 상대를 상처입히고 죽이려고 무는 게 아니거든요. 패닉에 빠지고 제풀에 놀라서 물어뜯는 거죠. 억압되고 억눌려서 주눅든 사람일수록, 전부 껴안고 조용히 속으로 삭이는 법만 뭣같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안전핀이 한 번 핑 나가버리면 무슨 대형 사고를 칠지 모릅니다. 이 계란 한 판 사고뭉치에게서 다 알면서 자발적으로 미친 지 형보다 더더욱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냄새가 나는데 이를 어째. 어~이 건담님! 건담니이이이임!! 얘 좀 건져 가요!

하지만 그냥저냥 흔한 열폭 캐릭터면 내 이러고 바닥에서 하이킥하지도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내색히들이 열등감을 품으면 상대에 대한 공격성으로 표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저 색히가 밉다 증오한다 너만 잘났냐 이 색히야 왈왈컹컹. <아마데우스> 봐요. 살리에르 보라고. 영화 내내 어째서 신은 모짜르트에게만 재능을 주셨나이까! 울부짖더니 결국엔 모략하고 독살하기에 이르잖아요. 헌데 가끔 가다 그 공격성이 죄 안쪽으로 굽어들어 내가 못난 놈인 탓이다 내가 모자라서 그렇다 지구핵까지 자학삽질 토목공사질을 해대는 희한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라일이 이놈이 그래요. 왜냐고. 형을 미워할 수가 없었으니까.
얘는 지 형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나아가 동경했거든요. 열폭하는 주제에 형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 걸 봐요. 형이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훌륭한 동생이 되려고 죽어라고 기를 썼어. 카타론에 들어가서, 형을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비대발괄 빌던 애예요. 한 마디로 열폭이 배척과 공격으로 승화될 기회조차도 없었습니다. 제기랄 9화의 문제의 대사에 대한 의견부터 약간 수정해야겠습니다. 그거, 비아냥이 맞긴 맞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비아냥도 아니예요. 절반은 진심입니다. 존경한 것도 맞긴 맞아요. '아 정말 못 말릴 사람이네' 플러스 '하지만 난 그렇게 못해'.
당장 4화도 뒷골 땡기죠. 야이 니 형은 00P를 믿는다면 최소 5년은 거기다 꼴아박았거든? 지금 로드 캐스팅 (삐-)일인 니가 거기 맞먹으면 보는 시청자 열라 난감하거든!? 민간인 생활 28년 주제에 와서 훈련 좀 하고 바로 최전선 투입된 너도 충분히 괴물이고 인간 아니거든!!? 이럴 땐 아무도 안 보는 김에 그냥 '우와~나 천잰가 봐 데헷☆' 하면서 조낸 잘난 척을 하던가 '음 뭐 그럭저럭 나쁘진 않네, 좀 더 해봐야겠다' 하며 열나게 연습하는 게 건설적인 반응이건만 거기서 바로 '역시 형처럼은 안 되네...' 가 나오는 꼴 좀 보십쇼. 생략된 말은 '어차피 내가 그렇지 뭐.....' 입니다.
그래놓고 내려와 보니 형을 사모했다는 꽃 같은 소녀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요. 어이구 맙소사. 일웹에서 왜 하필 거기 와서 주저주저하냐, 짜증난다고 펠트를 욕하는 여인네의 글을 보고 잃어버린 첫사랑과 똑같은 얼굴이 눈앞을 살랑거려 조낸 심란할 사춘기 소녀한테 되게 까칠하게 군다 이뇬아-_-;; 생각했다만, 악의는 없었으되 타이밍이 너무 나빴던 건 사실이야 아가씨.... orz

자 그럼 라일이에게 쌍방향으로 불건전하게 집착하는 닐과 세츠나가 이놈한테 뭘 했는지를 잠시 짚고 넘어갑시다.

닐이 한 짓 : 그 어린 것이 열등감+자학에 시달릴 만큼 잘난 형이, 그닥 애틋살뜰한 형제도 아니었는데 테러 이후 난데없이 눈에 불을 켜고 너만은 잘 살아라 너만은 험한 짓하지 말라며 무조건적인 키다리 아저씨 신공을 시전했다.
세츠나가 한 짓 : 근 납치하다시피 보쌈해 사방이 닐덕인 곳으로 질질 끌고 와 '형의 코드네임'을 부여하고 '형의 빈 자리'에 앉히고 '형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시켰다.

..........................오 마이 갓. (식은땀)
츠나야 얘야 니가 록온 스트라토스의 후계자인 건 알겠다만 그런 것까지 안 닮아도 됩니다....!?

오피셜 파일에서 그랬던가. 라일은 톨레미 크루들이 자신에게 형을 겹쳐보는 걸 무척 부담스러워 한다고. 아 부담스러워 할 만도 하죠. 이놈이 10년 동안 해온 짓이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었거든. 배운 가락이 그것뿐이니 어쩔 수 있나. 그런데 지금 주어진 자리는 무려 이 애가 평생 <패배한 개>로 살아왔던 <형>의 '대용품'입니다. 아이구 세상에.
이건 형의 대용품은 싫어! 난 나야! 운운의 문제가 아닙니다. 속으로 '실망시키면 안 되는데...내가 형만큼 잘할 수 있을까;;;' 하며 식은땀 흘리고 있었던 거라-_-;;; 록온 스트라토스 하라니까 가타부타 없이 록온 스트라토스 하고, 쏘라니까 쏘고, 케루딤 몰라니까 몰고, 어느 틈엔가 세츠나 알렐루야 티에리아 이름 불러가며 상담역 자청하고 사근사근하게 굴고 마음에 들진 않아도 두루뭉실하게 묻어가고, 딱 부러지게 자기 의견 말하지 않고, '그 이름 그대로, 저격한다' 까지, 그게 다 나름 필사적으로 톨레미에 적응하고 밉보이지 않고, 무엇보다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라일의 발버둥인 셈이예요. 정말 기댈 데가 아무데도 없이 혼자서 살아온, 플러스 사회인 경력까지 있는 계란 한 판의 눈칫밥 스킬을 허투루 보면 안됩니다. 울고 짜고 어리광 부릴 데도 없는 사람은 주위에 적당히 맞추면서 회색분자로 살아남는 법부터 재까닥 배우거든요.

좀 과장을 섞어 말하면 처음부터 자기 건 하나도 가진 게 없는 애예요. 다 형이 베풀고 형이 깔아주고 형이 남긴 거구요. 지금 정말 온전히 제 몫이라 할 수 있을 만한 건 나이 서른 다 되어서 생긴 카타론과 형네 집(오피셜 표현;)에서 유일하게 형에 대해서 자기한테 물어야 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뿐입니다. 아뉴라일 노선? 스폰서가 얄미워서라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해 납득해 버렸어.... 그리고 어차피 다음 화에선(후략)

2. 어제부로 라일닐의 최후의 가능성, <동생이 느무 이쁘고 사랑스럽고 귀여워 죽겠으니 까짓 몸 고생 내가 대신 해주마>까지 완벽하게 무너졌어요. 이후로 라일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시빌라이즈드 따위 난지도에 파묻어버리고 그런 사람 나 모른다 외면해 줄 예정입니다. (야야야야야야;;;)
뭔가 전형적인 제형 구도 어쩌고란 소릴 들은 것 같습니다만 내 귀가 잘못된 거겠죠 암은. 희생적 장남이 뭐가 어쩌고 어째? 야이 진짜 희생적 장남이라면 옆에 딱 붙어서 동생 핥아대지 걔 내팽개치고 테러조직 따위에 들어갈 성 싶으냐! 진짜 탁 까놓고 말해? 나나지 씨 말마따나 라일이를 <대의명분으로 이용해먹은> 거라구웃!

얘기를 잠깐 돌리죠. 언젠가도 한 번 세츠록 관련으로 거하게 떠들었는데, S는 일반적 권력구도가 그대로 성적관계에 계승되는 거 죽도록 싫어합니다. 특히 보호자-피보호자 관계 이퀄 攻受라면 바로 경끼들리며 거부하고. 受가 어떤 의미로든, 나이에서든 사회적 지위에서든 하다 못해 완력에서든 우위여야 재미있지 권력구도와 그 역전에서 오는 긴장감 빼면 남남 구도에서 남는 게 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당연 근친물이라면 닥치고 제형이고 주종물이라면 종주고 受가 대주는 이유는 내가 너보다 매력이 부족해서도 잠자리 힘이 딸려서도 혹은 못나서도 아니고 내 눈에 니가 환장하게 이뻐보이니 깔려줘야지 어쩌겠니여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멀리 안 가도 됩니다. 내가 세츠록에 환장하는 거 봐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닐라일은 도저히 뒤집기가 안되겠어어어어어어!!!! ;;;;

안되는 게 당연하죠. 닐이 受질할 때의 핵심은 이 남자가 약해서 깔리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이뻐서/귀찮아서/고자라서(....) 자발적으로 바텀에 들어가는 건데, 라일의 경우엔 그게 얄짤없이 가족 내 서열에 대한 정면 도전이 됩니다. 닐이 그걸 용납할 성 싶습니까? 당신 서열이 낮은 놈이 서열 높은 놈에게 배 보이고 등 대주는 건 봤어도(진짜로 그런다능;) 그 반대는 본 적 있어!?

.....이게 뭔 소리냐 하면, 닐라일은 골때리게도 형제 관계보다 조낸 전통적인 남녀 관계로 파악하는 게 더 말이 되거든요;;
한 마디로 전통적 가부장 사회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 집을 지키는 것, 살림을 꾸리는 것, 보호받는 것, 그리고 <곱게 단장하고 얌전히 나를 기다려주는 것>을 닐은 라일에게 밀어붙였습니다. 닐라일이 왜 이렇게 어떤 의미 세츠록 이상으로 대책이 없나 했더니 이게 사실 마초의 궁극의 로망 중 하나라서 그래요. <나는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하겠지><세상 모든 여자가 벌떼처럼 내게 달려들지만 내가 진정 사랑하는 건 고향의 청초한 소녀뿐이지>(.....)

야 임마 지금 남동생 갖고 뭘 하고 있는........!!!? ;;;;

차라리 라일이가 여자이기나 했으면 이렇게 황당하지는 않았을 테죠. <여자>에 대한 보호는 남자라는 종족의 DNA에 콱 찍힌 본능이니까. 쉽게 말해 여자가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보닛을 연 채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1분도 안 되어 못해도 차 셋은 서고 남자들이 뛰쳐나와 앞다투어 내가! 내가! 내가! 를 외치는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다 거기에 직결됩니다. 군더더기 다 떼고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내 아이를 낳고 내 유전자를 남겨줄 가능성이 있는 여자' 곧 귀한 난자에 대한 보호 본능, 다시 말해 종족번식본능입지요.

....근데 걔 남자야? 아무리 해봤자 애 안 생겨? 게다가 당신이랑 동갑이야!? 스펙도 같다고!!

즉 닐은 무우우우려 쌍둥이 형제를 동등하게 보기는커녕 저보다 서열 한참 아래인 걸로 쳤고, 심지어는 동생을 <내 여자> 내지는 <암컷>(....)쯤으로 여겼다 이 얘기예요. 이것저것 장식 다 떼고 심플하게 남은 <수컷>이 <암컷>의 지배 혹은 우위 선점에 얼마나 격렬한 거부감을 보이는지는 이 땅에서 자라본 여성들이라면 다 한두 번쯤은 느껴봤을 터, 더 설명 안 하겠습니다.
(닐이 왜 그렇게 바깥에서 고자;;였느냐 하면 역시 유부남이라서... [수군])

사실은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무서운 얘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나도 이제까지 깜박 간과하고 있었는데 닐이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회상한 장면, 그 사람이 그토록 애타게 <돌아가고 싶어했던> <가족>의 상징과도 같은 그 장면에는 라일이 없습니다. 라일이의 자리는 있지만 정작 사람은 없어요. 애가 하나 자리를 비웠어도 가족은 하하호호 행복하고 화목했고 말이죠.
라일이가 닐이 읊어대던 <가족>의 카테고리에 정녕 들어 있긴 했는지 살살 의심스러워지는 가운데......당신.... 당신 설마.

──내가 라일이고 라일이 나라는 피아합일의 경지에 혼자 멋대로 올라간 거냣!?
(어이 이봐 닐 디란디, 를르슈처럼 자기연민으로 똘똘 뭉친 병신도 아니면서 뭔 짓을 하고 있는....;;;)

오해마시길. 닐이 라일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건 아닙니다. 사랑했죠. 정말로 깊고 격렬하게요.
다만 그 사람은 라일의 의사를, 인격을 전혀 존중하지도 이해하지도 심지어는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았을 뿐입니다. 그 애는 닐에게 '라일 디란디'가 아니라 '내 동생'이고 온전히 '내 것'이고, 무엇보다 '내가 못 간 길'을 대신 가주는 '내 소유물'이었습니다. 극도로 비틀린 자기애였고, 새장 속에 가둬놓고 완벽한 내리사랑으로 목을 서서히 죄었을 따름이지요. 아 세츠나가 살아 있는 놈으로 종이 인형놀이한다고 뭐라 했더니 닐은 한 술 더 떠 단백질 인형놀이를 했더이다. 역시 보고 배운 게 그것밖에 없으니....(후략)
그래서 셀빙상담실(푸핫)에 줄줄이 앉아 머리 쥐어뜯는 알렐이와 사지에게 라일이가 던진 말은 유난히 절실합니다. 네 에고를 강요하지 마. 정말 사랑한다면 의사를 존중해 줘. 그렇지 지는 둘 다 당해봤거든. 게다가 그 빌어먹을 형님은 10여 년 간 그 꼴난 꽃다발 한 개 말곤 종적도 없더니 그 사이에 뒈져버려 멱살 쥐고 왜 이러냐 따질 수도 그만하라고 애원할 수조차 없어요. 어쩌라고.

이로써 '닐 디란디 누구누구에게 더 몹쓸 짓 했나' 스코어는 현재 세츠나와 라일이 비등비등합니다. 아니, 세츠나가 건담님이시고 자가수복력 조낸 우월하시며 또한 세월의 길이가 비교가 안 된다는 걸 고려하면, 역시, 라일이가.....;;;;

3. <사랑해>는 분명 충격이었지만 그 대사의 타이밍에 무릎 치며 납득한 관계로 뭐 아무래도 좋아졌어요.
넉 달 동안 아무도 눈치 못 챌 만큼 꼭꼭 잘 숨겨가며 사귀어놓고는 둘이 헤어질 때 했어도 될 말을 굳이 중인환시리에 친 건 얘가 뭐 제비라서는 절대 아니고(...) 염장부대라서는 더더욱 아니고(....), 명백하잖아요. 남들 <들으라고> 한 겁니다. 요즘 톨레미가 하도 가족놀이에 심취해서 다들 잠시 잊고 있는 모양인데 CB는 적에게도 나에게도 가차없는 광신도 테러리스트 집단이라. 배신자는 '즉결 처분'이 마땅한 곳이라고요, Do you understand?

이놈이 넉 달 동안 아뉴와 한 침대에서 뒹구는 사이까지 가도록 그 삐리링을 대체 몇 번 봤겠습니까. 4개월간 어로우즈는 스무 번 가까이 맹공을 가해왔어요. 그럼 못해도 서너 번은 봤을 텐데 눈치만 은하급으로 발달한 라일이가 그 연관관계를 못 깨달았을 거라고? 차라리 엔젤님이 밤중에 홀딱 벗고 니트님과 어울려 북북춤을 추신대면 믿겠습니다(....)
다 뻔히 알면서도 제 가슴 속에만 묻어둔 겁니다. 형의 그림자로 떡칠이 된 이곳에서 유일하고도 온전하게 제 것인 여자예요. 감정의 깊이는 둘째 문제입니다.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고 싶은 게 당연하죠. 그리고 지 입으로도 말했다시피 라일이는 '도피'와 '체념'으로 29년을 살아온 놈입니다. 뒤로 일단 미뤄놓고 보자는 심리가 생겼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CB 이념의 체현이자 실질적인 <지도자>인 세츠나와 CB의 마마님이고 교관님이신 티에리아가 없는 자리, 상대적으로 마음 좀 약하고 정이 좀 더 많고 아뉴와 부대낄 시간이 많았던 브릿지 크루들 앞에서 터뜨렸다는 게 더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즉, 그놈의 대사는 이뇬도 결국 날 두고 가겠다는 걸 예감한 남자의 체념이기도 하고, '나랑 연인 사이란 걸 이렇게 대놓고 들이대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실은 내 형을) 봐서라도 즉결 처분만은 참아주겠지' 라는 방어선이기도 한 거예요. 야이 여우색햐....!!! ;ㅁ;

4. 로맨스 따위 하기 싫어 죽겠는데 한 화에 몰아서 떡밥 주고 치워버리자는 쿠로링의 피눈물 어린 음모가 항간 보였습니다(...).
이해해요. 다 이해해요. 아뉴라일 안 하고 싶었죠. 세츠록 쓰고 싶어 죽을 지경이죠? 요뇬들아 세츠닐라일의 최대 오오테는 나란 말야 이불 속에서 하이킥하고 있죠? 다 알아요. <-

뭐 덕분에 확신했어요. 안됐지만 쿠로링이 중간에 약 먹고 미치지 않는 한 아뉴를 살려둘 일은 없을 겁니다.
문제의 신형에 아뉴가 타고 있었다는 가정 하에 성립하는 루트가 두 가지 있죠. 라일이가 직접 쏘던가 세츠나가 칼 꽂던가. 일단 저 둘 중에선 '설득할 뻔한다 → 케루딤 콕핏 반파에 트라우마 자극, 눈 돌아간 더블오가 급접근 → 아뉴 재발광 → 더블오가 밀린다 → 케루딤이 신형의 등짝을 쏜다' 쪽의 가능성이 약간 더 높아보이긴 합니다.
아니 뭐 무우려 건담에서, 나이 스물 아홉이나 주워먹은 총각들로 애형제(...)를 찍고 있는 쿠로링의 속을 누가 알리오....;;; 타고 있었던 게 리바이브일 수도 있고;

5. 상황은 조낸 거지같지만 어쨌든 소마의 빠릿한 톤을 오랜만에 들어서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ㅠㅠ
헌데 아뉴의 삐링~에 소마도 반응하고 (진짜 GN 입자를 너무 많이 드신) 세츠나도 반응하건만 티에리아만 비치지 않는 이유는 대체? ;;;

그나저나 호숫가 진행할 핑계 하나가 오피셜에서 제대로 때려박혔네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세츠나... ㅠㅠ

6. 아니나다를까 아들곰의 머릿속에선 17화 라스트의 상황이 완벽하게 재조립되어 있더이다?
그래 나도 알어. 그게 인간이고 그게 인간의 자기방어기제지. 그런 합리화라도 시키지 않으면 당장에 전 부모 죽인 패륜색히가 되는데 어쩔 거야. 그 무지막지한 과오를, 정신적 압박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인정할 용기를 가진 사람은 지극히 적다. 누구라도 난 잘못 없어 그쪽이 나빠를 외치면서 도피의 길을 똑바로 찌질찌질 달려가기 마련이지. 이해는 한다. 이해는 해.
하지만 시청자는 니가 엄마의 원쑤! 하면서 눈 뒤집고 달려들었던 거 잊지 않았어요. 어이구 이놈아....이놈 시키야....

7. 어디 가셨어요 마네킨 대령님 ㅠㅠㅠ 콜라는 데려가셨나요 ㅠㅠㅠ 안 데려가셨어도 근성으로 따라가 콜라 이 멍멍이야 ㅠㅠㅠ

8. 지금 사방천지가 "베다"와 "건담"에 대폭소하고 있고, S도 웃었고, 라일이 입에서 실제로 나와야 했던 말은 니이상임에 은근히 분노하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니 세츠나와 티에리아는 부를 수 있는 사람 이름이 둘 다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이래서 임프린팅은!)

만약 라일이가 니이상에 세츠나와 티에리아가 둘 다 록온이었으면 그 황망함을 못 이겨 나는 온 몸으로 바닥 청소를 했을 테니 차라리 이대로가 심장에는 낫습니다, 이대로가. 어차피 티에리아 입에서 베다 세츠나 입에서 건담 나온 시점에서 이 장면은 웃으라고 넣은 거라니까? <-

9. 리본즈는 데빌 건담 맞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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