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 Tale of Sir Galahad.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2/08/02 18:11

결코 수치를 공개할 수 없는 내 (삐───)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그간 오래도 내팽개쳐둔 일일일몬으로 회귀하였다. 올레! 예고했던 The First Man To Jump The Channel (Ron Obvious)가 아니지만 사소한 문제를 일일이 꼬투리 잡으면 좋은 Under the Violet Moon의 독자가 될 수 없어요!

서양권 코미디의 역사에 이따시만한 한 획을 북 그은 전설적인 1974년도 몬티 파이슨 영화라면 당근 몬티 파이슨과 성배(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아니겠습니까. 트로이의 토끼, 근성의 흑기사, 니라고 말하는 기사들,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되도 않는 다리지킴이의 퀴즈, 노래하는 원탁의 기사들, 로빈 경의 음유시인, 그리고 무엇보다 공포의 킬러래빗 등등등등등. 이 영화 하나만 알아도 영어권 서브컬처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엄청난 물건 되시겠음요. 적어도 킬러래빗과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도 수백 번은 울궈먹혔다. 심지어는 공의 경계에서 가지버섯도 한 번 우려먹는다(....) 자 이런 득 보는 장사 두 번은 없습니다 어서 와서들 사가(빠아아아아아악)
너무나 빤한 모종의 이유로 요즘 이눔의 영화를 너무 들고 팠더니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해야겠다는 모종의 의무감이 굼실굼실 치밀어 올랐으므로 충동에 충실하게 오늘은 갤러해드 경의 이야기(Tale of Sir Galahad)를 소개하겠슴다. 갤러해드 경-마이클 페일린, 랜슬롯 경-존 클리즈, 주트&딩고-캐롤 클리블랜드. 치명적인 오역 이외의 지적은 아니 받습니다. 날 그렇게 울리고 싶은가효.


갤러해드 : 문을 여시오! 문을 여시오! 아서왕의 이름으로, 문을 열어요!
(문이 열리고, 갤러해드는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일동 : 안녕하세요!
주트 : 어서 오세요 멋진 기사님. 앤트락스 성에 오신 걸 환영해요.
갤러해드 : 앤트락스 성!?
주트 : 어……근사한 이름은 아니죠? 오, 하지만 우리는 선량하고 좋은 사람들이에요. 기사님이 바라시는 건 무엇이든, 무엇이든 들어드리겠어요!
갤러해드 : 그대들은 성배의 지킴이인가요?
주트 : 뭐라고요?
갤러해드 : 성배 말입니다. 여기에 있나요?
주트 : 오, 몹시 피곤하신 모양이어요. 잠시라도 쉬셔야 하겠어요. 미드짓! 크리퍼!
미드짓 & 크리퍼 : 네, 주트!
주트 : 손님께 침대를 마련해드리렴.
미드짓 & 크리퍼 : 오, 고마워요, 감사해요, 감사해요, 정말로 감사해요──
주트 : 썩 가지 못하겠니, 이 품위 없는 것들! 이곳의 침대는 따스하고 폭신하고──아주, 아주아주 크답니다.
갤러해드 : 어, 음, 저어──
주트 :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잘생긴 기사님?
갤러해드 : 갤러해드……순결의 기사 갤러해드입니다.
주트 : 전 주트예요……그냥 주트죠. 이리 오세요!
갤러해드 : 이봐요, 제발! 주님의 이름으로, 성배를 보여줘요!
주트 : 오, 기사님은 괴로움이 지나쳐 잠시 착란하신 거예요!
갤러해드 :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여기 있었어요, 저 위에──
주트 : 갤러해드 경! 그대는 우리의 호의를 거부하실 만큼 불친절한 분인가요?
갤러해드 : 어, 저, 저는──
주트 : 우리의 삶은 기사님에 비하면 필경 따분하고 심심한 것이겠지요. 여기엔 열 여섯에서 열 아홉 살 반 사이의 젊은 처자들만 백 예순 명이 살아요. 금발과 흑발이 골고루 있지요. 이 외따로 떨어진 성에선 누구 하나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답니다! 오, 정말 외로운 삶이에요. 일과라 해보았자 고작해야 목욕하고, 옷을 입고, 벗고, 화끈한 속옷을 짓는 일뿐이지요……우린 기사님처럼 잘생긴 분을 좀처럼 보지 못했어요. 아니에요, 아녜요, 이리 오세요, 여기 누우셔야 해요. 어머, 상처까지!
갤러해드 : 아, 아뇨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벼운 상처예요!
주트 : 그렇지만 바로 의사에게 보이시는 게 좋아요! 아니, 아니예요, 누워 계셔요.
(손뼉)
피글렛 : 무슨 일이신가요?
갤러해드 : 이 분들이 의사라고요!?
주트 : 어, 기초적인 훈련은 쌓았어요. 그럼요.
갤러해드 : 하, 하지만──
주트 : 오, 일단 휴식을 취하셔야 한다니까요! 닥터 피글렛, 닥터 윈스턴, 기술을 보여줘요.
피글렛 :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갤러해드 : 정말 이래야 됩니까?
피글렛 : 검사를 해봐야 해요.
갤러해드 : 거긴 아무 문제도 없어요!
피글렛 : 조용히──저희는 의사예요.
갤러해드 : 저리들 비켜욧! 나는 순결을 맹세한 몸이야!
피글렛 : 침대로 돌아가세요!
갤러해드 : 이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말아요! 나는 성배를 봤어!
피글렛 : 여기엔 성배가 없어요.
갤러해드 : 난 봤어, 난 봤다고, 봤단───
여자들 : 안녕.
갤러해드 : 웃.
여자들 :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여자들을 피해 도망나가다 주트와 마주친다)
갤러해드 : 주트!
딩고 : 오, 잘못 보셨어요. 저는 주트의 일란성 쌍둥이자매 딩고예요.
갤러해드 : 아 저런, 실례합니다, 전──
딩고 : 어디 가세요?
갤러해드 : 나는 성배를 찾아야 해요!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단 말입니다, 이 성에 있는 걸!
딩고 : 어머나! 오, 맙소사! 주트, 이 나쁜 계집애!
갤러해드 : 왜 그러시죠?
딩고 : 사악하고, 못되고, 교활한 계집애! 필경 그 애가 성 꼭대기의 등대에 불을 당긴 거예요. 그 등대는, 지금 막 생각났는데, 꼭 성배 같은 모양이거든요. 한두 번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니랍니다!
갤러해드 : 진짜 성배가 아니라고요?
딩고 : 사악하고, 못되고, 교활하고, 악마 같은 계집애! 고년은 정말로 나쁜 계집애니 벌을 받아야 해요. 이곳 앤트락스 성에서는 성배 모양의 등대에 불을 당긴 자에게 꼭 한 가지 벌을 내리고 있어요. 고걸 침대에 묶고 엉덩이를 때리시는 거예요!
여자들 : 스팽킹! 스팽킹!
딩고 : 결코 손속을 두지 말고 찰지게 때리세요. 실컷 때리시고 나선 그 앨 뜻대로 하셔도 좋아요. 그리고, 그 다음엔, 내 엉덩이를 때리세요.
여자들 : 나도요.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딩고 : 그래요, 우리 모두에게 스팽킹으로 벌을 주세요!
여자들 : 스팽킹! 스팽킹!
딩고 : 스팽킹이 끝나면 다음 체벌은 오럴 섹스고요!
여자들 : 오럴 섹스! 오럴 섹스!
갤러해드 : 음, 그러면 잠시만 더 있을까요?
(랜슬롯이 기사들을 대동하고 쳐들어온다)
랜슬롯 : 갤러해드 경!
갤러해드 : 오, 안녕하시오.
랜슬롯 : 어서!
갤러해드 : 뭐요?
랜슬롯 : 서둘러요!
갤러해드 : 어째서!?
랜슬롯 : 그대는 위기에 빠졌소!
딩고 : 오, 안돼요!
랜슬롯 : 그 입을 다물라, 부정한 음녀(淫女)야!
갤러해드 : 저기 말입니다, 랜슬롯 경.
랜슬롯 : 무얼 하는 게요! 우리가 원호하겠소 어서 탈출하시게!!
갤러해드 : 난 문제없어요!
랜슬롯 : 자아!
갤러해드 : 난 이들을 한 손만 가지고 거꾸러트릴 수도 있어요!
딩고 : 그래요! 기사님은 한 손만으로 우리 모두를 쓰러뜨리실 거예요!
여자들 : 그래요! 한 손으로요!
랜슬롯 : 안되오, 갤러해드 경, 이리 오시게!
갤러해드 : 진실로, 정녕으로 맹세하건대, 이들 정도야 쉽사리 다룰 수 있어요!
딩고 : 그럼요, 기사님은 우릴 어린아이처럼 수월히 다루실 거예요!
여자들 : 그래요, 그래!
갤러해드 : 이 손을 놓아욧! 난 승리할 겁니다! 고작해야 백 예순 명뿐이라고요!
딩고 : 맞아요, 기사님은 우릴 손쉽게 물리치실 거예요! 우린 저항도 못할 거라고요!
여자들 : 맞아요, 맞아!
(문 꽈당)
딩고 : 씨발.

(성 바깥)
랜슬롯 : 실로 아찔한 순간이었소. 조금만 늦었어도 끔찍한 위기가 그대를 덮쳤을 터요.
갤러해드 : 아닌 것 같은데.
랜슬롯 : 아니오, 그대는 무시무시한 시련을 가까스로 벗어났다오.
갤러해드 : 나를 저 성으로 다시 보내 시련에 맞서게 해 주시오.
랜슬롯 : 안되오, 너무 위험하오.
갤러해드 : 이보시오, 나는 기사요. 닥쳐오는 시련에서 달아나는 자 어찌 기사라 하겠소!
랜슬롯 : 안되오, 우리는 성배를 찾아야 해요. 어서 오시게!
갤러해드 : 그럼 아주 조금만 시련을 겪으면 안되겠소?
랜슬롯 : 안되오, 건강에 좋지 않소.
갤러해드 : 그대는 게이가 틀림없어!
랜슬롯 : 아니라오.

(내레이션)
이리하여 랜슬롯 경은 갤러해드 경을 용맹하게도 위기에서 구출하였으되, 아직도 성배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앤트락스(Anthrax)는 탄저병이다(..........)
(註 2) 주트(Zoot)는 대마/마리화나, 딩고(Dingo)는 노숙자/배신자/비겁자/못생긴 여자, 미드짓(Midget)은 난쟁이, 크리퍼(Creeper)는 스토커/피핑톰, 피글렛(Piglet)은 돼지새끼, 윈스턴(Winston)은 윈스턴 스미스... 가 아니라 영국에서 젤 흔해빠진 남자 이름. 이 성의 여자들 다 왜 이래;;;
(註 3) 주트 왈 앤트락스에는 8 scores의 처자들만 부글거린다고 한다. 열 아홉 살 반이라는 나이가 참 애매트리하지만 신경 쓰면 안됩니다 score는 20, 따라서 백 예순 명인데 갤러해드가 랜슬롯에게 잡혀서 질질 끌려나갈 때는 '단지 백 쉰 명(only one hundred and fifty of them)'이라 하지 말입니다. 각본가가 빡센 일정에 졸다가 계산을 실수했나. 번역문에서는 살짝 수정했음.
(註 4) 여기선 빠졌지만 완전판에는 딩고가 스팽킹;이야말로 주트에게 가장 어울리는 체벌이라 주장하기에 앞서 이런 불건전한 섹스 개그를 쳐도 문제가 없을지 양해를 구하고 (신을 포함한;) 엑스트라성 출연진들이 냉큼 저질러라 고함을 질러대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 Get. on. with. it!!! 그나저나 스팽킹이라니 이 무슨 긴상이 좋다고 춤을 출 성이란 말인가;
(註 5) 성 밖으로 나온 기사들이 코너를 돌기 직전 화면 왼편에 음향팀이 슬쩍 비친다는 데 왜 내 눈엔 안 보일까요(....)
(註 6) 그대는 게이가 틀림없어 : 여기에 관련해서 상관이 있는 듯 없는 듯 쬐끔 웃기는 에피소드가 있습죠. 한창 몬티 파이슨이 신나게 날리던 시절에 어느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부인네가 편지를 보내 멤버 중에 게이가 있다는데 성경은 그런 불결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므로 당장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다. 문제의 게이는 그레이엄 채프먼이었고 나머지 파이슨 멤버들은 모두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시 팬레터를 담당하던 에릭 아이들은 '우리는 이미 그 친구를 찾아내 총살형에 처했습니다' 라고 답장했는데, 그 직후 4시즌을 앞두고 존 클리즈가 채프먼의 알코올리즘에 질려; 공식적으로 팀을 탈퇴했다. 채프먼은 훗날 자서전에서 아이들의 답장을 받은 그 부인네가 클리즈의 탈퇴를 뭐라 여겼을지 디게 궁금했다고 저술함. 응 나도 그게 몹시 궁금해(......).


왜 오만가지 유명한 시퀀스를 다 냅두고 하필이면 시작이 갤러해드 경인가 하면, 랜슬롯의 부정(父情) 아닌 부정;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시련을 자청하며 난동을 부리는 갤러해드를 아르토리아로 치환하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에 내가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놓으시게 랜슬롯 경! 나는 아버님의 이름으로 이 시련에 단호하게 맞설 거요!! 그게 기사로서 나의 의무입니다!!"
"안돼, 우리는 성배를 찾아야 하고 이 시련은 건강에 좋지 않아."
"....게이인가 그대."
"아니거든!!?"

아르토리아가 예쁘고 아담한 미녀들 취향이란 건 이미 유명한 얘기... 읍읍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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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unniest Joke in the World.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1/12/27 22:53

2011년도 며칠 남지 않은 오늘, 여러모로 웬수인지 구세주인지 알 수 없는(...) 십년지기 Hylls냥의 리퀘를 받자와 KISARA의 일일일몬이 돌아왔습니다! 어디가 일일일몬인지는 결코 묻는 일 없이 가슴에 묻는 신사의 센스를 보여주세요 플리이즈.
오늘의 희생양은 기념비적인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의 첫 번째 에피소드, '캐나다는 어디로 가는가(Whither Canada)?' 의 전설 아닌 레전드이자 내가 유독 사랑해마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개그(The Funniest Joke in the World)'. 이런 무시무시한 폭탄을 첫 화에서부터 뻥뻥 터뜨렸다니 원 세상에 이런 비범한 놈들을 다 보겠나. 그럼 오늘도 즐감하시길.
몇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으므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명백한 오역에 대한 지적을 제외한 항의는 일절 허용하지 않습니다. 난 섬세한 여자라요. 진짜라니까. 오빠 말 못 믿니.


내레이터(에릭 아이들) : 지금 보시는 이 남자는 개그 작가 어니스트 스크리블러입니다. 몇 분 이내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개그를 완성할 것이고……그 결과, 웃다가 죽게 됩니다.

(어니스트 스크리블러[마이클 페일린]가 제가 쓴 개그를 읽고 미친듯이 웃다가 죽는다;)

내레이터 : 문제의 개그는 너무나도 치명적이었습니다. 한 번 읽으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지난 13년간 신나게 슬럼프에 빠져 헤매던 아들이 자살한 줄로 착각해 개그를 유서로 생각하고 읽은 어머니[에릭 아이들] 역시 웃다가 죽어버린다……)

기자(테리 존스) : 오늘 아침, 오전 11시를 막 지났을 무렵, 갑작스럽고도 폭력적인 코미디가 디블리 가의 작은 집을 덮쳤습니다……경찰은 즉시 일대를 봉쇄했습니다. 지금 제 옆에는 스코틀랜드 야드의 경위가 나와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위(그레이엄 채프먼) : 저는 집으로 직접 들어가 개그를 안전히 제거하고자 합니다.

(청진기를 낀 의사가 히스테리컬하게 웃다가 죽어 넘어진다)

경위 : 대항책으로서 축음기로 음울한 음악을 재생하는 한편, Q과(Q Division)의 경관들이 입을 모아 비통하게 질질 짜는 방법을 채택하였습니다. (심각한 얼굴의 경관 셋[마이클 페일린/존 클리즈/에릭 아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자아내는 음침한 분위기야말로 우연히라도 문제의 개그를 읽고 마는 사태를 방지해 주리라 기대합니다.

(경위가 집안으로 들어간다)

기자 : 저기, 용감한 이가 걸어갑니다. 설령 살아서 나오지 못하더라도, 오늘 그의 임무는 영국 경찰의 기나긴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고결하고 영웅적인 행위로서 대대손손 칭송을 받게 될 것입니다…….

(경위 역시 히스테릭하게 웃으며 비실비실 걸어나오다 쓰러져 죽는다……)

내레이터 : 육군이 살인 개그의 군사적 잠재력에 주목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리하여 개그는 엄중한 경계 하에 국방성에서 열린 연합군사령관 회합의 자리로 이송됩니다.

(걸린 푯말 '회의 중. 출입금지'. 개폭소 후 연합군사령관 회합 전멸[....])

내레이터 : 군 상층부는 크나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어 솔즈베리 평원에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개그가 약 50야드(≒46미터)의 범위에 이르기까지 괴멸적인 위력을 떨친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멍뎅해 보이는 이등병[테리 존스] 사망[....])

장군(에릭 아이들) : 환상적이야!

대령(그레이엄 채프먼) : 43년 겨울에 걸쳐, 우리의 번역팀은 방농(防弄) 환경에서 살인 개그의 독일어판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만전을 기하고자 번역가 한 명에게 단어 하나만을 할당했습니다. 실수로 두 단어를 본 사람은 수 개월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제외하고 작업은 대체적으로 순조로운 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음 해 1월, 우리는 문제의 개그를 아군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독일인들은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손에 넣게 됩니다.

(벨기에의 아르덴 지방. 개그여단이 참호에 엎드려 있다.)

내레이터 : 1944년 7월 8일, 드디어 운명의 막이 오릅니다. 아르덴에서 개그가 처음으로 쓰이는 날이 온 것입니다…….
하사관 : 제군, 개그를 준비하라! (각자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편다) 제군, 개그를 읽으라!
개그여단 소속 병사 : Wenn ist das Nunstück git und Slotermeyer? Ja! Beiherhund das Oder die Flipperwaldt gersput!

(잠시간의 침묵 후 독일병사 폭풍같이 소사(笑死)[....])

내레이터 : 개그는 눈부신 전과를 올렸습니다. 이는 대영제국의 가장 강력한 전전(戰前) 개그보다 6만 배 이상의 위력을 자랑했으며, (체임벌린이 유명한 '우리 시대의 평화(Peace for Our Time)' 연설문을 흔든다) 또한 히틀러가 결코 대항할 수 없는 개그였습니다.

(히총통의 연설. 자막은 '나의 개에게는 코가 없다' '무슨 수로 냄새를 맡습니까(How does he smell)?' '끔찍해!' [............])

내레이터 : 개그는 사신과도 같이 전장을 휩쓸었습니다.

(어쨌든 독일병사들이 어디서나 추풍낙엽처럼 쓰러짐[.........])

내레이터 : 독일군의 사상자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심문실. 한 명은 '게슈타포 요원'이란 팻말을 걸고 있다[.......])

나치(존 클리즈) : (어마어마한 독일 액센트로) 대체 그 개그가 뭐지?
연합군 군인(마이클 페일린) : 내가 답할 수 있는 건 이름과 계급, 그리고 닭이 왜 길을 건너갔냐(Why did the chicken cross the road)는 것뿐이오.
나치 : 전혀 재미없어! (때린다) 어서 문제의 개그를 불어!
군인 : 좋아요. 나치가 길을 건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How do you make a Nazi cross)?
나치 : 모르겠군. 어떻게 하면 나치가 길을 건너지?
군인 : 속을 박박 긁으쇼(Tread on his corns). (짓밟는다)
나치 : Gott in Himmel(시발)! 조금도 재미없어! (더 때린다) 냉큼 자백하지 않으면 따끔한 맛을 보여주겠다!
군인 : 폭력으로 내 입을 열게 하진 못할 거요.
나치 : 아, 시시한 놈. 시작해라, 오토!
군인 : 오, 안돼, 안돼, 그것만은 안돼, 제발.
나치 : 놈을 간지럽혀.
군인 : 으하하하우하하하프하하하하하하. 알았어요, 말하죠.
나치 : 오토, 타이프라이터를 준비해라!
군인 : Wenn ist das Nunstück git und Slotermeyer? Ja! Beiherhund das Oder die Flipperwaldt gersput!

(오토[그레이엄 채프먼]가 미친듯이 웃으며 심문실을 나간다. 통나무처럼 쓰러지는 소리)

나치 : 재미없잖아!

(하지만 곧 반추하다가 딱다구리 우디풍으로 웃으며 즉사[....]. 이어 달려들어온 병사[테리 길리엄]도 사망[......])

내레이터 : 44년 가을 피네뮨더에서 독일인들은 자국의 개그 제작에 착수합니다.

(책상 앞에 앉은 독일 장군[테리 존스] 뒤에 '다른 게슈타포 요원'이란 팻말을 건 오토[그레이엄 채프먼]가 서 있다. 기대에 찬 표정으로 독일 과학자/혹은 개그 작가[에릭 아이들]가 들어온다)

과학자 : Die ist ein Kinderhunder und zwei Mackel über und der bitte schön ist den Wunderhaus sprechensie. "Nein", sprecht der Herren, "Ist aufern borger mit zveitingen".
오토 : 결과를 알려주지. (탕)

내레이터 : 그러나 12월, 마침내 독일의 개그도 준비를 마쳤습니다. 히틀러는 독일산 V-개그를 전 영국에 방송할 것을 명령합니다.

('1942년, 런던 어딘가')
(남편[테리 존스]과 아내[그레이엄 채프먼]가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방송 : 땅콩 츠바이(두 개)가 슈트라세(거리)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소금친 땅콩이었습니다(Und one was assaulted! peanut). 호-호-호-호.

내레이터 : 1945년, 평화가 돌아왔습니다. 살인 개그 또한 소임을 다한 셈이었지요. 제네바 조약 특별회의는 개그를 통한 전쟁행위를 금지하기로 결정하였고, 마침내 1950년, 마지막으로 남은 살인 개그의 사본이 이곳 버크셔의 시골마을에서 영원한 잠에 들어갔습니다……다시는, 누구의 입에도 오르지 않기 위해서.

(기념비의 비문 : '이름없는 모든 개그에게')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스크리블러(Scribbler) : 하찮은 낙서꾼. 속된 집필가라는 뜻이 있다.
(註 2) Wenn ist das Nunstück git und Slotermeyer? Ja! Beiherhund das Oder die Flipperwaldt gersput : 물론 아무런 뜻도 없다(...). 심지어는 제대로 된 독일어조차 아니라고 한다;
(註 3) 방농(防弄) : 원문은 joke-proof. bullet-proof가 방탄이므로 joke-proof는 방농(防弄)(.....).
(註 4) 1944년 7월 아르덴이라면 아직 그 유명한 벌지 전투(Battle of the Bulge)는 아닌데 이게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註 5) How does he smell? 은 '그 개 냄새는 어떻습니까?' 로도 해석할 수 있슴다. 그래서 히총통이 끔찍하다고 일갈한 거임. 정말이지 굽시니스트의 롬멜에 비견할 만한 하찮은 농담 센스가 아닐 수 없다 -_-;;;
(註 6) 실상 히총통의 연설 장면은 실은 1934년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나치 전당 대회를 담은 선전영화의 진수, '국가의 탄생'과 더불어 세상에서 제일 꼴보기 싫은 위대한 영화;로 손꼽히는 저 악명높은 레니 리펜슈탈(Leni Riefenstahl)의 '의지의 승리(Triumph of the Will)'에서 따온 것이라고. 아울러 '나의 개에게는 코가 없다(My dog's got no nose)' 는 '나아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독일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Insbesondere keiner mehr in Deutschland leben wird)', '무슨 수로 냄새를 맡습니까(How does he smell)?' 는 '우리 모두는 제국의 아이들입니다(Wir sind des Reiches junge Manschaft)', '끔찍해(Awful)' 는 '제군들의 학교(Eure Schule)'.
(註 7) Why did the chicken cross the road? : 답은 '건너편으로 넘어가려고(To get to the other side)'. 영어권의 대표적인 허무 개그/넌센스 퀴즈.
(註 8) How do you make a Nazi cross는 세 가지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나온 Why did the chicken cross the road에 맞춰서 '어떻게 하면 나치가 길을 건너갈까'. 혹은 '나치 십자기장을 어떻게 만들까'. 뒤에 나올 답과 연동하려면 '어떻게 하면 나치가 열받아서 펄펄 뛸까'.
(註 9) Tread on someone's corns는 '남의 속을 긁다' 또는 '감정을 상하게 하다' 를 의미하는 숙어지만, 말 그대로 무식하게 해석하면 '발의 티눈을 짓밟는다' 도 됩니다(....). 말 그대로 짓밟았죠. 으아아아아악 하찮아.
(註 10) Die ist ein Kinderhunder und zwei Mackel über und der bitte schön ist den Wunderhaus sprechensie. "Nein", sprecht der Herren, "Ist aufern borger mit zveitingen" : 이것도 듣기에만 그럴싸한 엉터리 독일어라고;
(註 11) 피네뮨더Peenemünde : 독일이 V2 로켓을 제조하던 항구다. V-개그는 당연히 V2 로켓의 패러디(...).
(註 12) 1944년에 독일이 반격용 개그를 제작했다더니 왜 자막은 1942년인지는 걍 따지지 마라. 독일의 과학력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이일!!! 이므로 시간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 푸헉.
(註 13) Und one was assaulted! peanut : a salted peanut(소금친 땅콩)과 assaulted(공격받다)의 말장난(.....).
(註 14) 이름없는 모든 개그에게(To the Unknown Joke) : 전쟁의 그늘에서 죽어간 모든 이를 기리는 위령비의 문구 'The Unknown Soldier(이름없는 병사)'의 패러디.


드디어 해냈습니다. 다음 타자는 김일 님의 리퀘에 따라 The First Man To Jump The Channel (Ron Obviou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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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Yorkshiremen.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1/09/23 11:38

매일같이 충실히 뻘짓에 열을 올리고 있는 KISARA가 일일일몬(....)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viai님의 리퀘에 따라 1982년도(....)의 몬티 파이슨 헐리우드 보울 라이브 공연(Monty Python Live at the Hollywood Bowl)의 스케치 <요크셔의 네 사내(Four Yourkshiremen)>. 어차피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겠지만(...) 당최 한다 한다 노래만 부르면서 몇 달을 끌었는지는 내가 슬프니까 걍 따지지 마시고 사내놈들이 대체 어디까지 개유치뽕빨해질 수 있는지를 즐거이 감상하십쇼. 번역 질에 대해서는 아무런 쯧코미도 받지 않습니다. 나는 이래봬도 선량하고 소심한 여자라고요.


사내 1(에릭 아이들) : 아주 멋져, 그렇지 않아? 아주 멋져.
일동 : 그럼, 그럼.
사내 2(그레이엄 채프먼) : 이 샤또 드 샤슬라는 매우 훌륭해, 안 그런가 친구?
사내 3(테리 존스) : 오, 물론이고 말고, 오베이디아.
사내 2 : 좋은 일이야.
사내 1 : 30년 전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모여 앉아서 샤또 드 샤슬라를 마시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일동 : 맞아, 맞아.
사내 4(마이클 페일린) : 옛날엔 홍차 한 잔 살 돈만 있어도 감지덕지했었지.
사내 2 : 그래, 차가운 홍차 한 잔으로도 즐거웠어!
사내 4 : 맞아!
사내 1 : 우유도 설탕도 없이 말이야!
사내 3 : 심지어는 홍차도 없었지!
사내 4 : 다 깨진 컵에다 부어 마셔도 좋았지.
사내 1 : 오, 우리는 컵을 사 본 적이 없어. 신문지를 둥글게 말아서 컵 대용으로 썼다네!
사내 2 : 우리는 기껏해야 걸레조각에 적셔다가 빠는 게 고작이었어.
사내 3 : 하지만 자네들도 알다시피, 찢어지게 가난해도 그 시절 우리는 행복했었지.
사내 4 : 우리가 가난했기 때문이야!
사내 3 : 그래!
사내 4 : 우린 아버진 늘 말씀하셨지. "돈으로 행복을 사진 못한단다, 아들아!"
사내 1 : 옳은 말씀이야!
사내 4 : 그러게!
사내 1 : 손에 쥔 게 하나도 없었을 때가 더 행복했었지. 난 어린 시절 낡고 작고, 지붕엔 커다란 구멍마저 뚫린 다 무너진 집에서 살았더랬어.
사내 2 : 집이라! 집이 있었다니 거 참 좋았겠구먼! 우리 가족 스물 여섯은 가구도 없고 마룻바닥 절반도 없는 방 한 칸이 전부였어. 우린 한 구석에 겹겹이 쌓여서 떨어질까 두려워하며 벌벌 떨었지!
사내 3 : 방이나마 있었으면 다행이지 뭔가. 우리 가족은 복도 구석탱이에서 살았다네!
사내 4 : 오, 복도에서 살아보는 건 우리 집 평생 소원이었어! 우리한텐 궁전보다 더 좋았을 거야. 우린 녹슨 뚜껑으로 겨우 가린 낡은 물탱크 속에서 살았어. 매일 아침마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썩은 생선 무더기를 맞으며 잠에서 깼더랬지. 집이라고! 핫!
사내 1 : 말이 좋아 집이었지, 실은 땅바닥에 구멍을 파고 방수시트를 덮은 거였다네. 그래도 우리에겐 아늑한 집이었어!
사내 2 : 우린 그나마 땅바닥에서도 쫓겨났지. 결국 호수 속에서 살아야 했어!
사내 3 : 호수라도 있는 게 어딘가. 우리 가족 백 오십 명은 길 한복판 구두상자 속에서 살았네!
사내 4 : 골판지 박스였나?
사내 3 : 그렇다네!
사내 4 : 운이 좋은 거야! 우린 석 달 동안 정화조 속에서 신문지를 말아놓고 살았어! 매일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신문지를 청소하고, 방앗간에서 밤낮도 쉴새도 없이 하루 14시간, 한 주에 6펜스를 받아가며 일하고, 그러다 집에 오면 아버지는 혁대를 들고 잠이 들 때까지 두들겨팼지!
사내 2 : 호사스럽군! 우린 새벽 3시에 호수에서 기어나와 주변을 청소하고, 뜨겁게 달군 자갈을 한 움큼 먹고, 한 달에 2펜스를 받아가며 방앗간에서 20시간을 뼈빠지게 일하고 집에 돌아가면 아버지는 깨진 병으로 머리와 목 둘레를 후려쳤다네. 그것도 재수가 좋을 때나 깨진 병이었어!
사내 3 : 오 물론, 우리도 그리 만만한 삶은 아니었지! 우린 한밤중에 구두상자에서 일어나 혓바닥으로 길바닥을 핥아 청소해야 했어! 얼어붙은 자갈 한 주먹을 억지로 먹어야 했고, 6년에 한 번 4펜스를 받아가며 하루에 24시간을 일했지! 집에 가면 아버지는 빵칼을 움켜쥐고 우리를 둘로 썰었고!
사내 1 : 아주 좋아! 나는 잠에 들기 한 시간 반도 전인 밤 10시에 기상해서, 차디찬 독약을 한 덩어리 먹고, 일하러 올 수 있도록 주인에게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하루 29시간을 방앗간에서 굴러야 했지! 집에 돌아가면 아버지는 우리를 살해하고 무덤 위에서 춤을 추며 할렐루야를 불렀다네!
사내 4 : 아, 요즘 젊은 녀석들은 이런 얘길 해봤자 코웃음만 친다니까!
일동 : 그러게 말이야!

오늘은 주석이 없다! 이예이!!!! (바닥을 구르며 기쁨을 표현)

사실 이 스케치는 본디 존 클리즈와 그레이엄 채프먼이 팀 브루크-테일러(Tim Brooke-Taylor) 및 마티 펠드먼(Marty Feldman)과 함께 At Last 1948 Show라는 1967년도 코미디 프로용으로 쓰고 공연한 것이다. (오리지널 버전은 여기서 볼 수 있다) 그러다 클리즈/채프먼이 몬티 파이슨을 결성하면서 자연히 이쪽으로 넘어오게 된 듯. 몬티 파이슨 일당들은 본 스케치를 좀 더 다듬어서 라이브 쇼에서 주로 공연했는데, 위의 영상은 맨 앞에서도 밝혔다시피 1982년도의 Live at the Hollywood Bowl 버전이다. 한편 1979년에 존 클리즈가 주최한 국제 앰네스티 자선공연 The Secret Policeman's Ball에서는 존 클리즈, 테리 존스, 마이클 페일린과 무우려 로완 앳킨슨(!)이 연기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를 참조) 심지어 2001년 앰네스티 자선공연 We Know Where You Live에서는 해리 엔필드(Harry Enfield), 에디 이자드(Eddie Izzard), 빅 리브즈(Vic Reeves), 알란 릭맨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예 '그' 알란 릭맨, 스네이프 교수님 맞습니다! (여기를 보시라) 아놔 진짜 잘들 놀고 있다!?
(하긴 뭐 벌목꾼의 노래에 조지 해리슨[.....]이라던가 톰 행크스[.............]가 껴든 적도 있다는데요 뭘[.........................])

사은 님 늦었지만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님께 다음 일일일몬 리퀘스트 받습니다!
Crunchy Frog, Falling from Building, Hell's Grannies, The Funniest Joke in the World, Restaurant Sketch, Ron Obvious 중에서 찍어주셔도 좋고요, 혹시 '너의 어설픈 번역으로나마 내 관대히 이걸 보아주겠노라'는 스케치가 달리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책 낼 때 축전을 두 장이나 받고 무지무지무진장 신세를 졌으니 두 개 고르셔도 하등 문제 없습니다 핫핫핫핫핫. 저는 근성과 무모의 동인녀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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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Spam, Wonderful Spam.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1/03/12 13:28

아무리 세상이 우울해도 이럴 때일수록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는 명목 하에 굳세게 뻘짓을 하는 Under the Violet Moon의 본분에 오늘도 충실한 KISARA의 일일일몬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유안 님의 리퀘에 따라 2시즌 12화, 또는 25화인 '스팸(Spam)'의 '스팸(Spam)'. 먼저 올린 같은 에피소드의 '지저분한 헝가리어 상용회화집(Dirty Hungarian Phrasebook)' 네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쪽부터 보고 와 주시길. 이미 입이 마르고 닳도록 지껄였지만 명백한 오역에 대한 지적을 제외한 항의는 일절 허용하지 않습니다. 도에스는 유리심장의 에이스라니까요 글쎄.


번 씨(에릭 아이들) : 안녕하시오.
웨이트리스(테리 존스) : 안녕하세요.
번 씨 : 메뉴로 뭐가 있죠?
웨이트리스 : 글쎄요, 달걀과 베이컨이 있고요, 달걀, 소시지, 베이컨이 있고, 달걀과 스팸이 있고, 달걀, 베이컨, 스팸이 있고, 달걀, 베이컨, 소시지랑 스팸이 있고, 스팸, 베이컨, 소시지, 스팸이 있고, 스팸, 달걀, 스팸, 스팸, 베이컨, 스팸이 있고, 스팸, 스팸, 스팸, 달걀, 스팸이 있고,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구운 콩, 스팸, 스팸, 스팸, 스팸이 있고, 그게 싫음 모르네 소스를 끼얹고 트러플 파테랑 브랜디로 모양을 내고 달걀 프라이를 얹은 롭스터 테르미도르 오 크레베랑 스팸도 있어요.
번 부인(그레이엄 채프먼) : 스팸이 안 들은 메뉴는 없어요?
웨이트리스 : 어, 스팸, 달걀, 소시지, 스팸이라면 스팸이 별로 없죠.
번 부인 : 난 스팸이 싫어요!
번 씨 : 이 사람한테 달걀, 베이컨, 스팸이랑 소시지를 주겠어요?
번 부인 : 거기에도 스팸이 들어 있잖아요!
번 씨 : 스팸, 달걀, 소시지, 스팸보다는 적잖소.
번 부인 : 이보세요, 달걀, 베이컨, 스팸, 소시지에서 스팸을 빼고 줄 순 없어요?
웨이트리스 : 우웨에에에엑!
번 부인 : 우웩이라니, 우웩이라니! 난 스팸은 보기도 싫어!!
바이킹 일당 : (노래한다)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스팸, 스팸, 스팸, 스팸……사랑스런 스팸, 근사한 스팸…….
웨이트리스 : 닥쳐. 닥쳐! 조용히 햇!! 달걀, 베이컨, 스팸, 소시지에서 스팸을 빼고 먹다니 말이나 돼요!
번 부인 : 왜 안되는데!
웨이트리스 : 생각 좀 해봐요, 스팸을 빼면 달걀, 베이컨, 스팸, 소시지가 안되잖아요!
번 부인 : 난. 스팸이. 싫다구우우우우우웃!!
번 씨 : 핏대 세우지 마 여보. 내가 당신 스팸까지 다 먹어줄게. 난 스팸을 사랑해. 여봐요, 나는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바이킹 일당 : (노래한다) 스팸, 스팸, 스팸, 스팸…….
번 씨 : ……스팸, 구운 콩, 스팸, 스팸, 스팸, 스팸으로 하겠어요.
웨이트리스 : 구운 콩은 다 떨어졌어요.
번 씨 : 그럼 대신 스팸을 넣어줘요.
웨이트리스 :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으로 하시겠다구요?
바이킹 일당 : (계속 노래한다) 스팸, 스팸, 스팸, 스팸…….
번 씨 : 그래요.
번 부인 : 웨에에엑!!!
바이킹 일당 : (끈질기게 노래한다) 사랑스런 스팸, 근사한 스팸.
웨이트리스 : 닥쳐 이것들아! 입 닥쳐!

(이때 같은 에피소드의 Dirty Hungarian Phrasebook에 나왔던 헝가리인이 예의 책을 들고 등장한다)

헝가리인(존 클리즈) : 오, 젖통 한 번 끝내주네, 예쁜이. 내 대장이랑 밑구녕은 스팸, 달걀, 스팸, 베이컨, 스팸, 토마토, 스팸으로 가득……
바이킹 일당 : (또 시작한다)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웨이트리스 : 닥쳐! 닥쳐어어어어!!!

(경찰이 달려들어와 헝가리인을 잡아간다)

헝가리인 : 내 젖꼭지가 기쁨으로 폭발…….

'역사학자'

역사학자(마이클 페일린) : 바이킹은 브롬리의 그린 미드짓 카페에서 다시 한 번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바이킹의 전략은 언제나와 같았죠. 이곳의 피요르드에서 출항한 후 트론하임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오크 갤리선을 영국까지 실어다줄 강한 북동풍을 끈질기게 기다렸습니다. 이들은 5월 23일 영국에 상륙해 브롬리의 그린 미드짓 카페와 스팸에서 다시금 전열을 재정비하고 스팸 메뉴에서 특별한 스팸 요리를 골랐는데 그 스팸은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배경이 위로 올라가고 역사학자는 바이킹들과 합류한다)

바이킹 일당 : (노래한다)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사랑스런 스팸, 근사한 스팸. 사랑스런 스팸, 근사한 스팸…….

'1970년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는 폐허로 화하였고, 스크린에는 다음과 같은 문자가 떠올랐다.'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아이디어, 각본 집필 및 스팸 공연
스팸 테리 존스
마이클 스팸 페일린
존 스팸 존 스팸 존 스팸 클리즈
그레이엄 스팸 스팸 스팸 채프먼
에릭 스팸 달걀 칩스 아이들
테리 스팸 소시지 스팸 달걀 스팸 길리엄

토스트 위의 특별 출연
프레드 톰린슨 스팸 달걀 칩스와 합창단

내레이션(마이클 페일린) : 하그바드 에셀롱가와 바이킹 군대는 최근 콜윈 베이의 조델 극장에 실실 쪼개면서 나타나 약탈을 거듭하고 있다 합니다. 지저분한 헝가리어 상용회화집은 정부간행물발행처에서 입수하실 수 있으며, 가격은 궁둥짝에 키스입니다.

취재
패트리샤 홀리헌과 소시지
분장
페니 페니 페니와 스팸 노튼
의상
달걀 구운 콩 소시지 토마토, 아 그리고 헤이즐 페티그도요
애니메이션
테리 (얼굴 위에 달걀) 길리엄
촬영
제임스 (스팸 소시지 달걀 토마토) 밸포 (일요일엔 주문 사절)
필름 편집
레이 (채썬 튀김과 골든 스리 딜리셔스) 밀리쇼프 (스팸 추가)
음향
칩스, 리버 소시지, 꿩, 스팸, 신문판매점, 칩스와 피터 로즈
조명
오티스 (스팸 품절) 에디
디자이너
로버트 로버트 로버트 로버트 버크와 토마토
연출
이안 (믹스 그릴) 맥노튼 7/6D

BBC 스팸 TV

서비스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몬티 파이슨의 가장 사랑받는 스케치 중 하나인 여기서 스팸은 무려 132번이나 쓰잘데없이 반복된다(....). 덕분에 스팸메일의 어원이 바로 이거라는 설도 있지 말입니다; 한편 spam은 sperm(정자)의 은유라 우겨대는 친구들도 있는데 Egg에는 달걀 말고 난자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제법 그럴싸한 주장이다. 실제로 훗날의 극장판 The Meaning of the Life에서는 애들을 수십 동원해 '모든 정자는 신성하지요(Every Sperm Is Sacred)'라는 노래를 불러제끼는 비범한 짓도 했으니 말이다. ....어 잠깐 그러면 헝가리인은....어?
(註 2) 영국 요리는 원래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단순한 요리를 이것저것 많이 조합하는 경우가 많다죠.
(註 3) 롭스터 테르미도르(Lobster Thermidor)는 1894년 코미디 프랑세즈 부근의 레스토랑 '마리'가 당시 공연 중이던 연극 테르미도르(혁명 10월)를 기념해 만든 프랑스 요리. 크레베(crevettes)는 프랑스어로 새우. 이런 고급 요리에 스팸을 곁들인단 말인가;
(註 4) 헝가리인의 원래 대사는 "My lower intestine is full of Spam, Egg, Spam, Bacon, Spam, Tomatoes, Spam." 여기다 spam=sperm이라는 주장을 얽으면, 그러니까... 내 창자 아래쪽이... 다시 말해 옥문이 아니라 후문... 어험어험!!!! 심지어 DVD에서는 자막에다 매우 고의의 냄새가 풀풀 나는 실수를 저질렀다. "Your intestine is full of Sperm." 해석은... 알아서들 하시라.
(註 5) 프레드 톰린슨 합창단(The Fred Tomlinson Singers)은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에서 코러스 담당으로 종종 등장하는 친구들이다. 즉 스팸을 찬양하는 바이킹들이다(....). 리더인 프레드 톰린슨은 테리 존스/마이클 페일린과 더불어 유명한 벌목꾼의 노래(The Lumberjack Song)를 작곡하기도 했다고. TV 버전에서 코러스 넣는 캐나다 기마경관대;도 이 친구들.


소원 풀었다. 다음 일일일몬은 비아이 님의 리퀘에 따라 Four Yorkshireme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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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class Playwright.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1/02/08 21:51

포스팅과 함께 S의 하찮은 일일일몬도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스케치는 지벨 님의 리퀘에 따라 2화 '섹스와 폭력(Sex and Violence)'의 '노동자 계급 극작가(Working-class Playwright)'. 늘 하는 얘기지만 명백한 오역에 대한 지적을 제외한 항의는 일절 허용하지 않습니다. 나 섬세한 여자라니까. 정말로.


엄마(테리 존스) : 오 여보, 좀 보세요……우리 켄이 왔어요.
아빠(그레이엄 채프먼) : 오 그래, 그놈의 꼴보기 싫은 면상 왔냐.
켄(에릭 아이들) : 제가 보고 싶지 않으셨나요, 아버지?
엄마 : 물론 아빠는 널 많이 보고 싶어하셨단다. 얘야, 아빠는…….
아빠 : 입 다물어 마누라, 조용히 하라고. 나한테도 혀가 있고 입이 있어. (켄을 혐오스럽게 노려본다) 얼씨구……그놈의 새끈한 양복 참으로 멋지구먼. 요즘 요크셔에선 그렇게들 입고 다니나 보지?
켄 : 그냥 평범한 양복이에요, 아버지……작업복 말고 제가 가진 옷은 이게 전부인걸요.
엄마 : 탄광에선 어쩌고 있니, 켄?
켄 : 나쁘지 않아요, 엄마. 사전석탄표면정련작업에서 신형 텅스텐 카바이드 드릴을 쓰기 시작했어요.
엄마 : 참 멋진 일이구나, 얘야…….
아빠 : 텅스텐 카바이드 드릴!? 벼락맞을 텅스텐 카바이드 드릴은 또 뭐야!
켄 : 탄광에서 쓰는 기계예요, 아버지.
아빠 : '탄광에서 쓰이는 기계예요, 아버지'. 런던에서 기어나가더니 말뽄새 한 번 예쁘장하네그려!
켄 : 아, 또 그 이야기야.
엄마 :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내셨단다……아빠의 새 연극이 국립극장에서 내일부터 개막하거든.
켄 : 그것 참 잘됐네요.
아빠 : 잘돼!? 잘되긴 개뿔이 잘돼! 니깟 녀석이 알긴 뭘 알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파리로 날아갔다가 12시에 올드 빅에서 한 잔 꺾고 기자회견에다 TV 인터뷰에 하루종일 이리저리 치이고 10시에 기껏 여기로 돌아왔더니 이번엔 수상쩍은 의식의 제물로 찍혀 살해당한 유명한 스코틀랜드 축구 선수 사건에 말려든 색정광 동성애자 마약쟁이 문제와 씨름해야 하는 기분을 안다고! 죽을 맛이다, 이놈아! 아주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겠구먼!
엄마 : 오, 그렇게 화만 내지 말아요, 여보!
아빠 : 햄스테드로는 성이 안 차셨나 보지? 반즐리 구석에서 네놈의 잘나빠진 탄광 친구놈들하고 흘레붙으니 아주 좋기도 하겠다. (침을 뱉는다)
켄 : 채탄은 훌륭한 일이에요. 아버지가 결코 이해하지 못할 일이고요!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엄마 : 얘야, 제발 그러지 말렴! 아빠가 소설 집필을 마친 직후엔 어떤지 너도 알잖니!
아빠 : 그래, 어디 잘난 의견 좀 들어보자! 토해보라구. 내가 뭘 잘못했냐? ……병신 같은 놈!
켄 : 뭘 잘못하고 계신지 말씀드리죠. 아버지의 머리는 온통 소설과 시로만 꽉 차 있고요, 매일같이 밤이면 밤마다 샤또라뚜르에 푹 절어서 오잖아요!
엄마 : 오, 제발! 제발!
켄 : 게다가 어머니를 보세요. 엄마는 스타들을 접대하고 초연(初演)에 참석하고 축하오찬을 주최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리셨다고요!
아빠 : 축하오찬이 뭐 어쨌다는 거냐, 이놈아! 니깐 놈이 오찬의 맛을 알아!?
엄마 : 제발 이러지 말자꾸나!
아빠 : 으악! 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악! (손목을 움켜쥐고 주저앉는다)
엄마 : 오 안돼!
켄 : 무슨 일이에요?
엄마 : 아빠의 서경(書痙)이 도졌단다!
켄 : 제겐 한 마디도 말씀해주시지 않으셨잖아요…….
엄마 : 무슨 경사스런 일이라고 얘길 하겠니.
아빠 : 괜찮아! 괜찮으니 호들갑 떨지 마, 이 여편네야! 저놈이나 당장 쫓아내.
엄마 : 오 얘야, 오늘은 가보는 게 좋겠구나.
켄 : 알았어요. 갈게요.
아빠 : 우리가 저놈 새끼를 키운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켄 : 언젠가는 아버지도 깨달으실 날이 있겠죠. 세상엔 문화보다 더욱 가치 있는 삶도 있다는 걸……먼지와, 연기와, 정직한 땀이 있는 삶 말이에요!
아빠 : 꺼져! 꺼져! 꺼져버려!! 이……프롤레타리아 노동자 새끼!

(아빠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가 무언가를 깨닫는다)

아빠 : 이보게 마누라, 이걸로 괜찮은 극 한 편 나오지 싶단 말야. 에이전트한테 전화 한 통 걸어주려오?
엄마 : 그러게요 여보. 우리 세대가, (밑에서 바닥 두드리는 소리) 우리 세대가 맞닥뜨린 문제를 생생하게 표현한 극이 될 거예요.
아빠 : 으흠.

(아래층의 남자가 빗자루로 천장을 두들겨대고 있다)

남자(마이클 페일린) : 오 닥쳐요! (쿵쿵!) 닥치라고! (위층의 대화가 끊긴다) 아, 좀 낫군. 이제부터 완전히 다른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엉덩이가 셋 있는 남자입니다.
엄마/아빠 : 벌써 했어요!
남자 : 아, 알았어! 알았다고! 아홉 다리가 달린 남자입니다.
목소리(존 클리즈) : 도망갔는데요.
남자 : 이런 젠장맞을! 어……에……마상의 스코틀랜드인입니다!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올드 빅(Old Vic) : 런던 워털루역 남동쪽에 위치한 전통과 역사의 연극 상연 극장. 건물은 무려 1818년에 오픈했다고.
(註 2) 샤또라뚜르(Château Latour) :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1855년 공식 보르도 포도주 분류법에 따르면 프르미에 크뤼(Premiers Cru) 즉 제 1등급에 해당하는 무지막지한 고급 와인이다.
(註 3) 니깐 놈이 오찬의 맛을 알아 : 원문은 'I've had more gala luncheons than you've had hot dinners'. 본래 more often than ~ has had hot dinners는 '매우 자주 해봤다' 정도를 의미하는 관용어구. gala lunchoen(축하오찬)과 hot dinner(뜨거운 저녁식사[dinner는 supper보다 가벼운 식단이다])를 대비시킨 말장난인데, 옮길 재간이 없어 걍 '~맛을 알어!?' 로 대체했다.....
(註 4) 서경(書痙) : 영어로는 writer's cramp. 직역하면 '작가의 경련'이다(.....)
(註 5) 이제부터 완전히 다른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 And now for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 본래는 존 클리즈가 읊어대는 비행 서커스 시리즈 전통의 오프닝 멘트.


이놈들이 대책없는 거야 뭐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어쨌든 소원은 성취했으니 오케이오케이. 다음 일일일몬은 Spam, Crunchy Frog, Four Yorkshiremen, Falling from Building, Hell's Grannies, The Funniest Joke in the World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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