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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1 The Agony and the Ecstasy, Monty Python Ver.


The Agony and the Ecstasy, Monty Python Ver.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09/09/11 22:30

내가 정기적으로 앓는 지병이 세 가지 있다.
① 황금들은 어째서 이놈도 저놈도 다 사랑스러운 거냐 뷁
② 키드 님 아름다우셔요 키드 님 하아하아 키드 님
③ Oh damn Monty Python how I love thee and British should be illegal!!!

현재 세 종류를 한꺼번에 앓고 있습니다 예(.......)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현실도피만 는다더니.
지병 셋이 어우러져 피를 끓이고 정열을 불태우는 이 시기에 마침 경애해마지 않으며 종종 스토킹을 일삼고 있는 두 분이 얼마 전 1일 1몬을 실천하신 바 가슴이 몹시 설레는지라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고(...) 기껏 개설한 카테고리도 채울 겸사겸사해서, 그간 벼르기만 하던 짓을 저질러 버렸어요. 데헷.
출처는 1982년의 Monty Python Live at the Hollywood Bowl. 번역에 대한 태클은 받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레고리우스 성가)
종자(그레이엄 채프먼) : 성하, 미켈란젤로가 알현을 청합니다.
교황(존 클리즈) : 누구라고?
종자 : 미켈란젤로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예술가이며 대표작으로는 시스티나 대성당 천장화와 다윗상이 꼽히옵니다.
교황 : 아, 알았네…….
종자 : 1514년에 미켈란젤로는 플로렌스로 돌아가,
교황 : 오, 됐어, 충분해, 그만 됐어, 다들 알았다고!
종자 : 오.
미켈란젤로(에릭 아이들) : 안녕하세요, 성하.
교황 : 안녕한가, 미켈란젤로. 내 자네의 그림 <최후의 만찬>을 두고 한 마디 해야겠네.
미켈란젤로 : 헤에.
교황 : 좋지 않아.
미켈란젤로 : 오, 저런. 엄청 오래 걸렸는데.
교황 : 아주 좋지 않아.
미켈란젤로 : 젤로가 마음에 안 드세요?
교황 : 아닐세.
미켈란젤로 : 아닌가요? 하긴 색깔이 좀 잘 나왔죠, 안 그래요? 음, 알았어요. 캥거루가 싫은 거죠?
교황 : 무슨 캥거루!?
미켈란젤로 : 문제없어요. 덧칠하면 되죠 뭐.
교황 : 캥거루는 본 적도 없어!
미켈란젤로 : 어……뒤쪽에 있어요. 덧칠하죠 뭐! 살짝 손봐서 사도로 만들면 돼요, 간단해요.
교황 : 아~아아아아.
미켈란젤로 : 이제 됐죠?
교황 : 그게 문제일세.
미켈란젤로 : 뭐가요?
교황 : 사도들이 문제야.
미켈란젤로 : 너무 유대인 같아요? 유다를 제일 유대인 같이 그렸는데.
교황 : 아니야. 사도가 스물 여덟 명일세.
미켈란젤로 : 어, 한 명 더 있다고 뭐 큰 사단이 나겠어요. 캥거루를 사도로 바꾸죠 뭐.
교황 : 요지는 그게 아니야.
미켈란젤로 : 알았어요. 캥거루를 지울게요. 솔직히 나도 그닥 맘에 차진 않았어요.
교황 : 아니라고 했잖나. 사도가 스물 여덟 명이라니까!
미켈란젤로 : 많아요?
교황 : 당연히 많지 않으면 뭔가!
미켈란젤로 : 많긴 해도요, 그야말로 최후의 만찬답잖아요. 아무 데서나 보는 흔해빠진 최후의 만찬 말고, 최후의 한끼도 마지막 스낵도 아니라 진짜배기 최후의 만찬 말예요. 그 뭐냐, 보는 사람을 이렇게 화-악 압도하는 분위길 내고 싶었다구요!
교황 : 최후의 만찬에 있었던 사도는 열두 명이야.
미켈란젤로 : 글쎄, 나중에 몇 명이 더 왔……
교황 : 다해서 열둘일세!
미켈란젤로 : 어, 친구랑 같이 왔을지도 모르잖아요?
교황 : 잘 듣게! 최후의 만찬에는 오로지 열두 사도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있었어. 성경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네!
미켈란젤로 : 친구도 없었어요?
교황 : 없었어.
미켈란젤로 : 웨이터는요?
교황 : 없었어.
미켈란젤로 : 캬바레는?
교황 : 없었다고!
미켈란젤로 : 아 그치만요, 아깝잖아요. 그 친구들 덕에 장면이 막막 실감이 나는데! 뭐 몇 명 지울 수야 있지만, 그치만……
교황 : 최후의! 만찬에는! 오로지! 열두 사도와……
미켈란젤로 : 알았어요! 해결됐어요! 제목을 바꾸자고요. <최후 직전의 만찬>으로!
교황 : 뭐이라?
미켈란젤로 : 그치만, 최후의 만찬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그 직전의 만찬도 있었지 않겠어요. 말하자면 '뒤에서 두 번째 만찬'! 거기에 몇 명이 왔는지 성경엔 나와 있지 않죠?
교황 : 그렇네, 허나……
미켈란젤로 : 만사 오케이네요!
교황 : 이보게! 최후의 만찬은 우리 주님의 일생에 일어난 중대한 사건이지만, 뒤에서 두 번째 만찬은 아니야! 백보 양보해 마술사와 마리아치 밴드가 있었어도 안돼! 나는 자네에게 최후의 만찬을 요구했고, 내가 원하는 건 최후의 만찬일세! 사도 열둘과 그리스도 하나를 그린!
미켈란젤로 : 하나!!!?
교황 : 그래, 하나! 설명 좀 해보게나, 대체 무얼 잘못 주워먹고 그리스도를 셋이나 그린 겐가!!
미켈란젤로 : 효과 만땅이잖아요!
교황 : 효과!?
미켈란젤로 : 그래요! 근사하다구요! 뚱보 하나와 말라깽이 둘, 균형이 맞잖아요!
교황 : 구세주는 오직 한 분이야!
미켈란젤로 : 아 그거야 나도 알고 형씨도 알고 세상이 다 아는 일이죠. 하지만 창작자의 권한 모르세요?
교황 : 내가 원하는 건 유일한 메시아라고!
미켈란젤로 : 오, 이제야 알겠군요! 형씨는 빌어먹을 사진사를 바라는 거예요. 사진사라구요! 형씨의 머리를 타고 앉을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가 아니라,
교황 : 귀 후비고 똑바로 듣게! 둘 중 하나야! 그리스도는 하나 사도는 열둘, 캥거루는 없고 트램펄린 곡예는 더더욱 없는 최후의 만찬을 목요일 점심까지 그려오던가, 돈 받을 생각일랑 하지도 말던가!
미켈란젤로 : 재섭는 파시스트!
교황 : 이봐! 나는 재섭는 교황이네! 예술엔 빠삭하지 않을지 몰라도, 내가 누군지는 알아!



1. 이 빌어먹을 영국놈들! 愛してるよ! (벌헉)

2. 페일린은 조낸 귀엽고 클리즈의 목소리는 하름다우며 채프먼 대령은 내 취향의 정중앙 스트라이크고 아이들은 수염이 짱이며 존스는 타고난 피해자 면상이고 길리엄의 느물느물한 웃음이 헉스럽게 사랑스럽다 믿어 의심치 않는 몬티 파이슨 하악질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태껏 4시즌을 못 보고 있는 이유는 순전히 클리즈가 없기 때문이다ㅠㅠ 그치만 그치만, 클리즈의 독특한 톤으로 내지르는 기성이 없는데 대체 무슨 낙으로 봐야 하죠? ㅠㅠ (그렇다 나는 관우 장비 조조 님 유비 큰형님 다 날아간 후 의욕이 꺾여 삼국지도 집어던졌던 여자.... 손권이야 있어봤자 별 쓸모도 없[폭언 생략])

3. 미켈란젤로와 율리우스 2세가 열라절라 유치하게 물고 뜯고 싸웠다는 건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라. The Agony and the Ecstasy 봐라.
(뭣 영화판에선 렉스 해리슨이 교황님이라고라!? 봐야 되냐?)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찰턴 헤스턴인뎁쇼... 갈등 생기네....)

4. 헌데 진짜로 어이없는 건, 이 스케치가 실화, 즉 파올로 베로네세(Paolo Veronese)가 1573년에 그린 <레위 가의 향연(Feast in the House of Levi)>에 얽힌 소동을 모델로 했다는 사실이다(...) 뭣이라 저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정말로 있었다고라(.....)
가로 12미터, 세로 5미터에 달하는 이 대작을 베로네세는 본디 <주님의 마지막 만찬(Lord's Last Supper)>이라 불렀는데, 딴에는 마태와 함께 한 식사(마태복음 9장 10절)을 묘사한다고 했건만 - 아마도 필경 제 실력에 취해서 - 대중없이 그려넣은 엑스트라들과 그놈의 Last Supper라는 제목이 문제가 됐다. 베로네세는 1573년 6월 8일에 종교재판정으로 불려가서 우리 주님의 만찬, 하물며 Last Supper에 개와 주정꾼과 어릿광대와 난쟁이와 독일병사 등등이 있어야 할 이유를 대보라 짖어대는 재판관들에게 신성모독 혐의로 아주 달달달달달 볶였다고 한다. 결국 개를 덧칠하고, 막달레나를 그려넣고, 독일병사들을 긁어낸다는 조건으로 목이 붙은 채 풀려났지만, 베로네세는 교활하게도 제목을 레위 가의 향연으로 바꿔 그림을 수정할 필요를 비껴갔다나 어쨌대나(....)
....근데 정말 뜬금없는 독일병사들은 뭔 이유로 그려넣었대냐 이 사람;;;;

5. 영국인 멤버 다섯 명 중 두 명이 옥스퍼드, 세 명이 케임브리지 출신의 졸랭 엘리트라는 거야 너무나 유명한 얘기지만, 로완 앳킨슨(미스터 빈)이 옥스퍼드 출신인데 이어 사샤 바론 코헨(뭐야 당신도 영국놈이었어!?)마저도 케임브리지 출신......

야이 씨바 더러운 영국... 옥스브리지쯤 나오지 않으면 코미디언도 못해먹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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