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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뿜다가 끝난 셜록 홈즈 관람 후기. (2)


뿜다가 끝난 셜록 홈즈 관람 후기.

보거나 혹은 죽거나 | 2009/12/30 14:04

항례의 한 줄 감상 : 씨바 차라리 퀴어물을 찍으란 말이다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들은 갈아마시려 달려들겠지만 괜찮아 감독. 동인녀들이 온 몸을 바쳐 당신을 지켜줄 거야.
그러니 어서 후속작을 내놓지 못할까!!!!

01. 당신이 동인녀라면 반드시, 반드시, 바아아아아안드시 영혼의 자매와 함께 가시길 바랍니다. 별 생각없이 독야청청을 즐기고자 혼자 가거나 일반인과 동행할 시 영화 개시 10여 분 내에 극장 의자 위에서 몸을 비비 꼬며 괴로워하다 심각한 주화입마에 빠지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진짜야! 내 말 믿어!!

쥐덫인지 유주얼 서스펙트인지에서 범인은 (삐────)다!! 라고 외쳤다는 모 전설의 용자를 본받아 눈밭을 떼굴떼굴(데굴데굴이 아니다!) 구르며 외치고 싶더이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호모영화다! 이건.....' (엔들리스)

02. 모처에서 저 호모물 운운 관련으로 실제 LGBT와 동인녀 사이의 어마어마한 간극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아니 당연한가;;;
호모는 무지막지한 차별용어인 이상 게이물이나 퀴어물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은 십분 이해하거니와 죄, 죄송하지만 고독한 영혼의 황야를 방황하고 있는 한 마리 키메라 동인녀 인생 이십(삐-)년에 감히 단언하거니와 그게 좀, 많이 다르지 말입니다....?

게이물/퀴어물은 다들 아시다시피 주역이 성적소수자임을 최소한 관객에게 공언하고 연애든 커밍아웃이든 하여튼 뭐든 하는 작품을 가리키는 용어죠. 가까운 사례로는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밤이 기울면이나 의혹이나 서양골동품과자점 등등등이 여기 해당하고.

헌데 말이죠, 뭐 항상 예외는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 동인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건 호모물이다!!!!!!' 라 부르짖는다면 그건 이퀄 나는 이형접합(...)을 사랑한다능! 남자랑 잔다니 이해할 수 없다능! 이러고 떠들고 댕기거나 여자 가슴골 보며 헐떡대는 주제에 정작 불꽃 튀고 무무무하고 띠-하고 보는 뇬 정신이 다 혼미한 화학반응은 여자를 따하고 지들끼리만 일으키는 괘씸한 사내색히들을 가리켜 '씨발롬들아 애먼 여자 인생 고만 말아먹고 걍 니네들끼리 붙어먹어라' + '아니 님하 저거시 정녕 우정이라 그 말입니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우정의 의미가 심히 변질됐나효' + '이래서 남자들이란.... (담배 훅)' 의 황망한 심정을 마요네즈에 섞어서 버무린 혼의 절절한 절규라고요(..........)

말 나온 김에 특히 포비아 기질이 농후한 - 말해버렸닷 - 남덕들이 동인녀에 대해서 뭔가 심하게 오해하는 건덕지가 하나 있는데,
우리 자매들은 '멀쩡한'(풉풉풉) 스트레이트를 게이로 곡해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자매들은 '남자가 남자에게 반했다'의 의미를 A 밟고 B 밟고 C까지 확장할 뿐입니다(.........)

(항상 예외는 있지만 따지지 맙시다 일단)

언젠가 L모 님이 동인녀야말로 금세기 최후의 눈 멀고(....) 귀 먹은(....) 로맨티스트가 아니겠느냐 의심하신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격하게 동의합니다.
이것저것 머리 꼬리 다 떼고 심플하게 핵심만 꾸욱 즈려밟자면 그야말로 종족도 나이도 성별도(....) 기본적 성적 취향도(....) 심지어는 내 유전자를 남기겠다는 인류의 지상과제이자 종족보존본능도 쳐씹는 절대적 로맨스 내지는 화학반응을 기대하는 게 동인녀의 기본 심리 중 하나라서요. '나는 너니까 좋아하는 거라능! 아무 남자나 다 좋지 않다능!!!' 이란 따지고 보면 사실 좀 웃기지도 않는 변명이 이 바닥에선 아직까지 멀쩡하게 통용되는 꼴 보면 빤하지 않습니까. 그걸 왜 하필 男男 형태로 구현하냐 하면 뭐 남자들이 가슴 둘보다 가슴 넷이 더 좋다면서 레즈비언 포르노 보는 것과 같은 원리(야 임마!!!)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동인녀가 헐떡대는 realtionship between two men은 bromance with sex예요. 영어가 싫으신 당신을 위해서 좀 쉽게 까놓고 말하자면 대개 상대가 '그놈'이니까 하닥하닥 넘어간 한 마리 가련한 나비지(...엉?) 원래부터 '동성'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던 넘이 아니라 이겁니다. 즉 실제 성적소수자로 취급하는 케이스는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게이물/퀴어물이란 용어는 쓸 수 없습니다. 일단 무늬는 스트레이트 맞다능?
그렇다고 해서 BL/야오이라 하자니 이건 이거대로 굉장히 제한적인 표현이고. 특히 BL. 어린 사내색히들 따위 기본적으로 수비범위 바깥이고 최저 라인이 20대 중후반인 나같은 동인녀는 어쩌라는 거냐!?
Bromance라는 참-잘도-갖다-붙인다 싶은 신조어도 있지만 위에서 이미 슬그머니 언급했다시피 브로맨스의 사전적 정의는 'close but non-sexual relationship between two (or more) men, a form of homosocial intimacy'입니다. 젠장 non-sexual이래잖아! 명색이 여성향 포르노인데 C가 없으면 무슨 소용(생략)

굳이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뭐가 좋겠냐는 의견은 천만 번 맞지만, 동인녀라면 누구나 알 황당하고도 황망하고도 몸이 비비비 뒤틀리는 그 오묘한 느낌까지 좌륵 썰어넣은 '호X물'을 대체할 만큼 적절한 표현이 당장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호모포비아들이 비하/멸시하는 의미로 쓰는 호모물 운운과 대부분의 동인녀가 사용하는 호모물 운운 사이에는 약 삼천만 광년의 간극이 있음만 좀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꾸벅. 일단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혼의 자매들끼리 돌려보며 키득댈 때 말고는 절대로 쓰지 않는다능.... 진짜라능.....
(문제의 글은 좀 지나치게 어둠의 세계 밖으로 노출된 감이 없지 않았죠)
(그러니 일반적인 의미로 까짓 호모란 말 좀 쓰면 어때! 하는 어린 아해들은 꺼지라능. PC는 뭐 목에다 장식으로 걸라고 있는 줄 아나요)

어울리지도 않는 진지한 고찰(....) 나부랭이는 싹싹 쓸어다 저 구석탱이에 처박고, 여기서부터는 본심(....).

감히 스트레이트의 인두겁을 살포시 뒤집어쓰고 시침 딱 떼고 자빠진 물건 따위 차별하면 좀 어때요!! (뭐 임마!?)
씨바 감독님하 차라리 대놓고 퀴어물을 찍으라니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랑 주드 로 데려다 이것저것요것조것 다 시켜보니 좋더냐? 좋더냐? 엉? 좋더냐!!

03. 홈즈가 열라 부시시하고 별로 영국인 같지도 않고 왓슨이 이거 뭐 근 전투종족급으로 화면 위를 종횡무진 날아댕기고 아이린이 뜽금없이 캣츠아이(...)가 되어 있는 가운데 (아니다 세인트테일인가?) 램프에다 221B를 꼼꼼히 박아넣는다거나 왓슨이 다리를 전다거나 왓슨의 개가 졸랑거리고 돌아다닌다거나 하는 씨잘데없는 고증은 아주 세밀히도 해놨대요. 싯파 이게 전국 바사라냐!!!!?

알아요 안다고. 모에의 시대는 갔어. 새 시대의 코드는 격뿜이야. 누가 모른다더냐!!!

04. 위로는 로저 이버트 영감님부터 아래로는 썩은 토마토의 유저들까지 대략 '별로 홈즈 같진 않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분위기더라(....).

05. 오오 아이린 언니 오오
저렇게 멋진 언니가 온몸으로 막 들이대는데 이마에 키스만 쪽 날리고 튀는 당신 무어냐. 하다못해 mouth-to-mouth하는 시늉이라도 해봐! (벌헉)

........아니 근데 원래부터 홈즈는 성분이 좀 의심스러웠........(후략)
...............최소한 고자인 건 원작에서부터 틀림없..............(강인하게 후략)

덕분에 드럽게 낭만적인 셜로키언들 일부가 셜록 홈즈와 네로 울프가 부자 관계다 박박 우겨대는 이유를 내 온 몸으로 뼈저리게 체험했어라. 그렇죠 피는 절대 못 속입(그만해 임마)

06. 다 알고 갔는데도 20초 간격으로 쳐뿜김과 민망함의 파도에 휩쓸리며 개폭과 모에 중간 어드메쯤의 영역에서 GG를 한 삼백 번쯤 칠 뻔했다(...)

아 그래 어차피 탐정과 조수란 호모(차별용어)의 다른 이름일 뿐이지! 동인의 피도 채 눈뜨지 않았던 내 나이 아홉 살에 '저 색히 감히 홈즈를 버리고 튀어!?' 라 펄펄 뛰게 하였던 왓슨이나 '남자 인생을 무더기로 쌈싸먹은 팜므파탈이지만 내앞에서는 한 떨기 수줍은 소녀인 백만장자 캐미녀'란 미연시 뺨을 쌍으로 후려갈길 무시무시한 설정을 업은 릴리 로원을 따놓고 울프와 태평하게 부부 싸움이나 하고 자빠진 굿윈이나 이놈저놈 할 거 없이....! (빠드드득)

(헌데 정작 비슷하게 유명한 포와로/헤이스팅스 관계가 홈즈/왓슨이나 울프/굿윈만큼 호모/모에롭지 않은 이유는 역시 크리스티 여사가 여성이라서 [후략])
(이래서 남자들이란 [담배 뻑뻑])

나의 뮤즈 지벨 님의 리퀘스트도 받은 김에 크리스마스 파티, 이번에야말로 끝내겠습니다. 두고 보자 후에에엥

07. 자막은 아예 내가 하나 새로 만들까 싶을 만큼 개차반이었지만 한국 극장 자막에 많은 걸 기대하면 당신이 나쁜 사람이고(....) 아이린만 존대하지 않는 것도 어디냐 싶어 많이 참았거니와 내 이만은 그냥 곱게 봐넘기지 못하겠다.

동생이라니! 동생이라니! 동생이라니! 마이크로프트 오라버니가 동생이라니이이이이이!!!!!

08. 이눔의 감독 편집하는 동안 임시 BGM으로 다크나이트를 갖다 썼다네요.
그예 다크나이트 음악 담당인 한스 짐머까지 끌어왔다네요.
기획 단계에서는 배트맨 비긴스의 컨셉을 따라 홈즈의 시초를 다루고 싶어했다네요.

당신 놀란의 배트맨 빠로군!!! 잘 알았어!!!!

09. 스크립트 자체는 쉽사리 구했는데, 영화 내용과 쌩판 다른 걸로 봐서 초고인 모양이더라. 젠장. 존 말코비치 되기도 초고 스크립트밖에 없더니!
헌데 아무데나 펴자마자 블랙우드가 홈즈를 세쿠하라하고 있었다(......)

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뭐야 몰라 무서워....!!!!
(어쩐지 초장부터 마스터 케노비 전용 대사나 치고 있더라.....)

10. 엔딩곡이 어찌나 방정맞은지 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영화관 의자 위에서 지벨 님과 단둘이 폭사하는 줄 알았다.
The Rocky Road to Dublin이라는 아이리쉬 폴크송이랩니다 지벨 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일랜드 따위이이이이이이이.......!!!!!

11. 화면빨 죽여주더군요. 특히 라스트의 크레인 시퀀스는 그대로 캡쳐해서 할로우 씨 사건의 진상에다 써먹어도 되겠대.

12. 또 보러 갑니다. DVD도 살 겁니다.

뭐라고 아직도 안 봤다고요! 그러고도 당신이 태초의 이브 중 혼자 잘못 엇나간 뇬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동인녀 종족입니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자 어서 극장으로 GoGoGo!!!!!


덤. ........메리 언니 힘내라. (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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