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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1 [SS]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더라. (14)


[SS]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더라.

Banishing from Heaven | 2008/11/11 11:14

더블오는 불과 6화를 방영했거늘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현시창이고 세상은 지저분하다는 핑계로 팍삭 찌그러져 그간 실컷 게을렀던 S입니다(야).
앞으로 더 핏물로 처발릴 게 눈에 아주 빤하니 지금만이라도 실컷 훈훈해 봐야겠는데 더블오로 그나마 훈훈하려면 힘없고 능력없는 동인녀는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도시 패러렐밖에 방법이 없는지라 현실을 깨끗이 인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어차피 시시한 개그밖에 못 쓴다 <- 자랑이냐

마침 록온은 벼락맞을 영국넘이었다. (이럴 때만 북아일랜드라 우겨주는 센스)
더더욱 마침 알렐이는 중국산이었다. (러시아 피 절반은 잠시 망각해주는 센스) <- 언제는 슬라브래더니?

그리고 셀레스티얼Celestial. 지혜가 있는 자는 이미 헤아렸을찌니 그렇습니다, 테메레르 크로스오버입니다(...) 쓰던 글의 논리적 전개가 영 신통찮아 잠시 집어치우고 워밍업이랍시고 그간 꽁꽁 묵혀 놨던 설정을 되는 대로 끌고 나왔으니 나 정말 뭐하는 건지. 대체 몇 달만에 완성했냐 이거!?

- 여기 주인장은 테메레르에 대해서 저어어어어언혀 빠삭하지 못합니다.
- 실은 주변 분들의 열폭에 당해 부끄럽고 쪽팔려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 독자적인 설정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 잠깐, 저거 내 오리지널의 설정이었던 것 같은데... 에이 아무려면 어떠랴.
- 문재? 그런 게 나한테 있을 리가 있나.
- 난 시시한 개그밖에 못 쓴다니까요!?
- 걍 타임킬링용이 그렇겠거니 생각해 주시면 감사.


"짜져라 꼬꼬마 샛기들아."

전장(全長) 35미터 총중량 36톤, 리갈코퍼 다음으로 한 덩치 하는 셀레스티얼 중에서도 유독 훈늉한 등빨과 윤기가 잘잘 흐르는 까아만 피부와 금빛 은빛이 찬란한 오드아이의 흑룡은 큐트한 주황색 포인트가 박힌 검은 꼬리를 흔들며 인상을 구겼다. 영국공군의 떠오르는 샛별이자 중국황실의 순혈통 로열 패밀리이며 조낸 잘생기고 문법 파괴가 좀 심각하되 세 나라 말을 구사하고 취미는 모노폴리요 심지어 특수능력까지 구비한 엄친용이거늘 암킹옵더월드는 개뿔이고 소심한 비폭력주의자이자 걸핏하면 정신이 오락가락 널을 뛰는 알렐루야 합티즘의 입에서 시궁창물이 콸콸 쏟아지는 꼴이 가관이었지만 너그럽게 이해하길 바란다. 상대들의 기백 앞에 찌그러지지 않고 개길 자신이야 세상이 창조된 새벽부터 가지고 나지 못한 주인격을 보모인격 부인격 할렐루야가 그래도 본체라고 안 버리고(못 버리고) 대타를 뛰고 있는 것이 눈물겹지 않은가.

"그놈은 우리가 먼저 찍었어. 알을 깨고 나왔을 때부터 그 새낀 우리 거였다구. 용보다 한참 열등한 인간새끼들과 공존하고 함께 하는 대신 계약자는 입맛대로 고른다, 이건 비단 셀레스티얼뿐만 아니라 일곱 계위 통틀어 모든 용에게 주어진 절대적인 권한이고 자유인 줄은 촌닭도 다 알거든? 인간에게 거부권이 주어지는 경우는 딱 하나 그놈이 이미 다른 용과 계약했을 때뿐이지. 한 마디로 계위에 상관없이 먼저 드신 놈이 임자라 이거야. 이제 좀 그 대갈통들에 인풋이 되시냐?"──할렐루야는 내친 김에 앞발의 가운뎃발가락도 세웠다──"내가 이 마당에 니들한테 325년의 <창시의 계약>부터 읊어주리? 괜시리 애저녁에 아침 드라마 찍지 말고 꺼져 머저리들아."

"그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알렐루야 합티즘."

길이 22미터 체중 21톤의 비교적 작지만 샤프하고도 탄탄한 검은 갈기의 은청색 용, 만 개의 알이 있어도 개중 한 마리 있으면 감지덕지라는 귀하신 몸인 벽룡(霹龍)이자 수년 전 뜬금없이 내가 건담이다를 외치며 국력신장의 기대로 들뜬 아자디스탄 황실을 산뜻이 씹고 계약자로 내정된 마리나 이스마일 제 1황녀도 초개처럼 버리고 뛰쳐나온 장래의 혁명용 세츠나 F. 세이에이는 억양없는 목소리로 무덤덤하게 반론했다.

"분명 <창시의 계약>은 선정권과 더불어 우선권을 명시하고 있지.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들 계위의 정점에 선 셀레스티얼과 평생을 함께 하도록 운명지어진 인간은 강력한 본딩으로 맺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상에서 그 녀석과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세츠나는 간단한 몸짓으로 심장을 가리켰다──"여기를, 말 그대로 전류가 뚫고 흘렀다. 그게 본딩이 아니라면 세상의 무엇도 본딩이라 할 수 없어. 더구나 우선권은 보편적이지만 절대적은 아니야. <창시의 계약>의 3조 5항에도 '단, 특수한 경우의 예외는 인정될 수 있다' 라 하고 있을 뿐더러, 계약권을 두고 분쟁이 벌어졌을 때 늦은 쪽의 손을 들어준 사례도 없지 않아. 그 녀석은 내 사람이다. 탑승권을 주장할 자격은 누구보다도 내게 있다."

"세츠나 F. 세이에이, 알렐루야 합티즘, 너희들의 의견을 기각하겠다."

길이는 29미터, 체중은 34톤. 앞의 둘에 비하면 살짝 후덕한 체구, 어느 계위에도 없을 신비로운 짙은 보라색 피부와 붉은 갈기, 그리고 각 종족의 미적 기준을 초월하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무녀 신관용(神官龍) 티에리아 아데는 불쾌한 듯이 고운 이마에 한껏 주름을 잡고 마이너스 237도의 폭풍이 불어닥치는 냉랭한 어조로 선언했다.

"내 선택은 우리들 용이 숭앙해 마지 않는 지고한 베다의 신탁에 의한 것이다. 베다가 그를 간택했고 나는 그에 따랐다. 너희들이 그토록 매달리는 인간들과의 계약은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나 그 분의 말씀은 절대적이고 신성하며 모두에 우선하는 법. 설마,"──티에리아의 선명한 붉은 눈이 번쩍 빛났다 ──"감히 베다의 의향을 거스를 셈인가? 비록 세상이 혼탁하고 무례해졌다 하나 우리들의 성법전은 여전히 유효해. 합당한 제재를 가,"
"이 세상에 신은 없다(この世に神はいない)."
"육갑 떨지 마 찌질이 색갸(へたごきやがっておセンチ野郎が)."


"............"
"............"
"............"


애초에 그닥 고울 수 없었던 기류가 단박에 험악해졌다.
나름 조신하게 다리를 모으고 얌전히 둘러앉았던 용 세 마리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해보겠다는 거냐(やるかよ)."
"나는 철저히 응전하겠어(俺は徹底的にやらせて貰う)."
"싸움 정도는 감정으로 해! 니 에고로 하라구! (ゲンカくらい感情でやれ!己のエゴでやれ!)"





"내가 건담이다! 내가 건담이다! 내가 건담이다!!!"
"죽어 마땅! 죽어 마땅! 죽어 마땅! 죽어 마땅! 죽어 마땅!!!!"
"캬하하하하하핫! 즐겁지 않냐,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먼저 동작 빠른 할렐루야의 코크 스크류 펀치가 세츠나의 안면을 가격했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티에리아가 후덕한 체구를 십분 활용하여 할렐루야의 등짝에 묵직한 보디 블로를 정통으로 날리니 어지간한 할렐루야도 커헉 숨을 내뱉으며 휘청거렸다. 짧은 승리를 만끽하는 티에리아의 뒷목에 잽싸게 전열을 가다듬은 세츠나의 롤링 크래쉬가 작렬하자 분격한 티에리아는 질세라 굵고도 긴 꼬리를 휘둘러 살인적인 자이언트 스윙으로 화답했다. 이어 치열한 북두백열권을 주고받는 둘에게 치여 난데없이 은따가 된 할렐루야가 대충 둘을 얼르며 앞뒤를 가리지 않고 주먹질을 퍼붓자 연하조는 마음과 하트 브레이크 샷을 하나로 모아 쉽사리 할렐루야를 격퇴하고 재차 저희들끼리 얼러붙었다. 덤태기 취급에 불끈한 할렐루야가 홧김에 티에리아에게 초크 슬램을 시전하자 노발대발한 티에리아가 맹렬한 뎀프시 롤로 응수했다. 그 틈을 타서 세츠나가 못지 않게 강렬한 드롭 킥을 티에리아에게 실행하고, 할렐루야는 냅다 선수를 돌려 세츠나에게 파일 드라이버를 정통으로 먹였다. 할렐루야는 세츠나를, 세츠나는 티에리아를, 티에리아는 할렐루야를, 할렐루야는────

꼬리 물고 빙글빙글 돌며 서로를 줘패는 포복절도 캐막장 카오스 몸개그 초딩개싸움 전대미문의 혼전으로 대략 10분간 공중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어느 틈에 개미떼처럼 바글바글 모여든 구경꾼들의 오감을 몹시 즐겁게 해준 끝에, 그다지 많지 못한 인내심을 깡그리 잃은 티에리아가 미끈한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나드레에에에에에에에!!!! 를 우렁차게 울부짖었다. 오로지 베다의 신관에게만 주어지는 트라이얼 능력이 발동한 것이다.
치사하다! 가 머릿속에서 채 문장이 되기도 전에 반경 500미터 범위로 포스 필드의 물결이 폭발하듯 퍼져나갔고, 그에 휩쓸린 할렐루야와 세츠나의 날개는 순식간에 지탱할 힘을 잃었다. 진정 누구도 거역 못할 폭군, 중력에 이끌려 도리없이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려는 0.1초의 찰나, 할렐루야의 금색 눈과 세츠나의 적갈색 눈이 마주쳤다.
말로 다 풀자면 3년 2개월 11일 14시간 56초는 능히 걸릴 감정이 무언으로 오가고, 몇초 전의 적은 통(通)하여 동지가 되었다.

두 용은 동시에 꼬리를 내뻗어 심판자로써 당당하게 군림한 티에리아의 뒷다리를 하나씩 감았다.

중력의 법칙에 충실한 57톤을 매달고 버틸 재주는 베다 아니라 베다 할아버지라도 없어 티에리아는 속절없이 추락했고,
셋은 사이좋게 뒤엉켜 바다로 떨어졌다.







비행사는 하나인데 용은 셋이라는 영국공군 창설 이래 전무후무한 재앙 복이 터진 록온 스트라토스 소령은 영국신사의 상징인 우산을 펴고 36톤+21톤+34톤 합계 91톤의 필연적인 결과인 쓰나미를 꿋꿋하게 막아내며 맥없이 중얼거렸다.

"얘들아.... 폴리모프...."


아무도 안 믿어도 원전은 이상의 <김유정>입니다 (...머리 박고 사죄해라 이것아)
실은 325년은 니케아 공의회가 열린 해 (...전혀 상관없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알렐이의 공기화가 많이 슬프므로 혹여 내키면 무책임한 형님한테 어따 버릴 수도 없는 용용이 하렘을 물려받은 라일 디란디의 수난 시대 후일담을 풀지도 모른....쿨럭쿨럭쿨럭쿨럭쿨럭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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