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더블오 세컨드 시즌 노벨라이즈 1권 천사재림, 발췌 번역 Part 1

Banishing from Heaven | 2009/04/01 01:44

거의 열흘만에 복귀하는 S입니다. 게, 게을러진 게 아니에요!! 일에 치였을 뿐입니다!! 정말이에요 나 이 사람 믿어주세(퍽)

열흘이나 냅다 내팽개치고 있었는데 토/일에는 카운터가 300 고지를 찍는지라 두려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쓸데없는 주절거림과 언시빌라이즈드와 하늘을 찌르는 스노브함으로 떡칠된 이 변방 블로그를 그래도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군요. 어흑 감사 ㅠㅠ

25화 감상문이 어찌나 꼬이는지 쓰다 고치고 쓰다 고치기를 반복한 끝에 질려버렸는데 리린 님은 그만 게으름 피우고 포스팅 좀 하고 살라 마구 갈구시는지라 에라이 모르겠다 배째라 근성으로 안 되는 글 냅다 집어던지고 콱 2시즌 노벨라이즈 1권 발췌 번역부터 들어갑니다. 감상문은 좀 천천히 올리겠다능;
괜시리 한 마디 덧붙이자면 더블오 덕질 때려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오히려 중차대한 임무가 부과됐어라. 욕구불만이 꽉 찬 각본가를 대신해서 세츠라일을 조낸 파는 임무가......쿨럭쿨럭쿨럭커헉!!!


1권 104page~111page

남자는 네 개피째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꽁초 끝까지 빨아들인 세 개피는 구겨진 채 발치에 뒹굴고 있었다. 최초의 담배에 불을 당긴 이후로 이미 한 시간 가까이 흐른 참이었다.
새하얀 연기를 길게 내뿜고, 남자는 뺨에 드리워진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쓸어올렸다.
(아무래도, 속은 모양이다……?)
일의 발단은 한 통의 메일이었다. 남자의 개인 이메일 주소로 날아온 메일의 내용은, 지극히 간결하게도 장소와 시간뿐이었다. 이건 또 웬 장난인가 싶어 무시하려 했지만, 직후에 날아온 두 번째 메일로 인해 생각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형에 관해, 알리고 싶은 일이 있다』
메일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그의 쌍둥이 형은, 돌아가신 양친을 대신해 학비를 원조해 주기까지 했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소식 한 줄 듣지 못했다. 그 형에 대해 알려주겠다 한다. 본인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 아마도 형의 지인일 정체불명의 인물에게서 날아온 무례한 메일은, 그를 몹시 심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즉시 발신인에게 사정의 설명을 부탁하는 답장을 보냈지만, 결국 답신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할 작정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는, 약속 당일,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를 찾았다.
북아일랜드 교외에 위치한 자그마한 녹지 공원. 15년 전에 터진 자폭 테러 사건의 현장에 조성한 공원으로, 피해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한가운데 세워져 있다. 대좌에 십자가를 얹은 위령비의 뒷면에는 피해자들의 이름이 줄지어 새겨졌고,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의 이름 또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상대는 그곳을 약속 장소로 지정했다.
하필이면 여기라니, 얄궂기 짝이 없는 선택이었다. ……아니, 발신인은 그만큼, 그의 집안사정에 밝다는 의미일지도 몰랐다.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잿빛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고, 네 개피째의 담배마저도 구두 끝으로 비벼 껐을 때, 그는 등뒤로 접근해 오는 발소리를 포착했다.
(이제야 왔나)
몸을 돌려, 장장 한 시간을 하릴없이 기다린 불만을 한껏 실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당신이 날 불러냈나?」
남자는 그의 눈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예상보다도 훨씬 젊다──기껏해야 스무 살일까. 웨이브가 진 흑발에, 짙은 남색의 재킷을 걸치고, 목에는 붉은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아니, 목도리가 아니라 터번인가.
청년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카타론 구성원, 라일 디란디인가」
흠칫. 라일의 전신이 굳어졌다.
어째서 그걸……!
설마──!?
「연방보안국이냐!」
청년은 고개를 저었다.
「너를 데리러 왔다」
「…………」
라일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청년을 노려보았다. 덮어놓고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보안국원은 아닌 듯 했다. 보안국원은 항상 두 명 이상이 한 조를 이루어서 행동할 뿐더러, 권위를 내세우고자 항상 제복을 착용한다. 더구나 놈들이라면 애초에 우격다짐으로 용의자를 구속하려 들었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은……?
「넌……누구지」
「내 이름은 세츠나 F. 세이에이. 셀레스티얼 비잉의 건담 마이스터다」
라일의 눈빛이 경계에서 의아함으로, 이윽고 당혹으로 변모했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츠나라 이름을 댄 청년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도 건담 마이스터가 된다. 라일 디란디, 아니 록온 스트라토스」
라일은 노골적으로 불신을 드러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놈은. 그런 실없는 이야기를 덥석 믿을 바보가 어디 있어? 건담 마이스터라면 아마도 건담 파일럿이겠지. 내가 마이스터가 될 거라고? ……핫, 어처구니없기는! 게다가, 록온 어쩌고는 또 뭐고?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이쪽이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대체 뭐야, 넌?」
가시 돋힌 어조로 라일은 거칠게 반발했다.
「사람을 기껏 불러내서 한다는 소리가, 갑자기 셀레스티얼 비잉이 어째? 장난은 작작──」
「닐 디란디는, 건담 마이스터였다」
한층 격해지려는 라일의 추궁을, 청년은 단호하게 가로막았다. 난데없이 튀어나온 형의 이름에 순간적으로 멎어버린 사고회로가 정지와는 비교되지도 않는 지독히 느릿느릿한 속도로 복구되는 동안, 어색하게 눈만을 굴리며 라일은 당황했다.
뭐……라고……?
「형이……건담 마이스터라고……?」
「그렇다. 건담을 조종했었다」
조종했어……?」
과거형임을 깨달았다.
「설마, 형은……죽었나……?」
청년은 수긍했다.
「4년 전의 전투에서」
「…………」
마음에 잔잔한 파도가 일었지만, 특별히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이곳을 찾았을 때, 어렴풋하게나마 예감은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형이 셀레스티얼 비잉 소속이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쌍둥이 형과는 부모 슬하를 떠나 기숙학교에 들어간 이후,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 것은 양친과 여동생의 장례식이 고작이었다.
……그런가, 형은…….
라일은 눈을 내리깔고 잠자코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청년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 그래서?
「……나더러 형의 유지를 이으라는 건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너도 닐 디란디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을 바꾸기를 갈망한다면, 그러고자 싸울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나와 함께 와라. 청년의 눈이 그렇게 요구하고 있음을, 라일은 느꼈다.
라일이 받은 인상을 뒷받침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청년이 데이터스틱을 내밀었다.
「여기에, 우리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받으라는 모양이었다. 라일은 데이터스틱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이어서 청년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셀레스티얼 비잉의 정보가 담겼어?
라일은 데이터스틱을 집어들어 손속에서 굴렸다. 입가에 위악적인 웃음을 짓는다.
「……걱정 안 돼? 내가 이걸 보안국에 넘기면,」
「보안국은, 곧 유럽에 있는 카타론의 아지트를 대상으로 진압작전을 결행한다」
하마터면 데이터스틱을 떨어뜨릴 뻔했다. 딱딱한 직육면체를 황급히 고쳐쥐고, 되물었다.
「뭐라고?」
「놈들은 진심이다」
「보안국이, 유럽의 아지트를……?」
만약 사실이라면, 무시무시한 규모의 작전이다. 당장은 믿을 수 없어, 라일은 힐문하듯이 청년을 노려보았다.
「……그 정보는, 어디서 얻었어?」
「자세한 사항은 전부 여기에 있다」
청년은 데이터스틱을 가리켰다.
「올 마음이 있다면, 지정된 장소로 와라」
그 말만을 남기고, 청년은 주저없이 라일에게 등을 돌려 공원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기다려!」
청년은 멈춰섰다.
「……나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어. 정보만 꿀떡 삼키고 무시할지도 몰라? 수감된 동료를 구하려고 사법 거래의 재료로 쓸지도 모르고. 그래도 상관없겠어?」
청년은 몸을 반만 돌려 조용히 라일을 보았다. 실망한 기색도 비난하는 기색도 없었다. 라일이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 만큼 진지한 눈빛이었다.
「좋을 대로 해라. 너는 자유다. 싸우든 도망치든, 네 의지로 선택해라」
청년은 이번에야말로 등을 돌렸다. 라일 역시 더 이상은 말을 붙이지 않았다. 청년의 모습이 사라진 후, 라일은 손에 쥔 데이터스틱을 내려다보고, 공원 바로 옆에 주차해 둔 애차에 뛰어올랐다. 란치아 랠리 037의 레플리카 모델. 형이 보내준 2WD의 가솔린 엔진 탑재 차량이다.
운전석에 앉아, 라일은 연락용 휴대폰을 꺼냈다.
진위의 여부는 둘째치고, 정보를 들은 이상은 동료들에게 알려야만 한다.
벨이 딱 한 번 울리고 바로 연결되었다. 라일은 빠른 어조로 내뱉었다.
「GENE-1이다. 미확인 정보가 들어왔어. 확인을 부탁한다」

................할리퀸이다. 할리퀸이야. 엄마 여기 할리퀸이 있어요오오오오....!! ;;;;
아놔 뭘까요 아랍 왕자님이 낙타를 타고 신부를 맞으러 온 광경을 본 듯한 이 뻘쭘함과 온 몸에 퍼져나가는 닭살은 OTL

참고로, 너무나도 민망하고 얼굴에 불나고 있는 쪽 없는 쪽 다 팔려 요구, 라 순화했지만 青年の目がそう訴えているようにライルは感じた의 訴える는 실상 <호소>에 가깝습니....커흑!!!
그리고 노벨라이즈 작가도 어지간히 캐민망했던 듯(...) 할리퀸 따위는 이미 우스운 건담님 대사에는 쓸데없는 말줄임표가 잔뜩 들어 있었으나 (시뇨르 에코가 그랬죠... 지 표현이 느무 담대한 나머지 겁먹은 아마추어들이나 말줄임표를 남발한다고...) 딱딱 떨어지는 단정적 말투는 건담님의 전매특허이자 그 분의 트레이드마크. 번역이 곧 반역인 고로 과감하게 죄다 생략했다. 그리고 내가 쪽팔려 죽었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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